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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이 이야기484

칭찬 엄마, 왜 잔소리 안 해? 응? 운동화 치우라고 잔소리 할 때가 됐는데 안 해서. 해도 어차피 안 들을 거니까. 오오, 성장했는데! 엄마는 성장하고 있쪄요... 우쭈쭈쭈 2023. 1. 19.
안식일 밤, 안식할 수 없는 이유 엄마, 너무 자고 싶은데… 씻기가 싫지? 어, 너무 피곤한데… 씻는 게 귀찮아서 잘 수가 없어. 둘 중에 대표로 씻는 게 되면 좋겠다…. (침묵) 엄마, 예전에 스마트폰 없을 때는 뭘 했어? 씻기 싫을 때 뭘 했어? 그러게… 뭘 했을까? (침묵) 너무 귀찮다…. 에잇, 씻을 거야! (나 벌떡!) 채윤아, 엄마 일어났어. 이 어려운 걸 해냈어! 그러면 나도 일어날 수 있어! (채윤 벌떡!) 주일 늦은 밤, 각자 치열하게 달린 엄마와 딸이 식탁 앞에서 발 꼬옥 마주 잡고 스마트폰에 머리를 박고 시간 죽이고 있다. 원하고 바라는 건 침대에 눕는 것인데 그럴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헤매는 영혼 둘. 마침내 일어났다. 2022. 10. 23.
차 취향 종필을 시작으로 채윤 현승까지 기침감기가 한 바퀴 돌았다. 덕분에 허브티 마시기가 생활화 되고 있다. 꿀차는 한두 번이고, 부담없이 하염없이 마시게 되는 게 허브티니까. 티백으로 사놓으면 알아서들 마시니 간편하다. 레몬밤을 처음으로 마셔본 채윤이가 "어우, 이거... 어우, 토마토 상한 맛이야. 레몬 맛이 하나도 안 나." 레몬밤 티가 얼마나 좋은데! 무슨 토마토 상한 맛이야? 하고 말았는데. 다음 날, 혼자 있는 시간에 레몬밤 티를 마시는데... 와, 토마토 상한 맛! 레몬밤 허브향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없다. 리스펙 김채윤! 페퍼민트 마실까, 카모마일 마실까... 고민하던 채윤이가 "엄마, 사실은 나는 이게 제일 마시고 싶어. 여기다 물 부어서 마시고 싶어." 라고 했다. 멸치, 새우, 다시마... 2021. 12. 13.
주님의 은혜를 왜 아니 받고 학교 간다고 나서던 채윤이가 돌아서며 말했다. "아우, 귀여워. 귀여운 엄마를 두고 나가는 게 싫다." 이게 무슨 말이냐? 이게 무슨 '하룻강아지 범 귀여워하는' 소리냐. (어쩔 수 없는 것이 하룻강아지 사이즈가 범을 압도하여! 엑스라지 사이즈 하룻강아지가 아침에 일어나 스몰 에스 범에게 "엄마아~"하고 달려들어 안기면, 안기는 게 아니라 '엄마아~'를 폭 안아주는 형국이니까.) 다른 건 몰라도 귀여운 아이 두고 출근하는 심정은 엄마가 안다. 니 어릴 적에, 증말 귀여워 미칠 것 같은 니를 두고 출근하는 엄마 마음이 그랬느니라,라고 말했더니. 으으...(닭살) 나는 그 정도는 아니야, 하고 나갔다. 아, 자기 두고 출근하는 게 뭐가 그리 아쉬웠냐고 엑스라지 사이즈 하룻강아지가 물었다. "니가 하루 종일 .. 2021. 11. 14.
관광 명소 나 밥 먹고 바로 눕는다. 축하해. 소 돼! 엄마도 곧 엎드려서 잘 거잖아. 매일 엎드려서 낮잠 자잖아. 나는 낮잠 안 자. 맞아, 엄마는 낮잠 안 자. 그런데 우리 집에 이런 풍경이 있어. (사진 제시) 관광 명소야. 관광객이 기념사진 찍으러 와. 2021. 7. 21.
Humane 채윤이 첫 음반이다. 내게는 그저 좋은데, 어떻게 좋다고 말할 수가 없다.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어서다. 이 한 곡에 담긴 시간과 고민 뿐 아니다. 첫 음반을 내기까지 걸어온 채윤이 음악의 길 구비구비의 이야기들까지. 채윤이 자신조차 모르는 것을 알고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 길에서 만난 비와 바람과 들꽃 한 송이... 아니 어쩌면 채윤이의 길이 아니라 나의 길이겠다. 채윤이를 바라보면서 걸어온 나의 길. 아, 자기 몰입 쩐다. 딸의 첫 음반 소개를 하다 내 얘기로 깔때기를 대네. 다시 주인공 얘기로! 채윤이는 나도 닮고 제 아빠도 닮아 신기한 생명체다. 제가 좋아하는 일만 하려는 것은 나를 닮았고, 웬만해서는 내놓지 않고 끝까지 고치고 연습하고 또 고치고 연습하는 건 아빠를 닮았다. 세상 어렵게 살 스타.. 2021. 7. 17.
본능적으로 느껴졌어 으하, 맛있다. 짜지 않아서 좋네. 어어어... 그런데 맛이... 전에 안 먹어본 맛인데... 새로운 맛이야. 뭔가 바다의 맛과 땅의 맛이 함께 있어. 바다 맛은 멸치고... 뭐지? 이 맛은? 식당에서 강된장 먹으면 일단 짜고... 짜고, 그냥 다 같은 맛인데... 색다르고 맛있어. 아, 뭐지 뭐지?... 이 땅 맛... 이럴 땐 정말 "귀신같은...." (년!까지 붙이면 딱인데! 참자.) 밖에 다른 말이 안 떠오른다. 우렁이 강된장을 했는데, 멸치를 손질하여 잘게 찢어 듬뿍 넣었다. 재료가 부실하다 싶어 냉장고를 뒤지다 저 안쪽에서 표고버섯 분말을 찾았다. 어, 좋은데! 흥분해서 넣다가 어어어... 과다 투입. 그렇다. 땅의 맛, 대지의 맛! "귀신같은...."(년)이 감지한 것은 바로 그 표고버섯의 .. 2021. 4. 9.
신 속담 날 닮아 그림과는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 채윤이. 그림 그리며 개인 상담 받고, 그림으로 마음을 만나는 집단 상담을 몇 회기 하더니 풍덩 빠져버렸다. 게임도 안 하고, 유투브도 안 보고 그림만 그린다. 내 글쓰기 강의 곁눈질로 듣고 열심히 쓰더니 요즘은 그림만 그린다. 심지어 일기도 그림일기다. 휴가 중이다. 숙소의 밤, 할 것 없어 심심한 중에 그림에 빠진 채윤에게 속담 퀴즈를 냈다. 신서유기 송민호 저리 가라! 우리 채윤이가 더 천재다! 천재적 오답을 깨알 필기했다. 호랑이도? 죽는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토끼 보고 안심한다. 빈 수레가? 은수레다. 오뉴월 감기는? 오랜 간다. 수염이 석 자라도? 묶어야 예쁘다. 빚 좋은? 때깔. 바늘 도둑이? 소 된다. 못된 송아지? 부뚜막에 앉아 울고 .. 2021. 2. 15.
채윤이 첫 투표, 나의 오랜 기도 2000년 생 채윤이가 생애 첫 투표를 했다.저렇게 간절히 선거권 행사의 날을 기다리는 아이가 있을까 싶었는데.2020년 19대 총선에서 어마어마한 한 표를 행사했다. 2002년 대선 때 채윤이 나이 세 살이었다. 집에 텔레비전이 없었기 때문에 친구 수민네로 개표방송을 보러 갔다.방송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추운 겨울이 춥지 않았다.세 살 채윤이가 우리 앞에서 춤을 추며 걸어갔다."창 바꿔보니 창 바꿔보니 희망이 보인다 창 바꿔보니 창 바꿔보니 노무현 대통령""두우 번 생각하며언 노무현이 보여요오~"노래와 구호를 똑 부러지는 발음으로 따라 하던 채윤이.그 날 그 밤의 벅차오르던 마음, 우리 채윤이의 춤과 노래 잊을 수 없다.때가 때이니 만큼 식탁에서 그때 얘기를 자꾸 하게 되는데 현승이가 끼질 못한.. 2020. 4. 15.
딸, 여정의 벗 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여러 일정이 취소되며 일상의 여백이 생겼다. 누구에겐 여백이고 누구에겐 상실감 불러일으키는 공백. 채윤이는 작심하고 2박3일 에니어그램 내적여정 피정을 예약해 뒀었다. 엄마가 피정비를 내주겠다는 것을 거절하고 제 스스로 신청하고, 비용을 부담하면서 말이다. 늘 하는 '제 자신'에 대한 고민이지만, 대학생이 되고 학교와 교회에서 성인 자아로 살아가는데 감당할 몫이 가볍지가 않은 것이다. 그런 앤 줄 몰랐는데 결국 엄마 아빠를 닮는 것인지 책으로 자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록산 게이, 레이첼 에반스, 도널드 밀러, 브레네 브라운 같은 책을 딸과 함께 읽는 날이 오다니! 가면인지, 진짜 자기 얼굴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때로 두려워서 울고 막막하여 입맛을 잃기도 하더니. 급기야 "엄마,.. 2020.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