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문>

혹 식사를 하신 지 얼마되지 않으신 분이나 원래 속이 좋지 않으신 분은 다음 글을 읽는데 주의를 요합니다. 내용이 느끼해서 속이 심히 울렁거리 수 있겠습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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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남편은 3부예배(청년예배)를 드린다.
주일 2부에 채윤이는 유치부로 현뜽은 유아실에 맡기고 남편과 나란히 앉아 드리는 예배는....
둘이 함께라서 더욱 감사하고 행복한 예배가 된다.

남편이 청년부를 섬기기로 했다.
2부 예배 시간에 청년부 아이들을 데리고 기독교세계관 스터디를 하게 된다.
자연스레 우리는 각각 2부와 3부 예배를 따로따로 드리게 되었다.

남편이 3부 예배를 드리는 동안 왔다 갔다 하면서 아이들을 봤다. 예전에 많은 선배 아기 엄마들이 그렇게 남편을 기다리는 모습을 봐왔었다. 어느 새 내가 그런 자리에 있었다.

예배가 끝날 즈음 유아실 유리문으로 본당 끝 쪽에서 예배 드리는 남편의 모습을 오래 쳐다보았다.
두 손을 펼쳐 들고 찬양 드리는데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닭살?ㅋㅋㅋㅋ)
펼쳐 든 남편의 손이 클로즈업 되어 눈에 들어온다. 손바닥이 넓고 손가락은 짧은 두툼한 손.
나는 원래 관심 있는 남자의 손을 주시하는 버릇이 있는데 예전에 본 남편의 손은 딱 내가 좋아하는 손이었다. 그 손으로 찬양 시간에 기타 반주를 하면 참 멋이 있었다.(거의 쓰러질 정도로...또 닭살?ㅋㅋㅋ)
남편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예전 3청 때의 모습이 많이 생각났다. 참 멋있는 후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이렇게 좋은 사람인지는 몰랐었다. 그 때는 정말 보이는 아주 작은 모습에 매력을 느꼈을 뿐이었다. 결혼해서 보니 정말 훌륭한 사람이었다.

결혼하고 몇 개월 안되서부터 내가 유치부를 섬기게 되었었다. 지도교사라고 말하자면 평신도가 전도사의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남편은 당시 고등부를 섬기고 있었는데 채윤이를 낳고나서 기꺼이 고등부 봉사를 접고 나로 하여금 계속 유치부를 봉사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남편 일생에 그렇게 길게 교회봉사를 쉬어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기꺼이 그렇게 해 주었다.
이제 청년부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함께 나누고 가르치는 일로 봉사를 다시 시작한다. 3부 예배 드리는 동안 남편을 기다리면서 감사했다. 나도 남편의 봉사를 위해서 아이들을 돌보며 기다려 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그리고 또 감사했다. 내가 대견스러웠다.
어쩌면 그 시절에 사람 보는 눈이 그렇게도 확실했을까?
어찌 저렇게 좋은 남편을 선택하는 눈이 내게 있었단 말인가?ㅎㅎㅎ

200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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