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를 마치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JP가 자주 직장 근처로 왔다.
차를 가지고 출퇴근 한다면,그리고 그 길이 막히지만 않는다면 이 길은 환상의 드라이브코스다.
강변 도로를 따라가는 길이 많으니까.

이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갔었다.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집에 들어오면 대화다운 대화 한 마디 못나누기가 일쑨데...
이 시간은 우리에게 황금 같은 시간이었다.
둘 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ㅎㅎ

다음 주부터 남편은 새로운 직장에 풀타임 으로 근무 시작.
나는 백조.

이렇게 출퇴근 길에 근사한 드라이브 데이트는 아마도 마지막인 듯 하다.

왼쪽은 한강 하류...그러니까 한남대교 쯤 될까?
오른쪽은 우리 집 근처. 한강 상류.
찍으면서 보니 한강변 풍경이 완전히 달랐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중이라 하늘이 무겁게 내려 앉아 있어서 더 멋이 있었다.

근데 실은....
나 요즘 강변도로를 달릴 때마다 옆으로 즐비한 아파트, 오피스텔 목 빠져라 쳐다보면서
저기 어디에 한기주가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정신를 놓을 때가 있다.
아직도.....ㅜㅜ

200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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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남편으로부터 받은 메일.
요즘 우리 부부는 두 사람의 진로를 백지상태로 놓고 함께 기도하고 기다리면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하나됨을 느낍니다.
두 사람 다 염려도 없고 서로에 대해서 어떠한 압력도 행사하지 않으며 서로에게 온전한 선택의 자유를 주고, 120% 지지해 주려고 합니다.
이렇게 될 수 있기까지 5년이 걸렸습니다.
새삼스레 서로를 인해서 감사한 것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어제 받은 메일 오래오래 남겨두고 싶어서 이리로 퍼왔습니다.
어떤 분들께는 닭살스러운 내용이라도 우리 부부에게는 5년 동안 하나 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의 결과이기에 이것은 매우 무거운 실존입니다.

------------------------------------------------------------------------------

제목 사랑하는 정신실에게
보낸날짜 2004년 08월 04일 수요일, 오전 10시 35분 56초 +0900 (KST)
보낸이 "김종필" 수신거부에 추가 주소록에 추가
받는이 "정신실"
소속기관 연세대학교 대학원


사랑하는 여보~ (당신 이렇게 시작하는 말 싫지? 그렇지만 그냥 여보! 하고 시작하는 것보다 사랑하는 여보~ 라고 시작하는 거랑 다른 거 같아. 사랑하는 여보~ 라고 부르고 싶어... ^^)

오늘 아침은 어떤 기분으로 출근했을까? 어제 오후의 연장일까? 아니면 새로운 전환이 일어났을까? 위로의 말을 한답시고 늘 상처만 주던 버릇이 있어서 그런지 나는 그런 말 하기가 참 어렵드라. 그렇지만 말을 건넷으면 더 위로를 잘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아. 암튼 당신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는 아침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당신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 이왕 담주에 휴가 냈으니까 연수 갔다와. 가서 당신말대로 맘껏 끼도 발산하고 새로운 것들도 배울 기회로 삼고 무엇보다 다른 분야에서 음악하는 사람들을 통해 많은 경험과 관계도 맺고 오고... 좋잖아! 다만, 남자들, 특히 칙칙한 남자들 조심하는 거 잊지 말고!

오랜만에 장신대에 와서 기도하고 책 읽고 하니 참 좋다.. ^O^ 기도탑에 올라가 옛날 대학생 때 처럼 기도하고 나오니까 바로 이거구나 싶어. 나에게 빠져있는 2%... 그게 좀 채워지는 느낌이야.. 그러니까 '경건한 기도장소'를 하나 찜해놓고 수시로 가서 기도하는 거지. 나는 그동안 그런 것 없이도 일상생활 속의 영성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나봐.. 물론 일상생활 속에서 하나님을 의식하며 그분 뜻에 맞는 삶을 살려고 노력한 것들 좋았다고 생각해. 하지만 역시 홀로 골방에서 기도하는 일도 있어야 할 것 같네. 당신은 기도원이 좋았듯, 나는 골방이 좋다우~ (물론 당신도 골방 좋아하는 거 알아...기도할 때)

방금 [행복한 부부부 만들기] 2장 솔직해 지라는 장을 읽었어. 모든 문장들이 가슴에 와 닿더군. 그러고보니 우린 그새 정말 투명해진 것 같아. 무엇보다도 내가 내 감정을 옛날보다 더 많이 표현하게 된 건 참 은혜지. 옛날엔 외면적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그냥 묻어버릴려고 했었고, 그걸 발설하는 게 참 어려웟었거든. 그렇지만 이젠 그렇지 않아. 정말 편해졌고 자유로워졌거든. 무능이라든가 게으름... 외로움, 등등 때문에 두려워하는 일도 상당히 줄어들었고, 오늘 여기서 그분을 위해 사는 삶의 즐거움,, 그분이 시시때때로 우리 삶에 개입해서 가야할 방향을 가르켜주기도 하고 되짚어야 할 것들을 확인시켜주기도 하는 걸 깨닫는 즐거움이랄까 암튼 행복해 진건 사실인 것 같네...

어제 당신이 한 말 중에 내 진로선택에 대한 내 태도를 두고 한 말 기억나? '이미 결정은 되었을테고 지금은 명분을 찾고 잇는 거 아냐? 의미를 찾고 잇겠지..' 라고 말했었지. 화들짝!! 나도 몰랐던 내 자신을 지적하고 있는 당신의 통찰력이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어. 물론 난 꼭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니지만 어쩌면 당신 말이 맞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두 진로를 놓고 각각을 결정했을 때 내 동기들, 결과들, 하고 싶은 일들을 어떻게 펼칠지에 대한 생각들, 교회 봉사와의 연결들, 부모님과의 관계들... 여러 상황을 놓고 이리 생각해 보고 또 저리 생각해 보기도 하고 그랬지. 그렇지만 내 의지가 한쪽으로 결정해 놓은 상태는 아니거든. 그런데 당신의 말을 듣는 순간, 내 감정과 욕구는 이미 결정을 내려 놨었고, 이성과 의지가 최종 저울질하고 있는 상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좀 쉽게 말하면 당신 표현대로일테구...

며칠 말씀 묵상을 안했는데, 오늘 기도탑에 올라간 김에 골방에 성경책이 하나 놓여있길래 말씀을 펼쳐들었지. 오늘 묵상 본문은 첫째되는 계명에 관한 예수님과 서기관의 대화더군. 내가 성경에서 가장 핵심으로 뽑아드는 구절이 나오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해서 하나님을 사랑하라.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그렇지. 아주 오래전부터 내 삶의 비전을 정할 때 나는 이 구절을 통해 확인을 했었고, 하나님사랑, 이웃사랑이 내 직업이요 소명이라고 다짐했었지. 그리고 그건 지금도 변함없고.

다시금 내 이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어. 학교에서 입시공부에 매달려 있는 아이들... 수많은 교회에서 애쓰고 있는 청년들... 어느쪽일까? 그리고 내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우리 사회의 고통받는이웃들, 탈북자들, 외국인노동자, 결혼불화로 힘겨워하는 사람들, 진로문제로 고민하는 청(소)년들... 이들을 위해 섬기고 봉사할 수 있는 내 위치는 어딜까? 최전선일까? 아니면 후방일까? 처남처럼 살을 맞대고 섬기고 봉사하는 스타일일까? 아니면 교육지원등을 통해 사람들을 훈련시키는 일일까? 그리고 내게 주신 천부적 재능은 무얼까? INTJ인 내게 어울리는 직업은 무엇일까?

여보.. 내가 하는 일이 좀 더 '사역'이란 말에 가까운 일이었으면 좋겠다느 생각.. 너무 안일한 생각일까? 그냥 평범한 직장생활을 통해서도 사역은 충분히 할 수 있긴 하지만, 그냥 파라처지에서 일하는 평신도사역자로 일하는 건 괜찮은 일일까?

난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당신과 함께' 하는 모든 일이야. 그거면 충분하고 행복해. 그렇지만 현실에서 꼭 그렇게만은 할 수 없겠지? ^^

(중간 생략)

이 많은 꿈들 당장 다 실현되는 게 물론 아니지. 그리고 이 꿈들의 이면엔 나의 인간적 야망이 같이 붙어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 암튼, 이젠 두려움을 회피하기 위한 진로선택이 아니라 희망을 갖고 열정적으로 사는 삶에 대한 모험이 아닐까 싶어.

말로 할까 하다가, 이런 건 글로 쓰는게 더 잘 표현되고 전달될 거 같아서 편지 써 본다. 사랑해! 당신 때문에 삶이 너무 행복해... 그리고 날 지지해주고 인정해주고 격려해주고 지적해주고 들어주고 도와주고 빨래해주고 밥해주고 웃겨주고 ... 함께 해주고 사랑해주고,.. 참.. 눈물이 날라구 하네... 고마워 사랑하고..


2004//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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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윤희 2011.12.14 02:50

    맘이 짠하네요 저도 진로를 뒤늦게 고민중입니다
    제일 중요한건 일단 하고싶은걸 해보며 경험으로 찾고 또 ㅡ위대한 나 강점혁명 ㅡ이란 책권해요 안철수교수가 매학기 꼭 사서 읽고 자기강점 테스트하라고 한다지요약점만 보지말고 강점을 살려야한다는 말이 용기를 줍니다 mbti보다 더 세분화되고 직업이 아닌 직무에서 할수잇는걸 알려줘요


교대역은 퇴근길에 남편과 만나는 곳.
교대역 맨 앞 칸에서 만나 천호역에서 차를 가지고 집으로 들어가지요.

나는 지하철 안에서 주로 책을 읽거나 읽다가 졸리면 책을 딱 덮고 잠을 자는데...
교대역에서 남편을 만나면 그 때부터는 하루 있었던 얘기를 주절주절 수다 떨기 바빴었습니다.
주로 나는 앉아 있는 편이고 남편은 서 있기 때문에 내 앉은 키와 180의 선 키 차이 때문에 소곤소곤 하는 말이 잘 들리지도 않고 애로사항은 많았지만....
암튼, 사람을 만나 반가운 마음에 나는 그저 좋아 떠드는데 실은 남편은 책을 읽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약간씩 신경질이 났었죠. 아무리 읽던 책이 잼있어도 그렇지 사람 만난 거보다 더 좋으냐?
씨이~

헌데, 요즘은 쫌 달라졌다는 말씀.
내가 요즘 읽고 있는 책이 잼있다 보니까 교대역에서 남편을 만나도 자꾸만 책으로 손이 가는 거야요.
평소 내가 지은 죄도 있고 그래서 혼자 책 읽기는 그렇고, 마음이 콩밭에 가 있으니 얼굴 봐도 딱히 할 얘기도 생각이 안 나고.

어제는 교대역에서 또 만나서 아주 짧은 시간 얼굴 쳐다 보다가 둘이 마음이 같다는 것을 알아버렸어요. 눈으로 '각자 읽으까?' '오케' 하고는 얼렁 각자 하던 일 계속 하면서 갔잖아요.

무슨 책인지 궁금하시죠?
나는 파커 파머라는 교육학자가 쓴 <예수가 장자를 만날 때 - 원제:The Activity Life> 이구요.
김종필은 <문익환 평전>
둘 다 좋아요~^^
  2004/06/24
        
박석훈 넘 부러워. ^^* (04.06.24 14:53) 댓글삭제
이지희 나 학원에서 저녁때까지 공부하다가.. 고모 퇴근할때 맞춰서 지하철 한번 타야겠군..ㅋㅋ (04.06.24 17:07) 댓글삭제
조국봉 형수님..넘 부럽습니다.. (04.06.25 01:44) 댓글삭제
박영수 지금 자랑하고 있는거지? 우리 남편 나보고 조잘거리지 않는다고 불만가득이면서 막상 조잘거리면 귀담아 않듣더라구.. 진짜 @@ (04.06.25 09:17) 댓글삭제
정신실 몽녀님 조잘거리시는 거 보구 싶당!^^남자들이 다 그런가? 혹 그걸 즐기고 싶으신 거 아닌가요? 막 조잘거리는데 옆에서 무게 (04.06.25 09:39) 댓글수정삭제
정신실 잡고 계시는 거....까불다 또 목짠님 보시면 혼나겠당! (04.06.25 09:39) 댓글수정삭제
이화경 저도 조잘거리는 파 절대 아닌데 그거 좋아하는 남편 만나 살다보니 쬐끔 나아졌어요. 근데 박영수 몽녀님 조잘대는 거 한 번도 (04.06.25 11:08) 댓글삭제
이화경 본 적 없는 것 같아요. (04.06.25 11:09) 댓글삭제
김종필 지하철에서, 당신은 '소곤소곤' 얘기한다고 생각하지만, 내 듣기엔 '시끌벅적' 수준이거덩? 민망한 얘기도 엄청 크게 얘기하지. (04.06.25 22:25) 댓글삭제
정신실 ^^;;; (04.07.07 10:54) 댓글수정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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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는 지리산에 있습니다. 개발원에서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라서 막판 세미나가 거기서 있다고 합니다. 아무리 평일에 즐겁게 일하고 산다해도 주말이 좋은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느긋하게 늦잠 잘 수 있는 것.
가족들과 아침에 헤어지는 인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
그리고 종일 함께 있을 수 있는것.
함께 있는 그 시간에 무엇을 하고 놀까 하는 행복한 고민도 역시나...

달크로즈 공부를 시작하고 우리에게 토요일이 없어졌습니다.
부모님은 당연히 육아에서 해방되는 날이시기 때문에 각자 친구를 찾아 나서시고,
남편은 주로 애들을 보면서 집에 있었죠.

김종필씨는 패미니스트 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언젠가 '당신은 패미니스트야?' 하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패미니스트? 나 결혼하고는 그런 생각 해 보질 못했는데....결혼 전에야 책 읽고 그러면서 나름대로....$#$&#$%#&^*%^#$@&$%...'
패미니스트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지만 내가 만난 남자 중에서 '패미니즘을 가장 떳떳하게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김종필씨 입니다' 흔히 아내에 대한 사랑의 표현으로 봐 주는 정도의 통제도 애써 하지 않습니다. 어떤 남편들은 자기 아내의 머리 스탈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생머리, 절대적으로 긴머리...등을 고집하기도 한다지만.....김종필씨는 '하고 싶은 스타일을 해봐' 하고 말하곤 합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스타일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암튼, 단지 아내한테 잘한다기 보다는(사실 그렇게 잘 하는 편도 아닙니다) 여성, 아내에 대해서 가부장적 사회가 주는 편견을 가지고 대하질 않죠. 그런 점이 훌륭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책을 통해서,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서 많은 훌륭한 사람들을 만나 봤지만 아직 김종필씨 같은 인격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여러 가지 결점이 많지만 '정말 인격이 훌륭하다' 라는 생각을 여러 번 하게 합니다. 이런 말 하면 닭살 커플이라고들 놀리실 지 모르겠으나(저 개인적으로 닭살 커플이라는 소리 디게 싫어해요.ㅜㅜ) 남편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훌륭한 인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결혼 전에는 정말 몰랐던 사실이죠. 일상을 함께 살면서 '사람됨' 때문에 여러 번 놀라곤 했습니다.
그런데 본인한테도 이런 말 거의 안 했었어요. (근데 지금 왜 하는 거지?)

지난 주 달크로즈 종강하고 처음 맞는 토요일은 내 당직에, 남편 출장에 이렇게 가버렸네요.
이런 땐 부모님이 함께 계셔서 참 다행인 것 같어요. 무섭지도 않고 외롭지도 않고 무엇보다 아그들 때문에 힘들지도 않고....^^

김종필씨 갔다 와서 이 글 보면 놀래겠다. '이 여자가 미쳤나?' 그러겠네.^^
 
        
김태연 갑자기 결혼이 하고 싶네요. 기도좀해주세요. 나도. 인격있는 남자 만나고 싶어영 (04.06.20 00:46) 댓글삭제
조혜연 역쉬 언니 결혼 잘했구려~~ㅎㅎ (04.06.20 16:08) 댓글삭제
정신실 결혼 5년만에 듣는 최고의 칭찬이구랴~ 페미니스트란 말 별로 안좋아하는데, 암튼 칭찬받으니 기분은 좋소. (04.06.20 17:33) 댓글수정삭제
정신실 위의 말, 그리고 지금의 말, '김종필'이 한 말임. (04.06.20 17:34) 댓글수정삭제
이화경 애들은 차에서 곯아떨어졌나보다... 근데 진짜 닭살커플 같다 ㅎㅎ (04.06.20 18:01) 댓글삭제
정신실 버럭! 닭살 커플 싫어한다고 했지? (04.06.20 21:43) 댓글수정삭제
박영수 으음! 두사람 (종필&신실) 닭살 돋았었지 ㅋㅋㅋ. 정말 보기 좋다.. (04.06.21 11:44) 댓글삭제
김인아 정말 두사람을 보면 결혼이 하고 싶어져요. 엉 머엉..나 결혼했쥐. 두 아이도 있곸ㅋㅋㅋ (04.06.21 15:57) 댓글삭제
정신실 ㅋㅋㅋ....내가 미쵸! (04.06.21 16:41) 댓글수정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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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1번 출구 <민들레의 영토>
'영혼의 친구 부부' 되기 위해서 목숨 건 네 사람 만나다.
영친부 라는 이름으로 두 번째 만나다.

주제 : 싸우고 갈등 해결하기

오가는 많은 이야기 속에 건진 알맹이 하나.
부부갈등을 해결하는 열쇠. 각자의 기질을 그 순간 뛰어 넘기.
갈등은 두 사람의 약점과 약점이 만났을 때 가장 어려워진다.
이것은 각자가 하나님 앞에서 성숙해 가야할 부분이기도 하지만,
바로 그 순간 나 자신을 뛰어 넘는, 얽힌 갈등 속에서 대화의 장으로 나가기 위해 내게 편안했던 방식을 버리기로 선택하는 것.

그러나 그 길을 얼마나 어려운 길인지.....
결국 '자아'가 죽는 길이니....

이 정도의 결론이지만 우리 넷은 다른 사람 앞에서 당당하게 우리 부부의 갈등을 드러내고 그 앞에서 싸울 수도 있었다. 부부싸움 이라는 개인적인 영역을 다 드러내면서도 부끄럽지 않은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뿐 아니라 우리들 싸움이 수준이 된다는 것 아닐까 싶어 기분이 좋다.

날이 갈수록 우리 넷은 더 잘 싸우고 더 빨리 해결하고 그럴 때마다 더 성숙해 갈 것이다.
^^
        
김인아 영친부 다음엔 얻은 숙제들이 있지이..숙제가 좀 어렵긴 하지만 또 풀려나갈 수 있다는게 정말 감사해. 충고와 도움을 통해 정말 (04.05.18 00:27) 댓글삭제
김인아 고마워. (04.05.18 00:28) 댓글삭제
정신실 순번상 다음 번에 내가 또 울 차롄가?ㅋㅋ 그러지 말고 이번엔 두 남자 중 하나를 울려보까?ㅋㅋ (04.05.18 09:54) 댓글수정삭제
200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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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아내한테 또 한소리 들었따.
'설명하지 말고 공감'하라고...
그게 뭐 그리 쉽게 되는 줄 아나...
암튼, 마음보다 머리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내 천성의 약점을 아내가 보완해 준다.

---> 정신실 씨는 공감해 주면 되~게 잘한다..

2.
아내는 애들이랑 단짝 친구 집에 가 있다.
난 그 동네 근처 PC방에서 글 쓰고 있고.
난 아내를 기다리며 시간 보내는데 익숙하다.
기다리는 시간에 따라,
영화관람, 사우나, PC방, 책읽기 등등...
여러 가질 한다.
아내는 기다리는 내게 별로 미안해 하지 않는(것 같)다.
오히려 지근거리에 돌쇠가 대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 정신실 씨는 기다림이 뭔지 가르쳐 주는데 도사다. ?

피씨방에서...

2004/02/01

정신실 : 오늘 같은 경우는 나는 진짜루 미안하지는 않구 말이지 엄청 고마울 뿐이야~ 고마워요!! 그렇게 날 기다려줄 때마다...^^ (02.0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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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머님이 그런 식의 말씀 잘 안 하시는데...
몇 번을 나한테 부탁하신 말이 있다.

'너 나중에라도 내가 뭐 때매 너한테 섭섭해 있으면 꼭 미안하다고 해라. 니가 미안한 일 아니라도 꼭 그렇게 말해야 한다'
하시며 어떤 시어머니가 며느리한테 뭐가 섭섭했었는데 며느리가 그 사실 알고 잘 해드리는데도 속에서 천불이 나서 삼일을 집에 못 들어가셨단다. 그러고나서 며느리가 여차여차해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나서 마음이 풀리셨단다.

그게 무슨 마음인지 조금 알 것 같다.
어른이 될수록 참을 일도 많고 덮고 지나갈 일도 많은 것 같다. 아랫사람이나 젊은 사람으로서는 다 이해할 수 없는 참아주는 부분이 있을 거라는 얘기다. 그럴 때, 그저 듣고 싶은 말 한 마디는 다름 아닌,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이것 하나일 때가 있더라는 것이다.

하긴, 어디 위 아래 관계 뿐이랴? 어떤 관계든 그렇지~
오늘 아침 출근 길에 남편에게 이런 말 했더니,'미안하단 말 못하는 마음은 당신이 잘 알잖아~' 한다. 맞어. 나 미안하단 말 잘 못해. 특히 정말 미안할 때는 더더욱 못해.
더 열심히 '미안하다'는 표현을 하도록 해

2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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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으 심기 매우 불편.
지난 월요일.
시부모님의 말씀 몇 마디에 1시 넘도록 울어가지고 아침에 누티 밤티 되었었다. 궁금들 하시겠지만...
내용은 생략하고.

그런 경우. 정말 중심을 잘 잡는 JP가 고맙다.
기본적으로 정서적으로는 내 편을 들지만 내가 지나치다 싶으면 차분하게 나의 오버하고 있는 부분을 잘 짚어주기도 한다.

동생이 이번 사건의 전말을 듣고 하는 말.
'매형이 젤 불쌍해. 마음은 아플텐데 어떻게 해 줄 수도 없고....옆에서 얼마나 힘들겠어?'
마음을 다잡아 먹어도 쉬 풀리지 않는다. 겉으로는 이제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아직 마음이 거시기 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JP.
오늘 집에 들어오는 길에 '아으~ 집에 들어가기 싫어' 이렇게 한 방 놨다.
집에 와서는 그 성격에 어찌나 마음을 쓰는 지....

현승이 재우느라고 침대에 누워 있다가 잠깐 잠이 들었는데...
손빨래 해 놓고, 목욕탕 청소까지 이뿌게 해 놨다.
그리고 오늘의 최고 서비스.
자고 있는 내 귀에 대고...
'여보! 싸이질 해야지....''
와~ 이건 진짜 최고의 써비스다. 내가 잠 안 자고 싸이질 하는 거 되게 한심하게 생각하는데...
그냥 잘려다가 그 말에 일어나서 싸이질 시작이다.

아따~ 닭살 커플 이러셔도 괜찮다.
어차피 우리는 피차에 팔불출을 추구하는 부부잉께로~

2004/1/8


정신실 : 기미나! 백현웅씨 한테 전하라! 김종필도 손빨래 한다고...알겠느뇨? (01.08 23:37)
남은정 : 마자 손빨래는 손이크고 힘쎈 남자들이 매우 잘해 (01.09 22:17, IP : 218.235.175.139)
김인아 : 에썰!! 있잖아 언니 종필이 오빠가 언니귀에 속삭인 말!!! 사랑해의 구체적인 표현이지 그지이...울 남편한테 반드시 보여줄께 이글........ (01.12 16:09)
김인아 : 근데 언니 넘 웃곀ㅋㅋㅋㅋ (01.12 16:10)
박영수 : 확실히 종필은 착하다니까. 우리집 남잔 어림 없다니까.. (01.13 00:01)
정신실 : 에이~ 몽년님 종필은 굶어 죽어도 밥 못해 먹을껄요..요리는 커녕...^^ (01.13 09:14)
박영수 : 굶게 되면 다 하게 되 있는기라.. (01.13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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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남편이랑 통화하다가,

"여보! 당신 없이 너무 잘 살고 있는 거 같애. 당신 없어도 집안이 잘 굴러가. 어떡하지?"했는데

옆에서 놀고 있던 현승이가  누나가 만들어 온 아이클레이 작품을 갖고 오더니만.

"아니잖아. 엄마. 이거 아빠가 없어서 못 달았잖아" 합니다.

사실 것두 엄마가 마음만 먹으면 달 수 있어! 임마! ㅎㅎㅎ


거실 바닥에 낮기온 30도가 넘었다고 하는 어제까지도 카펫이 깔려 있었습니다.

겨울에 보면 아늑해 뵈고, 따스해 뵈는 카펫이 어제 막 집에 들어왔는데 속에서 천불이 나도록 덥고 싫은 거 있죠.

이번 주 시험 끝나는 남편이 올라오면 여름 돗자리로 갈아주겠지만....

아~ 도저히 참을 수가 있어야지요.

에라 한 번 해보자. 하고는 치우기 시작하는데 문제는 카펫의 일부분이 에어콘 밑에 들어가 있는 거예요.

한 발로 에어콘 들어올려 밀고 카펫 땡기고 하는데...

현승이가 옆에서 자지러지네요.

첨에는 옆에서 돕겠네 어쩌네 하더니만 갑자기 현관 앞 쪽으로 도망가서는 엉엉 우는 거예요.

"엄마! 하지마! 그거 넘어지면 엄마 죽어. 엄마 하지마. 아빠한테 오면 하라구해" 이러면서요.

으이구, 자식 저런게 약한 마음을 어쩔꼬?


그러나 결국 해내고야 말았습니다.

채윤이랑 비슷한 손목과 팔뚝으로 해치우고야 말았습니다.


정말 남편 없이 지낸 지 3학기 쯤 되니까 남편을 떠나 독립하기가 저절로 막 되네요.

목욕탕 전구 혼자 갈기, 펜치 들고 현승이 트렘블린 다리 조립하기, 혼자 커텐 달기....


이렇게 6학기 지나면 김종필씨 설 자리가 없을 것 같은디...

클 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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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는 기말 시험 전에 '가정학습'이라는 것이 있다.

일주일 동안 수업 없이 '가정에서 학습'을 하라는 것이다.

이번 주는 남편 신대원의 가정학습 기간.

"당신 내려 갈거야?"

"내가 안 내려갔던 적 있었어?"


그렇게 남편은 또 내려갔다.


1학년 1학기 가정학습 때는 좀 황당하고 기분 나쁘고 그랬던 것 같다.

'생각만 하고....뭐 집에서 공부하면 내가 잡아 먹기라도 하나?....이기적인 인간! '


가정학습 기간에 남편이 집에 있을 거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지만 되도록 내려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집에 있으면서 도서관을 다닌다 해도 분명 나는 기대가 생길 것이고,

무엇보다 남편은 집중모드로 들어가면 다차원의 기능이 안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이 쌓일 것이라는 생각.

차라리 깔끔하게 보내고 시간을 준 후에 올라오면 내 맘대로 써먹자! 이런 결론이 난 것 같다.ㅎㅎㅎ


다른 어떤 주보다 어제 강변역에 기분 좋게 내려주었다.

매일 아침 새벽기도를 마치면 남편이 문자를 보내주는데,

새벽기도가 없는 탓인지 9시가 되도록 핸펀에서 문자 왔다는 소리가 없다.


아침 설겆이를 하고 밖에서 들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기분이 좋아서 바로 식탁에 앉아 문자를 날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이 성실한 사람 이라는 것이 감사하다.

어디에 있어도 몸과 마음과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이 내게 힘이되고,

나 역시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잠시 후 답신이 왔다.


내 맘을 다 알고 있다는 듯...^^


주일 저녁 교회 권사님 한 분과 얘기를 나누면서 그런 말을 했었다.

'결혼 초부터 남편은 제게나 아이들에게나 늘 함께하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신학을 시작하면서 혼자 아이들과 있는

주중에 많이 힘이 들었어요. 이제는 적응도 됐을 뿐 아니라, 남편이 뭔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자신의 가정, 자신의 아이들을

맘 놓고 맡겨 놓을 수 있다는 것, 제가 남편에게 그렇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해요'


가끔은 힘이 들지만 정말 그렇다.

남편이 무언가에 집중하기 위해서 반은 그의 책임인 가정과 두 아이 양육을 책임져 줄 수 있다는 것,

부부가 아닌 다음에 가능하기나 하겠나.


이렇게 이번 학기도 마무리 되어간다.

그러면 딱 반이 지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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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클럽에 남편에게 보내는 글을 써놓고 싸이홈에 갔더니 쪽지가 일곱 통이 와 있었습니다.

남편이 보낸 폭탄 쪽지인데...그걸 죽 이어 붙인 것이 아래의 글입니다.

읽으면서 울다가 웃었습니다.

어쩌면 남편의 쪽지를 보고 답장을 쓴 것처럼 편지를 썼으니 말예요.

이래서 8년 산 부부인가 봅니다.

 

================================================

 

 

나의 아내 SS에게

지금 시간, 4월 30일 밤 11시 7분! 방금 내일 제출할 세 번째 과제를 끝냈어. 우와~ 세 개의 과제를 다 해냈어!

이제 내일 수업 이후엔 수요일 시험 준비만 잘 하면 되고, 또 시간 상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 같애. (^^)

흐트러진 마음이 어떻게 가지런히 잡혔을까? 역쉬~ 당신 덕분이야.

몇 주간 처음 가졌던 열정이 식어가고,

벅찬 학교 커리를 따라가는 의지가 꺾이고,

괜히 마음이 우울해지고,

기도의 언어는 얼어붙고,

미래는 불안해지고…

옛날 같았으면 그렇게 질퍽되는 걸 은근히 즐기면서 스스로 자학하는 재미를 추구했을 테지만,

이제는 단호하게 그런 태도를 끝낼 줄 알게 된 것 같아. 다 당신 덕분이야.

당신의 격려가 나를 더욱 성장하게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어. 고마워. (^^)
조금 있으면 우리가 결혼한 지 8주년이 되는 해야. 벌써 8주년이라니….

난 아직도 신혼 때의 감정과 신혼 때의 설레임과 신혼 때의 깨끗한 집과 신혼 때 당신에게서 느꼈던 신비감이 있는 것 같은데,

8년이라는 말이 잘 믿기지가 않아. 아무래도 18년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일 것 같애. (^^)

처음 몇 년은 좋으면서도 사실 힘든 면도 있었던 게 사실이야. 당신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이 참 힘들 때도 있었지.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그런 어려움이 사라졌어. 참 좋아.

그러고보니 당신의 피부가 그렇게 부드러운 지 근래에 알게 된 것 같고,

그러고보니 당신이 나에게 정~말 좋은 돕는 배필이라는 것도 근래에 더 잘 알게 된 것 같아.

올해 들어 더더욱 깨닫게 된 건데, 당신은 내게 아주 완벽하게 적합한 배우자야.(^^)

그런데 나는 당신에게 그렇지 못한 건 아닐까? (염려되네. --)


결혼 초부터 내가 붙들었던 몇 개의 말씀과 문구가 있었지. “사랑은 오래참고”, “예수님을 사이에 두고 사랑하기”...

요샌 이 말씀이 새록새록 내 마음에 아로새겨지는 거 같아.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한 것 같이, 아내를 사랑하라”.

어느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이 말씀이 마음에 파도를 일으켰던 것 같아.

예수님께서 죽기까지, 그야말로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교회를 세우셨건만, 그래서 남편들에게 그렇게 아내를 사랑하라고 했건만, 나는 내 아내를 위해 얼마나 희생하는가? 과연 희생이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하고 있나?

억지로 시키니까 조금 모양만 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

당신한테 말만 번지르르 하게 사랑한다고 했지,

실상 아내사랑을 위해 내가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얼마나 희생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되었어. 아니 회개했지.
그래서 당신한테 “든든한 나무가 되어주고 싶다”는 뜻으로 문자를 날렸던 것 같애.

이렇게 말해놓고 보니 또 미안하네. 그 이후로도 여전히 금요일 저녁조차 희생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야...(^^;)

결혼 8주년인데, 선물 하나 마련하지 못하고, 세레모니 하나 준비하지 못했어.

내가 왜 이렇게 건조해졌을까? 너무 내 일에만 매몰되어 있는 것 같애.

나를, 내 시간과 내 스케줄과 내 구상을 희생할 줄 모르는 것 같애.

부모님께만 아니라 점점 당신과 아이들을 위해서도 나를 희생할 줄 모르는 게 아닌가 싶어.

미안해. 여보. 당신의 희생은 당연한 걸로 여기면서,

정말 나는 이제 사역자이니 내 희생이 적어지더라도 이해해달라는 메시지만 당신에게 전했던 것 같애.

그러다보니 이렇게 결혼 8주년인데, 당신을 위해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바보천치가 되고 말았어

 

나 없이 두 아이 데리고 매일매일 힘겹게 사는 당신에게 이루 말할 수 없이 미안해.

지금껏 돈도 제대로 못 벌면서 내 소명 하나 제대로 찾지 못하고 방황만 해서, 그래서 당신을 힘겹게 해서 미안해.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아. 당신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싶어. 당신이 쉴 수 있는 커다란 그늘을 가진 나무가 되고 싶어. 당신이 언제든지 와서 얻을 수 있는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는 풍성한 남자가 되고 싶어.

요즘 내 내면이 많이 성장한 거 같아. 조금 외로움 때문에 당신에게 걱정을 주기도 했지만,

정말 내가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어.

여보! 내 소원은 하나님의 도구가 되는 거야. 그게 어떤 형태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그렇지만 지금껏 나를 인도하셨던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그렇게 인도하실 거라는 믿음이 생겨.

예전엔 지나고 나서야 그걸 깨달았지만, 그래서 주어진 현실에서 놓치고 지나간 게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오늘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앞으로 하나님께서 더 큰일 맡기실 것이란 기대가 들어.

당신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아. 물론, 그 일이 목회가 될 지 그렇지 않으면 다른 무엇이 될 지 난 몰라.

그렇지만 염려하지 않아. 하나님께서 우리 두 사람 모두가 행복해 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우리가 살아온 모든 것으로 다른 이들을 섬길 수 있는 길로 우리를 인도하시리라 믿어.

여보! 이번 주 금요일을 기대하면서 준비할 게. 당신과 두 아이와 함께 즐겁게  관람도 하고, 또 함께 저녁식사를 할 것을 기대할게. 그 순간 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행복할 수 있도록 준비할게. 그리고 5월 24일 당신과 함께 갈 여행을 미치도록 기대하며 준비할게.

아무것도 줄 게 없고, 준비 한 게 없어서 이렇게나마 편지 한 통 보낸다. 미안해. 사랑해.

당신의 남편 JP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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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신비>


주어서

덜어짐이 없고

잃어도 상실이 없는

사라의 신비로

가장 높은 법을 삼아

어리석음을 택해 사는 나날


그대 하나

오롯이 사랑한 내게

신께서 허락하신

빛나는 것 중에도

가장 빛나는 축

복이려니....


청첩장에 실었던 詩



 

나의 사과나무 김종필씨.


우리가 결혼했던 1998년 5월 1일에는 날씨도 참 화창했었는데...

도산공원에 야외촬영을 하러 갔을 때 온통 연초록의 푸르름 천지였었어.


계속 몸이 안 좋아서인지,

날씨가 이래서인지,

당신이 없어서인지,

게다가 오늘이 우리의 결혼기념일이어서인지...

마음이 어두침침한 것이 흑백사진 같아.


함께 있어서 둘이 식사를 하고 세러모니를 한다고 별다르지도 않을텐데 꽤 서글프네.


당신이 보낸 문자처럼 신비롭기만한 우리의 결혼생활 8년이야.

그렇게도 다르게 생긴 당신과 내가 서로 깊은 부분까지 이해하고 공감하는 '영혼의 친구, 부부' 로 만들어져가는 8년.

그렇게 이름 붙이면 될까?


일찍 집에 들어와서 우리 결혼사진, 신혼여행 사진, 청첩장, 신혼초에 찍은 사진들을 들여다 봤어.

정말 그 때는 젊었더라.

결혼식날 식 마치고 양평으로 달리던 그 드라이브 길의 푸르름이 아직도 선명한데 벌써 8년이라니 말야.


8년 동안 우리가 받은 소중한 선물 채윤이와 현승이,

그리고 당신의 소명을 찾아 함께 걸어온 과정,

당신의 가족을 내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힘겹게 사랑을 연습하며 일궈온 관계들,

다 귀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당신과 함께 하면서 당신의 기다려주고 참아주는 큰 사랑으로 달라진 내 모습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

지적하는 대신 침묵하고,

당신의 취향을 포기하며 나를 배려해주고...

생각해보니 당신은 성경의 말씀처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신 것 처럼' 희생하며 사랑해줬던 것 같아.

그 사랑 덕분에 나는 내 인격의 연약한 점을 큰 상처없이 스스로 더 잘 보게 되고,

돌아보게 되고, 기도하게 되면서 결혼 8년 동안 많이 자란 것 같아.

(아직도 갈 길이 멀었지만 말야)

그래서 '결혼은 치유'라는 말이 꼭 맞는 말인 것 같아.


청첩장에 실었던 시를 다시 읽어보니 지난 8년 우리의 사랑이 그 날의 약속에 그다지 부끄럽지 않은 것 같아.


당신과 함께한 8년이 내게는 치유이고, 성숙일 뿐 아니라

무엇보다 당신을 사랑함으로 더욱 그 분께 가까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


함께 하지 못하는 결혼기념일이라 조금 쓸쓸하지만 앞으로 함께 할 날들이 많으니...

옛날 얘기하면서 함께 하는 날이 또 있을거야.


어떤 경우에도 당신 편이고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당신의 아내가 있다는 것 잊지말고,

화이팅하고 공부해.

알지 내 마음?


2007년 5월 1일       당신의 나리꽃 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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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이런 저런 신발들은 주로 천안에 있다.
운동화며 일상적으로 신는 스니커즈며 축구화며....
지난 월요일 아침 같이 산책을 하는데 운동화가 집에 없어서 스니커즈 신고 한 시간 걷고 내려가서는
 허리 아프다 다리 아프다하는 문자가 날아왔다.
 
남편이 천안으로 가도 늘 집에 남았있는 신발은 오직 구두다.

 
 
결혼할 때 예복과 함께 샀던 남편의 구두다.
결혼하고 수 년 동안 일 년에 구두를 신는 일이 손에 꼽혔다.
직장도 정장을 하고 다니는 곳이 아니었고, 또 학생이었거나 공부하던 시절이 대부분이었으니까.
주로 스니커즈를 신고 다녔고 결혼식이 있을 때나 한 번씩 신던 구두이다.
그래서 늘 새 것 같았던 구두이다.
 
작년 어느 날 남편이 벗어놓은 구두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바닥의 안창이 일어나서 밖으로 쑥 나와있을 뿐 아니라 생각보다 훨씬 구두가 낡아 있었다.
결혼예복을 사던 그 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양복도 양복이지만 산뜻하고 세련된, 반짝이는 구두를 신은 남편이 멋져 보였었다.
 
생각해보니 작년부터는 주일마다 정장에 구두를 신었을 뿐 아니라 학교 가는 날이 아니면 양복 입는 일이 정말 많아졌다.
덕분에 작년 1년 새 구두가 그야말로 8년 된 구두의 모양을 갖춘 것이다.
작년 1년 동안 철철이 양복 사대느라 구두까지 장만할 엄두를 못냈다.
가끔 내가 사려고 해도 남편이 '아직 몇 년은 더 신을 수 있다'며 손사레를 쳤다.
그도 그럴 것이 아울렛에서 세일을 했다고 하는 구두가 십 만원이 넘으니 말이다.
이번 결혼 기념일에는 꼭 구두를 사줘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애들 인형극 보여주러 2001 아울렛에 갔는데 59000원에 기획전에 누워있는 구두가 있어서 얼른 주워왔다.
 
 
 
 
 
남편은 '자칭 5다리' 때문에 오래 서 있는 걸 많이 힘들어 한다.
그래서 신발에도 민감한 편이다.
그래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신는 컴포트화 기획전이 있으면 가장 편하고 가장 가벼운 스니커즈로 사다 신기곤 했었다.
 
그걸 알기 때문에 남편의 위에 있는 저 한 쪽 굽이 다 닳은 구두를 신고 서서 설교를 하고 오래 서 있는 생각을 하면
마음 한 구석이 짠했다.
남편이 양복을 입고 구두를 신고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한꺼번에 올라온다.
특별한 일에 양복을 입는 것이 아니라 양복이 일상복이 된 사람은 '자기 일'이 있는 사람이다.
'자기 일'이 있어도 양복이 일상복이 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남편의 경우 양복이 일상복이 됐다는 것을 그렇게 찾고 찾던 자신의 일을 만났다는 것이다.
그러니 양복을 입고 타이를 매고 구두를 신고 검정 서류가방을 들고 나가는 남편의 모습은 얼마나 행복한 그림인가?
그런데 또 그 양복이라는 것이 목에 맨 타이가 목을 조르듯 얼마나 많은 자유를 앗아가는 것이냐?
 
많은 자유를 잃고도 상실감을 느끼지 않고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소명일텐데....
안타깝게도 소명은 대부부의 경우 '직업'이라는 옷을 입고 우리에게 온다는 것.
그 직업이라는 옷이 몸에 너무 거북하지 않고 입고 활동하기 거북스럽지 않아야할텐데....
 

남편에게 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장신대에 간다는 것이었었는데...

남편이 천안의 삼룡동인지 이기동인지에 있는 고신대원에 가 있다.

고신대원으로 간 건 거의 내 의지라 할 수 있다.

예전 연애시절에 처음 남편이 신학을 꿈꿀 때는 너무 자유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것 같아서,

막연히 그런 성향들이 두려워서 고신으로 갔으면 하고 바랐었다.


결혼을 하고 재작년에 신대원을 가기로 결정하면서는 순수하게 현실적인 이유로 고신을 가길 바랬다.

우선 공부할 시간이 짧았고 이왕 신학공부하는 3년 나와 아이들로부터 자유를 좀 주고 싶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우리 교회가 속해 있는 교단이라는 것이 마음에 위안을 주기도 했다.

그것이었다.


남편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신학이 온전히 장신의 칼라와 같은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답답한 고신 분위기는 더더욱 아니었다.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질 못했다.

남편 역시 그런 게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고신대원에 갔고 생각지도 못한 수석입학을 하고 여전히 수석의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지난 주 올라와서 남편이 '외롭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남편이 꺼내는 말에는 말 이전에 아주 많은 경험과 생각이 쌓여 있다는 것을 안다.

다 설명하지 않아도 그 말에 함축된 많은 염려과 근심과 고뇌를 느낄 수 있었다.

늘 그렇듯  남편 자신이 느끼는 것보다 내가 훨씬 오버된 감정이입으로 더 마음이 아픈지 모르겠다.


'여자 목사 안수 문제'가 화두가 돠어 동기들과 이런 저런 논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주제를 가지고 논쟁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남편에게는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동기들 클럽에 그런 논쟁에 달린 댓글 중에는 '여자들은 높여주면 안되게 돼있어' 하는 정도의 표현도 있다. 헐~ 한 사람의 자연인이 아니라 사람들의 영혼을 책임지겠다고 선지동산으로 들어간 목회자 후보생의 생각이다.

하긴 수 년 전에 '기저귀 찬 사람이 어떻게 강단에 서냐?'는 무식한 발언을 한 목사가 합동측 교단에 있었기도 했었다.


사람들과 생각이 분명하게 다른 것을 느껴을 때 늘 그런 것처럼 빨라지고 커지는 심장 소리가 몸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그저 이해하고 들어줘야 하는 정도의 차이가 아니라 같이 논쟁하지 않을 수 없는, 침묵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이기 때문에 마음이 말할 수 없이 불편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단지 이런 문제 뿐 아니라 일일이 다 표현할 수 없는 이유들을 생각하며 이번 한 주 내내 '장신대로 갔어야 했나?' 하는 생각을 했다. 굳이 내가 고신을 가라한 것은 아니지만 내 심중을 헤아리고 고신을 선택한 것임을 알기에 미안한 마음도 가눌 길이 없다.

어리석은 생각임을 안다.

'모든 것이 주께로부터 왔으니'라고 찬송하는 사람이 과거를 돌아보면 '만약'을 곱씹을 일이 아니다.

'오늘, 여기서, 그 분을 위해'를 되뇌이며 살아오지 않았나.

오늘 여기에 김종필씨가 있는 것은 '주께로부터 온 일'이라고 믿으며 힘을 냈으면 좋겠다.


이번 주 내내 남편을 향한 기도가 일상을 지내면서도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다.


남편의 외로움이 그 분 안에서 더 커지고 넓어지는 과정이 될 것으로 믿는다.

JP도사님! 힘 내요.






댓글(5)
 
        
정신실 병이다.
지나친 감정이입.
남편의 감정과 내 감정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 혼재된 자아.
확실히 병이라는 걸 안다. 내 병을 내가 알지. (07.04.12 21:52) 댓글수정삭제
김종필 여보! 고신에 나랑 비슷한 생각 가진 사람들, 생각보다 많더라. ^^ 글구, 나보다 당신이 더 걱정되는 것 같애. ^^; 내가 적극적으로 고신을 선택한 건 아니지만, 그것도 다 뜻이 있지 않겠나 싶어.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는 건 내 스탈이 아냐. --; 그나저나 여기 이렇게 이런 걸 공개적으로 밝히면 쫌 내가 곤란해지는데... (07.04.13 16:12) 댓글삭제
강성호 형수님. 용서해 주세요. 형수님의 마음에 상처를 드린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웠어요.

어제는 JP님이랑 2시반까지 얘기했어요. 대화를 통해서 차이는 있지만 이해할 수 있는 정도까지는 가까워졌어요. 저의 과격하고 단호한 글에 상처입었을 것 같아서 죄송하네요. ^^ (07.04.13 22:21) 댓글삭제
정신실 용서라뇨?글이 과격하긴요?
오히려 조심스럽게 입장을 피력하셨죠.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이미 차이로 인해서 생기는 문제가 반은 해소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문제는 대화 자체의 가능성도 열어 놓지 않고 '성경에 써있으니 잔말 마라' 하는 태도죠.
두 분은 생각의 다른 부분에 대해서 서로 마음을 열고 들으려 하고,
또 물러서지 않고 토론하는 정말 좋은 관계시잖아요~^^
염려 푹 놓으시고요~

다행히 한영교회는 김세윤 목사님이 오셔서 성경공부를 가르치실 만큼(예전 일이긴 하지만...) 고신 교단 내에서도 좀 다르니까 신학적인 입장의 문제로 열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이번 일을 보면서 예전에 있던 교회에서의 상황들도 많이 생각나고 하면서 답답해졌어요.

아직 젊은 분들인데 은퇴를 앞둔 보수교단 목사님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사고방식과 태도를 가지고 신학을 한다고 생각하니 순수하게 평신도의 입장에서도 답답하더라구요.
기회가 되면 함께 더 많은 얘기 나눠요.

주일준비로 오늘은 많이 분주하시죠? 이쁜 색시와 함께 봄날을 누리고 싶으실텐데...
낼 설교도 화이팅이구요! (07.04.14 10:20) 댓글수정삭제
강성호 낼 설교 없어서 색시랑 청계산갔다 왔어요.
다음번에 같이 가자고 색시가 그러네요. 현뜽, 채윤이도 데리고 같이 나들이 가요. ^^ (07.04.14 23:07) 댓글삭제

남편이 신대원 동기들 까페에 예전에 복상에 썼던 글을 올리고 있다.

그 덕에 예전 글을 하나 하나 다시 읽어보게 보며 우리 가정과 부부관계의 변화들을 새롭게 보게 된다.

대부분의 글에서 읽혀지는 생각이 요즘과 크게 다르지 않고, 그 때 생각한 원칙들을 지키면 살아오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유독 고부간의 갈등 얘기는 지금 읽어보니 '상당히 갈팡질팡' 하면서 썼던 것 같다.

글이 그래도 내가 고부간의 문제로 얼마나 갈팡질팡 좌충우돌 했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야말로 '공사중!' 그 상태다.

 

지금도 마음의 집이 완공된 것은 아니지만 나름 뼈대를 갖추고,

조금은 여유를 갖고 한 발 물러서서 미소지으며 이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이 곳으로 이사하기 전까지도 여전히 어머님의 어떤 행동들 때문에 내가 마음을 다치곤 했었는데 무슨 계기가 내 마음을

새털처럼 가볍게 했을까?

생각하다가 답을 찾았다. 홀리맘 모임에서 함께 읽었던 '그리스도인 가족의 경건훈련'을 스터디 할 때가 시작이었다.


 
이 책의 부제가 '풍성한 영적 유산을 물려줄 실제적인 아이디어'였다.
심리학을 좀 공부하고 '치유'이런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들이 부모가 내게 저지를 나쁜 짓이다.
부모의 약점이 내게로 와 내 약점이 된 것, 부모가 나를 잘못 키우는 바람에 내게 남은 상처들...
그것을 발견하는 것이 내적치유인 것처럼 나도 처음에 그랬던 것 같다.
헌데, 어느 가정에나 흠이 있는 유산이 있고 부모도 연약함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마음으로 깨달아야 했다.
우리의 약점을 부모로부터 받은 쓴뿌리라고 변명하며 책임회피 하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에게 풍성한 영적 유산을 물려주고 싶다면 우리가 우리 부모를 먼저 용서하고,
또 받아들이고, 이 분들이 남긴 좋은점을 발견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배웠다.
우리 가족 또는 남편의 가족사에 함께 하신 하나님. 아브라함, 이삭, 야곱의 가족사에 함께 하셨던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가족사에 섭리하고 계신다는 확신 없이 아이들에게 무슨 신앙의 유산을 논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우리들의 부모님에 대해서 우리 부모님이 우리에게 남긴 긍정적인 것들에 마음을 두고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 눈을 가지고 바라보는 부모님을 더 없이 귀한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초장모임'이라는 것이 있다.
거기서 만나는 장로님은 기도 때마다 자주 그렇게 기도하신다.
'우리에게 섬길 부모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분들이 우리에게 아무 것 해주시는 것이 없어도 그저 우리 뒤에서 우리를 지켜봐주시고 우리가 언제든 찾아가 섬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알고보면 그 장로님은 부모 덕이라고는 못 보신 분이었다. 그야말로 혼자서 알아서 공부하고 혼자 유학가고 혼자 결혼하고...
흔히 말하는 자수성가 하신 분임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은 그저 부모님인 그 자체로 감사하난다.
이런 분들과의 만남은 날이 갈수록 부모님들의 약점을 가지고 찔리고 아파하는 것이 아니라 내 것으로 받아들이며 사랑하려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번 어머니 회갑에 어머니께 책을 선물해 드리면서 표지에 그렇게 썼다.
어머니를 할머니로 둔 아이들, 우리들 모두 복 받은 사람이라고...
우리 아이들이 할아버지만 보면 아이스크림 사 달라 하고 쵸콜릿 사 달라하며 매달리는데 아버님이 내 눈치를 보신다.
예전에 아이들이 더 어릴 적에 아이들에게 사탕 먹이시고 이유식에 조미료 넣으시는 것 보면서 많이 속상해 했었든데...
요즘은 할아버지에게 아이스크림 사달래서 먹는 아이들 보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통제하고 못하게 하는 엄마만 있으면 애들이 얼마나 갑갑할까? 가면 무조건 다 들어주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계셔서얼마나 얘네들은 행복한가?
 
섬길 수 있을 때 더 잘 섬겨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친정엄마야 아무런 노력없이 그저 안쓰럽고 사랑스럽지만 시부모님에 관한한 더 많이 그 분들의 장점을 생각하면 감사해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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