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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 이야기374

그 땐 그랬지. 요즘은 이렇지. 이랬던 채윤이가, 이랬던 현승이가. 요즘은 전세위복,이 아니고 어쨌든 전세가 많이 바뀜.(월세는 많이 올랐음) 감각적이고 즉각적이고 다혈질적인데 사춘기의 반항심까지 겸비하여 일단 눈에 보이는 대로 나오는 대로 말해보는 채윤이, 직관적이고 상상이고 내향적이어서 생각을 다 한 후에 외외의 말이 나오는 현승이. 승자는 누구인지. #1 채윤 : 야, 나는 니가 싫어. 너는 정말 싫은 애야. 현승 : (7초쯤 지난 후, 손에 든 자로 누나를 슬쩍슬쩍 때리면서) 앞으로 그 말을 한 번 할 때마다 한 대씩 때릴 거야. 채윤 : 아~악, 나는 정말 니가 싫어. 현승 : (따악~) 채윤 : (퍽!) 퍽, 따악, 퍽퍽퍽퍽, 따악...... 우당탕탕탕..... 엄마 : 꽤액!!!! 그만두지 못해! #2 채윤 : 너어, 계속.. 2013. 10. 1.
1번 "엄마, 나 알았어. 내가 왜 꼐속 1번인지 알았어. 내가 클 때 따른 애들도 커. 그래서 그런 거야." 사진은, 명절 전에 음식 준비하고 있는 엄마를 급하게 불러서 가보니까, 샤워하다 말고 엄마에게 비눗방울 날려주는 씬. 2013. 9. 25.
남자애들과 노는 여자애 엄마, 우리 반에 어떤 여자 친구가 있는데 걔는 꼭 남자애처럼 놀아. 진짜야. 운동 같은 것도 좋아하고 또 남자처럼 잘해. 딱지도 좋아하고. 그런데 걔가 왜 그런지 말했어. 걔가 2학년 때 여자애들한테 왕따를 당했대. 그래서 그때부터 남자 애들하고만 노는 거야. 그런데 그런 말을 그냥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속상하지 않은 것처럼 그냥 막 말해. 아니 왕따 당했다는 말은 걔가 안 했어. 그냥 자기는 여자 애들이 싫대. 왕따 당한 건 어차피 애들이 다 알고 있어. '나는 여자 애들이 진짜 싫어' 이렇게 말했어. 그런데 그 말만 했는데 나는 걔가 정말 불쌍했어. 정말 많이 상처받았다는 걸 딱 들으니까 알겠어. (현승이가 이렇게 조잘거리는데 마지막 말 듣고 엄마 울컥. 느낌 아니까~ 왕따, 당해봐서 알아요.ㅜㅜ.. 2013. 9. 1.
융 심리유형론, 신동 납쇼 엊그제 주일이었드랬다. 교회에서 영아부 교사들을 대상으로 강의를했드랬다. 마침 강의 장소가 남편의 사무실 옆이었드랬다. 요즘 '강의하는 사진'을 달라는 데가 꽤 있는데, 제대로 된 '강의하는 사진'을 갖고 있질 않았드랬다. (여기까지 오니 '드랬다'드립, 좀 어색하군) 남편에게 지나치다 여유가 되면 창문을 이용해서 강의하는 사진을 찍어 보라고 부탁했드랬다. 이느무 목사님께서 도통 지나가는 게 보이질 않길래 '바쁘구나' 했드랬다. 저녁에 이걸 찍었다고 보여줬드랬다. 내가 "앞 유리창으로 찍었어야쥐이~ 내가 제대로 나왔어야쥐이~" 라고 하니, 그가 말했다. "그러려고 했는데, 내가 앞 유리창으로 쳐다보면 사람들이 날 봐. 그래서 찍을 수가 없었어." 내가 다시 '그러면 어때. 그냥 빨리 찍으면 되는거지. 나.. 2013. 7. 30.
어떤 감각 엄마, 있잫아. 고모가 나를 좋아해? 그래? 맞아. 좋아하는 것 같은데 고모는 표현을 안 해. 그 대신 나한테 뭐든지 사주지? 그게 나를 좋아해서 그러는 거지? 세상에 있는 고모들이 다 그렇게 사주지는 않지? 알아. 고모가 나를 정말 좋아하지. (고모 뿐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 큰 아빠, 모두 내향형인 것을 감각적으로 알아차렸다.) 그런데 엄마, (외)삼촌이 나를 좋아하지? 좋아하는 것 같애. 그것도 아주 많이. 그런 말 안 했어. 삼촌이 나를 좋아한다는 말 안 했는데... 그래도 삼촌이 나를 좋아한다는 걸 알겠어. (삼촌 뿐 아니라 할머니, 더 큰 삼촌들 까지 모두 외향인 외가를 감각적으로 느끼긔) 할아버지가 나를 많이 좋아하셨지? 나를 제일 좋아하셨어? 왜애? 내리사랑이 뭔대? 아, 내가 혜인이 누나.. 2013. 7. 25.
뭐 이런 걸 다 주일 아침, 늦잠을 자고 늦늦잠은 한 판 더 자기 위해 자리를 옮겨 소파로 갔습니다. 기분 좋은 잠이 오락가락 하고 있는데 현승이가 일어나 나와 안깁니다. 부비부비 하는데 엄마가 일어날 기미가 안 보이자 방으로 가더니 책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조금 후에 냉장고 여는 소리가 나고 달그락거리기에 녀석 배고픈가 싶었습니다. 그랬는데, 그랬는데...... 잠시 후, 쟁반에 저렇게 구운 식빵 한 조각, 두 종류의 잼, 우유 한 잔을 담아 소파로 가져오는 겁니다. '엄마, 이거 엄마 거야. 내가 엄마 아침 차려줬어. 식탁에 가지말고 여기서 그냥 편하게 먹어' 이러는 겁니다. 왜 갑자기 이러냐는 말엔 대답도 하지 않고, '빵이 너무 안 구워졌지? 헤헤헤..... 내가 토스터기 무서워서 많이 못 돌리겠어. 그냥 먹을.. 2013. 6. 25.
두 선비 늦게 자도 일찍 일어나는 모녀와 달리 일찍 자도 늦게 일어나는 몸을 가진 부자의 아침식탁이다. 맛있고 간지가 흐르면 귀찮음을 무릅쓰고 달려드는 모녀와 달리 아무리 맛이 있어도 귀찮은 건 딱 질색인, 먹을 것을 비롯한 속세에 초연한 선비 부자에게 아침부터 쌈을 싸라고 시킬 수는 없었다. 고상하신 선비들을 아침부터 눈을 부릅뜨고 입을 이따만큼 벌려 우그적거리게 하면 되겠는가. 상치를 썰어서 젓가락질 한 번에 쌈 싸는 효과까지 내는 것으로 친절한 주부가 꼼수를 발휘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잠'을 떨쳐보내는 것이 너무 힘든 아들 선비는 예민하시다. 평소 빛을 발하는 티슈남의 면모는 어디 가고 아침 식탁에 앉으시면 까칠하기 이를 데 없다. '잠'을 떨치는 문제라면 아버지 선비도 쉬운 문제가 아니기에 두 선비가.. 2013. 5. 31.
떠나 보내기 엄마, 중학생이 되면 원래 재미가 없어져? 아니~이, 누나가 그래 보여서. 웃기는 웃는데 즐거워 보이지가 않아. 맞아. 누나는 원래 진짜 즐거운 사람인데.... 너무 안타까워. 나중에 다시 즐거움이 돌아와? 누나가 학교 갔다 집에 올 때.... 모습이 쫌 그래. 그런가? 기운이 없어서 그렇게 보이는 거야? 피곤해서? 그래서 이러~어케 하고 들어오는 거야? (누나한테 직접 물어보라고 했더니, 갑자기 눈가가 빨개지면서) 내가 그걸 어떻게 물어봐? (뭘 어떻게 물어보냐고, 그냥 물어보면 되지 했더니, 왈칵 울음이 터지면서) 엄마는 지금 무슨 얘길 하는 거야. 내가 물어보면 누나가 대답을 해줄 것 같애? 현승이, 태어나보니 채윤이 누나의 동생이었던 것이다. 세상에 이보다 더 재밌을 수 없는 놀이의 신을 누나로 .. 2013. 5. 29.
아기 돼지 삼형제와 형아의 어린이날 채윤이 누나의 어린이날. (아빠) 채윤이 올해까지는 어린이날 하자. 무슨 선물 줄까? 나 엄마가 선물 줬어. 샤이니 앨범 사줬는데. (엄마, 뜨끔. 분명히 지 돈을 내고 샀고 엄마는 주문만 했는데 쟤가 왜 저래?) 아, 참! 내 돈으로 산 거지. 그래도 괜찮아. 됐어. 현승이 형아의 어린이날. 며칠 전 생일 선물로 레고를 사줬더니, 이거 생일선물 하고 어린이날 선물 합해서 주는 거지? 괜찮아. 어린이날 선물 안 해줘도 돼. 이거면 돼. 아기 돼지 삼형제의 어린이날. 동생네 돼지 세 마리를 교회에서 만나서 동생에게 어린이날 선물로 뭘 좀 해줬냐고 물어보니, 어제 회를 사줬단다. (장인 장모님과 어버이날 식사를 하면서 얼렁뚱땅 퉁 친 것) 저녁에 모두 모여 아이스크림 케잌 놓고 촛불 한 번 끄고 요란스럽게 .. 2013. 5. 5.
(에휴) "엄마, 나는 엄마라는 벽을 넘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엄마가 자기에게 게임을 얼마든지 하도록 허락해주면 서로 좋을텐데 이해할 수가 없다며 느닷없는 태클을 걸어왔다. 자기는 좋아하는 게임을 하니까 기분이 좋고, 엄마는 싫은 소리 안 해도 되니까 편할텐데 도대체 왜 그러냔다. 그래서 시작한 논쟁이었는데 한참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하는 말이 '엄마라는 벽' 이란다. 살다 살다 말 안 통하는 벽창호 취급은 처음 받아본다. 앞으론 대화 따위 없이 확, 그냥 '엄마라는 몽둥이'로 느껴지게 해줄까? 2013.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