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치료사 초임 시절엔 그랬습니다. 치료 후 상담 시간이면 겉으론 부드럽지만 속으론 엄청 목에 힘들어가서는 최대한 전문용어를 써가며 상담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 용어 앞에 살짝 주눅 든 엄마에게 '나 전문가이까 알아서 모시고 치료 내용에 대해선 무조건 믿고 토도 달지마라'는 자의식이었을 겁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문가 의식'에서 '놀기 좋아하는 수가쟁이 엄마' 정도로 바뀌어 갑니다. 그저 치료실 들어올 때보다 나갈 때 아이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밝아지고 가벼워졌으면 된다. 그게 쌓여야 진정한 변화의 길이 열린다 싶습니다. 깨알같은 전문용어들은 개나 줘버리든지 보고서 용으로나 쓰든지요.

커피도 그렇습니다. 커피의 맛과 향을 설명하는 수만 가지 형용사는 그냥 넣어두고 "어, 맛있네. 와 좋다" 이거면 좋...겠어요.
커피의 산지별 이름이나 드립에 관한 용어나 그 어느 것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분에게도 맛있는 그런 커피면 좋겠어요.

거두절미하고 맛있는 커피 한 잔요! 짠~ 자..... 원샷!^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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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다음에 커서 훌륭한 바리스타가 되겠어요.


커피를 내리는 손맛도 필요하지만 볶는 손맛이 더 결정적이예요. 그래서 나는 커피 잘 볶는 여자 되는 게 장래희망이에요.

더욱이 로스팅을 손수 하지 않으면 커피 본연의 미덕(이라고 제가 정한겁니다)인 '나눔'이 어려워져요.
그 비싼 원두를 사다가는 넉넉히 커피를 나눌 수 없겠드라구요.

여름부터 손바닥만한 도자기에 다섯 잔 정도 볶는 도자기로 손목이 나가도록 볶았어요. 확실히 불로스팅을 해야겠어요.

가계 그래프가 마이너스로 해저 이만 리를 향할 때도 결코 열지 않았던 주머니.
원고료 모은 통장을 열어 유니온 샘플로스터 들였어요.
이제부터 또 목장갑 끼고 불의 단련을 시작합니다.

나는 이 담에 커서 세상에서 젤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사람이 될거예요.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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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눈알이 아프도록 울고 또 울었으며....
사이사이 이렇게 몸개그 까지 하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3년간 흥행했던 나우웬 카페 마지막 날에 윤미가(아니라 윤미 동생이) 만든 환상적인 롤케잌이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풍성하였다.

TNT와 함께한 3년을,
한영교회 18년을 어찌 잊으리오.
사랑했으므로 진정 행복하였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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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앞에 앉았는데,
둘이 마주 앉았는데
신문만 들여다 보고 있으면....
여기 앉은 나는 푸드코트에서 자리 없어 합석한
몰르는 여자유?

-아침마다 식탁에서 마주하는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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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로스팅의 낯선 땅을 밟다! 아주 작은 손에 잡히는 도자기로 불로스팅을 시작했습니다. 한 번에 50g 정도 볶아지는 것 같은데 그래도 커피를 불로 직접 볶아보는게 어디냐며 이 앙증맞은 도구를 만난 것에 행복합니다. 한 20여분 계속 들고 흔들어야 하기에 노가다스럽지만 내내 불로 연단되는 커피를 바라보며 지금 여기에 머무르는 훈련에도 아주 좋습니다. 커피맛을 제대로 일궈내기 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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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주고 싶은 건 따로 있지만,
그대가 받기에 부담이 없을 것 같아 이것으로 정말 주고 싶은 그것을 에둘러서 내보입니다.





그대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달려가며 나의 마음 대신할 그것,
커피라 불리는 그 아름다운 것을 준비했습니다.
마음을 담아 기도를 담아 맑게 내리는 핸드드립이 궁극이지만,
아직 커피맛에 익숙지 않는 그대에겐 마약커피라 불리는 캬라멜향의 우유가 듬뿍 든 아이스커피도 좋을 것입니다.






이 심오한 이야기들은 몰라도 좋습니다.
그저 그냥, 지금 이 순간 이 한 잔의 커피가 그대들에게 손톰만한 기쁨을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습니다.
커피를 내밀며 진짜 건네고 싶은 내 마음의 그것은 굳이 괘념치 않아도 좋습니다.






그런 건 알아줘도 좋겠어요.
이 한 잔의 커피는 내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커피라는 것을요.
최고의 맛있는 마약커피를 위해서 비율을 연구하고, 신선한 우유를 들이붓고,
최고의 커피를 위해서 가장 신선한 원두를 준비하고 한 잔 한 잔 마음을 다해서 내린다는 것을요. 그게 내가 커피라는 것을 수단으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을요.




드러나고 싶은 이 마음,
높아지고 싶은 이 마음,
커피잔 뒤로 숨어서 조용히 그저 향기 하나로 그대들에게 기억되면 좋겠네요.
그대들의 행복한 웃음 뒤에서 가려져 향기만 낼 수 있으면 말이죠.


커피란 그런 것이죠.
전하고 싶은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말없이 전해주기도 하는 그런 것이니까요.


내 마음이 들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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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사랑 TNTer들아, 기다려라. 모님이 가신다.
마약커피통 휘날리며! 드립세트 휘날리며 신두리로 가신다.
배고파서 행담도 휴게소에서 국수 먹고 맥반석 오징어 씹으며 출발~







수련회 마지막날 참 행복해 보이는 도사님이신 남편님.
옆으로 살짝만 비켜줘 보시라요.







활짝 웃으시는 도사님과 그 청년들 뒤에서 커피 드립하고 있던 '나'님 등장.
이런데서 드립해서 마시는 쥑이는 커피맛은 뭐라 표현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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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에니어그램 강의가 있었습니다.
여덟시간으로 예상된 긴 강의라서 강의듣는 사람들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강의하는 저로서는 사실 그리 힘들지가 않아요. 저는 일단 마이크를 잡았다 하면 그 다음부터는 알 수 없는 에너지가 저를 끌고 가기 때문이죠)
강의준빈지 기돈지 알 수 없는 뭔가를 하던 순간에 '강의 중간에 커피를 내려줄까?' 하는 생각이 퍼뜩 떠올랐습니다. 인원도 그리 많지 않고....



그래서 그냥 바리바리 싸갔습니다. 
마침 비도 오는데다가.....
졸음과 피곤이 살살 몰려와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순간에 갑자기 강사가 강의를 멈추고,
커피 한 잔 드리겠습니다. 하면서 신선한 커피를 핸드드립 해준다면 얼마나 좋아서 하늘을 날을까? 자뻑에 날아갈 듯한 심정으로요.
기대만큼 반응이 뜨겁진 않았지만 행복합니다.



강의준비를 하고 커피용품을 싸가지고 나서는 저에게 남편이 '당신은 강의하러 가는 거 맞어?'하면서 '당신은 진짜 행복하게 산다' 했습니다.
그래요.
강의도 커피도 수단이 되지 않고 이 자체를 기쁨으로 누릴 수 있으니 행복합니다.
누가 뭐라든,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강의에도 커피에도 내 존재를 담아서 나누려니 행복한 건 나 자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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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내립니다. 주일 아침 집을 나서는 당신을 위해...
커피 한 알 한 알 기도를 담아 갈아서 고요함으로 내립니다.
오늘 당신의 설교가 누구에게도 종교적 강압이 되지 않기를,
낮아지고 정직해진 당신의 입을 통한 그 분의 말씀이길,
당신이 만나는 사람 누구도 사역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길,
당신 안의 연약함과 상처입음 부끄러워하지 않고 드러내고, 들어주고,
어루만지며 치유하고 치유 입는 날이 되길,
능력이 필요하다면 당신의 능력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그 분의 능력이길.....
사랑이 부족한 아내의 쪼임과 조르기와 엎어치기에도 의연하게 당신 사랑의 길에 서기를.....

당신과 나의 예배가 메마른 땅에서 부르는 희망의 노래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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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면 날마다 오는 카페가 아닙니다.
일주일에 딱 한 번, 한 시간, 예배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서만 여는 나우웬 카펩니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커페가 아닙니다.
일주일에 딱 한 번만 여는 나우웬 카페, 여름 한 철만 폭풍드립되는 마약커핍니다.


마약커피는 누가 붙인 이름일까?
이 커피는 예전 AP목장 시절부터 만들기 시작한 것인데 그 때 붙여진 이름인지,
나우웬 카페에 출시하기 전 목자들 모임에서 붙여진 이름인지...
아무튼 이 커피는 마약커핍니다.
'저 커피 안 마시는데요'
'아, 인스턴트 커피예요? 저는 뜨거워도 그냥 원두커피 주세요' 라고 한 번쯤 사양했던
사람이라도, 일단 한 번 마셔보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그 맛!


나우웬 카페 문 열 때 내걸었던 슬로건, '별다방, 콩다방과, 던킨보다 훨 맛잇는 커피'에
부합하는 여름 메뉴입니다. 별다방 콩다방의 캬라멜 마끼야또 같기도 하지만 징하게 달지 않고 느끼하지도 않은 그런 맛입죠.
이건 순수하게 모님의 사랑으로 낳은 메뉴라 할 수 있습니다.


라고 광고를 해도 무색치 않는 마약커피로 부시시한 주일아침을 시작합니다.
마약커피를 타는 여름이 오면 도사님의 아침식사는 여느 평일과 다를 것 없이 씨리얼 등으로 알아서 떼우셔야 하구요. 아! 아무리 그래도 맛있게 핸드드립한 커피 한 잔은 설교 하실 그 분 손에 꼭 들려 내보냅니다.


출시 한 지 한 달 쯤 됐나요?
점점 양이 늘어납니다.
작년 재작년 마약커피이 맛을 보신 어른들께서 그 중독적 맛을 못 잊으시고 예배 끝나고 식사들 다 하셨는데 집엘 안가시고 본당 뒤를 빙빙 도시는 분들이 생겼다지요.
청년들 먹는 거 널름널름 달라고 하기도 뭣하신 분들께 넉넉히 나눌 마음에 오늘은 한 6,70잔 정도의 분량이 되지 않았나 모르겠네요.


세상 어디서도 마실 수 없는 커피임을 확신합니다.
모님의 사랑과, 사랑을 닮은 번뇌와, 번뇌를 닮은 자기연민과, 자기연민을 닮은 자만심 등 넣을 수 있는 것은 다 넣은 커피니까요.
나우웬 카페 3년 째 하면서 처음에 '내가 커피를 준다. 그 어떤 커피보다 신선한 커피를 내가 너희들에게 준다'였는데...
갈수록 '마셔줘서 고맙다. 커피를 내미는 제 손을 기꺼이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마음이 커지네요.


요즘은 마약커피 타는 시간이 가장 거룩한 진짜 예배시간 같아요.


한 잔 씩들 드시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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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교회 청년공동체 TNT 주일 예배가 시작되는 2시에는 나우웬 카페를 찾아주세요.


날이면 날마다 오는 카페가 아닙니다.
일주일에 딱 한 번, 한 시간, 예배를 찾는 사람들, 예배를 향해 나가는 사들, 일주일 동안 그리웠던 사람들과의 천국의 만남을 위해서 문을 여는 '나우웬 카펩'니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커피가 아닙니다.
일주일에 딱 한 번만 여는 나우웬 카페,
여름 한 철만 폭풍드립되는 마약커핍니다.



나우웬 카페 문 열 때 내걸었던 슬로건, '별다방, 콩다방과, 던킨보다 훨 맛잇는 커피'에
부합하는 여름 메뉴입니다. 별다방 콩다방의 캬라멜 마끼야또 같기도 하지만 징하게 달지 않고 느끼하지도 않은 그런 맛입죠.
이건 순수하게 모님의 사랑이 낳은 메뉴라 할 수 있습니다. ^^)V


*******


라고 광고를 해도 무색치 않는 마약커피로 부시시한 주일아침을 시작합니다.
마약커피를 타는 여름이 오면 도사님의 아침식사는 여느 평일과 다를 것 없이 씨리얼 등으로 알아서 떼우셔야 하구요. 아! 아무리 그래도 맛있게 핸드드립한 커피 한 잔은 설교 하실 그 분 손에 꼭 들려 내보냅니다.


올 여름 다시 출시 한 지 한 달 쯤 됐나요?
점점 양이 늘어납니다.
작년 재작년 마약커피이 맛을 보신 어른들께서 그 중독적 맛을 못 잊으시고 예배 끝나고 식사들 다 하셨는데 집엘 안가십니다. 본당 뒤를 하릴없이 빙빙 도시는 분들이 생겼다지요.
청년들 먹는 거 널름널름 달라고 하기도 뭣하셔서 뻘쭘하신 분들께 넉넉히 나눌 마음에 오늘은 한 6,70잔 정도의 분량으로 더 늘어났습니다.


세상 어디서도 마실 수 없는 커피임을 확신합니다.
모님의 사랑과, 사랑을 닮은 번뇌와, 번뇌를 닮은 자기연민과, 자기연민을 닮은 자만심 등 넣을 수 있는 것은 다 넣은 커피니까요.
나우웬 카페 3년 째 하면서 처음에 '내가 커피를 준다. 그 어떤 커피보다 신선한 커피를 내가 너희들에게 준다'였는데...
갈수록 '마셔줘서 고맙다. 커피를 내미는 제 손을 기꺼이 받아줘서 고마워'라는 마음이 커지네요.


요즘은 마약커피 타는 시간이 가장 거룩한 진짜 예배시간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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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빡쎄게 '바리스타 교육과정'을 다녔지요.
거금을 투자하고 한 달 일상이 마구 흔들릴 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벼르고 벼르던 한 과정을 끝냈습니다.
중간에 아버님 일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과 함께 처음에 충천했던 에너지가 사그러들기도 했지만.
암튼, 마치고 뽀대나는 수료장 받아 들었습니다.






올 1월부터 우연히 커피와 에니어그램을 함께 엮어서 기고를 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커피를 배우다 보니 에니어그램과 커피는 커다란 공통점이 있었더랬습니다.
알면 알수록 그 세계가 무궁무진 하다는 거요.
커피, 나름대로 책을 통해서 원산지, 역사, 성분.... 기타 등등 이론적인 것도 많이 안다고 자부했으며,
핸드드립도 좀 한다고 교만, 자만, 자뻑 드립이었지요.






이 과정을 수료하고 나면 카페의 꿈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며 큰 댓가를 지불했는데....
했는데...
했는데...
했는데...
야, 카페 못하겠구나.
난 아직 커피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구나.
커피의 맛과 향이 얼마나 다양한지,
같은 커피라도 내리는 사람에 따라, 찰나와 같은 시간에 의해서 어떻게 다른 커피가 되는지,
로스팅은 어떻고, 생두 자체의 품질은 또 어떤지요.
에스프레소는 1초의 시간, 영쩜 몇 그램의 원두 차이가 좌우하는 맛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과정을 마치고 나니 카페의 꿈과는 수십 걸음 멀어진 느낌이네요.
분명하게 배운 것 한 가지가 있다면 '나는 커피에 대해서 너무 모른다' ㅠㅠㅠㅠㅠ
라며 좌절스럽지만요.


내가 모른다는 걸 배운 것 만큼 큰 배움이 있을까 생각하면 귀한 일이지요.
커피,
아.... 그 끝 없이 빠져드는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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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공부 하고 있습니다.
커피 관련 책을 40권 읽어서 전문가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14권에서 멈춰있고요.
동네 카페 커피교실과는 다른 차원의 공부가 기다리고 있었더군요.
책으로 봐서 다 아는 것들이라도 결국 몸이 다시 익혀야 하는 것이니까요.







집에서 독학으로 핸드드립한 게 있어서 첫 날 핸드드립 수업에서는
'이대로 팔아도 되겠는데요' 하는 칭찬을 들어서 으쓱했는데...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우유거품 내고 카푸치노 만드는데 손은 달달 떨리고 쉽질 않네요.
저는 '처음'의 '미숙함' 그래서 '뽀대나지 않음'을 매우 힘겨워하는 것 같아요.
누구나 그렇다고 말하겠지만 저는 좀 유난해서 '처음'의 얼마간이 무척 고통스럽게 느껴져요.


스타일 무너지지마.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이미지 관리 잘 해야해.
약한 모습, 부족한 모습, 뭘 못하는 모습은 최대한 감추고...
라는 내면의 거짓자아의 목소리가 그렇게 만드나봐요.





 




트위터를 통해서 아주 끌리는 카페와 카페지기 한 분을 발견했는데,
커피, 책, 사람, 신앙에 대해서 남다른 진지함과 진실함이 느껴지는 분이었어요.
가톨릭의 수사님들과 같은 마음으로 커피를 내리신다고 하네요.
저 역시 커피 한 잔에 사랑과 그 분을 향한 깊은 영성을 담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꿈을 꿔요.
많이 서투르고 가야할 길은 멀지만....

 


사랑과 영성은 미래 어느 날의 것이 아니라 항상 지금 여기의 것이니까요.
서투른 오늘을 인내하며 오늘의 사랑과 영성을 살다보면 언젠가 또 다른 자리에 가 있을 거예요.



요즘, 이렇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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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만 문을 여는 카페 나우웬을 시작한 지 만 2년이 넘었다.
많은 일들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변함없이 저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건 기꺼이 함께 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다.


각 다른 성품의 선물로 함께해주는 친구들이다.


나우웬 카페의 사장, 정직원, 알바, 일일 알바.
다 모였다.


사진상으로 사장님은 쏭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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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관계에 치인 '설날'의 느낌보다 그저 '새해'의 느낌이 강한 설연휴 마지막날에 네팔에 다녀오다.
컨디션 핑계를 대고 썰매 타러가는 나들이에 쏙 빠져서 침대에 뒹굴며 하루만에 일독을 해버린 것이다.
히말라야의 선물.
히말라야의 '말레'마을 열 한 가정의 커피재배 이야기.


커피로드 촬영을 위해 세 달 동안 그 곳에 머물렀던 EBS 촬영팀을 따라 갔다오니 커피 한 잔을 바라보는 시각이
또 달라졌다. 대한민국 서울에서 패션커피로 워킹커피로 우리의 손에 들려진 커피는 어떤 사람들에 의해서 어떻게
재배되고 전달되어 왔을까?
커피로드의 길을 따라 하루여행 다녀오니 내가 마시는 맛있는 커피 한 잔의 여유와 고상함은,
사랑하는 남편을 아빠를 이주 노동자로 보내놓고 손이 갈라지도록 커피농사를 짓는 어느 젊은 엄마의 고된 노동과
슬픔이 베인 것임을 알게 된 것이다.


이제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그 커피가 원산지가 어디든 나는 히말라야 고지의 말레를 떠올릴 것이고 그 여러 장의
살아있는 사진으로 수십 번 눈을 맞춘 그들의 얼굴을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의 꿈과 그들을 슬픔과 커피에 담긴
희망 또한 떠올리며 그들의 행복을 위해 잠시나마 기도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를 오늘 아침 마지막 장을 덮었다.
한 달 정도 커피와 함께하는 시간여행을 마친 셈이다.
1896년 고종이 아관파천 때 러시아 공관에서 처음 커피를 마신 이후로 2005년 까지 우리나라 다방의 역사를 따라걷는
여행이었다. 자료의 달인 강준만과 그의 제자가 엮어낸 책인 만큼 2011년 서울 명일동 우리집에서 내가 핸드드립을 하여
커피 한 잔 마시기까지 이 땅의 커피는 어떤 길을 걸어왔는가를 그냥 요약해서 얘기해준다.


노란색 맥심 모카골드로 대변되는 '인스턴트 커피 대국'인 우리나라에 확실히 커피취향이 달라지고 있다.
아, 일단 내가 달라졌으니깐.
우리 동네에도 며칠 지나면 카페가 생기고, 또 생기고, 인테리어 공사했다하면 거의 카페고...
이런 걸 보면 괜히 불안해지고 조급해지기도 하는 게 솔직한 심정.ㅠㅠㅠㅠ


책의 맺는 말에서 강준만이 말한다. '커피는 이제껏 한국인에게 안정된 미학을 보여주는 음료가 아니었다.
차분한 성찰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고 뭔가 우아하고 고상한 척 하는 효용을 있었을지 몰라도 말이다'


아, 맞다. 내가 핸드드립 커피에 빠져든, 그리고 혹시 내 인생의 진로를 변경하여 뭔가 다른 일을 하게 된다면
카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이유가 여기 있다.  커피가 가진 차분한 성찰의 분위기.
이제껏 나에게든 우리 문화에서든 커피, 카페가 관계맺음과 소통의 도구였다면,
'성찰의 도구와 공간으로서의 커피와 카페는 어떻겠냐는 것이다.
'우리 커피 한 잔 하자' 라는 말도 참 그럴듯 하지만 혼자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책을 읽거나 일기를 쓰는 그림을 어떻겠냐는 것.
그래서 언젠가 트위터에서 영애가 '나 혼자 카페에 있다' 내지는 '나 아메리카노 마시는 여자!'라는 멘션을 날렸을 때
알 수 없는 뿌듯함이 날 스치고 지나갔던 것이다.







지난 12월 커피여행을 위해 원주를 다녀온 적이 있고,
요즘도 기회가 되는대로 남편과 함께 여기 저기 카페를 기웃거리고 있다.
그러면서 계속 카페순례 포스팅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도대체가 맘에 드는 카페가 없어서였다.
커피가 맛있으면 주인이 철학이 없고, 주인이 철학이 있으면 너무 고자세에다 커피를 숭배하시는 것 같고...
원주에 가서도 같이 간 커피동지에게 '철학이 있어야 돼. 카페를 하더라도 철학이 있어야 된다'며 목에 핏대를
세웠으니...


결론은 JP님이 내려주셨다.
'그래서 당신이 카페를 못하는거야'
ㅠㅠㅠㅠㅠㅠㅠ
맞아. 운명철학 카페도 아니고 철학은 무슨 놈의 철학!
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라떼아트나 로스팅 기술 배우는 것은 돈만 있으면 누구라도 언제든 할 수 있는 거라고 믿고,
그저 난 좀 커피에 관한 망할 놈의 철학을 위해서 더 많이 읽고 공부하겠다는 비효율적이고, 비현실적인 다짐을
해본다. 말하자면 커피 한 잔에 깊은 성찰과 사람에 대한 깊은 사랑을 담는 내공을 쌓는달까?
이런 정신실답지 않은 비장한 각오를 다지며, 그런 의미로 좀 늦었지만 커피 한 잔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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