기쁨이 이야기376 라면을 끓이며 13일의 금요일 밤, 10시 30분.라면을 끓이며. "엄마, 그 있잖아. 학교에서 그런 거 많이 하잖아. 뭐 쓰는 거.스트레스받을 때 어떻게 합니까, 이런 거.책을 본다, 잔다..... 여기에 먹는다가 꼭 있거든.나는 그걸 보면서 정말 이해가 안 됐어.웃기려고 쓴 건가? 스트레스받을 때 먹으면 풀린다는 건가?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그런데 요즘 조금 알겠어." 저녁 일찍 먹고, 우유 한 잔에 도넛도 하나 먹었는데.10시 넘어 라면을 끓이며. 내적 공허감을 먹을 것으로 채우는 인생의 맛을 알게 된 아들.그놈 키 클 놈일세!(제발) 2017. 1. 13. 여운 (월요일 아침 베이글과 매실차 한 잔 놓고 아들과 겸상. 그 짧은 시간의 통하는 대화) 현승아, 밖에 있는 자전거 지금 탈 수 있지? 왜? 오늘 자전거 타게? 안 돼, 오늘 타면 안 돼. 바람 빠졌을 거야. 저번에 너가 넣어 놨잖아. 괜찮을 거야. 아니라고, 확인해봐야 한다고. 지난번에 바람 넣어 놨는데 엄마가 안 탔잖아. 그새 바람이 빠져 있을 거야. 아니야, 얼마 안 됐잖아. 그래도 안 돼. 오늘은 타지 마. 이렇게 갑자기 얘기하지 말고 타기 전날에 꼭 얘기하라고. 내가 학교 갔다 와서 바람 넣고, 동네 한 바퀴 돌면서 이상 없는지 확인해볼게. 그다음에 타. 내일 타. (어머, 오빠! 현승이, 넘나 멋진 남자. 으흐흐흐..... 감동) 알았지? 이따 학교 갔다 와서 해줄게. (감동하여 녹아내리는 .. 2016. 10. 17. 인생을 씹는 소리 휴일 아침 식사는 어차피 시간차 공격이려니, 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일어나는 대로, 식탁에 앉는 대로 각자 먹게 하는 것으로.남편은 새벽회의 마치고 밖에서 먹을 테고, 꽃다운 채윤이 산발을 하고 나와 앉아 한술 뜨고 들어가고,나는 친정에서 올케가 준 얼갈이배추 겉절이에 여유로운 혼밥이었다.변성기 초입 현승이가 머리에 제비집 짓고 나온다. 실실 웃으며 나온다. 아놔, 엄마 내가 지금 어떻게 깼는줄 알아? 엄마 김치 씹는 소리에 깼어.촥촥촥촥, 아주 그냥 리듬이 딱딱 맞아요. 아, 진짜?(부끄부끄. 무슨 생각이었던가? 암튼 밥이고 김치고 꼭꼭 씹으며 뭔가에 골똘했던 것 같다) 그런데 좋았어. 흐흐흐. 아, 우리 엄마가 참, 사람답게 사는구나!뭐 이런 생각? 큭큭큭. 이런 생각이 들었어.김치를 촥촥촥촥 씹는.. 2016. 9. 17. 뇌가 뒤집어져도 변하지 않는 것 엄마, 나 예뻐하시는 할머니들 있잖아. 재활용 쓰레기 정리하시는 할머니랑 저기 빌라 주차장에 앉아 계시는 분들.나만 보면 (성대모사 돌입) '에이구, 이뿌게 생겼어. 참 이뿌게 생겼어'이러셔.자꾸 그러시는데 내가 가만히 지나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뭐라고 말을 할 수도 없고.매일 민망해 죽겠어. 안 봐도 훤하지.'헤~' 하면서 지나가겠지. 아냐. 엄마가 몰라서 그래. 나 옛날처럼 그렇게 헤.... 말 못하고 그러지 않아.나 요즘에는 어른들한테 싸가지 없게 많이 해.엄마가 생각하는 거랑 많이 달라. 아, 싸..... 싸가지?!글치. 그건 좀 니가 많이 상실했지.내가 알지. 하하하하 엉엉엉엉. 밤에 배고프다며 베이글에 크림치즈, 참치, 양상치 있는대로 다 넣고 우적우적 먹더니.먹다가말고 또 뇌가 급 뒤집어지.. 2016. 8. 25. '틀림' 아니라 '다름'임 거실에서 채윤, 현승과 함께 뒹굴고 있던 어느 날.채윤이 폰이 울렸습니다.'여보세요' 하더니 '네? 아, 네에~~~에' 길쭉한 몸을 베베 꼬면서 방으로 들어갑니다.통화를 마치고는 꼬인 몸이 상당히 덜 풀린 상태로 나와서 수줍게 말합니다.중등부 쌤인데.... 중등부 수련회 때 나 간증하래.뭣? 간증? 니가 무슨 간증?그러니까. 내가 못한다고 하니까. 간증이 아니라 중등부 애들이 원하는 거래. 목사님, 선생님들 말씀 이런 거 말고 선배들의 얘기를 듣고 싶다고.그럼 니가 가서 무슨 얘기 하려고? 할 거 있어? 하고 싶어?어..... 음...... 하고 싶어. 그래서 한다고 했어.그래. 뭐, 안식년 얘기를 해도 되고 네 얘기 하면 되겠네. 바로 이 순간!망부석 같은 어떤 존재. 눈빛만은 뜨거운 어떤 존재가 등 .. 2016. 7. 25. 시험 기간의 맛 중학교 와서 첫 시험으로 기말고사 중인 현승이.첫날 시험을 마치고 내일 수학과 체육 시험을 앞둔 밤. 나아~를 고를 때면 내 눈을 바라봐 줘요나는 눈을 감는 법도 몰라요가난한 그대~애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딩가딩가 루시드폴 딩가딩가 고등어 딩가딩가 버스커버스커 딩가딩가 여수밤바다딩가딩가 김창완 딩가딩가 안녕내작은사랑아 딩가딩가 신해철 세월이흘러가서 기타를 치다, 음악을 듣다.... 저러고 있다.어떡하지?뭐라고 한두 마디 하면.'공부했다고, 다 했다고.' '아니, 현승아. 다 했다는 느낌 알겠는데. 직관형(N)식으로 맥락을 이해했다고 끝내지 말고. 감각형(S)식으로 깨알같이 달달달 외워야 시험을 잘 본다니까. 의미가 없어도 일단 외워. 그렇게 외우지는 않았잖아.''알았어. 그럼 조.. 2016. 6. 30. 귓구멍을 틀어막더라 한 번 당해본 일이라 당황하진 않는다.사춘기 따위!초겨울 찬바람에 우르르 낙엽이 쓸려갈 때의 느낌,어딘가 텅 비어버리는 듯한 상실감을 잘 견뎌내면 되더라.내 품을 벗어나 하나의 인간이 되겠다 하는 통과의례이려니.엄마로서는 허전한 마음 자락 잘 붙들어 매고 그저 기다릴 밖에. 그런데 내가 해 아래서 두 아이 사춘기를 겪으며 희한한 일을 보았더라. 사춘기는 애들이 제 귓구멍을 틀어막으며 오더라.이어폰으로 귓구멍을 막고는 자동차 뒷좌석에 찌그러지면서,굳이 식구들 듣는 음악은 싫다면서,혼자 듣고 싶은 게 따로 있다면서. 뒷좌석 오른쪽 놈 채윤이가 이어폰을 빼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로 다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여 잠시 훈풍이 불었는데.뒷좌석 왼쪽 놈이 머스트해브아이템 이어폰에 목숨을 걸기 시작했다. 곽진언의 신보.. 2016. 5. 17. 딸기가 있는 열네 살 생축 풍경 4월 28일, 충무공 탄신 기념일에 부드러운 남자 티슈공 현승이도 생일인데.하루 종일 에니어그램 세미나 있다고 분주하던 엄마 기억조차 못하고 있었어요.아침에 눈뜨자마자 아빠가 '현승아, 생일 축하해' 하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네요.미역국은 커녕 밥도 없다! 그러나 바뜨 당황하지 않고,'현승아, 생일 축하해! 축하 파티는 금요일에 하자. 오늘 수요일이고, 내일은 양화진 음악회니까. 금요일에 하는 거야. 금요일이야....'('나 밥 안 먹어'로 하루를 시작하는 현승이에게 미역국 끓이고 불고기 하고 이런 식탁은 부담일 거야. 암, 그렇고 말고. 가볍게 모닝빵 하나 먹고 가, 이러면 선물이지. 암.)그렇게 생일은 지나갔네요. 엄마, 내 생일에 애슐리 안 가고 그냥 집에서 엄마가 한상 떡벌어지게 차려주면 안돼?.. 2016. 4. 29. 나 밥 안 먹어 얼굴은 아직 애기 얼굴인데 코밑만 시커매진 중학교 1학년 현승이(아, 적응 안돼).아침에 방에서 나와 제일 먼저 하는 소리다. 나 밥 안 먹어. 나 밥 안 먹어. 배아퍼.나 밥 안 먹어. 늦었어. 엄마로서는 이 말이 너무 듣기 싫고 아주 얄밉다. 일찍 일어난 새 아니고 일찍 일어난 엄마 아빠가 먼저 식탁에 앉아 있는데 머리에 새집 짓고 나오며 하는 말이 역시 '나 아침 안 먹어'고구마 먹던 아빠가 뿜었다.'나도 어릴 때 일어나서 어머니 얼굴 보자마자 한 말이 저건데. 나 저 마음 알아. 큭큭큭큭'따라서 웃고나니 나도 그랬던 것 같고 비기비기 꼴비기 싫던 마음이 사라졌다. 학교 가기 싫고 출근하기 싫은 마음에,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시간도 없다고 느껴지던 무거운 아침에 괜히 해보는 말.나 밥 안 먹어.그러.. 2016. 3. 31. 사춘기, 패셔니스타의 꿈으로 오다 엄마, 나도 이제 옷을 멋지게 입고 싶은 마음이 들어. 나 이제 옷을 좀 멋지게 입을 거야. 알겠어? 패셔니스타가 될 거라고. 나도 이제 영빈이 형아나 누가 입던 옷을 주지 말고 사는 옷을 좀 사줘. 왜 누나만 자꾸 옷을 사줘? 나도 옷을 사달라고. 나는 모자도 잘 어울리잖아. 라며..... 엄마 장롱 털어 1인 패션쇼 시위. 이 패션은 어때? 공항패션 같애? 에 나오는 사람 같애? (이...... 이뿌다. 너) 2016. 1. 23. 이전 1 ··· 3 4 5 6 7 8 9 ··· 3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