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도시락을 싸줬다. 도서관에 밥을 팔지 않기 때문에, 글구 돈도 절약할 겸, 아내에게 도시락을 요청했다. 흔쾌히 즐거운 표정(?)으로 도시락을 싸줬다. 도시락을 풀러보니, 반찬이 네 가지나 된다. 키위도 예쁘게 포개져있고, 따뜻한 녹차도 김이 모락모락 난다. 신혼 초, 기윤실에 다닐 때 모두를 깜짝 놀래켰던 치즈로 만든 하트와 그 위에 쓰여있는 편지는 없었지만, 락앤락 뚜껑을 여는 순간 아내의 사랑이 훈훈하게 번지는 걸 단박에 느낄 수 있다.

     사역이다 뭐다 하면서 돈 버는 데는 전혀 재주가 없는 남편을 만나, 아내는 경제적으로 넉넉한 느낌을 한번도 받은 적이 없으리라. 채윤, 현승도 아빠로부터 값비싼 선물 한번 받아본 적 없다. 그런 부실한 남편이자 아빠가, 또다시 신학교 들어간다고 일을 그만뒀다. 앞으로 최소 연말까지는 수입이 없다. 두 아이와 아내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터진다.


     주께 내 맘을, 내 삶을 드리기로 작정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껏 걸어온 내 삶의 발자취 역시 후회하지 않는다. 그 길이 나에겐 최고의 선물이었음을 난 진정 알고 있다. 그리고, 나의 가정도 마찬가지이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에 대한 미안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이다. "슬픔 대신 희락을, 재 되신 화관을..." 그렇게 이끄실 주님의 은혜를 마음 깊이 사모한다.


     "도시락"은 지금의 현실에 감사하고, 지금껏 인도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찬양하라고 말씀하신 하나님의 언약이다.

200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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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사라락 사라락 잠이 들고 있는데

옆에서 엎치락 뒤치락 잠을 못이루는 남편.


'여보! 가슴이 너무 아퍼..'


순간 잠이 확 깨면서 '왜애?'

했더니....뭐라 뭐라 횡설수설....


그러면서 하는 얘기.

'실은...이순신 장군이 죽어서...'

(어제 이순신장군 마지막회였음)


가슴 아프다는 말에 놀라서 깼던 잠, 그 말 듣고 열 받아서 한 번 더 깸.


그 후....다시 잠을 청하는데 남편 하는 말.

'여보! 우리 기도하자'


기도하자는데 다른 것도 아니고 기도를 하자는데 그러자 해야지 어떡하나?'

'그래, 기도하자. 무슨 기도?' 했더니...


'이순신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이 말에 기가 막혀서 잠이란 잠은 다 달아남.


그렇게 날 깨워놓고...

이내 드르렁 드르렁...

그렇게 잠을 설치고 나 오늘 하루종일 졸렸다


200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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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채윤이와 현승이가 어찌나 둘이 잘 노는지....

두 녀석 기분만 좋으면 이제 내 손이 갈 일이 별로 없다.

이렇게 아이들이 점점 엄마로부터 거리를 가지게 되는가 보다.


두 녀석의 끝없는 놀이 시리즈.

비록 놀이는 달라도...

여우같은 누나랑 노는 어리버리 현승이가 매일 매일 당하는 그 구도는 변함 없는 듯.


한바탕 울어제끼는 것으로 어른들의 힘을 빌어 누나를 이겨보지만..

것두 잠시.

누나의 당근과 채찍에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완젼 복종 모드로 따라다니는 현뜽.


엄마가 지들한테 하던 식으로 현승이 혼내고 협박하는 채윤.


웬지 내가 내 동생하고 저러고 놀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어리버리 내 동생 나한테 진짜 많이 당했는데....


내가 안 놀아준다고 하면 꼼짝 못하고 시키는 거 다 했었던 것 같은데...


반복되는 역사의 수레바퀴! ㅋ


200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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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침 출근하는 기분이 한 결 가볍다.
장장 1시간 30분에서 때론 2시간 가까이 출근해야 하는 부담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니었는데,
요샌 마음이 가벼울 뿐 아니라 어쩔 땐 휘파람 까지 불며 집을 나서게 된다.
왜냐하면... 우리의 아이들, 채윤이와 현승이 때문이다.
아이들이 얼마나 부지런한지 7시 이전에 다들 일어나서,(어쩔 땐 6시에도 일어나더라)
출근하는 아빠한테 예쁘게 인사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어느새 이것들이 베란다로 이동해서(12층)
온 동네가 시끄럽게 "아빠~~, 안녕~~" 하며 소리친다.
손을 흔드는 내 자신이 참 자랑스럽다.
저렇게 나를 믿어주고 환영해주는 아이들... 난 저들의 아빠다. ^^

아이들의 천진난만함... 그 마음이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부지런한 아이들... 인사에 재미붙인 아이들...
저 아이들, 채윤 현승이로 인해 오늘 더없이 행복함을 느낀다.
쟤들이 나이 먹어서도 내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나또한 지금처럼 쟤네들을 사랑해 줄 수 있을까?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아이들...
내게 아침마다 예쁘게 인사하듯 늘 사람들을 환영하고 세워주는 사람이 되길..
진심으로 사람을 살리는 삶을 살아가길... 기도하며 기대한다.

200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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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를 알고 나서 아홉 번째 생일이 지났습니다.

97년 새로 성경공부 조가 짜여진 지 얼마 안 됐을 때 JP의 생일이었습니다. 조장으로서 조원을 챙긴다는 미명하에 노란색 필통을 사서 선물했었드랬죠.

99년 생일은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서 맞은 처음 생일이었죠.
대학원 다닐 때였는데 밤에 수업 마치고 잠실에서 만나면서 케잌과 함께 가슴에 큰 리본을 숨겨서 달고 나가서는 '나 자체가 선물이야' 했었드랬죠.

한 3년 전 생일에는 오전 반가를 내고 아침 식사를 거하게 준비해서 부모님을 초대해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었구요...

현승이를 낳던 해에는 조리원이 있을 때 결혼기념일과 생일을 맞게 됐었어요. 조카 지영이 지희에게 부탁해서 미리 생각해뒀던 선물을 사다달라 부탁해서는 깜짝 선물을 했었어요.

이번 생일은 어머니가 미리 미역국도 끓이시고 반찬도 준비해주셨네요. 여기 저기 지출이 너무 많은 때라서 따로 외식 같은 것도 못하구요. (그러고보니 선물은 지난 번 축구화로 미리했었구나~) 원래 성격상 잘 하지도 못하면서 아내가 좋아하니까 열심히 아내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같은 것은 챙기려구 하죠. 정작 자신의 생일은 있으나 없으나 한 날로 지나가도 된다고 늘 말하구요.
티라미슈 케잌을 사 가지고 들어와서 두 아이들의 '생일 축하'노래를 들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예수 그 이름 나는 말할 수 없네 그 이름 속에 있는 비밀을 그 이름 속에 있는 사랑을...'
하는 찬양이 있지요.
내 삶에서 남편 김종필에 대한 내 사랑은 말로 다 할 수 없어서 비밀일 수 밖에 없는 것이 많지요. 내게 얼마나 귀한 사람인지, 이 사람이 가진 남다른 장점이 얼마나 많은지, 내가 왜 그 누구보다 남편인 김종필을 존경하는지....세상의 방식으로 다 말할 수가 없어서 고이고이 비밀로 간직하고 있는 것들 많지요.

김종필씨 이 땅에 태어난 날 있음에 감사합니다.

200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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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이 완전히 빠져버렸다.
'불멸의 이순신'에 완전히 빠져 버렸다.
작년에 '칼의 노래'를 읽고 감동 받은 바가 있는 것은 알았지만 그렇게 사랑하는 줄은 몰랐는데...

'불멸의 이순신'을 하는 시간에는 정신이 완전히 나간다.
내가 '파리의 연인'에 빠져 있던 때와는 수준이 다르다.
채윤이까지 옆에 앉히고 열심히 설명해가면서 드라마를 보더니..

급기야 <이순신의 두 얼굴>이라는 7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사서 읽기에 이르렀다.
그 책을 사가지고 들어와 첫 장을 펼치면서 하는 말.
'여보! 너무 행복해'

그리고는 오늘 기저귀 사러 마트에 갔었는데...
거의 장을 다 보고 나오는데 장난감 있는데를 지나게 되었다.
김채윤이 '어? 저거 뭐야?'하고 가리키는 것과 동시에,
그 진지하고 웬만한 일에 흥분도 안 하는 김종필이 눈이 똥그래져가지고.
'어! 저게 뭐야?' 하면서 달려가는데....따라가보니 레고에서 나온 '거북선' 이다.
이름은 '불멸의 거북선'
웬만하면 하나 사주고 싶었다.
그거 사주면 밤새 채윤이랑 둘이 앉아서 거북선 만들면서 이럴 것이다.
'여보! 너무 행복해~'

20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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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평택대 강사휴게실.
세 번째 강의하러 왔습니다.
평택대는 물적자원에 어찌나 투자를 해대는지 강의실에 액정프로젝터 데스크탑이 다 갖추어져 있습니다.(일부 강의실에...^^;;)

9시쯤 집에서 출발하면 10시10분 쯤이면 학교에 도착하는데 혼자 운전하고 오는 시간, 마치고 올라가는 시간이 참 좋으네요.
사실 매일 혼자 운전하고 다니는데 서울이나 서울 외곽이 아니라 좀더 낯선 곳이라는 생각에 괜시리 더 들뜨고 좋은것 같아요.

단지 음악치료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이지만 마음을 다해서 학생들을 섬기는 마음으로 하는 '영혼의 대화'를 꿈꾸면 강의합니다. 그렇게 기도하면서 내려옵니다. 언제든 첫마음은 이렇듯 아름다운 법이죠.^^;; 첫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겠지만서도...

이제 강의 들어갑니다~

200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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