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 가면 두 개의 그림이 나옵니다.
물 속에서만 노는 채윤이 그림, 물 밖에서만 노는 현승이 그림.
모래사장에 앉아서 끝없이 모래놀이를 하는 현승.
가끔은 그 모래사장 위를 다다다다 뛰어 다니기도 하는데 그 때가 참 귀엽죠.
헌데, 거제도의 몽돌 해수욕장은 돌멩이로 된 해수욕장이네요.
별로 물 취향이 아닌 현승이는 다다다다 뛰어다니는 놀이를 하나도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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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좀 속상한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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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이는 몽돌이든 모래든 발이 아프든 말든 바닷속에서 나오질 않죠.
재밌긴 재밌고 혼자 놀기에는 쫌 무섭고....이럴 때 채윤이에게 아빠가 있다는 건, 뭐랄까 참으로 복된 일이죠. 저렇게 바다에만 가면 아빠는 채윤이 옆에서 떠나질 못하고 파도타기 시중을 들어야 해요.

두 아이가 참 달라요.
動적인 채윤이, 靜적인 현승이.
두 어른도 달라요.
동적인 신실이, 정적인 종필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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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차 진주 처가댁에 내려왔다가 잠시 얼굴을 보게된 성호삼츈 덕에 가족사진 한 장 남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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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포로수용소 기념 유적지에 갔습니다.
학기 중에 학교에서 '태극기 휘날리며' 영화를 봤던 채윤이는 전쟁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 영화 얘기를 두고두고 하는 것이 마음에 남은 것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수용소의 여러 곳을 돌아보면서도 더운 날씨에 짜증도 별로 안내고 관심있게 지켜보았습니다.
채윤이의 마음과 생각에 전쟁은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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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승이는 나이 때문인지, 아니면 성향 때문인지 시종일관 '엄마! 어디가 나쁜 놈이야?'
"어디가 우리 편이야?"를 묻습니다.
"여기가 어디야? 남한이야? 그러면 북한이 나쁜 놈이야? 미국은? 미국은 나쁜 나라야?"
하는데...
"응. 젤 나쁜 나라는 미국이야" 하고 싶었지만.....
"원래 나쁜 나라, 원래 착한 나라는 없어. 어떨 때 나쁜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착한 생각을 하기도 하는 거지"
대충 얼버무려 대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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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빠와 아들은 비행기, 탱크, 이런 걸 보니 눈이 빛나더구만요.
이때부터 하늘은 본격적으로 맑아졌습니다.
실내 전시관을 돌아보고 나오니 남아있던 먹구름 모두 걷히고 뭉게뭉게 흰구름이 떠다니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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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의 남도 여행을 추억하며 거제도 여행을 계획했다.
거제도인 이유는 남편의 룸메이트이신 전도사님이 사역하고 계시는 곳이고,
우리 교회 장로님께서 깊이 관여하며 섬기고 계시는 애광원이 있기 때문이었다.
숙소를 애광원으로 한다는 것과 룸메이트 전도사님 가족을 만난다는 것 외에는
아~무 계획이 없었다.
출발하는 날 비는 쏟아지고 날씨는 계속 좋지 않을거라는 예보에 마음이 썩 내키질 않았다.
애광원에 장로님께서 전화를 해놓으신 것만 없으면 취소하고픈 마음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계획과는 아~무 상관없는 그 어떤 분의 계획은 이미 진행되고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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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를 비롯한 몇 가지 불편한 마음으로 도착한 애광원에서 이틀을 머물 숙소에 들어갔다.
불안한 마음을 날려버릴 만큼 멋진 전경이 창 앞으로 펼쳐졌다.
장승포항이 그대로 내려다 뵈는 방이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애광원 부원장님의 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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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탁자 위에 준비된 과일과 간식.
그리고 일정에 대해서 너무나 세심히 정보를 제공하시고, 식사대접까지 하신단다.
생각지도 못했던 분에 넘치는 환대에 애빈 하우스가 아니라 쥐구멍이 있으면 거기서 잠을 자고 싶은 마음 굴뚝이었다.

2박3일 동안 내내 받은 환대는 우리의 것이 아니었다.
장로님께서 그동안 애광원을 어떻게 섬기셨는지를 고스란히 알 수 있었고,
그 공로로 우리는 값 없이 받는 후한 대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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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광원과 거제도를 즐기면서 조용히 이번 여행을 강력하게 이끌어가는 힘을 느끼며,
내 말을 멈추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내 말을 하고 있었다. 애광원에서 맞은 아침에는 조금씩 하늘이 보이는 듯 했다. 먹구름 저 끝에, 저 수평선 위로는 손바닥만한 하늘이 보이는 것 같았다.
아침 식사를 하고 애광원 친구들의 직업재활 시설인 찻집에서 차를 마시고 잠깐의 독서를 했다.

이제 신나게 여행을 시작하는 거야!
하고 애광원을 출발하는 차 안에서 부원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용인즉슨, 내일 아침 직원예배에 남편에게 설교를 하시라는 말씀.
전화 내용을 간파하고 나서 애들에게 그랬다.
"애들아! 아빠는 떠나셨다. 아빠는 몸은 여기 계시지만 마음은 내일 설교로 가셨단다"
다행인 것은 남편은 설교에 그닥 부담을 느끼지 않았고 이미 준비된 설교들이 있었다.^---^
여기까지 와서 갑자기 설교하게 될 줄이야....그러나 이번 여행 안에서 이 대목이 중요한 대목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분명 하나님은 남편을 설교자로 부르셨다. 남편은 설교할 때 행복하고 설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남편은 그 어떤 목사보다 설교를 잘 하는 목사되기를 원한다.
아니, 설교를 제대로 잘 하는 목사와 사랑이 많은 목사는 엄밀한 의미에서 택일의 문항이 될 수 없다. 제.대.로. 설교를 잘 하는 목사가 되는 것은 모든 걸 갖춘 목사가 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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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를 마치고 애광원 원장님을 잠깐 뵙고 시설을 둘러보았다.
120명의 중증 장애아기들이 있는 민들레집에서는 만난 아이들은 치료할 때 만나는 아이들 같았다. 와서 안기고, 장난을 걸고, 손을 잡고 인사를 하면 눈을 빛내고...
다음 번에 꼭 악기 싸들고 내려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머릿 속에 치료계획서가 왔다 갔다 하면서 이 아이들과 치료로 자주 만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였다.

애광원의 건물을 설계하고 짓는 과정에는 우리 교회 장로님이 계셨다.
건물들을 둘러보면서 입이 딱 벌어질 정도였다. 건축에 대해서 문외한인 내 눈에도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어떻게 배려했는지가 느껴졌으니까. 여기서 만나서 식사를 하고 얘기를 나누는 분들 그리고 그 속에서 만나는 장로님은 삶으로 예수님을 보여주는 큰 배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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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광원을 둘러보는 동안 채윤이나 현승이 모두 처음 긴장된 표정이 풀리고,
오빠들과 언니들의 손을 잡기도 하고 손을 흔들어 안녕 인사도 하면서 금방 익숙해졌다.
둘러 앉아서 바느질로 수를 놓으며 작품활동(?)을 하다가 우리를 보고는 달려와서 자랑을 하는 친구가 있었다. 너무도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에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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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광원은 100여명의 성인장애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둥지마을'을 새로 짓는 일로 분주했다.
시설은 최고지만 그것들이 다 돈이 있어서 한 일이 아님이 분명했고 이미 지고 있는 부채도 많다고 한다. '장애인들에게 것두 부모도 없는 장애인들에게 그렇게 좋은 체육관을 지어줘서 뭐하냐? 낭비다' 하는 비난을 들으면서 '어쨌든 처음에 힘에 부치게 최고로 해놓아야 그 다음에 조금이라도 더 나아진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장애아이들은 늘 혜택받지 못하는 채로 살아야 한다' 라 하시며 50여년을 꾸려오신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거제도에 있으면서 방문한 어떤 교회는 180억 건축비에 걸맞게 최신식 시설을 갖춘 교회였다.
본당 음향장비만 3억이란다.

여행 내내, 아니 지금까지도 애광원과 그 교회가 오버랩되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애광원의 원장님은 항상 그렇게 말씀하신단다.
'당신들 건강세 내라. 당신들이 아파야 할지도 모르는 것 우리 아이들이 대신 아파주고 있으니까 건강세 내서 아이들 도와라'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내 것이라 우기는 것 백 번 천 번 틀리지 않은 것일 수 있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가진 것들이 내 노력으로 된 것이 별로 없는 걸 보면 어쩌면 원래부터 내 것이 아닌 었던 건 아닐까?  

애광원과 이번 거제도 여행은 답을 얻어 온 여행이 아니라 숙제를 잔뜩 지고 온 여행이다.
맘 편히 쉬고 놀고 온 여행이 아니라 끊임없이 던져지는 문제들을 받아 적기에 바쁜 여행이기도 했다. 이 문제들이 내 일상에서 하나 씩 하나 씩 풀어지면서 얻게 될 유익은 그 풍성함에 있어서 이 땅의 것이 아닐 거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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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접대용으로 아주 자주 하고 있는 월남쌈임돠.
비슷한 그림이 있어 트랙백이라는 거 연습을 좀 해볼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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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돼지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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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서 네 번째 돼지다.
첫 번째 돼지는 잡아서 카메라를 사고,
두 번째 돼지는 레이저 프린터를 하고,
세 번째는 부부 일일 여행경비로 쓰고,
이번에는 뮤지컬 '라이언 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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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보신 분이 "여름 휴가를 포기하시더라도 애들하고 이걸 보세요"하면서 강추를 했다.
'내일은 뮤지컬 배우 김채윤'을 위해서도 한 번 봤으면 싶었는데 웬만큼 비싸야 언감생심 꿈이라도 꿔보지... 채윤이 여섯 살 때 선물받은 '와이키키 부라더스' 초대권으로 국립극장에 가서 공연을 관람하던 채윤이. 원래 입장도 불가한 거였고, 내용은 이해도 안될테고 시간은 늦은시간이라 피곤할텐데 목을 빼고 뮤지컬에 빠졌었다. '라이언 킹'은 에니메이션도 봤고 음악도 많이 들었는데 채윤이가 보면 딱인데....ㅜㅜ

이러면서 침만 삼키고 있었는데....
갑자가 몇 년 동안 열심히 거둬 멕여서 배가 터질려고 하는 분홍 돼지 생각이 미친 것이다.
뜯어보자!!!!
뜯어봤더니 희한하게도.....네 식구 뮤지컬 보는 돈과 딱 8000원이 더 들어있다.
8000원은 음료수 값!ㅎㅎㅎ
근데 더 기쁜 건, 아빠 여름 사역으로 시간이 나질 않아서 예매를 미루고 미루다보니 막판 할인행사에 또 걸렸네. 그래서 음료수 값에 저녁값까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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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가끔 영화나 봐주면 문화에 그리 고프지도 않는 정도의 삶이다.
뮤지컬은 보면 감동 백배 좋기는 하겠지만 워낙 비싸니까 우리 같은 사람이 누릴 문화생활은
아니라고 제껴두고 산다. 근데 채윤이를 생각하면 1년에 한 번 쯤은 내일의 꿈나무를 위해서 경험을 주면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다.
몇 년 동안 집안에 굴러다니는 동전들 돼지한테 갖다 먹이는 하찮은 일로 이런 좋은 기회를 갖게 되니 거저 얻은 행복처럼 기분이 날아갈듯 하다. 주머니가 넉넉해서 떡하니 네 장의 티켓을 갈등없이 사서 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행복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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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 여자 셋이 모여서 월남쌈과 시원한 열무국수를 맛있게 해치웠다.
접시에 재료가 애매~애 하게 남아 있을 때는 보통 저장용기에 모조리 쓸어 담았었는데...
남을 걸 가지고 저렇게 아예 쌈에 싸서 접시를 깨끗하게 비웠다.
그리고 저녁 때 들어오신 전하께 식사로 드리니....
엄청 좋아하신다.
평소 월남쌈이 맛있긴한데 싸 드시는게 너무 귀찮아서 '비벼먹자' 를 외치지 않으셨던가.

나는 남은 음식 재활용하여 한 끼 때우고,
귀차니스트 그는 편하게 맛있는 월남쌈 드시고....ㅎㅎㅎ
목장모임에서 은정이한테 배운 요리.
애들한테 닭가슴살이 좋다는데 이걸 애들 요리로 맛있게 해서 먹이는 것이 쉽지 않았다.
헌데 은정이가 카레라이스에 하나 씩 얹어 준 저 요리가 아주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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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닭 가슴살을 후라이팬에 굽는 건데...
아마도 이 과정에서 소금간을 했어야 했나보다.
이번 요리 실패는 '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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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구워놓은 고기를 우유에 카레가루를 섞어가지고 들이 붓고는,
후라이팬에 다시 졸이는 것인데....
사실 은정이가 한 것보다 훨씬 맛이 없었다.ㅜㅜ

남편은 아무래도 느끼해할 것 같아서 신김치 넣고 우리메밀 국수로 비빔국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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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있게 먹어주는 사진이 한 장 필요한데.....
맛이 있어야 맛있는 표정이 나오지.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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