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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푸름이 이야기 (464)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월요일 데이트에 채윤이가 함께 했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하루 가족여행에 현승이가 빠졌습니다. '나는 집에 있으면 안 돼?' 사춘기 도래를 알리는 이 한 마디! 드디어 나왔습니다. 두 번 당하는 일이라 충격이 크지 않으니 다행입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2년 여 전에 채윤이 빠진 하루 여행을 다녀와 당시 기고하던 에 사춘기 사추기라는 글을 썼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아무튼 채윤이는 자동차 뒷좌석을 혼자 다 차지하고 현승이가 태어나기 전 29 개월 동안 누렸던 '독점의 기쁨' 다시 누리기였습니다. '전주 한옥마을'보다는 '주전주리 마을'이 더 어울리는 이름 같은데, 거길 갔습니다. 식구 중에 가장 위대한 채윤이에게는 딱 좋은 곳이었습니다. 콩나물국밥 먹고 바로 간식을 끝없이 흡입할..
2004년 탄핵정국 때 채윤이는 네 살이었습니다. 엄마 아빠 손잡고 광화문 촛불집회에 나갔지요. 목소리! 하면 또 채윤이라 화통 삶아 먹은 소리로 '타낵꾸요! 민쥬수호!' 외쳐댔지요. 돌아오는 길, 시위하면서 은혜를 충만히 받았는지 길거리 찬양집회를 하더라지요. 아빠 어깨에 걸터앉아 종로길을 걸으면서 (역시 고래고래) '갓써 제에자 사므라. 셋쌍 마는 사람드를 셋쌍 모든 영호니 네게 달련나니이~' 사람들 앞에 드러나는 걸 싫어해서 웃는 소리도 크게 안 내는 아빠는 화통 삶아 먹은 목소리를 목마에 태우고는 지옥의 맛이었겠지요. 채윤이와의 참 가슴 설레고 아름다운 추억의 날입니다. (당시 쓰던 2G 폰 사진이라 화질이 저리 구리지만 제 눈엔 얼마나 이쁜지 모르겠어요.) 싸이 미니홈피가 한창이던 때였는데 저 ..
육아, 라고 하기엔 아이들도 크고 저도 많이 늙었으니 '자녀교육'이라고 해야겠네요.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 '유별나다'는 주변의 평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보통과 다르다'는 의미라면 몰라도 특별히 애를 쓴다거나 '에너지를 쏟는다'는 뉘앙스일 때는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무신경함의 유별남'이라면 인정하겠습니다. 사실 채윤이는 우리나라 공교육에는 좀 맞지 않는 아이였습니다. 채윤이가 서너 살일 때부터 엄마로서 촉이 왔었습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홈스쿨링을 고려하거나 대안교육 같은 것을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렇게까지 쓸 에너지가 없어서(귀찮아서?)였고, 채윤이가 살아갈 세상은 어차피 그러하다 생각했습니다. 개성이 강하고, 자기 생각이 분명한데 한글 따위는 배우지도 않은 채윤이의 학교생활이 어떨지..
예중에 입학한 채윤이는 예고의 교복이 그렇게나 예쁘다며 꼭 입고야 말겠다고 했습니다. 예고 교복 예쁜 것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아름다움(물론 채윤이는 이런 표현을 알지 못합니다. ㅋㅋㅋ)이라며, 그 교복엔 백팩을 매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반드시 숄더백(물론 이런 용어도 모르기 때문에 '엄마, 가방 중에 그런 거 있잖아. 줄이 두 갠데 좀 길고 그래서 어깨에 매고 그러는, 회사 다니는 언니들이 매는 그런 가방'이라며 기나긴 설명을 합니다만)을 매야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완전 대박! 등교가 아니라 회사 출근하는 느낌이라고 했습니다. 암튼, 예고 교복은 입고야 말겠다고! # 채윤이 선언 2학년 어느 날 채윤이가 말했습니다. "엄마, 나 예고 가지 말아야 할까봐. 우리 인성 시간에 장래희망 이..
채윤이가 예고에 합격했다는데 별로들 안 놀라시네요. 이건 좀 깜짝 놀랄 일인뎁쇼. 꽤 어려운 조건 속에서 일궈낸 합격이라서 그렇습니다. 조금 긴 이야기를 시작해봅니다. 일단 예중 입학부터 거슬러 올라가야겠네요. 초3, 4부터 한다는 예중 입시 준비거든요. 5학년 가을, 입시 1년을 앞두고 채윤이는 엄마를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나 예중 가고 싶어. 열심히 할게. 어려운 거 알아. 힘든 것도 알아. 그래도 나 예중 가고 싶어. 엄마. 어르고 달래고 엄포를 놓곤 하다가 어차피 1년 준비해서 될 일이 아님을 알고 허락했습니다. "14층 누나~아, 14층 누나 왜 요즘 우리랑 안 놀아?" 팬들의 성화에 아랑곳 하지 않고. 팬들이 아파트 복도를 뛰어 다니며 '경도-경찰과 도둑이라는 잡기놀이'를 할 때도 ..
# 1 조수석에 앉아서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입으로 오디오 지원하면서 작성하는 중. '저는 가는 날에는 셔틀 타지 못하구요, 다음 날 엄마랑 같이.....같이..... 구개음화....' 뭐라고? 지금 뭐라는 거야? 으흐흐흐. 들었어? 아, 이번 국어 시험범위였는데 '같이'는 '구개음화'야. 엄마 시험공부한 게 자꾸 너무 많이 생각이 나. 내가 공부해보니까 말야 티브이 예능 자막에도 철자법 틀린 게 많이 나온다. 저번 주 런닝맨에서 말야...... 피동사에....ㅏㅏㅠㅂㅓㅜㅛ=#$.......이렇더라. 참, 사람들이 무식해. #2 한강에서 자전거 타다 넘어진 상처가 빠르게 나아간다. 드레싱 밴드도 떼고 아물어가는 손바닥의 상처를 보고는 채윤이가 반색을 한다. 엄마 손 많이 나았네. 다행이다. ..
전날 실기시험을 치루느라 기진녹진(기진맥진하여 녹초가 된 상태)한 채윤이. 다행히 실기시험 기간이라 하루 쉬게 되었습니다. 아침 먹고 두 남자들 나간 후에 설거지 마치고 조용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햇살이 만든 한 평짜리 방에 채윤이가 앉아 있습니다. 뭘 하나? 봤더니 화분들 아래 놓인 실바니안 패밀리를 꺼내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한때, 채윤이가 놀짱이었던 그 시절의 무수한 이야기를 간직한 토끼 패밀리입니다. 엄마가 주시하는 걸 알고는 깜짝 놀라 "노는 거 아냐. 정리하는 거야" 합니다. 그리고 어느 새 한 뼘 햇살로 만든 방도 사라지고 채윤이도 사라졌습니다. 실기시험 전날에 채윤이는 학교 수업 마치고 오후 3시에 연습실에 들어갔습니다. 밤 10시가 되어 태우러 갔더니 조수석에 쓰러지듯 몸을 던지며 ..
엄마, 나 다음에 학교 가방 살 때는 영어 많이 써있는 어떤 가방 사 줘. 뭔지 알아? 가방에 마~악 영어가 써 있는데. MGM, MGM, MGM...... 이렇게. (풉, 또 시작이다. 우리 중딩의 반지성주의 운동) MCM 아냐? 그른가? 암튼 그렇게 막 써 있는 거. 우리 학교 애들 그 가방 디게 많이 갖고 다녀. 예뻐. 나도 다음번엔 그거 사 줘. 뤼얼리? 중딩들이 그걸 매고 다녀? 그거 비싼데. 엄청 비쌀 텐데.... 그럼 못 사 줘? 아니. (오예)사 줘? 아니. 못 안 사 줘. 아~ 알겠어! (중학교에 흔한 가방이 저 수준이라니. 이느무 학교를 때려쳐야 하나?) (채윤이가 잘못 본 게 아니라 MCM을 갖고 싶었지만 아쉬운대로 MGM이라도 매고 다니는 친구가 있었던 걸까? 그 친구 만나면 어디서..
자고 일어나서 기억나는 꿈을 기록하고, 고요한 시간에 꿈의 영상을 리플레이 해보며, 그 안에 담긴 이야기에 가만히 귀 기울여 보는 것. 꿈이 건네는 말에 귀 기울이는 일이 참 좋다. '꿈 같은 소리 하고 앉았네!' 하찮은 것을 귀하게 바라보는 눈, 스쳐지날 것을 응시하는 눈을 뜨게 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던지는 볼멘소리에서 그분의 음성을 듣고, 강변 마른 풀들 사이 삐져나온 손톱보다 작은 들풀에서 그 나라의 생명을 보는 것에 견줄 수 있다. 아이들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쪼르르 식탁으로 달려와 '엄마, 나 꿈꿨어. 무슨 뜻일까?' 자주 묻는다. 엄마가 꿈해몽 점쟁이냐? 무슨 뜻인지 알게? 아이들의 꿈을 듣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악몽을 꾸더라도 꿈일 뿐이니 다행이고, 기분 좋은 꿈을 꾸면 기분이 좋으니까 ..
엄마, 나 오늘 급식시간에 또 완전 짜증났어. 아, 또 부정적인 얘기라서 미안한데, 들어줘. 진짜 짜증나서 그래. **가 또 그러는 거야. 오늘 해물이 나왔거든. '어우, 징그러. 이게 뭐야. 이걸 어떻게 먹어' 하면서 치우는 거야. 그리고 내가 먹으니까 완전 이러고, 이러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봐. 그러면서 큰 소리로 어우, 야~ 그걸 어떻게 먹어? 우웩. 막 이러는 거야. 그러니까 주변에 있던 애들이 다 나를 이상한 애 보듯 쳐다봐. 매일 이런 식이야. 나 진짜 오늘은 너무 열받아서 먹다가 그냥 딱 내려놨어. 솔직히 나랑 같이 다니는 애들이 못 먹는 게 많아서 내가 좋긴 좋거든. 급식 시간에 거의 다 내가 먹어줘야 해. 나는 좋지.(살짝 입가에 미소 스침.ㅋㅋ) 그런데 내가 먹으면 무슨 짐승 보듯 나..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데 오늘의 모든 일과를 마치고 자러 가기 직전의 현승이가 엄마, 발 들어봐 하더니, 발밑에 무릎담요를 깔아준다. 그리고 말을 만지작 만지작하면서 발마사지야. 이 말에 내일 수행평가를 위해 독후감을 쓰던 채윤이가 버러러러러러럭! 야! 끼 좀 부리지 마. 너 땜에 난 매일매일 화가 나. 끼 좀 부리지 마. 너 땜에 난 매일매일 화가 나. 즉흥 랩을 막 하기에, 와! 우리 영 아티스트, 빡침을 예술로 승화시키는구나, 했더니 이런 노래가 원래 있단다. "난 정말 쟤 저러는 게 너무 얄미워. 괜히 쟤 때문에 내가 더 이상한 애가 돼. 아흐..... 증말. 김현승. 너 자꾸 엄마 앞에서 끼 부리지 마라!" 인정. 동생이 이래서 멀쩡한 누나 무심하고 인정머리 없는 애로 보이는 게 사실이다...
아우, 귀여워서 돌아버리겠어.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물고 빨고 쪽쪽쪽쪽) 행복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이 충만한 느낌. 엄마 되기 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채윤 현승 어렸을 때 빠져들곤 했던 감정이다. 네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날 행복하게 한 것으로 너는 내게 최고의 선물을 줬다. 네가 먼훗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사춘기가 되어 내 앞에서 눈알을 굴리며 흰자위를 번득거린다해도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면서 '재수없어' 외친다해도 오늘 이 충만감을 떠올리며 이미 네게 받은 선물로 인해 감사하리라. 라고 다짐도 했었다. 예를들면, 이런 순간. 아침에 옹알거리는 소리는 눈을 뜬다. 동쪽으로 난 창이 있는 침실에 햇살이 가득 들어차 있다. 옆에 아기 침대. 돌이 안 된 채윤이가 난간을 붙들고 서 ..
2학년 1학기 기말고사를 치른 채윤이 어제는 머리에 염색을 하고, 오늘은 교회 언니와 홍대 노래방에 갔다가 빙수를 먹고 온다며 신이 났더랍니다. 살짝 오렌지빛이 날락 말락 하는 염색 머리가 너무 사랑스러워 매직기로 정성스레 쓰다듬고, 엄마가 미국에서 사다 준 수트를 입고 살랑거리는 걸음으로 찬양팀 준비하러 나갔습니다. 나가서 10분 만에 전화. "엄마, 그런데 나 돈이 하나도 없어. 놀아야 하는데" 아빠 만나서 용돈 받으라고 했더니 그러겠노라고. 잠시 후 남편에게서 메시지 "채윤이가 용돈 달라고 문자 왔어. 얼마 줄까? 했더니, 만원 달래" 에고 개념없고 가엾은 녀석. 기껏 부르는 게 만 원이냐? 그걸로 노래방 가고 빙수 먹고 홍대 앞에서 머리끈이랑 귀걸이 살 수 있겄어? 중학교 가서 벌써 여섯 번째 시..
예중 2학년이 된 채윤이. 그다지 쉽지 않은 청소년 음악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연주회 했는데, 드디어 언니들 드레스를 입을 수 있게 되어 의미가 크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연주회 컨셉은 '연주보다 드레스!' 키가 갑자기 크고, 덩달아 마음도 주체할 수 없이 자라면서 음악적인 키와 마음이 따라오질 못하는 것 같아요. 어릴 적 몸과 음악이 혼연일체가 되어 나오는 그런 느낌은 없지만, 차차 자기의 음악을 찾아갈 거라 믿습니다. 그다지 완성도 있는 연주는 아니지만서도 열심히 하고 있는 채윤이 연주 공개합니다. 먼저, 쇼팽 흑건 에뛰드. 이번엔 베토벤 소나타 한 곡입니다. 쇼팽 녹턴을 제일 잘 쳤는데..... 아까비! 용량이 커서 안 올라가네요. 쥔짜 잘 쳤는데 보여드릴 방쁩이 없네.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