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윤이 같았으면 문장으로 줄줄 얘기를 했을 23개월 현승이.
그동안 듣기만 듣고 쌓아 두었던 언어들이 한 단어, 두 단어 연결, 때로는 문장으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현승이가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하는 말들을 하루에도 몇 개씩 듣게 된다.
손에 가지고 있던 것을 내밀면서 '바꾸자'
혼내는 엄마를 향해서 '엄마 미워'
식탁에서 뭘 던져 놓고는 '떨어졌어요'
등등....
갑자기 터져나오는 이 말들의 홍수.

오늘 교회 갔다 오는 길.
차 안에서 화통 삶아 먹을 목소리로 떠들어대는 누나를 행해서 현뜽이 내뱉은 한 마디.
'시끄러~'
이 말을 듣는 순간 우리 모두 귀를 의심했다. 이것이 과연 현뜽이 한 말이란 말인가? 현뜽이 과연 뜻을 알고 이걸 말해단 말인가?

현뜽이 처음으로 하는 이 말들로 인해서 누리는 기쁨은 부모됨으로 치뤄야할 어떤 희생보다 값진 것 같다. 진정 끝까지 이런 마음으로 양육해야 할텐데. 다른 욕심 부리지 않고 현승이가 때가 되어 보여주는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면서 양육해야 할텐데...

200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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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승이가 '엄마!' 하고 부르며 달려와서

'그킹크킹꺼' 이러면요...

어떻게 해줘야 하냐면요.

흰 종이를 줘야해요.

그 말은 '그림 그릴 거' 라는 뜻이거든요.^^

200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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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엄마를 위해서 손을 잡고 기도하는 누나를 보고,

엄마 손을 냉큼 잡고는

하나임!

안디요 왜이야요 이여이 마야요...

(가만히 듣다보니 발음은 엉망이지만 리듬으로 유추해 볼 때, '안돼요 왜이래요 이러지 마세요'
즉, '어머나' 노래를 하고 있는 듯)

그러고 나서, 아~밍.

했는데....

해석을 하자면, '하나님! 안돼요. 왜 이러세요? 우리 엄마 아프게 하지 마세요' 하는 뜻이 되는가?

200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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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끼야'하고 부르던 아빠 이름을 이제는 나름대로 '종삐리'라고 부르고 싶은데....

발음이 영~ 안 된다.

'종삐리'의 '종'에서 'ㅇ'이 빠진 상태로 'XXX'라고 부르게 된다.

'신발'도 '시엄'이라고 부르던데서 진화가 많이 됐는데...역시 힘들기는 마찬가지.

'신빨'이라고 하고 싶은데...

'신'에서 'ㄴ'이 빠지고 'XX'라고 부르게 된다.

사람들 많은데서 현뜽이가 '종삐리'나 '신빨'을 말하게 될까봐 불안하다.

200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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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누나랑 비교하면서 무시당하고 조롱을 받아 온 현승이.
나름대로 '말'이란 걸 곧잘 합니다.

차에 태우기 전 짐을 싣느라고 잠깐 세워 놓으면 '엄마~'하고 웁니다.
'왜 울어? 엄마가 금방 안아서 빠방 태워줄건데'(엄마는 기대도 안 하고 혼잣말 처럼 물었음)
'무떠워~'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놀란 엄마, 다시 별 기대 안하고 혼잣말처럼) '무섭기 뭐가 무서워?'
'다똥차!'
'아~ 서 있으면 자동차가 올까봐 무서운 거였구나....짜쉭!'

쵸코렛 먹던 손을 들어서 손가락을 보이며 '끙끈해 끙끈해...쉐수'하며 목욕탕으로 들어가기.

등을 들이 대면서 '간찔러워' (즉 등이 가려우니 긁으라는 얘기)

전화기 들고 와서 '애함머니. 띡따' (외할머니한테 전화해줘. 식사하셨는지 여쭤보게)

이런식으로 말로 상호작용하는 것이 조금씩 수월해져 갑니다.

200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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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 수련회 가서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현뜽이 서빙하는 아줌마를 가리키면서
'언니! 언니!'
이럽니다.
언니라 하기에는 좀 되신 아줌니들께...

여기서 말하는 '언니'란?
'언니! 여기 반찬좀 더 주세요~' 할 때의 언니죠.

암튼, 엄마빠 엄청 민망해서 못 들은 척.
이번에 다른 아줌마한테 '언니!' 언니!
그래도 끝까지 못 들은 척 할 밖에요.

200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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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끼야~


신시야~

 

채쥬나~


 

현승이가 부르는,

현승이네 가족들의 이름.

200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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