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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 이야기377

파승칼 하나님이 지금까지 내가 기도한 것 중에 80%는 안 들어주셨어. 그래? 그러면 너 그런 하나님을 믿어 안 믿어? 그래도 믿긴 믿어. 왜애? 안 들어주긴 했는데 그래도 좀 하여튼 믿어. 그렇다고 안 믿는 건 좀 불안하고, 믿는 게 더 안전한 것 같애. (그 자식 입을 가만히 안 놔두고 떠들어대서 도무지 책에 집중할 수가 없다며 짜증내던 아빠가 엄마에게 속닥속닥) 파스칼이야. 파스칼. 파스칼이 그랬어. 네 가지 가정을 한 거지. 천국이 없다고 믿는다 / 죽어보니 없다. (거봐 맞지. 오케이) 천국이 없다고 믿는다 / 죽어보니 있다.(낭패) 천국이 있다고 믿는다 / 죽어보니 없다.(할 수 없지) 천국이 있다고 믿는다 / 죽어보니 있다.(올레~) 그러니까 천국이 있다고 믿는 것이 제일 낫다는 거지. 파스칼의 논.. 2014. 9. 1.
사랑하면 지는 거다 분명하고 뚜렷하고 언제든 있는 그대로 표출되는 욕구, 채윤이의 욕구. 간절히 원하지만 주변을 살피느라 강력하게 주장하지는 못하고 막상 묵살되고 나면 나중에 속을 끓이는 현승이의 욕구. 두 욕구가 충돌했을 때 뒤끝 작렬은 늘 현승이 몫이다. 갈등을 해결하는 시점에서 감정형인 현승이에겐 논리가 의미없고, 사고형인 채윤이에겐 더 이상 문제될 것이 없는데 계속 대화해야 하는 것이 미칠 노릇이다. 중재자인 엄마가 아무리 공정해도 현승이에겐 공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현승이에게 엄마는 공정하라고 있는 게 아니라 무조건 편들어주라고 있는 것이니까.(MBTI의 T와 F가 갈등을 대하는 태도를 전지적 작가시점에서 관찰하는 것이 흥미진진하다. 엄마는 은근 즐긴다) 채윤이에게 깔끔, 현승이에겐 앙금을 남기고 어쨌든 대화는 .. 2014. 8. 6.
더우니까 우크렐렐렐레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덥지만 않다면, 놀기 딱 좋은 방학 날인데. 너무 더워서 친구들을 불러낼 수가 없습니다. 놀이터에서 노는 친구들은 날씨 때문에 어디론가 다 사라졌고, 레고와 보드게임과 책을 좋아하는 친구 집에 가서 놀기도 했는데 너무 더우니 그것도 민폐. 그 친구랑 동네 망원정이라는 정자에서 만나 장기, 아니고 블루마블을 하는 것도 괜찮았는데 공사 때문에 망원정 문을 닫았네요. 그렇다고 누나가 놀아주는 것도 아니고, 영화 다운닫아서 보는 것도 끽 해야 두어 시간 소일. 우크렐레 들고, 아빠 모자 꺼내 쓰고 괜한 띵까띵까 해봅니다. 어, 그런데 현승이 방에서 제법 음악이 되는 우크렐레 소리가 납니다. 날도 덥고 엄마도 와 계시니 거기까지 신경 쓸 겨를은 없어서 흘려듣고 있었는데, '엄마, 나 이제 우크.. 2014. 8. 2.
사는 게 2008년 2월 22일에 포스팅 되었던 것입니다. 현승이가 여섯 살이던 때 기가막힌 노래를 하나 만들었었죠. 오늘은 정태춘의 '북한강에서'라는 노래의 이 가사가 자꾸 입에서 맴돕니다. '아주 우울한 나날들이 우리 곁에 오래 머물 때 우리 이제 새벽 강을 보러 떠나요. 아주 우울한 나날들이 우리 곁에 오래 머물 때, 새벽 강을 보러 떠날 수 없다면 현승이의 노래를 따라 불러 볼 일입니다. 파마머리 현승이도 귀엽고, 오늘 정서와 가사도 착착 붙기에 당시 올렸던 글과 댓글을 살려서 다시 한 번 대문에 걸어봅니다. ********************************** 현승이 작사 작곡의 아주 짧은 노래가 하나 있습니다. 가사는 '사는 게 씨리리라라요' 입니다. 무한반복이 컨셉입니다. 뜻은 딱히 없는 것.. 2014. 7. 31.
현승이 기쁨, 할머니 기쁨 "엄마, 나랑 한강에 한 번 갈래?" 그렇게 둘이 한강에 나가서 손을 잡고 걸으면서 이 얘기 저 얘기 하다보면 '내가 지금 어른 남자와 얘기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말이 통하는 아이 현승입니다. 방학 하자마자 할머니 댁에 다녀왔는데 혼자 계신 할머니께 선물을 잔뜩 드리고 온 것 같습니다. 어머님이 전화하셔서 "얘, 현승이가 뭐래는 줄 아냐? 나랑 같이 한강에 나갔는데 손을 잡고 걸어가면서 그러는 거야. 할머니, 저랑 같이 걸으니까 외롭지 않고 좋지요? 무슨 애가 그런 말을 하니?" 그렇게 들뜬 어머님 목소리 오랜만에 들어봤어요. 현승이에게 덕소는 텔레비젼이 있고 컴퓨터 자유이용권이 있고 왕자대접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계신 할머니가 계셔서 좋은 곳입니다. 이번에는 더욱 설레는 일이 있으니, 처음으로.. 2014. 7. 27.
아빠 생각 엄마, 내가 죽으라고 말하는 얘기는 아냐. 그냥 이걸 물어보는 거야. 엄마는 엄마나 아빠 중에 누가 먼저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해? 아니, 이건 진짜 만약이야. 만.약.에. 어떤 게 더 낫냐고. 나는? 나는..... 그러니까 죽는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래도 차라리 낫다는 얘기를 하는 건데. 나는 엄마가 아빠보다 늦게 죽는 게 더 나을 것 같애. 아빠가 혼자 있다고 생각하면 너~어무 너무 불쌍해서 견딜 수가 없어. 왠지 아빠는 혼자 남으면 '정신실, 정신실.....'이러면서 울고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애. 엄마는? 엄마는 왠지 씩씩할 것 같애. 그러니까 아빠가 먼저 죽는 게 낫지. 나는 아빠가 혼자 있는 생각만 하면 너무 불쌍해. 그리고 나는 아빠가 죽고 엄마가 혼자 있으면 무조건 엄마를 우리집에 데려올 .. 2014. 6. 18.
일등 신랑감 되어간다 엄마, 지금 통화할 수 있어? 내가 있잖아..... 흐흐흐흐흐흐...... 바자회에서 산 개구리 목 베개 있잖아. 그게 튿어진 거야. 그래서 솜이 막 나오거든. 내가 바느질 했어. 학교에서 배웠잖아. 강의 끝나과 와서 바봐. 내가 핸 거. (흰실로 얼기설기 엮어서 막아놓고, 검정실로 알 수 없는 모양을 새겨 넣기도 했다. 큭큭) 실과 시간에 바느질 배운 것 바로 생활에 적용. 집에 빵꾸난 거 없냐? 뒤지고 찾고 하다가 옷을 만들기로 했단다. 분신과도 같은 테디베어 옷 만들어 입히기. 작아진 내복을 쑥쑥 자르더니 대충 막 오려서 갖다대고 바느질 시작. (방점은 바느질에 있으니까) 엄마 없을 때 배고프면 계란프라이 혼자 해먹는 기능, 후루룩 국수 끓여 먹는 기능, 매실 타먹는 기능, 빨래 널고 걷어서 개키는.. 2014. 6. 2.
미인 (누나와 동생이 오랜만에 훈훈한 분위기로 대화 중) 누나 : 현승아, 솔직하게 한 번 말해 봐. 여자로 볼 때 엄마랑 누나 중에 누가 더 예뻐? 현승 : (7초 뜸)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누나 : 그래도 그냥 말해 봐. 현승 : (7초 미적미적) 누나 크면 얼굴이 바뀌겠지? 누나 : 그런 말 하지 말고~ 누가 더 예뻐? 현승 : (7초 침묵) 누나 나중에 성형 할 거야? 누나 : 야, 내가 이렇게 예쁜데 성형을 뭐하러 해? (농담인 것 같음. 그렇게 믿고 있음) (어쨌든 이 주제는 여기서 마무리) (현승이 안도의 숨소리 들리는 듯함) (채윤, 답을 못 들었기 때문에 나중에 또 물어볼 것 같음) 2014. 3. 17.
토토로가 가져 온 봄 날은 점점 따뜻해지는데 내 마음 쉽게 따스해지질 않고, 이웃들의 소식도 여전히 춥고 메마르다. 어제 저녁 늦게 '이러고 있지 말자' 하며 일어나 화분 분갈이를 정리를 했다. 163센치 채윤이까지 괜히 들떠서 덩달아 옆에서 부산을 떨었다. 바닥 걸레질까지 다 마치고 고개 들어보니.... 어,토토로! 너가 여기 웬일이니? 화분이 이니라 토토로를 여기로 데려온 현승이 마음과 손길이 내겐 봄과 같다. 엄마 수술하시는 날이다. 아픈 엄마로 인해 크게 영향받지 않고 덤덤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오늘 아침은 확연한 무게감으로 온다. 나무 아래 토토로를 보면서 픽 웃고 사진을 찍으니 마음이 한결 좋아진다. 봄은 토토로가 아니 현승이가 가져왔다. 2014. 3. 13.
유구무언 정말 오랜만에 집구석에 딱 박혀서 책 한 권을 다 읽어낼 순간이었다. 해가 지고 있는데 "엄마, 하루 종일 집에 있었잖아. 한 번도 안 나갔지? 나랑 한강 가자. 집에만 있으면 안 돼" 라며 기어코 엄말 끌고 나갔다. 자전거 탄 아들내미 강변까지 나가는 골목에서 차가 오면 멈춰 서고 또 한 대 오면 또 멈춰서고. 이 녀석 겁이 정말 많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엄마, 애가 조심성이 많으면 부모한텐 더 좋은 거 아냐? 걱정이 안 되잖아. 사고 날 일이 별로 없잖아" 란다. 웬만큼 소심해야지. 라고 생각하는 순간 "하긴 너무 조심성이 많으면 답답하겠다. 부모로서" 란다. 알긴 아네. 라고 생각하는 순간. "나는 그 정도는 아니니까. 뭐. 아주 약간 답답한 정도지? 안 그래?" 란다. (니가 내 할 말까지 .. 2014.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