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4/28

말이 늦는다고 그렇게 구박 받던 녀석.
말 시작하더니 하루 아침에 문장을 말하다.

쮸쮸통 못 뗄 것 같던 녀석.
하루 아침에 쮸쮸통 떼고 밥이며 과일이며 엄청 먹어댄다.

기저귀는 뗄 엄두조차 못 내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에게 어느 날 갑자기 뛰어와서.
'쉬 나와, 쉬 나와'
이러더니 기저귀 빼고 쉬통에 쉬를 한다.

이 놈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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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9
지난 주 월요일.
아빠가 데리고 재우면서 쮸쮸 없이 재우기를 시도했다.
'현승아! 밤에 잘 대 쮸쮸 먹으면 노란 벌레가 현승이 이를 막 파먹는대~ 그러면 아야아야해서 병원에 가야하고...$^*$%^$%*....'
그렇게 어찌 어찌 잠들들었다.
밤 새, 결국 안 먹고 잤다는 얘기를 들으신 할아버지 비장한 결심을 하셨던 모양.

다음 날 퇴근하고 들어오는데 어머니께서 손가락 두 개를 입에 대고 담배 피는 모양을 하시면서
'현승이 이거 끊었다. 오늘 한 번도 안 먹었다'
그렇게 끝났다. 목을 메던 쮸쮸통은 그렇게 쉽게 끝나 버렸다.

물론 금단현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입도 짧은 현승이 하루 종일 먹을 것을 찾아댄다.
쥬스, 우유, 고구마, 토마토, 딸기, 김밥, 사과....
하루종일 그 시중을 다 들어주시는 어머니 하시는 말씀.
'우리 집에 임신한 사람 있어~'

할아버지의 지극 정성.
쮸쮸 떼고 영양 부족할까봐 두 분이 엄청 신경 쓰시는데 김현승 이 놈. 사과도 그냥 안 먹는다.
꼭 숟가락으로 긁어서 믹서에 간 것 처럼 돼야 먹는데 할아버지는 항상 사과를 반으로 쪼개서 정말 기술적으로 긁어서 저렇게 남기고 먹이신다.
현승이 이 녀석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 사랑을 알기나 하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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쮸쮸병을 떼야하는데 나날이 쮸쮸 먹는 양은 더 늘고 이 녀석 밥은 안 먹으니 걱정.
베지밀을 먹이고 있는데 아무래도 영양가를 생각해서 생우유를 함께 먹여야겠다고 결정.
그런데 이 녀석 쮸쮸통에는 베지밀만 넣어서 먹어야 하는 줄 알고 있으니...

2005/04/08

밤에 쮸쮸 먹고 자겠다고 졸라서 쮸쮸통에 우유를 넣어서 줬다.
안 먹겠다고 울고 불고 난리다. 베란다에 있는 쮸쮸를 가져다 넣으란다.
다른 식구들은 거실에서 선풍기 아줌마 성형수술하는 내용 나오는 티브 보고 있었다.
김현승은 그 아줌마 얼굴 무섭다고 하도 그래서 방으로 데리고 재우러 들어간 것이었다.
이 녀석 무서워하고 있는 차에 협박을 해버렸다.
'김현승! 너 이 쮸쮸 먹어? 안 먹어?'
(막 울면서 소리 지른다) '안 먹어!'
'어쮸~ 너 이거 안 먹으면 엄마 나갈거야. 나가서 무서운 아줌마 얼굴 볼거야. 먹어? 안 먹어?'
'안 먹어!'
'그래? 그러면 엄마 나갈거니까 너는 먹지 말고 있어'
'으앙~~~'뒤집어진다.
'이 쮸쮸 먹을거야 안 먹을거야?'
'먹을거야'
하면서 입에 문다.
얼른 옆에 누워서 머리 만져주고 토닥거려 주니까 이 녀석 오버하기 시작.

쮸쮸 한 모금 먹고 입에서 빼고는 '마시따~'
또 한 모금 먹고 빼고는 '마시따~'
헛 웃음까지 웃어가며 처절하게 오버를 한다.

---------------------------------------------
채윤이 같았으면 둘 중 하나다.
끝까지 싸워서 안 먹든지.
아니면 먹어도 끝까지 씩씩거리면서 '엄마가 권위로 억지로 먹인거야! 내가 좋아서 먹은 게 아니야' 하는 메세지를 계속 보냈을 것이다.
현승이 이 녀석 F 맞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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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6


현승이가 콧물감기에 걸렸습니다.
식목일, 마침 휴일을 맞아 아내가 현승이 데꼬 병원에 다녀오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옛날 채윤이 태워주려고 산 자전거에 처음으로 현승이를 뒤에 앉히고 병원엘 갔습니다.
현승이는 빽빽 소리지르며 신나하던 채윤이와는 다르게 손잡이를 꼭 잡고 묵묵히 있었습니다.
병원에 간 현승이, 역시나 의사선생님 방에 안들어가겠다고 떼를 씁니다.
끌어 안고 들어가니 쓰고 있던 모자를 푹 누르고 꼭 잡은 채로 고개조차 돌리질 않습니다.
그러던, 김.현.승.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는지, 청진기, 체온계, 목젖확인을 거뜬히 해치우더니,
급기야 코빼는 순간에도 울지 않고 버텨냈습니다.
'오! 자랑스러운 우리 김현승!'
나오면서 현승이 간호사에게 한 마디 합니다.
"사땅 주세요"

현승이를 뒤에 앉히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오던 중
놀이터에서 현승이와 그네를 탔습니다.
역시, 빽빽 소리지르는 채윤이와 다르게 묵묵히 그네를 타고,
우리 현승이 집에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아들과 함께 병원 다녀오기.. 참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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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서 다른 사람 얘기하듯 말하는데 그게 딱 자신의 얘기인 것을 감으로 알겠는 때가 있다. ‘아니야, 아닐거야. 정말 다른 사람 얘기일거야’라고 애써 믿고 싶었는데 결국 그것이 그 애의 일이라는 것이다. 지난주에 통화할 때 K는 ‘언니 제 학교 친구 얘긴데요...그 애 교회도 나름대로 열심히 다니거든요. 그런데 그 애가 임신을 하고, 수술을 했어요. 죄의식 때문에 교회도 못 나가겠다 하고 너무 힘들어 하는데 어떻게 도와줘야 할 지 모르겠어요. 제가 어떻게 해줘야 하나요?’ 하고 말했다. 어쩌면 핸드폰의 통화품질 때문인가도 했었지만 그 목소리에 뭔지 모를 긴장과 떨림이 베여 있었다. 결국 오늘 만나서 얘기하면서 그 애 자신의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가여울 정도로 불안에 떨고 있었다. 내게는 청년부 후배로 보다는 몇 년 전 중등부 교사를 할 때 중등부 찬양팀에서 봉사하던 수줍음 많던 여중생의 모습으로 더 각인 되어 있는 아이다.

대학 때 친구 Y를 따라서 산부인과를 갔던 일이 문득 생각났다. 잠시 우리 교회를 나오기도 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하면서 교회와는 발을 끊었고, 유일하게 나에게만 연락을 했었다. 가끔씩 만나도 자기 속내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곤 했었다. 하긴 속내랄 것도 없지. 속내라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삶을 마구 쏟아놓곤 했었으니까. 그 친구에게는 너무 자연스러운 일상이라고 하는 얘기가 내게는 사사건건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여러 남자와 동시다발적으로 교제를 하기도 하고 그럴 때마다 육체관계는 기본적이 것으로 보였었다. 때문에 그 친구가 임신을 했다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병원에 중절수술을 하러 가는 파트너로 내가 선택된 것이다. 대학교 2학년 때였다. 지금 돌이켜봐도 참으로 당혹스러운 경험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일은 이 세대에 정말 비일비재한,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교회에서 너무 ‘성’에 대해서 가르치지 않는다고들 한다. 너무 터부시 하면서 교육은커녕 대화의 주제가 되지도 못하니 성은 크리스챤 청년들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고들 한다. 그런 것 같다. 어른들이 너무들 안 가르쳐 주시는 것 같다. 청년들에게는 이성교제를 하든지 하지 않든지 간에 모두에게 참으로 어려운 문제인 성에 대해서 말이다. 교역자든 선배든 누구하나 잘 가르쳐주는 이 없는 것 같다. 각개전투 하라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교회 안에서는 신실하게 훈련받고 봉사하는 ‘새벽이슬 같은 주의 청년’인 것 같은데, 그런 청년이 어쩌다 보면 혼전임신을 하고 있는 상황이 각개전투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단지 교회에서 우리가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 우리들 안에 있는 다양한 성적인 문제들에 대한 온전한 원인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우리의 행동에 대해서 통제할 수도, 책임을 질 수도 있는 소위 말하는 성인이 아닌가? 그렇다. 책.임.전.가.를 할 수는 없다.

K의 얘기를 듣고 도움을 받아 볼까 해서 데이트에 관한 책을 몇 권 훑어보았다. ‘남성들은 여성보다 더 충동적이니 여성들이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남성들은 시각적 자극에 약하기 때문에 자매들은 데이트 할 때 노출이 심해서 자극할 수 있는 의상을 피해야 한다’ 이런 얘기들이 여러 번 눈에 띈다. 저자가 모두 남성이었다. 비슷한 표현들을 계속 보면서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K의 얘기를 들으면서 느꼈던 느낌이기도 하다. ‘나는 안 된다고 했는데....나는 정말 안 될 것 같았는데....오빠가....’ 결국 책.임.전.가.다.

자매들이 옷을 야하게 입어서가 아니라, 오빠가 너무 원해서가 아니라 ‘내가 선택한 결과다’라고 인정하는 것이 진정 우리들 성문제의 열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것은 ‘나는 어떤 존재인가?’ 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는 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리스도 안에서 나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존재다’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문제 말이다.

나의 연애와 그 연애의 실패 경험으로 얻은 결론은 이것이다. 솔직해야 한다. 책임전가할 생각을 애초부터 하지 말고 정직해야 한다. 정직한 대화가 없으면 사랑하는 사람끼리 몸이 원하는 방식으로 진도를 나가게 마련인 것 같다. ‘나는 당신을 만날 때 손을 잡고 싶고 뽀뽀를 하고 싶다’ 라고 상대방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정직하게 인정하고 말할 수 있다면 훨씬 더 쉽게 건강한 방식들이 찾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적어도 내 감정을 솔직하게 인정할 때 비로소 그 감정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선배에게 들었던 잊혀 지지 않는 얘기 하나. 남자친구와 데이트할 때마다 스킨쉽의 문제로 고민하다가 시도한 방법이라고 했다. 둘이 데이트하기 위해서 만나자 마자 그 날의 데이트를 위해서 함께 기도한단다. 기도하되 구체적으로 스킨쉽을 잘 제어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단다. 참 아름다운 장면일 것 같다. 그 어떤 낭만적인 데이트의 모습보다 아름답지 않은가? 이렇게 할 수 있을 만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상대방에게도 정직할 수 있다는 것이 말이다. 스스로 자신의 감정에 책임을 지고자 하며 무엇보다 감정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것. 다시 내게 데이트의 기회가 온다면 이렇게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K를 위해서 기도한다. 어서 빨리 죄책감의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있기를 기도한다. 단지 혼전 임신을 하고 낙태를 했다는 것만을 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성경적으로 데이트하는 것을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 자신을 위해서 기도한다. 미혼의 날 동안 성적인 외로움으로 인해 삶에 대해서, 신앙에 대해서, 이성에 대해서 맑은 눈을 잃지 않기를 위해서. 그리고 어딘가에 있을 나의 배우자 역시 그렇게 맑은 눈으로 젊음의 날을 지켜가고 있기를..... 그 배우자를 올해가 가기 전에 만나기를 ㅜ.ㅜ

하루에도 수 번씩 기가 막힌 말을 하다 보니..
저녁 먹으면서 아빠가 현승에게 물었다.
(물론 대답을 기대도 하지 않았겠지)

'현승이 너 말을 어떻게 배웠어?'
'유팅웡(유치원)!'
'잉? 누구한테?'
'텅탱닝(선생님)!"
'어? 현승이 유치원 다녀? 너 무슨 반이야?'
'해땅방(햇살반)!'

짜쉭. 벌써부터 거짓말은....

200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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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나 매너가 좋은지...
어찌나 '미안해' 소리를 잘 하는지...
아침에 엄마 화장실에 들어가지 말라고 울고 불고 떼쓰다가 결국 엄마 따라서 화장실에 들어와 앉아서 하는 말.
'엄마! 미나내요'

어쩌다 넘어져 쇼파나 피아노 등에 부딪혔을 때.
진짜 아프면 일단 뒤집어지게 한 판 울고 가서 때찌를 해 줘야한다.
(이건 할아버지한테 배웠다ㅜㅜ)

그러나 기분이 좀 괜찮을 때는.
벽이든 의자든 부딪혀 놓고는 자기를 부딪힌 것에 가서는 손으로 만져주면서 말한다.'
'미나내~'
그리고 지가 대답한다.
'걘타나~'

200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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