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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SS 영혼의 친구274

신대원 가는 남편2_ 미덕아닌 low self esteem 주변에서도 그랬다. 우리 엄마의 사위에 대한 평은 늘 이렇다. '사람이 점잖고, 찬찬하고....차~암, 저 사람은 어찌 저렇게 찬찬한지...' 우리 시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평은 이렇다. '걔가 어릴적 부터 점잖았었다' 그렇다. 남편은 겉보기 점잖은 사람이다. 입에 발린 말, 조금이라도 정서상 오버가 된다 싶은 말, 결정적으로 어떤 말이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는 말이라고 생각되는 말은 거의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어쩌면 남달리 내가 김종필에게 빠진 이유는 그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자신은 드러내지 않는(어쩌면 때로 인정하지도 않는) 가능성들을 보았다는 것. 때문에 나는 남편을 만나 연애하고 결혼해서 사는 동안 남편의 low self-esteem 성향을 그리 싫어하지 않았다. 가끔 '좀 나서지, 좀 드러내지'하.. 2012. 3. 31.
신대원 가는 남편1_김종필vs박찬욱 제 안에는 '표현의 영'이 늘 살아 역사하시는 모양입니다.  남편이 늦게 신대원을 가기로 결심했던 7년 전. 고민하고 결심하여 그 길을 가야하는 당사자 남편보다 옆에서 더 난리 부르스를 땡겼습니다. 함께 고민하며 기꺼이 동의했지만 그냥 맨입으로 신대원에 보낼 수 없어서 서너 편의 글을 당시 싸이 클럽에 썼었습니다. 우연히 그 글을 다시 읽게 되었고, 다시 읽으면서 '정신실, 참 애쓰며 산다' 싶었습니다. 표현하지 않고 때로 잘 느끼려하지도 않는 남편 몫까지 대신해서 느끼고 정리하고 말로 글로 토해내는 시키지 않은 짓을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느라 그나마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는지도.... 어렵고도 쉬웠던 7년 여의 세월을 보내고 목사안수를 받으며 이 글을 다시 읽어봅니다. 그냥, 다시 꺼내 읽고 나누고 싶.. 2012. 3. 30.
Pat & Mat, 처남과 매형  이거슨. 이삿짐 센터 직원님들도 아니고, 우리 채윤이 어렸을 때 즐겨보던 에니메이션, 쌍둥이 형제가 공사도 하고 요리도 함께 하면서 말없이 대형사고를 쳐대는 의 한 장면도 아니고, 그저 처남과 매형이 아이들 이층침대 구조 바꾸는 일에 힘을 합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언젠가 매형은 시민단체 운동가로 일하고 있었고, 처남은 아버지의 대를 이은, 그 이름도 자랑스러운 2대 목회자로 교회의 녹을 먹고 있었다. 어느 새 두 사람은 자리가 바뀌어 매형은 늦깎이 목회자로, 처남은 늙은 나이에 시민단체 바닥 간사로 들어가더니 타고난 싸움꾼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교회개혁 운동의 최전선에 서 있있기도 했다. 처남 매형은 서로 얼굴을 마주하면 신뢰와 존중 속에 살짝 어려워 하는 사이. 그러나 서로 안 보이는 곳에서.. 2012. 3. 26.
치우치지 않는 남자의 화이트 데이 내가 느끼는 남편의 최고의 장점이기도, 내게 가장 버거운 성품이기도 한 것이 '치우침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내 꺼니까 더 괜찮고 나와 연관있으니까 더 근사하단 식의 무의식적 치우침이 참 없은 사람이다. 당연히 내 여자라고 무분별하게 편들어주는 일이 없다(라고 말하면, 이제 눈치 많이 생겼다고! 나름 노력 많이 하고 있더고! 항변하고 싶겠지만) 나는 내 새끼라고 무조건 편이 되어주는 사랑을 받아보질 못했다. 내 새끼이기 전에 먼저 목사의 딸이었다 .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혼날 일은 일단 내가 먼저 혼나고 한 개 더 혼났고, 안아줘도 남의 아이들 먼저였고, 뭘 잘해와도 칭찬보다 먼저 '교만하지 마'라는 설교를 먼저 들어야헸다(라고 나는 기억한다) 그래서 지나치게 '편' 또는 '편 들어주기'에 집착한다.. 2012. 3. 15.
그의 시, 그의 노래 JP님은 한 때 시인이었다. 시를 지어 노래를 만드는 노래하는 시인이었다.그의 마지막 작곡은 내 기억으로 한영교회 청년회 주제곡이었다. 참 좋은 노래였다. 기타를 들고 눈을 지긋이 감고 허공을 향해 고개를 살짝 든 채 노래하는, 그리고 노래를 만들고, 북한 어린이들을 위해 한 끼 금식을 하여 점심값을 보내는....아무도 시키지 않는 일을 하는 그런 매력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누가? 라고 하는 사람이. 나를 만난 이후로 남편이 노래를 만들지 않았다. 남편의 더 젊은 시절을 알고 보낸 친구들은 우리가 교제하고 결혼할 즈음에 '어떻게 종필이 오빠 얼굴이 저렇게 밝아질 수가 있냐?'고 놀라곤 했었다. 나 역시 남편을 본 첫인상이 '거참 사람 참 젊은 사람이 되게 칙칙하네' 이런 느낌이었으니까.틀린 말은 아닐 것.. 2012. 3. 7.
이 남자들 사는 법 휴일 아침. 엄마 중독에 아내 중독인 중독자 두 남자 모습. 엄마이며 아내가 기운이 좀 없어보이자 앞 다투어 설거지 하고 커피 내릴 준비하는 중독자들. 저러고 있다가 아내 중독자가 엄마 중독자에게 한 마디 한다. "야, 너는 내가 결혼하고 몇 년 있다 터득한 걸 어떻게 벌써 깨달았냐...." (하면서 행여 이 놈에게 질세라 그라인더 돌리는 손이 빨라진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2. 3. 1.
남편을 위한 어머니 생신상  알고 있는 요리를 하든, 요리책을 찾아서 하든, 어디서 한 번 먹어보고 하든, 생전 처음 듣도 보도 못한 요리를 만들어보든.... 닥치고 요리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냄이다. 라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 오늘 저녁 무렵까지 거실에는 저런 풍경이었다. 상이 깔리고 상보가 덮이고 '자 이제 채우보라구!' 하면서 떡 버티고 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갑자기 막막했다. 저녁 6시 까지 뭔가를 먹게 해놓아야 한다! 미션, 미션 파써플!! 몇 해 전 내 생일에 어머니께서 안마기를 선물로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더랬다. '에미 선물이고 애비 피곤하고 근육이 뭉치고 그럴 때 하라고 해라' 일정 정도 섭섭하고 한편 이해도 되는 선물과 선물의 변에 대해서 웃었던 기억이 있다. 오늘 어머니 생신을 집에서 차려드렸다. 생각해보면.. 2012. 2. 26.
셔츠를 다리며 그 의 셔츠를 다립니다. 새하얀 셔츠를 입으며 역할을 입을 그를 생각합니다. 타이를 목에 매며 매일 새롭게자신의 소명에 매이는 그를 생각합니다. 예배를 위해 모여든 사람들과 악수하고 인사나누며 역할에 합당한 웃음을 웃지 않길, 이 옷을 입고 새벽강단에 설 때 자신의 소명에만 눈이 어두워 그럴 듯한 설교연기에 그치지 않길 기도합니다. 역할 너머 참존재로만 그에게 맡겨진 사람들을 환대하고 이끄는 목자되길요. 다림질 하는 손에 힘이 들어갈 때마다 마음의 힘을 넣어 기도해봅니다 2012. 2. 4.
바빠도 좋은 목회자 아빠  새로운 교회에 와서 남편이 물리적으로 매우 바빠졌다. 너무 자주 보아온 주변의 아빠들처럼 같이 저녁식사 하는 건 당연히 어려운 일이고 아주 늦게 들어왔다 아주 일찍 나가는 아빠가 되었다. 오늘 교회에서 남편의 얼굴을 봤는데 너무 반가워서 손을 잡았을 정도. 먹는 걸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남편이 늦게 들어오거나 잠깐 옷 갈아 입으러 들어오면 '뭐 먹을 거 없어?' 하며 간식을 찾는다. 애들도 과자나 간식을 찾는 편이 아니어서 집에 주전부리를 비축할 일이 없었는데 새로운 국면이다. 잠깐 들어와 커피 한 잔과 먹을 것을 찾는 남편을 위해 있는대로 끌어모아 간식을 준비하는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바빠서 얼굴도 잘 못보는 이 남편에게 간식 한 번, 커피 한 잔을 주더라도 내 사랑과 마음을 깊이 담아 내주고 싶었.. 2012. 1. 8.
2011가족피정_챙겨 먹다  일단 곰소항의 간장게장 얘기부터! 아무리 맛있어도 먹기 귀찮으면 맛 없는 걸로 치는 김종필씨가 "내가 지금까지 먹어 본 간장게장 중에서 제일 맛있다" 라고 평을 한 간장게장입니다. 이것 먹으면서 '엄마가 간장게장 좋아하시는데.... 택배로 바로 부칠 수 있다는데 비싸겠지' 생각했습니다. 계산하기 직전에 슬쩍 햬기했더니 우리의 김서방이 "나도 그 생각했는데... 보내드려" 흔쾌히 말해줘서 서울로 몇 마리 바로 쏘기도 했습니다.  이 포스팅을 하면서 생각해보니 우리 부부가 둘 다 먹을 거에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많이 먹거나, 너무 좋은 걸 먹으면 불편해지는 이상한 금욕주의 근성같은 걸 갖고 있는 듯 합니다. 사실 이번 여행에선 '정말 맛있는 간장게장 먹어봤으니 나머지 수십 끼는 아무래도 괜찮다.. 2011.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