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볼 때는 여보! 어제 당신은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뭔 말인가 하면, 당신의 최대 아킬러스건 '잠'에 취해 있었단 말입니다.
어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당신이 먼저 현승이 옆에서 잠든 후, 내가 채윤이를 재우고 컴퓨터 방으로 와 앉아 있었수다.
얼마 안 돼서 채윤이가 거의 숨 넘어가는 소리로 울어서 '엄청난 꿈을 꿨구나'하고 달려 갔더니...그게 아니었어. 어둠 속에서 평소 김채윤의 아빠답지 않게 끓어 오르는 분노를 어쩌지 못하는 당신과 '아빠 뚝 할께요' 하면서 사색이 돼서 우는 채윤이.

내가 추측하기론... 채윤이 말이 맞아요. 채윤이가 본능적으로 핑계를 댈 때는 엉덩이 맞기 직전에 위기를 모면하려고 아주 빨리 하는 말들이거든. 그런데 어제 '내가 무슨 생각이 나서...........'하는 진술은 사건이 종료된 다음(즉, 맞을 거 다 맞고 난 다음) 채윤이 혼자 하는 말이었요. 그건 핑계라고 보기 어렵죠.
채윤이 말대로 뭔 생각이 나서 말하려고 한 것이, 잠이 어설피 들어있다 보니까 뭔가 정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찡찡대는 소리로 들린거지...그 때, 잠에 목숨 건 김종필씨는 자신의 잠이 방해 받는 것에 화가 나서 채윤이를 범법자로 몰아부치면서 '잠 안 자고 찡찡거리기'를 죄목으로 어마어마한 체벌을 가한거지.
평소 그렇게 침착하고 너그럽고 이성적인 아빠가....그 놈의 잠때문에....
그러길래 내 뭐랬어. 진작 '잠' 하고 어떻게 쇼부보라고 했죠?
내 어제 그 순간 그 점을 따지고 싶었지만 꾹 참고 있느라 얼마나 속이 뒤집어졌는 줄 아슈?

다시 한 번 말하겠는데...'잠' 그것 좀 어떻게 해봐봐.
내가 결혼해서 당신의 웬만한 약점은 다 이해하고 사랑하겠는데 그 놈이 잠은 아직도 사랑하기 어려워요~

암튼, 어젯 밤 당신이 한 일은 맨정신으로 한 일이 아닙니다요.
근데 넘 심려마슈~ 채윤이는 담백한 애유. 그 일 벌써 다 잊었단 말이죠. 감정정리 진짜 빠른 거 알잖우?


김종필 : 뭐여~ '당신맘 이해해요~' 뭐 이렇게 나올 줄 알았는데... 칫! (12.16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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