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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인, 꼬마 철학자112

계절 계 절 김 현 승(茶兄 아님) 계절은 시간따라흘러간다. 계절과 시간은 비슷하다. 하지만 계절은 돌아오지만 시간은돌아오지 않는다. 어린 시인이여, 돌아온 그 계절은 지난 번의 그 계절일까? ​ ​ 2016. 2. 3.
빈둥거리며 허무하지 않은 나날 ​ #1사나흘에 한 번씩 엄마 조르기.엄마, 나 과외나 학원 시켜줘.중학교 가면 영어 수학이 어려워진다는데 걱정도 안 돼?그게 아니라고오!!! 내 친구들은 방학 때 다 과외 아니면 학원 다니면서 중학교 공부한다고.엄마, 수준이 비슷한 애들 모아서 수학 공부하는 그룹 과외라는 있다는 거 알긴 알아?(얌마, 엄마가 한 때 그걸로 밥 먹고 살았다.)진짜 나 빼고, 나랑 우노 빼고.... 우노는 좀 특별한 아이니까 그렇다 치고.나 빼고 내 친구들 다 공부해.나도 좀 뭔가 학원에 다니고, 바쁘고 여유없고 그렇게 좀 해보고 싶다고.친구들 중에 내가 제일 한가해. 나만 시간이 많고.... 투덜투덜.....그래, 알았어. 엄마. 나중에 중학교 가서 내가 필요하다고 할 때 꼭 시켜줘야해. (그렇게 수긍하고 대화가 끝나지.. 2016. 1. 29.
일기 공개하기 중3 국어 선생님께 나는 마음의 빚이 있다. 처음으로 내 글을 알아봐주신 분이다. '연합고사'라는 시험으로 고입을 준비하던 시절이었다. 사실 웬만하면 다 통과하는 진학시험이었지만 괜히 압박감은 느껴야 했던. 아무튼 입시생이었다. 입시생인 중3에게 국어 선생님은 자꾸만 작문 숙제를 내주시고 그걸 점수에 반영하셨다. 첫 번째 주제는 '어머니'였다. 으아, 사춘기였던 내게 어머니는 언어로 형상화할 수 없는 원자폭탄이었다. 엄마에 대한 애증을 어떻게 글로 담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쓴 글로 뽑혔다. 국어 선생님께서 잘 쓴 글들은 읽어주시겠다고 하셨다. 그 말씀을 하시던 순간의 현기증을 잊지 못한다. 읽어주다니!!!!!!! 친구들에게 내가 엄마에 대해 쓴 글을 읽어주다니!!!!!! 손을 번.. 2016. 1. 5.
비 맞은 날 10.11 추운데 비까지 왔다.(비 맞았다) 나는 오늘 교회를 오면서 비를 실컷 맞았다. 정말 운수 없게 딱 집으로 갈려고 할 때 비가 퍼붓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금씩 내려서 빨리 달려서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달릴려고 시작하는 순간 갑자기 비가 엄청 나게 내렸다. 나는 별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모자를 쓰고 천천히 걸었다. 내 주변에눈 두 종류에 사람들로 가득했다. 우산 챙기길 잘했는 표정으로 우산을 쓰고 유유히 걸어가는 사람들과 가방같은 것들로 머리를 가리고 전력질주하는 사람들. 난 두 부류도 아니었다. 그냥 모자 쓰고 천천히 걸었다. 한 둘 아주머니들은 딱한 눈빛으로 쳐다봤는데 조금도 쪽팔리지 않았다. 뭐랄까? 약간 자랑스럽게(?)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고 버스를 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2015. 10. 12.
아빠와 저녁 ​ 아빠와 저녁 아빠랑 단둘이 저녁을 먹는다 엄마가 한 반찬 을 가득히 차린다 치이익 아빠가 고기를 굽는다 한 그릇이 뚝딱 없어졌다. 선생님이 달아주신 코멘트를 보여주며 "엄마, 선생님이 시를 쓴 내 마음을 딱 아셨어. 내가 진짜 행복한 마음을 쓰려고 했거든. 나 진짜 아빠랑 둘이 그렇게 밥 먹을 때 행복해. 아! 그런데 엄마 그게 엄마가 싫다는 뜻은 아니야." 라고 했습니다. 그러고나서도 몇 번을 더 확인합니다. "엄마, 엄마 강의 가고 아빠랑 단둘이 밥 먹는 게 행복하다는 뜻이지 엄마가 싫다는 뜻은 아니야. 알았지? 진짜 그런 뜻은 아니야~아." 엄마를 뭘로 보고!!! 우리 사이가 그 정도를 확인해야 하는 사이야? 속으로 생각했는데 어릴 적 생각이 딱 났습니다. 어릴 적에 집에서 혼자 노래 부르면서 .. 2015. 9. 13.
(빡치신 담임 샘의) 기대 ​ 9.1 땀이 많이 흘렀다. 구름이 가을 구름 같았다. 제목 : 기대 기대는 참 무서운 것 같다. 왜냐하면 기대는 참 여러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일에 대해 기대를 한다. 근데 그 일이 잘 되면 기대를 했기에 기쁨이 두 배가 되어 더 기분이 좋다. 반대로 기대를 했는데 일이 잘 되지 않으면 기대가 무너져 더 실망스럽다. 그렇다고 기대를 좋다 나쁘다 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대가 커지면 기대를 받는 사람의 부담감도 함께 커지게 된다. 나는 기대라는 단어가 뭔가 마음에 남고 인상이 깊다. 기대는 뜻은 굉장히 쉽고 다들 안다 하지만 참 어려운 것 같다. 일기는 내 생각을 쓰는 것인데 생각은 나는데 글로는 약간 못 쓰겠는 것들이 있다. 그 주제들 중 하나가 '기대'인 것 같다... 2015. 9. 4.
담임샘 빡쳐버리신 일기 ​ 이틀 전 현승님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내용을 정리하면, 현승이가 개학하고 나서 너무 달라졌다. 엄청 떠든다. 수업시간에 산만하기 때문에 학습면에서도 전 같지 않다. 일기도 잘 쓰는 일기가 아니다. 어머니가 아셔야 할 것 같아서 연락드린다. 가정에서 지도 바란다. 예예, '현승이와 얘기하보겠습니다' 허공에 대고 인사를 백 번 하고 끊었다. 이느무 시키 들어오기만 해봐라, 다리 몽댕이를 부러뜨릴라. 까지는 아니었지만, 아니 도대체 얼마나 떠들었기에! 일단 말이나 들어보자. 요놈! 일단 자수가 살 길이라 여겼나보다. '내가 6학년 1학기 때까지 모범생 아니었냐, 이제 6학년도 얼마 안 남았는데 장난꾸러기 한 번 되어 보고 싶었다. 꼭 그렇게 결심한 건 아니다. 다면 내 앞에 앉은 친구가 진짜.. 2015. 9. 4.
제목 : 지리산 (김현승) ​ 기차를 타고 구례로 가는 중이다. 밤인데도 별로 졸렵지 않았다. 한결이랑 이야기를 하면서 가고 있다. 나는 아까부터 새로 만날 애가 어떨지 궁금했다. 한결이 말로는 괜찮은 애라고 했다. 실컷 떠들다가 잠이 들었다. 깨서 보니 딱 구례역이었다. 비몽사몽했는데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찬 공기가 온몸을 감싸 잠이 확 깨었다. 버스를 타고 가는 중에도 졸렸다. 버스에서 내려 이제 진짜 올라간다. 근데 너무 추웠고 앞이 안 보였다. 해가 뜨고 아핌 먹는 곳에 도착했다. 겸이는 내 예상과 다르게 다른 사람들과 말도 잘하고 재미있어 보였다. 아침을 먹고 진짜 등산을 했다. 근데 이 길은 다음날 가는 길에 비하면 쉬운 길이었다. 힘들진 않았다. 왜냐면 겸이랑 금세 친해져서 한결이랑 셋이 이야기를 하면서 갔다. 나는 무.. 2015. 8. 25.
일기 연작 ​ 꿈 분석을 할 때도 여러 날의 꿈을 연작으로 살펴볼 때 얻는 유익이 큽니다. 뜸했던 꼬마 시인의 일기를 연작으로 읽어봅니다. 2015년 6월 2일, 날씨 : 덥지는 않지만 햇살이 강했던 날씨 제목 : 나 나는 5학년 선생님께서 많이 떠들지는 않지만 몰래 조용히 떠든다고 하셨다. 그리고 지금 우리반 선생님께서도 나에게 은근히 많이 떠든다고 하셨다. 그래도 나는 요즈음 쵀대한 적게 떠들고 열심히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모둠 활동도 열심히 한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모르겠지만 나는 나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6학년 초보다 약간 떠들긴 했지만 이제 다시 긴장을 늦추지 말고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이 일기 어간에는 필자 자신과 주변의 친구들의 떠드는 것에 관한 고찰 등이.. 2015. 6. 16.
중독 엄마, 지금 (폰)게임하는 표정이 하나도 재미가 없는 것 같이 보여. 하기 싫은 게임을 하는 것 같애. (독심술 쓰나?) 맞아. 재미 없는데 하는 거야. 왜? 포인트 받으려고? 그게 아니지? 비어있는 느낌 때문에 그러는 거지. 마음이 쓸쓸해? ('공허감'이란 말을 모르는구나) 그래. 괜히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어. 이런다고 비어있는 느낌이 채워지는 것도 아닌데. 엄마, 머리가 비어 있어. 아니면 마음이 비어 있어? 어? 어.... 음..... 마음이? 그렇지? 마음은 텅 비어있는데 머리로는 많은 생각을 하지? 엄마 지금 머리로는 여러 생각을 하고 있지? 왜애? 무슨 힘든 일이 있어? 힘든 일이 딱히 있는 건 아냐. 이유를 말할 수 없는 공허감이 밀려올 때가 있지. 엄마, 그렇다고 자살을 할 건 아니.. 2015.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