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렇게 채윤이는 현승이에게 밀리기 시작하나 보다.


오늘 아침 식사를 마치고.

현승이는 일찍 일어나서 굴비에 밥 한 공기 비우고 사과를 거의 한 개 먹은 상태.

채윤이는 입맛이 없는 지 밥도 얼마 먹지 않고 사과 한 개 까서 접시에 담아 먹고 있는데...


김현승이 채윤이 사과를 넘보기 시작한다.

사실 이것도 김현승한테는 장족의 발전! 김채윤이 김현승의 양식을 넘봤지 감히 김현승은 누나의 양식을 넘보지를 못했었다.


암튼, 호시탐탐 누나의 사과를 노리던 김현승. 근처에도 못오게 앙탈을 부리는 누나가 얄미웠는지 다짜고짜 누나한테 달려들어 공격을 했다. 김채윤 완전 넘어가면서 울기 시작.

'어떻게 한 거야? 누나한테 어떻게 했어? 꼬집었어?' 했더니,

김현승 실실 웃으면서,

'아~아니, 칵 깨물었어!'한다.

아닌게 아니라 들춰보니 채윤이 팔에 이빨 자국이 선명하다.

대충 혼나고 사과하고 일단 사건은 마무리.


사과를 뺏어 먹겠다는 김현승의 의지는 사그러들지 않았었나보다.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다시 김채윤이 내는 사이렌 소리.(이런 소리는 주로 김채윤한테 당하고 나서 김현승이 내는 소리였는데.....ㅋㅋ)

김현승이 날쌔게 김채윤의 사과를 나꿔챈 것이다. 예전에는 움직임이 궁띠다 보니 채 사과를 나꿔채기도 전에 누나한테 얻어맞기 일쑤였는데...

몸이 날래지기도 한데다가 김채윤이 한 번 물리고 기선제압을 당한 상태라서 한결 수월하게 2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둔 것이다.


할아버니 할머니 아빠 엄마 입을 모아서 한 마디 했다.

'김채윤은 끝났어. 이제 현승이한테 얻아 맞을 일만 남았어'

2005/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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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은성수도원에 도 닦으러 들어갔습니다.


현승이 아침에 식탁에 앉아서 혼자 밥 먹으면서 설겆이 하는 엄마랑 대화


현뜽 : 엄마! 아빠 어디갔쏘오?


엄마 : 응...기도원에..


현뜽 : 누구 만나러?


엄마 : 하나님!


현뜽 : 하나님이 누구야~아?


라고 신학적, 본질적 질문을 했습니다.


엄마 : 하나님은 현승이를 만들어 주신 분이시지. 엄마두 아빠두....


현뜽 :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키면서) 저기서?


엄마 : 응..

200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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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노래하는 누나에 치어서 도저히 음악 쪽으로는 빛을 발하지 못했던 현승이.


한 때 누나가 기가 막힌 song writing 실력으로 음악치료사 엄마의 기를 죽이곤 했었는데...

잘 들어보면 현승이도 어눌한 발음으로 노래를 만들어 부르고 있었습니다.


1. <어머나> 버젼

씻는 건 그런대로 하지만 머리 감기는 죽어도 싫은 현승이.

씻고 머리 감자는 말에 울고 불고 '머리 감아 아녜요...머리 감아 아녜요...'하면서 난리를 치는데.

협박하고 달래던 아빠 결국 두 손 들고는 '그래. 샤워만 하자'하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목욕탕으로 들어가면서 눈물 딱 그치고 현승이가 부르는 노래.

<어머나>의 '좋아해요 사랑해요'부분의 멜로디에가다

'고마워요 고마워요'를 넣어서 혼자 흥얼거리며 부르더라는 얘기.


2. <고기를 잡으러> 버젼

마이쮸라는 과일맛 캬라멜.

누나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는 엄마랑 같이 수퍼에 들러서 사 온 마이쮸.

아무도 없는 거실에서 마이쮸 한 개를 오물오물 먹는 현승이였다.

방에서 컴터를 하면서 있는데 김현승 쇼파에서 일어나 부엌 쪽으로 움직이는 소리.

이 때 함께 들리는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갈까요' 부분을 개사해서 부르는 노래.

'마이쮸 마이쮸 또 먹어야게따. 마이쮸 마이쮸 또 먹어야게따'

이렇게 흥얼흥얼 노래하면서 주방 쪽으로 건들거리며 걸어가는 것이었다.

아~ 이건 이렇게 쓸 게 아니라 딱 김현승 흉내를 내면서 내가 불러서 보여줘야 하는데...

200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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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바다, 동해 바다....어른들이 하도 그래서 뭔가 했었다.

하이튼 뭔가 재밌는 건줄 알았다.


바다라는델 갔다.

내가 젤 싫어하는 거, 아무데서나 옷 벗기는 거다. 내 옷을 확 다 벗기도 헐렁한 팬티만 입혀 놓는 것이다.  게다가....아~니, 웬 애들이고 어른이고 옷을 다 입은 둥 마는 둥이다.

그런 분위기 자체가 맘이 들지 않았다.


엄마가 날 안고 바다라는델 가는데.....나는 죽는 줄 알았다.

목욕할 때보다 훨훨훨훨....씬 더 많은 물이 한꺼번에 나를 향해서 달려오는 것이다.

나는 기겁을 해가지고 '아~~~악! 물이 와! 물이 와!' 하고 소리를 질렀다.

바다라는 곳은 내가 갈 곳이 아니구나...게다가 잠깐 닿은 바닷물은 어찌나 차거운지...


잠깐 그러는 사이 내 옷이 젖은 것이다. 나는 빨리 옷을 갈아 입혀 달라고 졸랐다.

할머니랑 엄마가 기가 막히다는 듯이 '원래 그런거야. 바다에서는 다 젖는 거야' 하면서 끝내 안 갈아 입혔다. 누나는 뭐가 그리 좋다고 소리 지르고 난리 치면서 놀고 있는데...

나는 정말 바다가 싫었다.


그래도 바다가 좋은 건 딱 한 가지 있었다. 모래 놀이할 모래가 엄청 많다는 것.

식구들이 날 '겁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할 수 없다. 무서운 걸 어떡하냔 말이다.

식구들의 비웃음과 핍박 속에서도 나는 묵묵히 모래만 갖고 놀았다.

가끔 엄마나 아빠가 날 데리고 물 쪽으로 갈려구 했지만 그 때마다 기절을 하는 척 소리를 질렀다.

결국, 나는 그렇게 모래 놀이를 하고 왔다.


그 날 밤에 어느 집 마당에서 엄마 다리를 베고 스르르 잠이 들려 하는데 어른들이 내일 계획을 세우는 것 같았다. 잠이 막 들려고 하는데 아빠가 '내일 바다에 한 번 더 갈까요?' 했다.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후다닥 일어나서 손을 가로 저었다. '바다! 안 돼. 바다 안 가!'

그러고 났더니 불안해서 잠이 오지 않았다. 잠이 들락말락 하면 엄마가 '낼 바다 가까' 이러는데..정말 미칠 것 같았다. 바다 진짜 싫다!



그러면 산이라고 좋나?

아니다. 산도 무섭다. 케이블카 라는 걸 탈 때만 해도 괜찮았다. 아빠가 날 안고 어느 봉우리 정상에 올라 갔는데 바람이 엄청 부는 거다. 그 바람만 봐도 나는 무서웠다. 우리 누나는 겁신경이 마비 됐든지 쫌 어떻게 된 인간인가 보다. 그 바람 부는 무서운 산 꼭대기에서도 여기 저기 구경 다니느라 엄마한테 혼나고 그랬다.

나는 아빠 목을 붙들고 있었는데 그것도 무서워서 손으로 눈을 가려 버렸다.


산도 싫고 바다고 싫다.


그래서 난 엄만테 계속 졸랐다. '엄마! 우리 집에 가. 우성 아파트에 가~'

뭐니뭐니 해도 우리집이 젤이고 우리 놀이터가 젤이다.

2005/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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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에 말을 하는 애는 채윤과 현승 둘이었는데 이 둘 사이에 네 살짜리 친구가 새로 왔습니다.
나이는 네 살이지만 2월생인데다가 똑똑하기 까지 해서 다섯 살 대우 네 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름은 윤지.

윤지가 처음 목장에 온 날,
목장 모임하고 있는 사이 윤지와 현승이는 할아버지 침대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현승이가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있는데,
윤지가 아주 똑! 부러지는 발음과 목소리로....
"오빠! 오빠는 몇 살이야?"

잉? 오빠? 어딜 봐서 김현승이 오빠?

그런데 김현승 그 말에 갑자기 거만해지면서 몸에 후까시가 빡 들어가더니,
침 질질 흘리면서 발음은 뭉개진 상태로 하는 말.
"아야는 셰샬!" 합니다.

윤지도 어찌된 일인지 그 이후에 누나라고 가르쳐줘도 자꾸 오빠 오빠 하는데
윤지가 "오빠!" 하면,
김현승 "어~엉" 하면서 대답하고..

몇 주가 지났는데도 윤지만 보면 '윤지야! 윤지야!' 하면서 따라 다닙니다.

한 두 살 누나한테 슬슬 게기다가 말 트는 기술은 지 아빠한테 전수 받았나?^^;;

200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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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옛날에 옛날에 코피가 났대.
넘어졌대.
어떤 아저씨가~ 아펐대.
벼원에 갔대.
의사 선생님 다리 아퍼요 이렇게 했대.
아저씨 다리 아퍼요? 이랬대. 의사선생님이가.
아이스크림.
할아버지가~ 김수영 할아버지가 사줬대

200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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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승아!
너의 두 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날 찍은 사진이란다. ^^
어때?
너랑 누나를 품고 있을 때 태교라는 것이 그리 다르지도 않았고, 양육하는 태도도 다르지 않았는데 말이다. 너희 둘은 참 다르구나.
'무대체질'로 불리는 누나와는 달리 현승이는 사람들 속에서 주목을 받는 걸 좀 부담스러워 하지.
니 생일 축하하는 자리에서 식구들 끼리 있는데도 주인공이 되어 주목을 받으니 저리 쑥스러워서 선뜻 나서지를 못하더구나.

하나님께서 우리 현승이의 인격 속에는 '내향형'이라는 선물을 주신 것 같아.
나서는 것 보다는 조용히 따르는 것이 좋고, 많은 사람들을 사귀는 것 보다는 깊이 적은 사람을 사귀는 것이 편한, 환경에 너를 맞추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음...
자라다 보면, 외향형의 사람들이 좋아보이는 때가 있을거야. 시원시원하게 아무 때나 자기생각 잘 표현하고, 아무데다 아무 사람이나 빨리 잘 적응하고 말이다. 또 학교에 들어가면 선생님이나 혹은 이 엄마도 '발표력 있는 아이'가 무조건 좋은 것처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니 성품 안에 숨겨진 많은 것들은 하나님께서 현승이를 특별하게 만드시느라 주신 선물이란다.

주일 날 유아실에서 현승이가 좀 걱정이 된다는 말씀을 몇 번 들었단다. 다른 아이들은 혼자서 씩씩하게 잘 노는데 현승이는 권순경 큰엄마 무릎에서 떠나지 못한다고 진심으로 애정어린 걱정들을 하시더구나.
엄마는 진심으로 그런 현승이 모습에 걱정이 되지는 않는단다. 오히려, 아직 세 돌도 되지 않은 현승이가 한 시간 반 동안 엄마 아빠를 떨어져 있는 것 만으로도 고맙고 대견해. 사실 누나는 그만할 때 여러 번 집사님들이 봐주실 시도를 하셨지만 결국 되지 않아서 아빠가 고등부 교사를 그만 두기도 했었단다.
집에 친척 할머니들만 오셔도 부끄러워서 방에서 나오지도 못하는 현승이가 그나마 권순경 큰엄마에게 의지해서라도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란다.

여러 어른들이 걱정을 하실 때 마음이 조금 아프기는 했단다. 자기 표현이 적은 대신 유달리 듣기를 잘 하는 현승이가 본의 아니게 현승이 자신에 대해서 걱정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겠구나 싶었어.
현승이는 아기도 아닌데 그러면 안된다든지, 권순경 큰 엄마는 다른 아기 안아줘야 하니까 떨어져 놀아야 한다든지, 은강이는 유치부도 갔는데....이러는 말씀들 말이다. 집에서도 너 자신에 대한 얘기에는 기가 막히게 잘 알아듣고 눈치를 보는데, 그러면서 자존심을 강한 녀석이 꽤나 스트레스 받았겠네. 하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좀 아프더라.

그런데, 그럴 수 있어. 아니, 앞으로 대부분의 시간 동안 너는 너를 온전히 이해해주는 상황보다는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살아가야 할 거야. 그러기 위해서는 현승이가 현승이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엄마는 내향형 남자들에게 유난히 연민이 많은 것 같아.^^
그래서 현승이가 사람들과 눈 마주치면 고개를 돌리고 고개를 떨구는 것을 보면 이유 없이 마음이 아프단다(이건 순전히 엄마 문젠거 같애 *^^*)
엄마는 이런 엄마의 성향 때문에 현승이를 양육하는데 지나치게 보호하지 않도록 지금부터 마음을 다잡아 먹으려고 해. 어쩌면 현승이 자신보다 엄마가 더 모질게 마음 먹어야 되는 부분인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꼭 내형형과 외향형 이런 문제가 아니라도 세상에 잘 적응하고, 세상을 거스르며 살기란 간단한 문제가 아니지만 엄마는 기대한단다. 현승이가 자라면서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먼저 배우고, 세상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멋진 남자가 되기를 말이다.
엄마가 아빠의 내형형에 직관형의 '과묵하고, 진지하고, 우수에 젖은' 모습에 뿅 가서 걸려든 것 처럼, 정말 매력적인 하나님의 사람으로 자랄 현승이 모습을 기대해.

현승아!
너의 모든 걸 사랑해!
200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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