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주일이었드랬다.
교회에서 영아부 교사들을 대상으로 강의를했드랬다.
마침 강의 장소가 남편의 사무실 옆이었드랬다.
요즘 '강의하는 사진'을 달라는 데가 꽤 있는데,
제대로 된 '강의하는 사진'을 갖고 있질 않았드랬다.
(여기까지 오니 '드랬다'드립, 좀 어색하군)

남편에게 지나치다 여유가 되면 창문을 이용해서
강의하는 사진을 찍어 보라고 부탁했드랬다.
이느무 목사님께서 도통 지나가는 게 보이질 않길래 '바쁘구나' 했드랬다.
저녁에 이걸 찍었다고 보여줬드랬다.

내가   
"앞 유리창으로 찍었어야쥐이~ 내가 제대로 나왔어야쥐이~"
라고 하니, 그가 말했다.
"그러려고 했는데, 내가 앞 유리창으로 쳐다보면 사람들이 날 봐. 그래서 찍을 수가 없었어."
내가 다시
'그러면 어때. 그냥 빨리 찍으면 되는거지. 나 참."


분명 옆에서 딴 일을 보고 있던 그의 아들이 툭 던졌다.
"엄마는 외향형이라 그게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아빠는 내향형이라 어려워. 사람들이 보는데 사진 찍는 게 내향형한텐 어려운 거야."

천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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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의피리 2013.07.31 16:10

    아들한테 이런 위로를 받다니. 드디어 이런 나를 방어해줄 내 편을 만났네!!!

    • BlogIcon larinari 2013.07.31 16:16 신고

      당신은 현승이 하는 거만 그대로 따라해.
      그게 여자, 아내를 사로잡는 방법이야.

      나 지금 스타벅스야.
      셋이 각각 시원한 곳을 찾아 흩어졌어.
      원고줄 잡아볼려고. ㅎㅎㅎ

  2. BlogIcon @amie 2013.08.01 03:09 신고

    이렇게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 현승이 얘기 읽을 때마다 가슴이 설레요.

    • BlogIcon larinari 2013.08.02 15:01 신고

      얘는 지가 커요. ㅎㅎㅎ
      똑같은 엄마 아빠 사이에서 자라면서 어쩌면 두 아이가 그렇게 다를 수 있을까 신비롭기까지 해요. 현승인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엄마가 하는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으면 허투루 듣질 않더라구요. 가르쳐서 되는 게 아니니 타고난 성품이라고 봐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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