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SS 영혼의 친구274 책가방 싼 목사님 "여보, 나 오늘 심방 가서 어땠는 줄 알아? 도착해서 내릴려고 보니까 가방이 없는 거야. 가방을 안 갖고 몸만 간 거지. 어떡하긴? 그냥 들어 가야지. 가서 '성경 좀 하나 빌려주세요.' 그랬어." 심방 간 목사가, 것두 진짜 점잖고 차분한 이미지의 목사가, 사실 완벽주의 기질도 다분한 목사가, 덜렁덜렁 몸만 가서 '저.... 혹시..... 성경 있으면 하나 빌려주실래요?' 했다는 얘기다. 킥킥거리며 그 고해성사를 하더니 목사님은 주일을 위해 서둘러 잠자리에 드셨다. 모두 재우고 혼자 남은 나는 거실에서 조용히 책을 읽다가 '나도 이제 자야지'하고 불을 끄고 들어가려던 중이었다. 뙇! 현관 미닫이 문에 책가방 챙겨놓은 목사님의 마음을 발견! 심방 갈 때 놀란 마음 주일 예배 갈 때 확 쫄아서 가방 살포.. 2013. 4. 19. sabbath diary2_꿈이 있는 자유 어제 저녁부터 몸이 안 좋아서 겨우 일어나 아이들 등교를 시켰다. 남편은 남편대로 특새가 있어서 다녀오신 후 몸이 노골노골해져 가누질 못하시니 우리들의 안식일 아침 분위기가 영 생기가 없다. 예정된 코스는 일찍 집을 나서 심학산을 걷고, iami님 블로그에서 보고 찍어 놓은 송도의 '어다리 횟집'에 가서 점심특선을 즐기는 것이었다. 몸이 따라주질 않아서 이도 저도 못하겠다 싶었는데 커피 한 잔을 하며 이 얘기 저 얘기 하다보니 대화가 에너지를 끌어냈다. 시간이 늦어 일단 송도로 향했다. 가격대비 풍성한 점심특선에 양도 적은 부부가 엄청 먹어댔다. 새로운 길 가보는 걸 좋아하는 JP는 엄청나게 긴 다리를 보고 열광을 하며 진입했고 바다 위를 달리며 보는 풍경에 '와, 이 쪽 봐. 저 쪽 봐'를 연발했다. .. 2013. 3. 25. sabbath diary1_찍었어 너, 심학산 결혼 15년, 우리 부부는 굵직한 턴잉 포인트를 많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여러 번 '벽' 앞에 선 느낌, 안개 속인데 한 발을 내디디면 바로 허공인 낭떨어지 앞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느꼈었습니다. 벽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문이었고, 낭떨어지인 줄 알았는데 대로변이었던 경험도 있습니다. 결혼 초기에는 앞이 보이지 않는 그런 나날들이 견딜 수 없이 싫었습니다. 안개를 내 힘으로 걷어낼 수 있다 생각했는지 안달복달 하기도 했었지요. 결혼 15년을 함께 걸으며 둘이 함께 가는 길이라면 막다른 길에서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겠다 싶은 뱃심이 생기는 듯 합니다. 산길을 걷다 모퉁이 같은 길을 만나니 쭉 뻗은 길보다 오히려 반갑더군요. 올해부턴 월요일 함께 보내는 시간들에 더 의미를 부여해 보자는 것에 합의. 유진.. 2013. 3. 12. [애니팡]정신실님이 ♥를 보냈습니다 강의로 인해서 하루 저녁 집을 비우는 일이 있었습니다. 짐을 다 챙기고 여유가 있어서 현승이에게 간식 챙겨 먹으라는 쪽지를 한 장 남기려고 펜을 들었다가 세 장을 연거푸 써서 벽에 붙였습니다. 현관에서 들어오자마자 바로 보이는 곳 벽에 나란히 붙였습니다. 편지 마지막 부분에 하트을 그려 넣었는데 의도적으로 남편에겐 여섯 개, 아이들에겐 다섯 개를 그렸지요. (채윤, 현승 편지 쓰면서 하트 갯수에 신경을 쓰면서 그렸어요. 혹여 양 쪽 갯수가 다르면 안되니까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지요. 채윤이나 아빠는 예사로 볼 일이지만 현승이는 (쪼잔하게도) 분명히 하트의 갯수를 셀 겁니다. 아니나 다를까 저녁에 통화를 하면서 '엄마, 그런데 왜 우리는 하트가 다섯 개고 아빠는 더 많아?' 합니다. (완전 예상.. 2012. 10. 27. 신혼을 만나다 그대를 향한 나의 마음은 어둠은 이길 수 없는 깊고 깊은 생명의 빛 그대를 향한 나의 마음은 아침 내 창가에 내린 햇살과 같네 얼핏 사진만 보면 부부듀엣 '김씨네' 작은 콘서트 같습니다. 만. 사실을 그렇지 않습니다. 만. 노래 한 곡으로 다 설명할 수 있기도 한 강의와 아름다운 만남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만. 그렇다고 노래 한 곡으로 끝내는 건 강의에 대한 예의도 블로그에 대한 예의도 아니니까요. 강의나 블로그는 주절거리는 것이 제 맛! 다사다난 했던 지난 일주일의 가운데 날, 수요일이었지요. 청평의 휴양림에서 몇 커플이 모인 신혼부부 학교에서 오랜만에 부부가 함께 강의를 했습니다. 요즘 한참 둘이 꽂혀 있는 '꿈이 있는 자유'의 '그대를 향한' 노래로 '장소팔 고춘자식 결혼강의'의 문을 열었습니다... 2012. 4. 16. 모든 처음 '자민련 김종필 대표'도 아니고, 그 이름도 어색한 '김종필목사' 오늘 목사되고 첨으로 주일예배에 축도를 했습니다. 1부 예배 마치고 그 분께 온 메세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는데 울컥했어' 2부 예배엔 실시간 영상예배로 화면 캡쳐해서 저 사진을 건졌습니다. 3부 예배엔 본당사수 하고 그 분의 축도를 머리 조아리고 실시간으로 받았습죠. 목사안수를 받은 주일에는 매 예배마다 담임목사님 대신 축도를 하는 배려 깊은 전통이 있네요. 게다가 5부 예배엔 결혼식이 있어서 이재철목사님과 나란히 주보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이.... 하악하악. 월요일 안수받고, 바로 그 주 토요일에 결혼식 주례를 하는 영광이 있었어요. 극강동안으로 인한 우려가 있었지만 특유의 진중함으로 어렵고 떨리는 첫 주례를 통과.. 2012. 4. 15. 이 시대 부끄러운 이름 목사, 되다 주방 씽크대 앞에 꽃이 피었습니다. 한 송이 두 송이 꼬맹이 쥬스병에 꽂아 둔 꽃들이 볼수록 사랑스럽습니다. 저기 꽂힌 꽃들이 들꽃이면 더 그럴듯 하겠네요. 저렇게 꽂아두는 꽃 바라보는 걸 좋아합니다. 소박하고, 일상스럽고요. 남편이 목사가 되었습니다. 이 시대에 부끄럽다 말하기도 부끄러운 '목사'라는 이름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소박한 안수식에선 사실 아무 감흥이 없었습니다. 어쩌면 어머님, 친정엄마 두 분이 가장 감동에 겨우셨었던 것 같습니다. 블로그의 절친님들께 죄송합니다. 누구보다 함께 기뻐해주실텐데 미리 알리지 않았습니다. '이 시대 가장 욕 많이 먹는 사람들이 목산데... 목사되는 게 뭐 자랑할 일이라고...' 라며 갓 나온 따끈따끈한 김목사님이 그러길 원했습니다. 그래도 우연히 알게되어 찾아와.. 2012. 4. 11. 땡땡 언 사골국물, 녹을 날이 있겠지요 1. 사골을 끓여서 한 번 먹을 양만큼 담아 얼렸다. 시어머니께로 가는 사골이었다. 두통 때문에 냄새에 예민하셔서 당신 손으로 끓이면 입맛이 떨어져 드실 수 없다고 하셔서 언젠가부터 어머니께 사골이 생기면 내가 갖다 끓여서 인건비를 사골국물로 떼고 다시 갖다드리는 시스템이 생겼다. 물론 내가 자발적으로 그러겠노라 한 것이다. 나는 사골 끓이는 게 쫌 재밌는데다 최대한 어머니가 뭔가를 하시고, 뭔가를 나눠주셔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자유로와지셨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어머니를 위하고, 자발적이었던 일이었는데 이번엔 좀 껄쩍지근한 마음으로 주고 받는 형국이 되었다. 2. 며느리 편에서 보자면 유달리 요구가 많으신(당신편에서는 전혀 그 반대로 생각하고 계시는) 어머니가 신혼 초부터 기사로, 같이 살 때는 김치담그.. 2012. 4. 6. 신대원 가는 남편4_오늘 여기서, 그 분을 위해 이제껏 내가 본 김종필이 가장 활기가 넘칠 때는 소그룹 공동체를 주도적으로 섬기고 있을 때다. 공부할 때 또는 책을 볼 때 가장 김종필스럽기는 하지만 김종필은 공부가 삶과 연결되지 않는 것을 죽을 만큼 못견뎌 하는 사람이다. 김종필의 철학과 공부의 대부분은 소그룹 공동체 안에서 삶으로 드러날 때 아름답게 빛을 발한다. 남편은 '대화' 그 중에서도 '듣기'의 철학에 매료돼 있는 사람이다. 매료돼 있는 만큼 잘 듣는 사람인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내게는 잘 들어주는 사람이고, 목장이나 소그룹 공동체 안에서는 그런 것 같다. 소그룹 공동체를 더 의미 있게 나아가게 하고, 그 안의 사람들을 일깨우는 프로젝트에 김종필은 남다른 감각이 있다. 그리고 그 일을 할 때 가장 즐거워하는 것 같다. 남편에게 목회를 하기 위.. 2012. 4. 2. 신대원 가는 남편3_나 사람 만들려고 예전 한영교회 청년회 시절에 한영고등학교 교사를 하던 선배가 한 분 계셨다. 어느 날 갑자기 그 선배는 교직을 정리하고 기윤실 간사로 자원하여 들어갔다. 그 시절 교회가 떠들썩 했었다. 장로님들 대표기도 하실 때마다, 혹 기윤실 관련 광고에 그 분의 이름이 거명될 때마다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좋은 직장, 안락한 직장을 포기하고 대신.....'하는 내용들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기윤실로 가신 선배는 지금 기독교 시민운동에서 내로라 하는 현역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얼마 전 우리 교회에서 사경회를 인도하셨던 최영기 목사님은 인생에서 가장 화려했던 어느 날 모든 걸 버리고 신학교로 가셨다. 실리콘 밸리에서 위 아래로 인정받는 공학박사 연구원으로 일하던 시절에 부름을 받아셨단다. 해서, 훌훌 다 털어버리고 .. 2012. 4. 1.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