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안 되는 놈이 생각이 멀쩡하니....가끔 가다가 속이 뒤집어지는 일이 생긴다.
차를 타고 가다가 주유소에서 줄에 매달려 빙글빙글 돌아가는 그거 뭐더라? 하이튼 그거.
그것만 보면 '엄마~아! 이끄..이끄...엄마~아' 하면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른다.
'응~ 빙글빙글 있어?' 하고 반응을 보여줘야 '응' 하고는 고함 지르기를 멈춘다.
그러구 가다고 또 신호등이 점멸등 상태다.
다시 '엄마~아! 이끄....이끄..$&%^&#$%....엄마~아!' '응~ 반짝반짝 있어?' '응' 하고 조용.

이거 하다 보면 디게 지겹다. 지겨워서 대꾸 안 해주면 '엄마~아! 이끄...으끄.....엄마~아' 거의 절규에 가까워진다. 볼륩업 되기 전에 대답하는게 상책이다.

지난 주일.
흑석동 친정에 갔다 오는 길.
밤에 강북강변을 달려 오다 나 미치는 줄 알았다.
가로등, 계속 나오는 한강 다리들 왼통 다 '반짝반짝'이다.
쉴 새 없이 '엄마~아! 엄마~아! 으끙....으끙.....아~악!.....이끄 이끄......엄마~아!' 흥분의 도가니탕 이었다. 그 흥분된 상태에 부응해서 대답해주다 보니 목 아프고 시끄러워서 귀 아프고...

나 진짜루 '반짝반짝' 무서워....

200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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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있는 단어도 몇 개 안 돼.
사실 다 알아듣는 척 하지만 알아 듣는 말도 몇 개 안 돼.
그저 김현승이 살아 남는 건 바로 눈치. 이것이다.

할머니 전화 통화 하시는데....'그래 옷 갈아 입고 나갈께' 라고 하신다.
아! 지금은 할머니다.할머니한테 붙어 있어야 한다.
할머니 방으로 가시면 방에 따라 들어가서 벌쭘하고 서 있고, 거실로 나오시면 소파 옆에 대기하고 서 있고....그렇게 김현승은 현관을 사수한다. '누구든 혼자는 못 나가. 날 데리고 나가야 해' 하면서.

고모와 범식형아가 왔다. 한참 놀다가 모든 식구가 동시에 일어 선다.
아! 지금은 고모다. 고모를 사수하라.
얼렁 달려가서 지 신발을 가져다가 고모 앞에 휙 던지고는 고모 손을 꼬옥 잡는다.
결국 고모 뿌리치지 못하고 데리고 나가서 아파트 한 바퀴 돌아주셨다.

오늘도 김현승은 눈치로 하루를 살아낸다.
200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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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으끙, 아이야.
이 네 단어로 모든 의사소통이 가능. 사실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은 이 네 개의 단어와 더불어 현란한 바디랭귀지가 있기 때문이다.

혹시 이 녀석이 세상의 모든 말을 다 알아듣는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말을 잘 알아 듣는다.

예를 들면, 엄마가 아빠에게 '오늘은 김현승 치카 꼭 시켜야겠어' 하는 소리 무섭게 손가락 입에 넣고 치카하는 시늉하면서 '으긍 으긍' 한다. 그 담에 자기 칫솔 있는 곳을 가리킨다.

암튼.
할 줄 아는 말은 몇 개 안되니까 급하면 진짜 리얼한 바디랭귀지가 나오는데...

쮸쮸를 먹고 싶거나 뭘 먹고 싶다 ---> 입을 막 쩝쩝거린다. 그러면서 먹고 싶은 걸 가리킨다.
기저귀가 찝찝하다 ---> 기저귀를 잡고 '으끙 으끙'한다
목욕하고 싶다 ---> 웃도리를 들춘다
나가고 싶다 ---> 신발을 갖고 와서 '으끙 으끙' 그 담엔 할아버지 핸펀을 챙겨드린다
엄마 세수좀 하고 올께 하면 알았다는 표현 ---> 고개 끄덕여주고 세수하는 흉내낸다
졸립다. '현승이 졸려? 잘래?' 하면 ---> 엄마 어깨에 기대면서 자는 폼을 한다
인사하고 자야지 하면 --->배꼽에 양손 모으고 할아버지 앞에 가서 인사, 할머니 앞에 가서 인사
음악 틀어 주세요 ---> 오디오 가리키면서 팔을 저으며 지휘하는 폼

기타 등등....
어제는 누나한테 한 대 얻어맞고 엄마한테 안겼는데 '현승이 왜 울어? 아야했어?' 하자마자
손을 들어서 엄마 뺨따귀를 모질게 때린다. '누나한테 이렇게 맞었어' 하는 바디랭귀지.
순간 별이 반짝했다.

200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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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승의 소명.
'나는 뭐든지 담기 위해서 이 땅에 태어났다'

엄마 아빠 커피잔에 눈이 보이는 뭐든지 넣어주기.
먹다 만 자두, 호두, 심지어 도미노...

현승이는 그릇만 보면 뭐든지 담고 싶다.

오늘은 가지러~언하게 소주병을 주전자에 담아봤다.

뭐든지 담는다.
200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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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빠가 출근하지 않는 아침.
김현뜽은 진짜 귀찮은 존재.
아침에 7시 쯤이면 일어나서 '엄마~아, 아빠~아'를 부르며 흔들어 깨우기.
우리는 최소한 8시 반까지는 자야 한다고!!!!
암것도 모른던 예전에는 일어나자 마자 할아버지한테 딱 넘겨 버리고 와서 다시 자면 됐었는데....
이제 좀 뭣좀 안다고 이 자식. 거실로는 절대로 안 나가고 침대에서 뒹굴며 단잠을 방해하는데....

오늘 아침.
역시나 일찍 일어나서 엄마 아빠를 외쳐대면서 기저귀를 가리키면서 '으끙 으끙'
이건 '기저귀가 불편하니 갈아달라'는 뜻.
잠결에 기저귀 하나 찾아서 아빠한테 던지면서 '좀 갈아줘' 하고 또 잤다.
그렇다고 일어날 아빠가 아니다.
잠결에 '할아버지한테 가서 갈아달라고 해' 했나보다.
이 녀석 진짜 불편했던 모양.
기저귀 하나 들고 비틀&건들거리며 거실로 나가서 '안녕히 주무셨어요?'(물론 고개만 끄덕) 인사하고 기저귀 내밀면서 갈아달라 했나보다.

기저귀 하나는 차고, 하나는 들고 건들거리면서 거실로 나갔을 모습.
ㅎㅎㅎ

2004/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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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녀석의 인형놀이 습관도 매우 다르다

채윤이는 어려서 인형을 갖고 놀아도 인형을 안고 보듬고 이러지를 않았다.
주로 하는 인형 각각에게 이름지어 주기.
예를들면, 벙굴기...이런 식의 이름을 일단 지어준다.
그런다음 인형 두 개를 앉혀 놓고 가르치기 시작한다.
'벙굴기! 앤! 니들 둘이 싸우면 안 돼! 싸울 때도 때리면 안 돼! 뭐라구? 벙굴기가 앤을 때렸어? 때리지 말라고 했지?' 뻑! 하면서 벙굴기가 채윤이한테 맞고 저리로 나가 떨어진다.
주로 이런 식이다.

현승이는 침대에 인형이 있으면 곧장 돌진해서 인형에 얼굴을 파묻고 부벼댄다.
미키인형 안고 자장자장 하기 좋아하고....
인형, 아기사진, 애완동물을 보면 모두 '아그 아그' 라고 부르면서 포인팅. 표정은 말할 수 없이 사랑스럽다는 듯한 표정.

따로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다르게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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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승이 '반짝 반짝 작은 별 '노래만 나오면 언제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손으로 율동을 합니다.
그러고나서는 피아노 위에 있는 크리스마스용 사슴 모양을 가리키지요. 불 들어오게 해달라면서.

어제 현승이 재우는데...
'현승이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라..'
'하루하루에 주의 선하심이 현승에게....'
이런 찬양 불러주면서 거의 잠이 들었습니다.

'예수께서 오실 때에 그 귀중한 보배 하나라도 남김없이 다 찾으시리.
샛별 같은 그 보배 면류관에 달려 반짝....'하는 순간.

벌떡 일어나서 손으로 율동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거실로 나가서 사슴을 보자는 겁니다.

'아냐. 코 자는 시간이야. 자자~' 하고 다시 재웠더니 팍 꼬꾸라져서 잠을 청합니다.

이 순간 발동하는 엄마의 장난끼.
'샛별 같은 그 보배 면류관에 달려 반짝..' 하자마자
또 벌떡 일어나서 손으로 반짝반짝.

아~으, 귀여운 넘.

2004/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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