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단둘이 2박 3일 일본여행을 다녀온 현승이가 여행일기를 썼습니다.
A4 용지 일곱 장에 빼곡하게 적은 기행문을 방학숙제 제출용으로 편집했구요.
편집증이 심하신 편집장 출신 아빠가 꼼꼼하게 편집을 하고 싶었으나 시간이 없는 관계로
설렁설렁 대충 잘 편집했습니다.
제출용은 제출하고, 블로그에 연재하려구요. 물론 원작자의 동의는 받지 않았습니다.
이 바닥에서 동의를 전제로 포스팅하려 하면
'어린 시인 꼬마 철학자' 카테고리에 올릴 수 있는 글이 없습니다. 흑흑.


 

은근 기대가 높은 엄마 아빠는 조금 실망스러운 면이 없지 않았지만
더운 날에 웃통 벗고 혼자 끙끙거리며 저 긴 글을 써냈다는 것에 큰 박수 쳐줬습니다.
엄마가 써 봐서 알지만 글을 쓰는 그 시간은 고독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인데
호흡이 긴 글은 더더욱 자기와의 긴 싸움이지요.

1탄 공개.


 

 820, 드디어 나는 꿈에 그리던 외국을 가게 되었다. 목적지는 일본이었다. 보통 여행은 우리 가족끼리만 갔지만 이번 여행은 특별했다. 바로 아빠와 내가 단둘이 가는 것이었다. 아빠와 아들이 단둘이 하는 여행이었다. 나는 일본을 아빠와 단둘이 가는 것도 좋았지만 국제선 비행기를 탄다는 것도 좋았다. 아빠는 해외를 간 적이 있지만 나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인천 국제공항으로 출발했다. 엄마와 작별인사를 한 뒤 이번 여행 가이드 아줌마와 만나 짐을 부쳤다. 짐 검사와 출국심사 까지 끝낸 뒤 시간이 많이 남아 푸드코트에 갔다. 내가 지금 국제선 비행기를 타기 전 이렇게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게 믿겨지지 않았다. 그만큼 나는 행복에 들떠 있었다. 우리는 우동 한 그릇씩 시켜먹었다. 그리고 기다리다 드디어 비행기를 탔다. 제주도는 많이 가 봤다. 그래서 국내선 비행기를 많이 타봤다. 그래서 비행기 안은 대충 알았다. 언제 독일에 갔다 온 누나가 국제선 비행기는 국내선 비행기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나는 그 때 크면 얼마나 크겠어. 좌석 서너 개 정도 많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 정도가 아니었다. 정말 두 배 정도는 컸다. 비행기가 드디어 출발했다. 나는 국제선을 타보고 싶은 제일 큰 이유가 비행기 좌석 앞에 조그만한 모니터로 영화를 보고 싶었다. 예상대로 모니터가 있어서 정말 기뻤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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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15일 목요일 날씨 맑음


나는 어제 천국에 왔다.
죽었다는 말이 아니라 할머니집을 왔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할머니 집에서는 컴퓨터, TV를 맘대로 할 수 있어서다.
어제 와서 잤다.
그래서 이제 집에 갈 시간이 되면 탄식이 나온다.
하지만 여기만 좋은 것이 아니다.
그래도 자기 집이 가장 편한 건 당연하다.
나 역시 그렇다.
갈 때는 정말 좋지만 막상 자면 엄마나 아빠가 보고싶기도 하다.
어쨌든 할머니 집은 천국이다.


'탄식이 나온다'더니
급 '그래도 집이 가장 편한다'고?
영혼 없는 훈훈한 마무리가 더 씁쓸하구나.

- 지옥 염라대왕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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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11일, 일요일, 맑음

 

나는 어렸을 때 한 1학년 때까지는
어른들이 모르는 게 아예 없는 줄 알았다.

하지만 크면 커갈수록 어른들에게 질문을 하면 할수록
모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 어른들도 모르는 게 있구나'
그리고 나는 이상하게도 내가 부모님한테 무엇을 알려주는 게
버르장머리가 없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엄마가 버르장머리가 없는 게 아니라고 잘 알려주었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부모님께 무엇을 알려주거나 충고해 줄 때
기분이 이상하다.

예를 들어 엄마가 스마트폰에 대해서 잘 모를 때 내가 기능을 가르쳐주면 그건 좋은 일이지만 내 마음은 내가 버르장머리 없이 느껴진다.


누가 보면 엄마가 '아니, 어린 녀석이 어디 어른을 가르치려 들어. 버르장머리 없이'라고 깔아뭉개면서 키울 줄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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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는 '내향성'은 확실하지? 내향적인 것 같애.
그런데 감정형하고 사고형은 무슨 차이야?

음... 예를 들면, 국이 짜다 하면. 사고형 T는 있는 그대로 '국이 짜다'고 말하는 거야. 짜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생각해. 그런데 감정형은 국을 만든 사람이 어떻게 느낄까가 더 중요해서 '먹을만 하다'고 하거나... 어쨌든 사실보다는 사람하고 관계를 가지고 행동을 결정해.

그럼 나는 진짜 감정형이다. 아빠는 사고형이지? 하하하하....
엄마, 그러면 엄마가 보기엔 내가 INFJ 같애? 검사할 때 P가 나왔는데 우리 반 애들이 거의 다 P가 나왔어. 그리고 거의 다 외향형이야.

맞어. 하하. 그게 어린이들 성향이니까. 어린이들은 그렇게 많이 나와. 그러니까 니 유형은 아직 정확하게 몰라. 차차 어른이 되면서 찾아가는 거야.

엄마가 회영이 누나한테 그래잖아. 아기 때부터 잘 보면 알 수 있다고. 엄마가 날 잘 봤을 거 아냐.

갸로 열고, 엄마 허거덕, 갸로 닫고 그 얘기 들었어? 큭큭. 어쨌든 니 유형을 정해놓고 생각하지는 마 아직.

엄마, 나는 나중에 결혼할 때 내향적인 여자랑 결혼 할거야.

그래? 내향적인 여자가 좋아?

어, 내가 내향적이잖아.

내향적이라고 꼭 내향적인 여자를 만날 필요는 없어. 엄마 아빠도 정반대 유형인데.

그래도 내가 내향적인까 외향적인 여자를 만나서 너무 쎄면 힘들 것 같애.

갸로 열고, 외향형 엄마 발끈, 갸로 닫고 야, 외향적인 여자라고 다 쎈 거 아니야. 누나가 목소리는 크지만 고집은 내향적인 니가 더 세잖아. 

그래? 그러면 똑같은 유형끼리 결혼하는 경우는 없어? 나는 그러고 싶은데.

현승아, 누구를 좋아해서 결혼하는 건데 좋아할 때는 유형을 정해 놓는 게 상관이 없어. 그냥 좋아지는 거야.

아, 무슨 말인지 알겠다. 갸로 열고 현승 한참 말 없이 생각하다가 갸로 닫고. 그래도 엄마, 나는 외향형 여자가 좋아질 것 같지는 않아.

 



제목 : MBTi (2013년 6월 11일 화요일)

오늘 진로교육 시간에 MBTi 검사를 하였다. 다른 아이들은 처음 듣는 말이겠지만 나는 많이들어 보았다. 왜냐하면 우리 엄마가 강사이기 때문이다. 나는 iNFP가 나왔다. 진로교육 선생님이 간단한  설문지로 해서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였다. 우리 엄마도 똑같이 말했다. 우리 엄마는 iNFJ인 줄 알았다고 하였다. 나는 우리 엄마가 더 정확하게 검사하여 준다고 했는데 설문지가 없어서 못하였다. 나는 정말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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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슈남 김현승님은 요즘,
'어린이를 위한' 시리즈에 심취해서 한 나절에 한 권씩 읽고 있다.

그리고 남긴 한 줄 댓글, 아니고 한 줄 독서평.


<어린이를 위한 배려>
나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생각하는 게 배려다.

<어린이를 위한 화해>
화해는 내가 하면 된다.

<어린이를 위한 용기>
자신감이 쌓이면 용기가 된다.

<어린이를 위한 몰입 수업>
'몰입'이란, 이렇게 한 가지 일에 빠지는 거라 했지?

<지킬과 하이드>
비록 같은 사람이지만 지킬을 괴롭힌 하이드가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약을 만든 지치도 이해가 잘 안 된다.

개인적으로 '화해는 내가 하면 된다'에 별 다섯 개.참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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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진실 (2013/06/05)

나는 진실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왜냐하면 진실의 뜻을 잘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는 '거짓없고 참되고 바른 것'이라고 나와 있었다. 나는 대충 진실의 뜻을 이해하였다. 아닐 수도 있지만 나는 진실의 뜻을 아는 것을 이것 저것 합쳐 놓으니 '숨김없는 진짜 사실'인 것 같았다. 사실 나는 진실에 대해서 궁금한 게 많다. 하지만 이 일기에는 진실의 뜻만 쓰겠다. 그리고 '진실의 뜻'도 그냥 '진실'도 조금씩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제목 : 거짓 (2013/06/06)

나는 어제 일기에 '진실' 이라는 주제로 일기를 썼다. 이번에는 진실에 반대인 '거짓'에 대해 써보았다. 저번 일기 '진실'은 나는 뜻을 잘 알지 못하였지만 '거짓'은 나는 뜻을 알고 있다. 사람을 살면서 아무리 착하다 하여도 10번은 거짓말을 할 것이다. 거짓말이나 거짓은 주로 사람들이 자기가 편해질 때나 누구를 달랠 때 많이 사용한다. 나 역시 많이 사용하지만 요즈음은 줄일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는 이 세상이 거짓은 없고 진실만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라고 한 달 전에 일기를 써놨었다. 그 때의 성찰을 마음에 농익혔는지 이렇듯 거짓없는, 진실된 일기를 어제 써질러댔다.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고 썼다는 얘기다.

 

 

제목 : 우리 엄마 (2013/07/14)

나는 우리 엄마가 좋다. 또 우리 엄마가 자랑스럽다. 우리 엄마는 미국에 강의도 갔다 왔고, 요리도 잘하고 화도 잘 낸다. 만약 우리 엄마가 일기를 본다면 나는 어떻게 될 지 모른다. 하지만 그대로 쓰겠다. 우리 엄마는 착할 땐 정말 착하지만 무서울 때 정말 무섭다. 우리 엄마는 요리를 잘해서 엄마가 만든 요리는 뭐든지 맛있다. 우리 엄마는 잘하는 게 정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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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승이는 오늘 현장학습으로 캐러비안베이에 다녀왔습니다. 가정통신문이 나온 두어 주 전부터 벌써 들떠서 손꼽아 기다리던 날입니다. 설렘이 극에 달한 어제 저녁에 그럽니다.

"에잇, 나 수영을 배우지 말 걸 그랬나봐. 너무 신경 쓰이고 떨려"

이렇게 저렇게 이유를 물었더니 대답이 이랬습니다.

"내일 캐러비안베이 가서 내가 수영하는 모습을 친구들에게 보여줘야 하는데 보여줄 기회가 없으면 어떡하지? 하고 마음이 불안해. 친구들은 내가 수영 잘 하는 거 몰라. 꼭 보여주고 싶은데 보여주지 못할까봐 계속 계속 그 생각을 하게 돼. 이럴거면 차라리 수영을 배우지 말 걸 그랬나봐. 아니면 잘 하지 말든가. 엄마, 자꾸 이 생각이 안 떠나는 것 보니까 내가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봐"

"오, 엄마도 그 마음 알아. 진짜 무슨 마음인지 알겠어" 200배 공감이 되었습니다.

며칠 전 현승느님의 일기 한 편이 다시 생각납니다.
이 일기에서 '자랑은 아니다'라는 말에 새삼스럽게 주목하게 되네요. ㅋㅋㅋㅋ
자랑은 아닐 겁니다. 암요.



제목 : G0 !!  (2013년 6월 17일, 월요일)


나는 수영을 4년 동안 배워 잘 한다.
그래서 수영장에서도 제일 높은 마스터반이다.
또 그 반에서도 1등이다. 자랑은 아니다.
1등은 힘들다.
왜냐하면 만약 5바퀴를 돌라고 하면 나는 돌면서 몇 바퀴 째인지  새야 한다. 그리고 나는 1등이여서 준비를 해놔야 한다.
왜냐하면 선생님이 GO! 라고 하면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가야한다.
그래서 나는 GO! 라는 말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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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립기 시작하면 그 착하던 아들 어디 가고 괜히 트집 잡고, 짜증내는 하이드 현승이 나오십니다. 아빠랑 기분 좋게 수학공부 하더니 피곤이 몰려오자 씻으란 말에도, 얼른 자란 말에도 짜증을 내면서 일기를 쓰고 씻겠다는 둥, 괜히 시간 끌며 흐느적거립니다. 결국 엄마로 하여금 쀍!하게 하였고, 그 뷁!에 바로 눈에 힘이 들어가더니 엎드려서 일기장을 가린 채로 후다닥 빛의 속도를 써냈습니다. 일기장을 탁자에 두지 않고 옆에 끼고 다니는 걸 보니 심상치 않아서 씻으러 들어간 사이에 수사에 착수했지요. 이 자식! 치사하게 뜬금없는 뒷담화 일기로 복수를 하다뉘. 좋다. 전쟁이다. 나도 그 동안 너의 소셜포지션을 고려하여 공개하지 않은 일기를 확 그냥 죄다 블로그에 올려버릴라~



제목 : 스마트폰 중독자 우리 엄마

1013년(은 도대체 언제 적?) 6월 25일 화요일 맑

 

우리 엄마는 2G폰이였을 때는 그냥 '전화와 문자만 보네는 기계'라고 생각한 것 같았는데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나면서 스마트폰 중독자가 되었다.엄마가 스마트폰을 할 때는 절대 말을 걸면 안됀다.
왜냐하면 엄마가 스마트폰에 정신이 빠져 대답을 안 해 내가 소리를 좀 높에 말하면 엄마는 괜히 화를 많이 내다. 우리 엄마는 내가 중독이 될까봐 스마트폰을 안 사준다. 하지만 그 전에 엄마 먼저 고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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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매실을 담궈봅니다.
택배로 온 매실을 손질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현승이가 왔다 갔다 하더니.

"엄마, 나 이제 매실 못 먹을 거 같애." 라고 합니다.

현승이가 매실액에 얼음 넣어 마시는 거 정말 좋아하는데 무슨 말이랍니까?

"슬퍼서.... 엄마 할아버지 병원에서 마지막에.... 그 열매 있잖아. 그거 매실이야.
 정말 딱 이렇게 생겼었어"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날에 네 식구 모두 병원에 있었습니다. 햇살 좋은 초여름 날이었고, 몰핀 때문에 잠만 주무시는 할아버지를 코빵(아, 할아버지가 채윤이 현승이를 키우실 때 유모차를 그렇게 부르셨습니다. 거기 태워 흔들흔들 밀어 재워주셨고, 동네 구석구석을 구경시켜 주셨지요. 할아버지가 마지막에 타신 휠체어는 코빵 같은 느낌이었습니다)에 태워 모시고 산책을 했습니다. 삼부자가 산책을 하면서 매실나무 아래서 쉬었던 모양입니다. 아빠가 현승이를 안아 올려 매실 열매 두 개를 따게 해주었습니다.
현승이는 매실 하나는 자기 주머니에, 하나는 할아버지께 드렸습니다. 드렸지만 받지는 못하시는 할아버지이시기에 침대 옆에 놓아드렸습니다. 다음 날 할아버지의 임종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엄마 아빠 누나가 할아버지를 붙들고 울고 있는 사이 현승이는 곁에 오지 않았습니다. 그 병실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임종 시에 예배를 인도하셨던  정경식 목사님께서현승이를 챙기셨던 것 같습니다.

장례식를 다 마치고 현승이가 그랬습니다. (생각해보니 현승이는 장례식 내내 울지도 않았습니다)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엄마가 울고 있을 때 혼자 입원하셨던 침대에 가봤는데 매실 열매는 없어졌더랍니다. 자기 주머니에는 어제 그 매실이 있었습니다. 그 매실을 밖에다 던져버렸답니다. 화가 나서 그랬다는군요.

엄마가 매실 다듬는 것, 설탕 10킬로를 사서 들고오는 것, 담그는 것을 옆에서 조잘조잘대며 도와주었습니다. 그리고 밤에 이런 일기를 썼습니다. 현승이 잠든 밤에 일기 보고는 눈물이 핑 돌았네요.


 

제목 : 매실 (2013년 6월 18일, 비)


우리 엄마는 오늘 매실을 아주 많이 샀다.
왜냐하면 매실 원액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나는 매실과 관련된 슬픈 사연이 있다.
작년에 할아버지는 간암 때문에 병원에 계셨다.
돌아가시기 1일 전 할아버지 병원 옆에 있는 공원에서 산책을 하였다.
매실나무가 있어 나는 매실을 따 할아버지께 드렸다.
할아버지는 다음 날 돌아가셨구 결국 매실이 나의 마지막 선물이었다.
나는 정말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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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포기

자기가 '나는 내가 갈 수 있는 최고의 거리까지 왔어'라고 하고 그만두는 것은 자기가 갈 수 있는 최고의 거리까지 간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자기가 그만둔 것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자기가 갈 수 있는 최고의 거리까지 가는 건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가다 나도 어쩔 수 없게 쓰러지면 그거야말로 자기가 갈 수 있는 최고의 거리까지 간 것이다.
(2013. 5. 26)


일기에 사연이 있다. 현승이 수영 마치고 합정역에서 만나서 병원을 들러 오는 길이었다. 순대국 먹고 싶다고 해서 2인분 포장했다. 버스 정류장에 마을버스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걸어가자고 하니 힘들어 죽겠단다. 순대국 포장한 걸 들고 버스 타는 게 그렇다고 하니 알겠단다. 걷는 길이 힘들긴 힘들었다. 수영하고 지친 몸에 배까지 고프니.
중간에 '엄마, 나 여기서 그냥 주저 앉고 싶어. 그냥 여기 앉아서 순대국 꺼내서 먹고 싶어. 한 발작도 못 걷겠어.' 입은 가만 놔두지를 않았다. 그러다 잠시 입이 쉬는가 했더니 저 얘기를 하는 것이다. '킥킥킥, 엄마 그런데 내가 더 이상 못 걷겠다고 하는 건 사실 더 이상 못 걷는 게 아니다. 그냥 내가 포기하는 거야. 더 이상 못 걷겠으면 그 말도 못하고 그냥 갈 데 까지 다 가고 쓰러지는 거야.' 라면서 썰을 풀어대기 시작한 거이다. 중간중간 추임새도 넣고 질문도 해주면서 걷다보니 어느 새 집 앞에 도착. 그렇게 조잘거리던 얘기를 짧은 글로 정리해낸 것이 더 놀랍다.


 

* 페이스북에 먼저 올렸었는데 달린 댓글이 소중하게 느껴져서 복사해왔다.

김정길 역쉬~ 멋진엄마의 아들~

김성수 아! 심오하당...

권경우 글씨만 보면 초등학교 저학년인데 내용은 고등학생 수준이네요. 일기의 소재도 그날 누구랑 놀고 무슨 일이 있었다의 수준이 아니라 사색한 내용을 일기로 쓰다니... 몇 살인가요?^^

배명희
제가 어린이들의 글쓰기에 애정이 평균 이상인 편인데요, 이렇게 지적인 글쓰기를 하는 대한민국 어린이는 정말 오랫만에 보네요.(애정이 넘치는만큼 오바스런 개인적 의견에 불과하니 참고해주세욤...)추상적인 관념을 언어화하는 능력은 이렇게 삐뚤빼뚤 글씨를 쓰는 시기에 발달하기엔 이른데 말이죠. 아마 뇌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댁의 아드님은 대뇌피질 전두엽부위 발달 정도가 남다릅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ㅎㅎ 대견키도하고, 부모님들이 나름 많은 생각과 고민도 들고 그러시겠어요.

제가 처음으로 한 생각은 안타깝게도 이런 소중한 사유의 어린씨앗을 대한민국 공교육이 얼마나 건전하게 키워줄 수 있을지에 대한 근심이에요 ㅠ.ㅠ

이런 글쓰기에 소질을 보이는 아이들을 주변에서 그저 '특별한' 어떤 범주로 제한하고 가두어두는 경향이 있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쉽게말해 학년이 올라갈수록 백일장 스타일 글쓰기로 정형화되어가는 과정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아이의 사고도 그만큼 제한이 되는 것이죠. 때로는 비이성적이고, 비논리적이고, 무조건적인 글 솜씨 자체에 대한 찬사가 아이의 글쓰기를 방해하는 경우도 아주 많구요. 아이에게는 이유가 불분명한, 무조건적인 칭찬 보다는 침묵이 오히려 백배 이로울 때가 많은데 칭찬의 의미가 사이비 육아전문가들 땜에 많이 오해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글에서는 자신만의 다부진 논리와 의지가 엿보여서 정말정말 사랑스럽습니다^^ 자기주장하는 애들을 보기가 너무 힘든 세상이잖아요....이 다부진 논리를 가령 '그럼 포기는 자기가 택할 수 없는 개념인거야?'같은 질문으로 부드럽게 그 틈을 파고들어 현승이 사고의 외연을 매시간 확장시켜주고 계실 사모님의 부드러운 빈칸매꾸기식 알흠다운 육아(저의 롤모델이 된!)가 눈에 막 그려지네요.

대한민국 교육현실에 너무 비관적인 한 애 엄마가(문예반 출신으로 너무 긴 시간을 낭비해버린 당사자이기도 한), 걱정이 앞선 나머지 오지랖 댓글 남겨봤습니다...

곽명손 ^-^ 공감에요. 그러고 보니 저는 최선을 다해본 적이 별로 없군요. ㅠㅠ

이은섭 뉘기 아들~

Jae Yoon Um 와~~ 대단하네요. 부모님이 정말 자랑스럽겠어요.

Keyoak Cho 배추 셀 때는 포기가 필요하다고 좀 얘기해줘요~ 휘리릭~~^^

한지선 대박! 아 이아이 어떻게 자랄것인가

Reminisce Ontheroad 어디로 모셔서 한강좌 마련해드리고 우리 모두 경청해야 할 듯 싶어요.

박동선 현승이는 생각하는 힘 뿐만이 아니라 글로 표현하는데도 익숙하구나. 청출어람 청어람이랄까 ㅎㅎㅎ. 신실이 긴장해야 되겠다 샬롬!

이영애 아~~어려워ㅠㅠ 전 현승이의 대화상대로 한참부족할듯ㅠㅋㅋ

최용승 기대가 되네요 머잖아 대한민국에서도 노벨문학상이 보이는듯합니다

정 수원 우아....

Kummi Lee 벌써 철학적이군... 나중이 궁금하네요.^^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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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왕따 (2013년 5월 20일 월요일)


나는 왕따를 당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왕따를 시켜본 적도 없다. 내가 생각하고 보기에 왕따는 주로 외동딸이나 아들, 자기중심적인 아이들이 당하는 것 같다. 그런데 신기하게 외동딸이나 아들이 자기중심적인 아이들이 많은 것 같다. 내 생각에는 외동인 아이들은 부모님의 사랑을 혼자 다 받아서 그런 것 같다. 또 외동인 아이들 주로 당연히 자기 의견이나 자기가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 이유 역시 마찬가지로 부모님의 사랑을 혼자 다 받아서인 것 같다.더욱 신기한 건 왕따를 시키는 아이들 중에서도 외동인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유는 아직 못 찾았다.

 

사실 이 주제로 질문을 막 쏟아낼 때는 '왕따 당하는 아이들의 자기성찰'이 주제였다. 왕따를 당하는 이유를 스스로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고치지 않는 지 모르겠다며 의아해 했다. 왕따를 당해 본 엄마로서는 '씨, 왕따를 시키는 놈이 나쁜거지.'하고 올라왔지만 아빠를 닮아서 '성찰적'인 현승이에게는 다른 문제로 느껴질 것 같았다. 확실히 현승이는 자기성찰이나 자기비판에 빠른 것이 아빠와 닮았다.

'외동아이'에 대한 현승이의 선망도 느껴진다. 막내인데다 성격상 어른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현승이는 누나와 함께 엄마 아빠 사랑을 공유해야 하다는 것을 어려워 한다. 먹는 것 양보는 잘 하지만 따뜻한 정서적 교감은 독차지 하고 싶은 넌, 사랑의 욕심쟁이 유후~
그런 이유로 외동아이들에 대한 은근한 부러움이 있다. 그래서 외동인 친구들이 놀이에서 타협이 되지 않을 때 조금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결국 이 일기에서 읽히는 현승이의 욕망은 '엄마 아빠 사랑을 독차지 하고 싶다' 아닐까 한다.


담임선생님의 현승이 사랑이 뜨거우시다. 현승이 일기장에 달아주시는 코멘트에 애정이 철철이다. 하트는 기본, 따랑해!! 고백도 기본. 깨알같은 코멘트들에는 깊은 공감가 칭찬 가득. 뿌듯하긴 한데.... 살짝 예민해지는 건 뭐지?  현승이의 '질투 본능'은 엄마 유전자.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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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조금 많아졌다.
그 끝에 내린 결론은 '내가 재밌는 책을 읽자.' 였다.
SNS를 통해서 얻는 가장 유익한 정보는 '책'에 관한 것인데
요사이 이게 '과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보 자체의 과잉은 아닐 터, 그것들을 자체 필터링하는 기능이 필요하단 생각.


얼마 전 현승이 교재를 사러 동네에 작지도 크지도 않은 서점을 찾아갔었다.
한참을 책 구경하면서 놀다가 왔다.
그래서 발견한 몇 권의 책이 아주 그냥 보석이다.
위기철 선생님의 <이야기가 노는 법>- 동화를 쓰려는 분들께를 읽고 있다.
재미나게 읽고 있다.
어느새 '독서'에서 조차도 타인의 취향을 내 것으로 여기게 된 것은 아닌지.
'이 정도의 책은 읽어 줘야지. 요즘 대세니까.'
'글을 좀 끄적인다면 이 정도 저자는 읽고 인용해줘야지.'
이런 강박 탓에 타인의 취향에 내 몸을 맞추는 독서로 기울어져 간 것 같다.


우리 집 저녁 풍경은 대체로 채윤이는 헤드폰 끼고 피아노 연습,
현승이는 레고 놀이, 만화 그리기, 그러다 엄마 옆에 붙어 함께 책 읽기.
(아빠는 늘 부재중) 이렇다.
한참 책에 빠져 있다가 옆에 현승이를 보니 무려 '국어사전'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엄마는 (동화를 쓸 생각은 추호도 없으면서) '동화를 쓰려는 분들께'를 읽고 있고,
아들은 국어사전을 탐독하고 있으니...
문예 창작과 학회실 분위기다.


그리고 나서 현승이가 써 놓은 어제 일기를 보니 :)


제목 : 특기 (2013년 5월 8일, 수요일, 날씨 쨍쨍해)

사람들은 단 1개라도 잘 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것을 '특기'라고 한다.
나도 역시 특기가 있다.
바로 수영이다.
나는 6살 때부터 수영을 하였다.
그 밖에도 바이올린 연주, 달리기 등등 이런 특기들이 있다.
우리 엄마는 글쓰기라든지  책 읽기라든지 이런 특기가 있고
우리 아빠는 책 읽기, 축구, 기타 치기 같은 것들이 있다.
우리 엄마 아빠 둘 다 특기 중에 책 읽기가 있다.
나는 이번 4 학년 때 특기들을  좀 더 늘려보고 싶다.


엄마는 이번 4학년 5반 때
책 읽기를 '특기'가 아닌 '취미'로 즐기는 마음의 여유를 더 늘려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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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은 두 가지 성격이 있다. 이 일기에 제목처럼 아주 강력한 무기가 되는 '말'악과 세상에서 가장 좋은 '선물'이 될 수 있
는 말. 가장 장력한 무기 '말'이란 말은 그만큼 위험하다는 거다. 한 마디로 사람이 다칠 수 있거나 잘못 될 수 있기 때문이다.윽2 그만큼 '말'을 조심히 써야 된다.
가장 좋은 선물 '말'은 그 말로 친구에게 위로가 될 수 있거나 친구에게 칭찬이 그 친구에게 가장 좋은 말이 될 수 있다.
사실 나는 크게 두 가지롤 말을 나눈 것이지 그 밖에도 말의 성격은 여러가지 이다. ???욕, 칭찬, 험담, 위로 등등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강력한 무기가 아닌 가장 좋은 선물을 주어야겠다.      

참잘했어요(4월 29일, 월요일)



 



그러게 말이다.
말 한 마디로 다치거나 잘못 된 사람 여러 봤지.
사실 현승이 네가 하는 말들은 많은 경우'선물' 그 자체야. ^        ^
굿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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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2014/4/17


나는 잠시 생각해 보았다. 삶과 죽음의 대해.
그러다가 나는 이렇게 생각해 보았다.
'어차피 사람은 죽을 것인데 왜 살지?'
나는 이 생각이 너무나 궁금했다.
엄마한테도 물어 보았지만 엄마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나는 '삶' 그 자체가 시간 낭비인 것 갔다.
왜냐면 그야 당연히 사람은 죽으니까.
하지만 따져보면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살면서 부모님의 사랑도 받고 선생님께 칭찬도 받고 생일선물도 받으니까.
그래서 나는 기왕에 이렇게 된 것 죽을 때까지 열심히 살아야겠다.







현승이가 1년여
만에 똑같은 주제의 일기를 썼다.
비슷하지만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살아야 할 이유 발견!!
40고개를 넘으며 존재가 무너지는 고통 끝에 깨달은 것이 있다.
'모든 것은 사랑입니다.' 테레사 수녀의 이 말이다.


열한 살의 현승이가 살아야 할 이유를 발견했는데
'부모님의 사랑도 받고, 선생님의 칭찬도 받고....' 란다.
엄마가 40이 넘어 오춘기를 겪으며 손으로 만지게 된 진리를! 현승이는 벌써 꼬리를 잡았다.
물론 생일 1주일 전 일기라는 게 함정이긴 하다.
삶과 죽음의 모든 의미가 '생일 선물도 받고' 로 통하는 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급 스친다.


여하튼, 1년 전에 쓴 '삶과 죽음'은 여기 기록되어 있다.


http://larinari.tistory.com/1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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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월요일


월요일이 싫다. 오지 않으면
좋겠지만 결국 오는 월요일이 싫다.

월요일이 무섭다. 오지 말라해도
자꾸만 오는 월요일이 무섭다.

월요일이 나쁘다. 내 편한 마음을
빼서가고 숙재와 공부를 주는 월요일이 나쁘다.

멍2


itistory-photo-1



현승이의 마음과 달리 엄마 아빠는 월요일 무지하게 좋아하는데.....
오늘 엄마의 월요일은 '어려운 마음' 종합세트로 받은 날.
소화하기 어려운 각종 말과 일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막 치고 들어왔다.

전화 통화하면서 벗에게 해준 이 말.
"니가 니 편이 되어줘."
이 말을 다시 나에게 들려주며 셀프 치유를 해야긋다.

(오늘 같은)
월요일이 싫다.
월요일이 무섭다.
월요일이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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