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크랩.

이 분을 만나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보다 훨씬 더 죄를 많이 짓고, 나와 다른 사람들을 거부하고 미워하고 공동체를 깨뜨리면서 살았을 것입니다. 사람마다 자기에게 맞는 저자가 있을텐데 저는 이 분이 딱입니다.
사실 <결혼건축가>는 그리 재미있지 않았습니다.

제가 신앙 인격의 공황을 맞았던 97년 겨울에 이 분이 쓴 <격려를 통한 상담>을 읽으면서 자아가 무너지고 새로운 자아가 생기는 것 같은 경험을 해습니다. 이 때 이후로 저만의 특유의 죄성이 올라와서 괴로운 때는 이 분의 책을 집어 들었어요. 거기서 받은 인사이트는 한 번에 다 풀어 놓을 수 가 없죠.
최근에는 오랫만에 이 분의 신간을 한꺼번에 사서 일고 있는데 <끊어진 관계 다시 잇기>를 읽었어요. 이 책에 관해서는 차차 한 번 정리해서 글을 올릴려고 하구요.
며칠 전 부터 <하나님을 즐거워하라> 하는 책을 읽고 있는데 앞부분이 실로 충격적이었죠.

니가 좋은 부모 될려고 좋은 모범을 보이고 잘 양육하고 기도해도 애는 좋은 애가 안 될 수 있다. 그건 니가 정해놓은 인과법칙이다. 니가 잘하면 잘 될거라는 생각에는 하나님이 없다. 이런 식으로 '인과법칙'에 대해서 열나게 까는 거예요. 첨에 좌절이 되더라구요. 아이씨, 그럼 내가 이렇게 열심히 부모노릇 하는데 채윤이가 사춘기때 비행청소년이 될 수도 있단 말이야? ....

조금씩 읽다보니 내용을 단순합니다. 내가 내 삶을 operating할 수 있다는 생각, 해보겠다는 생각이 불신앙 이라구요. 내가 열심히 살고 열심히 기도해도 남보다 더 불행해질 수도 있지만 그 너머에 계신 하나님을 바라는 것이 신앙이라구요.

나는 하나님으로 인해서 매일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사는데 사실 하나님이 주신 축복 때문에 행복한 지, 그 분 자신 때문에 행복한지 잘 모르겠네요. 돌아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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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zowa
제 아이디를 소개하죠~

여기서 ' i ' , 즉 '아이'는 'child' 내지는 'children'의 의미죠.
저는 '일'과 '소명'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답을 얻은 것이 최근인 것 같아요.
진로 결정의 중요한 시점의 대학 입학 때도 아니고, 다니던 유치원을 그만 두고 백수의 길을 접어 들던 때로 아니고, 다시 대학원 공부를 시작하던 때도 아니고....
채윤이를 낳고 이 직장을 다니면서부터예요.
위에서 열거한 결정적인 시기에는 그냥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선택을 하게 됐는데 돌아보니 그 모든 결정은 저의 '일'과 '소명'에 있어서 중요한 결정들이었죠.

예전에 '가정과 직장 사이'라는 책을 읽고 나눈 적이 있는데 이 책의 영문 제목은 '역할에 따라 살지 않고 소망에 따라 살기' 이 정도 되거든요.그 책을 읽고 구체적으로 생각한 제 삶에서 일과 소명은 언제나 '아이들'과의 끈이 있더라구요.

유치원 교사를 하면서 아이들을 만나고, 오랜 시간 어린이 성가대 지휘를 하면서 아이들을 만나고(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중 하나였어요), 지금은 음악치료를 하면서 마음과 몸이 아픈 아이들을 만나죠. 유치부에서 또 아이들을 만나구요...그리고 아주 중요한 소명 '채윤이'를 만났구요......

그래서 제 이아디의 '아이'는 바로 그 '아이' 랍니다.
저는 제 일과 소명에 참 감사하면서 행복해하면서 살아가고 있어요.

2003/12/5



서재석 : JP도 아이디 바꾸라고 하세요. u-zowa로요.^^ (12.06 11:15)
정신실 : ㅋㅋㅋ..에이~푸하하하하 (12.06 22:12)
김종필 : 제 아이디 faithjp에서 faith는 '신실'입니다. 참 조터군요. (12.07 00:21)
이병삼 : 정말 멋진 생각이네요..jp앞에 신실이라니?!/// (12.10 13:01)
서재석 : 아, 그건 몰랐네.. (12.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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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 목장 홈피에 우리 목자님께서 우리 부부에게
(아따 '우리'라는 말 많이도 쓴다)
글을 하나 써 올리셨습니다.
곧 목장 분가를 앞두고 우리 부부에게 주신 글인데 그 내용이 우리를 격려하고 감동시키고 고무시키고 그러합니다.

아침 출근 길 차 안에서 그 얘기를 하다가...

SS : 목자님의 글이 우리에게 힘이 주는 것 같애.
 칭찬과 격려의 힘은 참 대단해.
(잘난 척 하기 좋아하시는 똘똘이 스머프 JP, 질 수 없다)

JP : 칭찬과 격려는 사회를 움직이는 자산이지

SS : (잘난 척 하겠다 이거지?) 그렇지~ 칭찬과 격력는 개인의 성숙을 위한 근간이 되지(메~롱)

JP : (역시 질 수 없다) 칭찬과 격력는 공동체를 세우는 초석이지.

SS : (그~으래?, 그렇다면) 칭찬과 격려는 하나님 나라를 확장시키는 원동력이야.(앗싸~아!)

JP : 전도의.....음.. 사람들을 전도로 이끌게 하지.

SS : 음... 전도의 견인차라 할 수 있겠지.

SS의 판정승이죠?


박영수 : 푸하하!! 웃다가 눈물까지 나버렸네... 누가 말리리... (12.06 09:21)
이병삼 : 아이고마 넘 우숩네요..부부가 어찌그리 잼있노~~~^^* (12.10 12:57)
정신실 : 목짠님! 저 목장 홈피 회원가입 허가해 주세여~ (12.1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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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직원연수 갔다오늘 길에....
마중 나왔던 남편이 차 안에서 하는 말.

"나 분가 하고 싶어" - 상당히 뾰로퉁한 말투로, 볼멘소리로

(사실 이런 식의 표현은 정신실의 방식이다)
진지하게 점잖게 생긴 사람이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그대로 그냥 웃기는 장면이다.

"아부지가 나 너무 구박해. 당신이 없을 때만 그래. 3일 내내 투덜이 파파스머프 였어"

우리 아버님 자상하시고 착하시고 애들 잘 보시고.... 그렇지만 그 뭐냐 (죄송하지만)잔소리 내지는 짜증 이런 것이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장난이 아니시다. 며느리가 같이 있으면 상당히 조심하시는데 나만 없으면 어머니, 남편, 채윤이에게 하는 태도가 투덜이 스머프다.
그래서 우리 남편은 날 더러 '아버님 킬러' 라 부른다.

암튼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대체 누가 며느린지 모르겠다.
부모님 두 분 다 며느리보다 아들한테 더 시집(?)살이를 시키시니...
아님, 며느리한테 하고 싶은 걸 아들한테 하시기로 현명한 선택을 하셨는지도 모르겠다. 며느리를 훨씬 더 위하시고, 속에 말도 며느리한테 다 하시고.....
어젯 밤에는 어머니께서 아들이 어머니한테 이런 저런 눈치 줬다고 하시면서 '아들인지 아들이 며느린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이쯤 되니 나도 진짜 헷갈린다.

그래서 오늘 출근하는 길에 남편에게 한 마디 했다.
'여보, 우리 시부모님 때문에 힘들지? 조금만 참어. 분가할 날이 있겠지~'

^^;;;;
나는 며느리인가? 아들인가? 딸인가? 아님 뭔가?

2003/11/27


김종필 : 당신은 사랑스런 박쥐! ㅋㅋㅋ (11.27 19:11)
박영수 : 그리고 나는 불쌍한 아들.., 채윤이 할아버지 기원이 아빠랑 좀 비슷하신가? 자상한데 잔소리 짜증 심하신거.. (11.28 12:17)
정신실 : 앗! 몽녀님이닷!! ^^완벽할 순 없나봐요~진짜 자상하시거든요, 하지만 잔소리와 짜증 거의 비례하시죠~ (11.28 23:15)
이지영 : ㅎㅎㅎ 고모...고모부...히히~ (12.0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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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남편이랑 통화하다가,

"여보! 당신 없이 너무 잘 살고 있는 거 같애. 당신 없어도 집안이 잘 굴러가. 어떡하지?"했는데

옆에서 놀고 있던 현승이가  누나가 만들어 온 아이클레이 작품을 갖고 오더니만.

"아니잖아. 엄마. 이거 아빠가 없어서 못 달았잖아" 합니다.

사실 것두 엄마가 마음만 먹으면 달 수 있어! 임마! ㅎㅎㅎ


거실 바닥에 낮기온 30도가 넘었다고 하는 어제까지도 카펫이 깔려 있었습니다.

겨울에 보면 아늑해 뵈고, 따스해 뵈는 카펫이 어제 막 집에 들어왔는데 속에서 천불이 나도록 덥고 싫은 거 있죠.

이번 주 시험 끝나는 남편이 올라오면 여름 돗자리로 갈아주겠지만....

아~ 도저히 참을 수가 있어야지요.

에라 한 번 해보자. 하고는 치우기 시작하는데 문제는 카펫의 일부분이 에어콘 밑에 들어가 있는 거예요.

한 발로 에어콘 들어올려 밀고 카펫 땡기고 하는데...

현승이가 옆에서 자지러지네요.

첨에는 옆에서 돕겠네 어쩌네 하더니만 갑자기 현관 앞 쪽으로 도망가서는 엉엉 우는 거예요.

"엄마! 하지마! 그거 넘어지면 엄마 죽어. 엄마 하지마. 아빠한테 오면 하라구해" 이러면서요.

으이구, 자식 저런게 약한 마음을 어쩔꼬?


그러나 결국 해내고야 말았습니다.

채윤이랑 비슷한 손목과 팔뚝으로 해치우고야 말았습니다.


정말 남편 없이 지낸 지 3학기 쯤 되니까 남편을 떠나 독립하기가 저절로 막 되네요.

목욕탕 전구 혼자 갈기, 펜치 들고 현승이 트렘블린 다리 조립하기, 혼자 커텐 달기....


이렇게 6학기 지나면 김종필씨 설 자리가 없을 것 같은디...

클 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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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는 기말 시험 전에 '가정학습'이라는 것이 있다.

일주일 동안 수업 없이 '가정에서 학습'을 하라는 것이다.

이번 주는 남편 신대원의 가정학습 기간.

"당신 내려 갈거야?"

"내가 안 내려갔던 적 있었어?"


그렇게 남편은 또 내려갔다.


1학년 1학기 가정학습 때는 좀 황당하고 기분 나쁘고 그랬던 것 같다.

'생각만 하고....뭐 집에서 공부하면 내가 잡아 먹기라도 하나?....이기적인 인간! '


가정학습 기간에 남편이 집에 있을 거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지만 되도록 내려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집에 있으면서 도서관을 다닌다 해도 분명 나는 기대가 생길 것이고,

무엇보다 남편은 집중모드로 들어가면 다차원의 기능이 안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이 쌓일 것이라는 생각.

차라리 깔끔하게 보내고 시간을 준 후에 올라오면 내 맘대로 써먹자! 이런 결론이 난 것 같다.ㅎㅎㅎ


다른 어떤 주보다 어제 강변역에 기분 좋게 내려주었다.

매일 아침 새벽기도를 마치면 남편이 문자를 보내주는데,

새벽기도가 없는 탓인지 9시가 되도록 핸펀에서 문자 왔다는 소리가 없다.


아침 설겆이를 하고 밖에서 들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기분이 좋아서 바로 식탁에 앉아 문자를 날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이 성실한 사람 이라는 것이 감사하다.

어디에 있어도 몸과 마음과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이 내게 힘이되고,

나 역시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잠시 후 답신이 왔다.


내 맘을 다 알고 있다는 듯...^^


주일 저녁 교회 권사님 한 분과 얘기를 나누면서 그런 말을 했었다.

'결혼 초부터 남편은 제게나 아이들에게나 늘 함께하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신학을 시작하면서 혼자 아이들과 있는

주중에 많이 힘이 들었어요. 이제는 적응도 됐을 뿐 아니라, 남편이 뭔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자신의 가정, 자신의 아이들을

맘 놓고 맡겨 놓을 수 있다는 것, 제가 남편에게 그렇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해요'


가끔은 힘이 들지만 정말 그렇다.

남편이 무언가에 집중하기 위해서 반은 그의 책임인 가정과 두 아이 양육을 책임져 줄 수 있다는 것,

부부가 아닌 다음에 가능하기나 하겠나.


이렇게 이번 학기도 마무리 되어간다.

그러면 딱 반이 지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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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클럽에 남편에게 보내는 글을 써놓고 싸이홈에 갔더니 쪽지가 일곱 통이 와 있었습니다.

남편이 보낸 폭탄 쪽지인데...그걸 죽 이어 붙인 것이 아래의 글입니다.

읽으면서 울다가 웃었습니다.

어쩌면 남편의 쪽지를 보고 답장을 쓴 것처럼 편지를 썼으니 말예요.

이래서 8년 산 부부인가 봅니다.

 

================================================

 

 

나의 아내 SS에게

지금 시간, 4월 30일 밤 11시 7분! 방금 내일 제출할 세 번째 과제를 끝냈어. 우와~ 세 개의 과제를 다 해냈어!

이제 내일 수업 이후엔 수요일 시험 준비만 잘 하면 되고, 또 시간 상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 같애. (^^)

흐트러진 마음이 어떻게 가지런히 잡혔을까? 역쉬~ 당신 덕분이야.

몇 주간 처음 가졌던 열정이 식어가고,

벅찬 학교 커리를 따라가는 의지가 꺾이고,

괜히 마음이 우울해지고,

기도의 언어는 얼어붙고,

미래는 불안해지고…

옛날 같았으면 그렇게 질퍽되는 걸 은근히 즐기면서 스스로 자학하는 재미를 추구했을 테지만,

이제는 단호하게 그런 태도를 끝낼 줄 알게 된 것 같아. 다 당신 덕분이야.

당신의 격려가 나를 더욱 성장하게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어. 고마워. (^^)
조금 있으면 우리가 결혼한 지 8주년이 되는 해야. 벌써 8주년이라니….

난 아직도 신혼 때의 감정과 신혼 때의 설레임과 신혼 때의 깨끗한 집과 신혼 때 당신에게서 느꼈던 신비감이 있는 것 같은데,

8년이라는 말이 잘 믿기지가 않아. 아무래도 18년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일 것 같애. (^^)

처음 몇 년은 좋으면서도 사실 힘든 면도 있었던 게 사실이야. 당신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이 참 힘들 때도 있었지.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그런 어려움이 사라졌어. 참 좋아.

그러고보니 당신의 피부가 그렇게 부드러운 지 근래에 알게 된 것 같고,

그러고보니 당신이 나에게 정~말 좋은 돕는 배필이라는 것도 근래에 더 잘 알게 된 것 같아.

올해 들어 더더욱 깨닫게 된 건데, 당신은 내게 아주 완벽하게 적합한 배우자야.(^^)

그런데 나는 당신에게 그렇지 못한 건 아닐까? (염려되네. --)


결혼 초부터 내가 붙들었던 몇 개의 말씀과 문구가 있었지. “사랑은 오래참고”, “예수님을 사이에 두고 사랑하기”...

요샌 이 말씀이 새록새록 내 마음에 아로새겨지는 거 같아.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한 것 같이, 아내를 사랑하라”.

어느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이 말씀이 마음에 파도를 일으켰던 것 같아.

예수님께서 죽기까지, 그야말로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교회를 세우셨건만, 그래서 남편들에게 그렇게 아내를 사랑하라고 했건만, 나는 내 아내를 위해 얼마나 희생하는가? 과연 희생이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하고 있나?

억지로 시키니까 조금 모양만 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

당신한테 말만 번지르르 하게 사랑한다고 했지,

실상 아내사랑을 위해 내가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얼마나 희생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되었어. 아니 회개했지.
그래서 당신한테 “든든한 나무가 되어주고 싶다”는 뜻으로 문자를 날렸던 것 같애.

이렇게 말해놓고 보니 또 미안하네. 그 이후로도 여전히 금요일 저녁조차 희생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야...(^^;)

결혼 8주년인데, 선물 하나 마련하지 못하고, 세레모니 하나 준비하지 못했어.

내가 왜 이렇게 건조해졌을까? 너무 내 일에만 매몰되어 있는 것 같애.

나를, 내 시간과 내 스케줄과 내 구상을 희생할 줄 모르는 것 같애.

부모님께만 아니라 점점 당신과 아이들을 위해서도 나를 희생할 줄 모르는 게 아닌가 싶어.

미안해. 여보. 당신의 희생은 당연한 걸로 여기면서,

정말 나는 이제 사역자이니 내 희생이 적어지더라도 이해해달라는 메시지만 당신에게 전했던 것 같애.

그러다보니 이렇게 결혼 8주년인데, 당신을 위해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바보천치가 되고 말았어

 

나 없이 두 아이 데리고 매일매일 힘겹게 사는 당신에게 이루 말할 수 없이 미안해.

지금껏 돈도 제대로 못 벌면서 내 소명 하나 제대로 찾지 못하고 방황만 해서, 그래서 당신을 힘겹게 해서 미안해.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아. 당신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싶어. 당신이 쉴 수 있는 커다란 그늘을 가진 나무가 되고 싶어. 당신이 언제든지 와서 얻을 수 있는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는 풍성한 남자가 되고 싶어.

요즘 내 내면이 많이 성장한 거 같아. 조금 외로움 때문에 당신에게 걱정을 주기도 했지만,

정말 내가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어.

여보! 내 소원은 하나님의 도구가 되는 거야. 그게 어떤 형태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그렇지만 지금껏 나를 인도하셨던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그렇게 인도하실 거라는 믿음이 생겨.

예전엔 지나고 나서야 그걸 깨달았지만, 그래서 주어진 현실에서 놓치고 지나간 게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오늘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앞으로 하나님께서 더 큰일 맡기실 것이란 기대가 들어.

당신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아. 물론, 그 일이 목회가 될 지 그렇지 않으면 다른 무엇이 될 지 난 몰라.

그렇지만 염려하지 않아. 하나님께서 우리 두 사람 모두가 행복해 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우리가 살아온 모든 것으로 다른 이들을 섬길 수 있는 길로 우리를 인도하시리라 믿어.

여보! 이번 주 금요일을 기대하면서 준비할 게. 당신과 두 아이와 함께 즐겁게  관람도 하고, 또 함께 저녁식사를 할 것을 기대할게. 그 순간 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행복할 수 있도록 준비할게. 그리고 5월 24일 당신과 함께 갈 여행을 미치도록 기대하며 준비할게.

아무것도 줄 게 없고, 준비 한 게 없어서 이렇게나마 편지 한 통 보낸다. 미안해. 사랑해.

당신의 남편 JP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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