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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빠진 친구를 구원하는 생명의 비밀기지 본문

기쁨이 이야기

게임에 빠진 친구를 구원하는 생명의 비밀기지

larinari 2015.02.22 11:10

 

 

 

엄마, 내가 비밀기지에 하트 돌 있다고 말했지?

바로 이거야.

가져와서 엄마 보여주려고 했는데 비밀기지 벽을 쌓는데 공사용으로 써버렸어.

진짜 엄마 놀랠 걸.

우리가 만든 기지를 보면.

그래서 아예 비밀 동아리를 만들었어.

아! 그리고 엄마. 오늘 M를 비밀 동아리에 가입시켜줬어.

원래는 W와 나 둘이었잖아.

M을 가입시키고 처음으로 기지를 알려줬어.

원래 뽑으려고 했던 건 아닌데 아까 셋이 한강에서 자전거 타면서 놀았거든.

서울과 경기도 경계까지 갔다 왔어. 거기 디~이게 멀어.

엄마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멀 걸.

돌아올 때는 시합을 했어. 아무 길이나 선택해서 빨리 도착하는 걸로.

걔네 둘이는 빠른 길로 갔고, 나는 원래 길로 왔는데 내가 이겼어. 하하.

그러다가 그냥 M에게도 기지를 알려줬어.

나는 기지 지킴이고, 부장이야.

대장은 W야. 왜냐하면 비밀 동아리를 만들자고 한 건 W거든.

M은 오늘 가입한 신입회원이지.

 

W가 집에 먼저 가고 M이랑 둘이 비밀기지 공사를 더 했어.

오늘은 화장실을 만들었고, 갈대를 더 많이 모아서 안 보이게 덮었어.

그런데 엄마 M은 이런 놀이를 처음 해보는 거야.

M이 조금 어린애 같은 구석이 있거든.

어린애처럼 말할 때가 있는데 나한테 살짝 이렇게 말했어.

'나는 친구들 중에 너하고 노는 게 제일 재밌어'

 엄마는 별로 안 놀라는 것 같은데 M은 진짜 이런 놀이를 안 해봤고 안 좋아해.

걔는 컴퓨터 게임만 하는 애거든.

그런데 나랑 둘이 공사하면서 너~어무 재밌대.

재밌어서 막 흥분이 된대.

진짜야. 엄마. 이런 놀이를 처음 하게 된 거고,

이렇게 노는 게 재밌다는 걸 비로소 알게 된 거야.

엄마가 그렇게 응응 할 사소한 일이 아니라니까. 

말하자면 이건 내가 게임에 빠진 친구를 구원한 거야.  

응? 엄마~아. 진짜 대단한 일이라니까.

 

(한강공원 망원지구에는 게임에 빠진 친구를 구원한 비밀기지가 있습니다.

당신이 앞으로 뒤로 손뼉치며 파워워킹으로 지나다니는 길, 바로 그 길가입니다.

그 길, 강이 인접한 쪽에선 비밀기지 공사가 한창이고,

때론 기지에서 나온 요원 세 명이 옷에 갈대를 꽂거나 덤불을 뒤집어 쓰고 잠복도 한답니다. 파워워킹 하는 당신의 씰룩거리는 엉덩이를 유심히 관찰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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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 프로필사진 BlogIcon 누구게? 2015.02.22 15:13 현승이 디~이게 존일 했다. 겜에 빠진 헝아도 좀 구원해주면 안잡아먹을게~ 이뤈 순수결정체같은 어린이같으니라구...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5.02.23 15:34 신고 형아 앞에서는....
    리더십이 약해소~
    이런 순수결정체같은 짓을 하다가도 게임 가이로 변신, 엄마를 잡아먹으려 하기도 하지.
  • 프로필사진 BlogIcon @amie 2015.02.23 03:14 신고 아드님의 그 "햇볕 구원론"을 한번 자세히 접해보고 싶네요. ㅋㅋ 언니, 나 내 블로그에 가서 로그인을 하면 여기로 순간이동 해요. 며칠째 그래요. 어째서 티스토리가 우리의 애정사에 이토록 관심이 많은 걸까요? 궁금..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5.02.23 15:56 신고 티스토리가 보기보다 센스가 있다.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난 페북에서 뛰쳐나왔더니
    툭툭 던져대던 에이미의 글과 알싸한 댓글을 못 보는 게 상당히 아쉽다잉. 블로그는 뭔가 그런 즉석요리 같은 맛이 없쟈나. 이런 된장!
  • 프로필사진 BlogIcon @amie 2015.02.23 20:02 신고 정우성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몰래 가입해서 나한테 페친신청해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5.02.24 01:01 신고 어허, 쉿!
    언제고 다스베이더가 페친 신청 하면 바로 수락하라고.(속닥속닥)
  • 프로필사진 mary 2015.02.23 10:01 망원지구편 '시인의 사회' 아닐까?
    어떤 역사가 일이날까 기대됨. 현승이 재밌게 산다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5.02.23 15:43 신고 망원지구편!
    이러니까 뭔가 지구를 지키는 소년들 같은 느낌까지 나요. ㅎㅎㅎㅎ
    현승이가 비밀기지 공사를 마치고 온몸에 흙투성이로 들어와서는
    샤워를 하고, 내복 한 벌 쫙 빼입고 거실에 엎드려서 김광석 노래를 듣고 있으면 제 아빠가 그래요.
    "현승아, 나는 니가 세상에서 제일 부럽다"
  • 프로필사진 Emma 2015.02.23 21:43 말하자면 이라는 단어선택이 넘 귀엽네요 ㅎㅎ 게임에 빠진 친구를 내가 구했다고오오오 라고 비록 들어보진 않았지만 현승이의 목소리가 귀에 울리는것 같아요 응응 이라고 듣는 엄마의 피드백까지 캐치해내는 섬세한 어린이 >_< 현승이와 함께 '이런' 놀이에 동참해보고 싶어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5.02.24 00:19 신고 대단하다고 말해 줘.
    대단하다고 칭찬해 줘.
    아니 더 강하게 칭찬해 줘.
    이러기도 해요.
    이것도 들리는 것 같으시죠? ㅎㅎㅎㅎ
    황사 때문에 기지에 못 나간다고 하루 종일 투더투덜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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