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윤이 유치원 입학식 날.
오전 반가를 냈죠.

채윤이 신발이 편하게 신고 벗을 마땅한 것이 없어서 어제 퇴근길에는 혼자 신발을 사러 갔어요. 2호선 지하철에서 막 졸다가 잠실역이라는 방송 듣고 깼서 부지불식 중에 튀어 내렸죠. 잠실역에 신발이 많았던 걸로 기억해서 나가봤더니 애들 신발 파는데가 하나도 없네.
다시 지하철 타고 천호역 이마트 갔어요. 너무나 앙증맞은 검정색 구두도 아닌 것이 운동화도 아닌 것이 그저 이쁜 말하자면 스니커즈를 하나 샀어요. 비닐봉투 안 사고 들고 나오는데......

고 작은 신발을 보면서 어찌나 감회가 새로운지.... 이걸 혼자 신고 벗으면서 우리 채윤이가 유치원을 다니겠구나. 이제 채윤이가 공교육의 장으로 접어 드는구나. 어느새....

유치원 첫 날 이라고 설레임은 엄마의 몫이고 채윤이는 오히려 널름 합니다. 아침에 데려다 주면서 나는 디카로 사진 찍고, 조금을 떨리기도 하고 그랬는데...김채윤은 유치원 앞에 들어가자 마지 '안녕하세요' 하고 크~은 소리로 인사하더니만 '내 자리 어디예요?' 하고는 신발 벗어 들고 갑니다. 절 보고는 '엄마, 안녕!' 하고요.

몇 개월 전, 소화 어린이집 처음 가던 때 생각하면 참 그새 많이 자랐네. 그 덕인 것 같아요. 소화에서 사랑 많이 받으며 적응한 덕에 유치원 가는 일이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이죠.

채윤이 보내고, 현승이 병원 데리고 가서 코 빼고, JP도 출근을 안 하게 돼서 함께 복지관 근처에 와서 서점 갔다가 월남국수로 점심하고 들어왔어요.

오전 몇 시간이 이렇게 길 수도 있네~

2004/03/04


김종필 : 채윤이 신발 사진 좀 찍어 올리슈~ (03.04 17:42)
정신실 : 왜애? (03.0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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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바버지 할머니가 크게 싸우셨습니다.
요즘 집을 사고 파는 문제로 두 분다 신경이 날카로우시거든요.

갑자기 큰 소리가 나며 싸우기 시작했는데....
할아버지 목소리가 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피하지도 못했죠.
이를 본 채윤이,
주먹을 불끈 쥐고는 할압버지 앞으로 갑니다.
주먹을 치켜 들고는 때릴 듯한 자세로,
" 이씨, (그)냥~" 합니다.
그러고는 다시 할머니 앞으로 가서 그 볼을 사랑스럽게 쓰다듬으며...
" 할머니, 왜 그래?" 합니다.
이걸 한 두 번 더 왔다 갔다 하면서 반복했죠.

정의의 사자 채윤이는 언제나 약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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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이를 '정의의 사자'라 불러 주세요.
약자가 강자에게 당하는 것 보지 못합니다.
그 약자가 평소 자신의 적(?)이었다 해도 그렇습니다.

며칠 전,
현승이가 감기 걸려서 콧물일 줄줄줄.
밤에 코가 막혀서 잠을 잘 못 자고 캥캥 거립니다.
자기 전에 아빠가 입으로 쭉 빨아서 코를 빼는 의식을 거행해야만 했습니다.
물론, 현승이 이거만 하면 죽는다고 울죠.
현승이는 막 넘어가고.....
거기다 대고 채윤이가 뭐라 뭐라 소리지르는 겁니다.
현승이를 나무라는 줄 알았죠. 평소처럼 말이죠. 사실 현승이가 채윤이 눈에 고운 존재가 아니거든요.

근데.
"아빠! 하지마! 그만해!'
이거였습니다. 알고보니....
"현승이 막 울잖아. 불쌍하잖아"
어찌나 야멸차게 아빠를 나무라는지...
그러고는 현승이를 향해서
"누~우가? 누가? 우리 현승이를.... 아빠가 그랬어? 우~야 우야"
이러는 겁니다.

불타는 정.의.감.

* 그 후 아빠는 또 현승이 코 빼다가 채윤이 한테 걸렸습니다.
"내가 코 빼지 말라고 했지?" 하고 혼났습니다.

1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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