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얼마 간 거룩한 부담감인지 근심인지를 안고 근신의 나날을 보낸 당신,
오늘 드디어 수련회 갑니다.

진지하고 온유한 당신의 성품에 그 분의 말씀과 은혜가 내리는 비처럼 내리고 젖어들러 행복한 3박4일 보내고 오소서.
비록 샌드위치 한 조각이지만 내 가난한 사랑으로 담을 수 있는 모등 것을 담았습니다.
어머니의 기도와 정성이 녹아있을 홍삼 한 모금 또한 드소서.

그 어느 때보다 더 간절한 기도로 커피 한 잔 내려드리니....

모든 것 내어맡긴 후에 가장 귀중한 것을 얻고, 당신의 사랑 청년들에게 넉넉히 나누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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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단호박 취이즈 떡볶이 했다. 10년 만에 미국에서 온 이상진 목사님 아들 희성이가 집에 옴. 초딩 어린이 성가대 할 때 진짜 조용한 아이라 인사하는 목소리조차 들어본 기억이 없는데... 그 때 그 정신실 선생님을 기억해주고 찾아주니 올마나 고맙고 반가운지.... 그래서 내가 한 짓이란! 오랜 미쿡생활에 매운 거 못 먹는 이 제자에게 매운 떡볶이 해서 먹으라고 저렇게 떡허니 내논 거. 나 이런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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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치킨이 그 흰양복 입으신 할아버지의 우연한 작품이었다는데....
우연히 튀긴 치킨 한 마리로 대박 나시공.....

인생에서 결정적인 것들은 대체로 우연의 창작물이렷다.


비가 억수로 퍼부었고 이 빗속에 현승이 수영대회 나가느라 잠실역서 신천역까지 50분을 주행한 기록을 세우며 운전한 날,
그리고 또 덕소 찍고,
하남 찍고,
다시 덕소 찍고...
이렇게 운전한 날이었다.



원래 주문은 늦은 점심에 저녁 패스하고 출출했던 현승이가 넣었는데 주문 넣고 주무시고 아빠가 횡재.


오리고기 몇 조각 남은 거와 쫄면에 넣었던 콩나물 한 줌 남은 거와 떡볶이 떡이 만나서
우.연.히. 아주 우.연.히. 또 하나의 떡볶이 신화창조?



굴소스와 청양고추 두 개로 양념했을 뿐이었다. 레알, 진짜, 완전, 대박 맛있었다. 고 내일 신의 피리님이 댓글 달아 주실 것이다.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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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이 뭔가에 빠져들거나,
더 이상 정신력으로 버틸 수 없을 때 정신줄을 놓듯이,
여자는, 엄마는, 주부는 살림줄을 놓는다.


한동안 살림줄을 놓고는
겨우 청소하고,
겨우 밥하고(가 아니고 거의 아침을 씨리얼, 점심을 패스, 저녁은 차에서 김밥이나 떡볶이)로 버티며
밥은 안하고 살았다.
그랬더니 마치 이제 막 살림을 시작한 초보주부의 느낌으로 뭘 어찌해야 할 지....


간만에 세 아이들 모두 좋아하는 오므라이스를 하면서,
주부 정신줄, 말하자면 살림줄 회복 기념으로 특별하게 시도해봤는데.
맘같지 않구나.


저 그물망 계란지단을 만드냐고 시간을 평소의 2배 이상 걸렸으며,
덥고,
무엇보다 요리를 해서 내놨는데 모두 반응이 '이게 뭐냐? 왜 이렇게 만들었냐? 무슨 의미냐?'
는 식이니 말이다.


그래도 아무튼 난 다시 주부생활 복귀했다는 거고. 
국도 끓이고 밥도 제 때 하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한다는 걸 밝힌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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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오전 내내 청소를 했다.
간간이 트위터 보고, 통화하느라 청소시간은 무려 2시간 30분.
전혀 대청소삘은 아니었지만 끝나고 나서 걸린 시간을 확인하고 그냥 '봄맞이 대청소'로 부르기고 했다.


봄맞이 대청소를 마치니 점심시간이 훌쩍 넘었고,
아침에 빵을 먹은터라 배는 고픈데 밥은 없었다.
늦은 점심으로 밥을 했는데...
냉장고 야채박스에는 이런 게 있었다.
주부로서는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는 선물인데 봄동을 다듬어서 깨끗이 씻은 채로 위생팩에 넣어주신 손길.
그건 말하자면 우리 시누이가 하는 어린이집이며 내가 음악수업을 나가고 있는 어린이집의 주방선생님 손길이었다. 
그러나, 식구들이 반기는 반찬이 아니라서 말이다.


봄맞이 대청소도 했고,
막 지은 밥을 혼자 먹는 호사스럽고도 쓸쓸한 늦은 점심을 먹는 김에,
까나리액젓에 양념을해서 봄동을 무쳤다.
며칠 전에 냉이를 듬뿍 넣어서 끓였던 된장찌개도 좀 남아 있었다.
혼자 앉아 봄으로 식탁을 차렸다. 그리고.


정신 차려보니 밥을 두 공기 째 비우고 있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현승이가 '엄마, 봄에 관련된 음악이 뭐가 있어?'하는 말에
비발디의 <사계> '봄'으로 하루를 열었다.
그리고 이제 맘 맞는 친구들이랑 봄나들이 가려고 나서는 길이다.


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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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이틀 전  미친 존재감으로 여러 사람 각각의 처소에서 침흘리게 만들었던 떡.볶.이.
홍합과 어우러져 완전 어이없이 존재감 상실하다.


'푸하하하..이거 홍합탕이예요? 떡볶이예요? 이거 뭐예요?'
이건 목자모임에 일등으로 도착한 미친 존재감의 '직딩'의 첫 마디.
'이거, 너 들어오기 직전까지는 해물떡찜이었는데 지금 막 이름 바꿨다. 홍합 떡볶이다. 왜!'


그렇다. 이건 사실 홍합탕도 아니다.

맨 처음 이것은 오랫만에 하는 목자모임을 위한 메인메뉴, 그 이름도 럭셔리한 '해물떡찜'이었다. 허나, 다소 길어진 조리시간으로 인해서 물의가 빚어지면서 기타 등등의 해물이 그 형체를 상실하며 쪼그들었던 것이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끝까지 껍데기의 가증스런 존재감으로 버티던 홍합에 의해서 육안으로 관찰되는 건 오로지 떡과 홍합만 남게 된 것이다.


결국, 미친 존재감의 홍합 껍데기로 인해서 이것은 해물떡찜의 정체성은 잊은 지 오래, 떡볶이로서의 존재감 조차 희미해진 것이었다.







그러나.


떡볶이면 어떠하리, 홍합탕인들 어떠하리.
그저 오랫만에 만나는 우리 목자들 잠시나마 입을 즐겁게 해줄 수 있다면.
가래떡의 탄수화물에 그들에게로 들어가 약간의 두뇌활동을 위한 에너지원이 되어준다면.
해물 나부랭이 안에 들어있는 키토산이 그들 몸에 항암효과를 조금 내고, 혈당상승과 콜레스테롤을 조금이라도 억제해준다면...
암튼, 다소라도 피가되고 살이 된다면 말이다.
그 이름이 뭐 대단한 것이겠느냐 말이지.


사모인들 어떠하리, 목녀인들 어떠하리, 음악치료사인들 어떠하리, 동네 아줌마인들 어떠하리.
나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눈꼽만큼이라도 '사는 맛'을 일깨울 수 있다면.


아니.
때로 영양가 없고 맛이 없는 떡볶이인들 어떠하리.

내가 사는 세상에,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뭐 어떤 기여를 하지 못하면 어떠하리.
어제 하늘은 저렇게 맑았고 구름은 저렇게 예뻤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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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하기 싫은 날엔 떡볶이.
밥 먹기 싫은 날엔 떡볶이.


떡볶이 먹는 화기애애한 저녁식탁에 '여보, 맛있어?'하는 질문해놓고,
왠지 그리 대답할줄 것 같아서 외쳐봤는데
 '떡볶이의 미친 존재감!'

둘이 찌찌뽕이 됐다.

둘이 완전 좋아가지고 하이파이브 하고,
 '우리 딱딱 맞지?'

다시 하이파이이브 하고,
'이래서 우리는 부부야'

다시 하이파이브.
'부럽지?'

이러면서 까불고 놀았더니.








질투계의 레전드.
김종필님의 게임도 안되는 라이벌 김현승.
입 나오고,
눈 벌개져서 눈물나고...
결국 식탁에서 퇴장하시다.


겨우 달래서 다시 식탁으로 뫼셔 와서는 넷이서 '접어!' 게임을 하얐다.








이건 또 무슨 장난의 운명이냐고!

엄마랑 누나랑 무슨 말을 하다 둘이 찌찌뽕이 된 사태발생.


'나도 왜 엄마랑 말이 딱딱 맞는 건 하고 싶다고오~ 나는 왜 못하냐고' 하면서 뒹구는데...
어쩔!


아, 미친 존재감의 떡볶이 먹다가,
김현승님 질투나서 돌아버리시겠다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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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집밥이라함은 부담없이 밥 한 그릇 뚝딱 할 수 있을 정도의 찬이어야 하거늘...
적당한 육질의 맛과 개운함이 어우러진 저 조합이랴말로 제대로 조화로운 맛이 아니겠는가.

좌 스팸, 우 알타리 !
이 환상의 집밥. 



그까이꺼 스팸 몇 조각에 김치 몇 가닥이라고 무시하지 마시라.
스팸이야 그렇다치지만 저 알타리 김치야 말로 쉽게 입에 넣어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
내가 찾는 김치 흔히 볼 수 없지.♬ 노래가 흥얼거릴 지경이다.
에둘러서 집밥을 운운한 오늘 포스팅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으하하하하하핫!
말하자면 자칭 타칭 '삶은요리'로 살고자하는 이내 몸이 10여 년 요리경력을 쏟아부어 이우어낸 결정체라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내가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담궈본 빨간 김치라는 것이다.
(작년 겨울 물김치 한 번 시도했었음)


친정엄마와 시어머니를 두루 사사하여 막 따서 말린 태양초를 갈고, 전라도 김치에서는 쓴다는 비법, 즉 찹쌀풀 대신 아침에 먹고 남은 밥을 갈아서 양념에 썼다는 것.
양념에 새우젖을 너무 많이 넣어 짜서 잠시 실패로구나 하는 지경까지 갔지만 바로 그 순간 '야야, 얼른 시장 가서 한 단 더 사와. 더 사다가 절이지 말고 잘게 쪼개서 같이 섞어라. 그르믄 간이 익으믄서 간이 골고루 퍼져서 싱거질거여' 하시는 오래 전 충청도에서 한 요리 하셨던 엄마의 도움으로 결국 성공하고 말았다.


라면에 알타리,
사골국에 알타리,
기냥 맨밥에 알타리....
아, 나는 오늘부터 영원히 찬미하리라. 알타리 알타리......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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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고 여유를 가지라고 옆에서 자주 말을 해줘도.....
손님 올 시간이 다 됐는데 식사준비가 안 끝났다면 내 마음음 황색 점멸등이다.
위험, 주의를 요함, 불안, 초조, 예민해짐.


그러나 어제 저녁 같은 경우라면 한참 준비가 안됐음에도 오케이 오케이 계속 파란불!
손님이라 불리기에 너무 편안한, 어쨌거나 손님도 식사준비 안됐단 말에 ' 저 블로그좀 할께요. 포스팅 할 게 있어서요'
하고 컴터 앞에 앉았으니 계속 파란불 고고!


빨, 노, 초의 상큼한 색의 조화가 포인트였던 삼색 신호등 김밥이 색깔을 안내준다.
초록 피망이 익으면서 색을 잃었고, 날치알의 황금색은 '내가 무슨 노랑이냐'며 뒤로 빠지고,
당근 역시 '난 주황이지 빨강은 아녀유' 하고 흐리멍텅해지니....
아무튼 그냥 좀 특이한 김밥이라고 해두자.








비타민과 황도 샐러드.
신호등 김밥 옆에 놓았더니 썰렁도사님이 '나무'래나 '숲'이래나 하면서 어설픈 농담을 곁들였다.








사실 얘가 메인이었다.
윰이 멀리서 치즈 떡볶이 침흘리는 것 같아서 얘를 일단 정하고 구색을 맞춘 것이 신호등 김밥이었다.
나중엔 이 단호박 치즈 떡볶이를 전수해준 원작자가 나중에 합류했는데 얘는 아무래도 떡볶이에 콜라겐을 좀 넣어줘야 먹을 듯하다. ㅋㅋㅋ







에니어그램을 하나를 가르쳐서 바다 건너 보냈더니 셋은 더 깨우쳐 가지고 온 윰과의 식탁이다.
에니어그램이 철저하게 나를 보는 도구로 사용할 때 약이지, 
다른 사람 번호를 찍게되고, 번호로 사람을 틀에 가두기 시작하면  내가  또 다른 감옥에 갇히는 것인데,
자신에 대해서, 자신이 다른 사람과 힘든 지점에 대해서 성찰하고 싸가지고 온 보따리가 커서 나눌 것이 많았다.


내게나 윰에게나 에니어그램이 잘 작동하는 신호등 같으면 좋겠다.
과도한 자아에 압도되어 길을 잃을 즈음에 빨간불이 되고, 초록불이 되고, 노란불이 되어주는 지혜의 빛 말이다.
비록 오늘 먹은 신호등 김밥은 약간 고장이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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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失 했던 정신失 엄마가 정신줄 수습하여 붙잡으셨다.
정신을 失 할 때 함께 실종됐던 요리의 신이 다시 강림하셨다.
저녁 준비하는 내내 '도대체 오늘 메뉴가 뭐야? 미역국이야?'
이런 질문을 세 아이(ㅋㅋㅋ)모두 돌아가면서 했다.
그리고 짜잔~하고 고추잡채를 들이미니 간만에 환호성이 터지고
채윤이의 오바스러운 칭찬은 기본 옵션이다.
'역시 우리 엄마는 센스가 있어'
역시 우리 딸은 오바가 있다.








중국음식에 밥을 먹기는 쫌 그렇고...
그렇다고 중식 마지막 코스로 짜장면을 들이대는 건 가정집에서 할 짓이 아닌 거 같고.
아침에 먹다 남은 소고기 미역국에 감자 수제비를 끓였다.
이 언발란스한 메뉴에 우리 도산님 이렇게 감동하실 줄은 몰랐네!








도산님의 기도제목은 정신失 보다 하루라도 먼저 죽는 거'다.
정신실은 없는데 정신실이 만든 김치찌게를 비롯한 음식들이 먹고 싶으면... 
아, 이건 슬퍼도 너무 추접스럽게 슬픈거다.ㅋㅋㅋ
맛있는 표정좀 한번 해바바. 했더니
뜬금없이 입술을 앙다물고 귀여운 행세를 하시는 저 표정을 보라.








흔히 볼 수 없는 귀엽게 맛있는 표정은 한 번 더 봐주고,
막 씹으려던 거 그대로 리얼하게 보여주는 리틀 엽기녀도 힐끗,
지가 잘생긴 줄 알고 언제든 표정 관리 제대로 하는 약간 밥맛 없는 애도 껴줬다.
무엇보다 굳이 저렇게 까지 몸을 던지지 않으셔도 되는데 너무 최선을 다하시는 우리 도님! 아까 앙다문 입을 한껏 벌려 오바스럽게 드시는....
박수를 보냅니다. 여보님!
(이 사진, 허락을 득하지 못하고 올리는 거라 난 이 포스팅 후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저는 설거지 안해줘요' 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도님.
물론 뒤에 꼭 따라붙는 말씀이 있다.
'설거지를 해주다니요! 설거지는 해.주.는. 게 아니라 그냥 하는거지요'ㅎㅎㅎ
평소에도 설거지는 아주 좋아라 하시며, 설거지 하면서 묵상도 하시고 그러시는 분.
고추잡채와 수제비를 정말 맛있게 드시고 기분이 좋아지셔서 설거지는 물론 싱크대
배수구까지 칫솔로 싹싹 닦으셨다.



정신失이 정신實되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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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만들고 나누어먹으며 서로 상찬하거나 돌아앉아 타박하는 것이 사람의 일일진대는, 어떤 음식에든 인격이 개재하게 마련이다. 인격이 음식으로 표현되었을 때 그것을 뭐라 부를까. 식격(食格)? 이게 좋겠다. 또한 음식에서 깨달음을 찾고 먹는 데서 구원을 궁구하는 무리들이 걷는 길은 식도(食道)요, 그 무리는 식도(食徒)겠다.

성석제 <소풍>에서



음식을 맛으로만 영양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다.음식을 그저 색이나 모양새로, 유행이나 분위기로만 먹는 것도 아니다. 마음으로도 먹는다. 마음으로 먹는 음식은 배뿐 아니라 영혼을 채워주는 천사의 음식이다.

윤혜신 <착한 밥상 이야기>에서



일상에서 부딪히는 사물이나 자주 먹게 되는 음식에 결부된 사람들은 좀체 잊혀지지 않는 법이다. 

                                                                                                  성석제 <소풍>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요리를 하고 그 음식을 먹는 일은 단지 입으로 먹고 소화기관으로 소화시키고마는 물리적인 현상의 집합 이상인 것이 분명하다. 마음으로 만들고 마음으로 먹는 음식의 나눔과 그로 인한 기쁨은 더 이상 땅에 속한 일이 아닐런지도 모른다.

                                                                                  정신실 < 지 일기장> ㅋㅋ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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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꽃이라고 불리는 저 꽃을 아시나요?
어렸을 적에 소꿉놀이를 하면 저 꽃을 따다가 계란 후라이로 쓰거나,
흰자 노른자 분리해서 다른 요리에 사용하기도 했으니깐요.
알고보니 저 꽃은 '개망초'라구요.
저렇이 이쁘고 앙증맞은 꽃이 '개망초'라니..... 개망신이다.



















어제 목자모임에서 한 밥이 입안에서 날아다닌데나 어쩐데나...
물 말아 먹지 않으면 수습이 안 되는 정도?
날개달린 밥을 해치우고자 김치볶음밥으로 저녁을 하는데....
그 위에 올라 앉은 것이 진정한 계란꽃이 되었습니다.
히야, 이건 완전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신메뉴다.
개망초 김치 볶음밥!



우선 제목은....
TNT 클럽에서 '수련회의 귀환'이라는 수련회 홍보 동영상에서 받은 감동과 삘이 가시질 않아서 제목이 다르게 떠오르질 않슴다.
(진짜 재밌는 대박 동영상인데 어떻게 소스를 가져다가 여기다 올려 드리고 싶군효)

떡볶이를 오랫만에 했다는 뜻입니다.
하도 떡볶이를 해대서 어느 때 부턴가 내가 만든 떡볶이 먹기가 싫드라구요.
떡볶이 한 지도 오래 됐지만 내가 만든 걸 맛있게 먹어 본 건 언제 적 일인지...

본좌는 자기가 만든 음식이 세상에서 젤 맛있는 자뻑 9단의 삶은 요린데요.
내가 만든 떡볶이가 맛이 없었다뉘...

암튼, 어젠 전통적인 포장마차식 떡볶이를 만들어볼 요량으로 멸치 다시국물과 고추장으로 그럴싸한 맛이 났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접시에 담기 전에 갑자기 냉동실에 굴러 다니던 날치알 한 덩어리를 집어 넣는 정신 나간 짓을 했습니다. 아흐, 그 순간 그 칼칼하던 떡볶이가 꼬리리한 해물 떡볶이 맛으로 변신하면서 내 미친 손을 탓할 수도 없고....

하이튼, 그래도 꽤 많은 양을 종필님과 둘이서 깨끗하게 비웠고요.


오늘은 추운 날씨에 에니어그램 강사 프레젠테이션 갔다가(매우 긴장하고 떨면서 갔다가) 잘했다는 선생님들의 진심어린 칭찬에 마음이 하늘을 날아...
하늘에서 생태 한 마리 잡아다가 맑은 동태탕 내지는 동태지리?로 끓여서 애들까지 국물 쪽쪽 빨아 먹으면서 몸과 마음을 데웠지비요.

실은 겨우내 마음 한 켠의 부담으로 안고 다니던 두 번의 강의, 에니어그램 프레젠테이션이 끝나서 지금 이 가비야운 마음을 어찌 주체할 수가 없사옵니다. 수능 끝난 수험생처럼 '나 이렇게 맘 편히 포스팅 하고 자빠져 있어도 되는 거?' 하는 기분좋은 압박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떡볶이와 함께 삶은 요리는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섬.뜩.

아~놔, 오늘 저녁 준비하다가....

오늘은 우리 사랑하는 JP씨. 이럴 땐 도사님이라고 불러주는 게 적절할텐가?

JP도사님이 수요예배 설교하시는 날이라 시.간.이 중요하신 도사님께 시.간.에 맞춰 저녁식사를 올려드리게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이던 중이었따!

간만에 굴비를 쫌 구워볼려고 손질을 하다가...

늘 보던 굴비의 옆모습 대신 어쩌다 정면을 봤을 뿐인데... 섬뜩.
길게 앙다문 입 하며.... 위엄있는 콧잔등 하며...
굴비님의 카리스마가 빠~~~악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가끔 굴비의 살을 뜯을 기회가 있다면 젓가락으로 저 놈을 통째로 들어 정면으로 눈을 맞춰 보시라. 젓가락질 하던 손가락이 후덜덜 하실 것이다.






그니깐 말하자면 평소에 내가 보던 굴비는 바로 이 옆 모습.

구울 때나 접시에 세팅할 때도 늘 저 모습이시다.
저 모습이실 때는 그저 '날 떼어 잡수. 날 구워 잡수' 하시는 모습인데....

정면으로 아이 컨텍을 딱 하고 났더니만 세상에.....

딱 나를 쏘아보시는 눈매에 한 때 저 분이 바다를 휘젓고 다니셨을 그 장면이 바로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집에 혼자 있는데 있었던 일이라 살짝 무섭기도 했지만 결국 얼렁 손질해서 지글지글 끓는 후라이팬에 휙 던지는 것으로 일단의 해프닝은 마무리 되었다.


아, 그러나 나는 잊지 않기로 했다.
접시에 두 마리 세 마리 씩 비쩍 마르게 구워져 있는 저 굴비도 한 때는 푸른 바다를 가르는 물고기였다는 것을.....

좀 더 오버를 해서 잊지 않기로 했다.
진짜 당장 한 입에 먹어치워도 아깝지 않을 듯 우습게만 보이는 그 어떤 존재라도 한 때는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가장 고결한 그만의 카리스마를 품을 존재라는 것을 말이다.

이렇듯 비루해 보이는 나, 인간 정신실도 내 딴에는 우주와 견줄 대단한 존재라 믿고 사는 것처럼 말이다.



* 제목에 관한 변 :

'주부, 굴비와 눈을 맞추다'로 가려고 했었다. '눈을 맞추다'보다는 '눈이 맞다'가 더 선정적이기 때문에 댓글이나 조회수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해서 '눈이 맞다'라는 다소 내용과는 동떨어진 제목으로 낙찰을 봤다. 난 댓글과 조회수에 연연하는.... 굴비의 옆모습과 같은 비루한 블로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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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이 걱정어린 말투로
'얼굴에 그렇게 충만하던 기쁨이 사라졌어. 왜 그래?' 라고 말씀하셔서....
'에? 음냐...음냐..... 그니깐 모 기쁨이.....모..... 그게 왜 사라졌죠?'
라고 답하고 남편한테 그 얘길 했더니,
'그래, 맞어. 당신 좀 그래졌어'
'에? 내가? 기쁨이....모?'
라고 했다.

딱히 내가 기쁨이 있는지 없는 지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오늘 하루 종일 '난 기쁨이 없다. 기쁨이 없다. 내겐 기쁨이 사라졌어...
기쁨이 없어....기쁨이...말이지...기쁨이...'
(아직 G 포스팅에서 필받은 반복 신드롬 사라지지 않고 있음)
라고 하다보니 하루 종일 책도 안 읽히고 등받이도 없는 플라스틱 의자에 허리를 반으로 꺾고 앉아서 인터넷 돌아댕기기만 하고 있음.

이러느니 아무거나 포스팅이라도 하자.
하고는 좀전에 두 놈들 들이닥치자 나눈 착한 간식을 떠벌임으로 충실한 엄마놀이나 해보려는 중.






현충사에서 주워온 모과와 시장에서 몇 개를 더 사서는 모과차를 담궜는데 내 생애 최고의 모과차가 되었음.
전에도 몇 번 시도했었는데 이렇게 성공적으로 이쁜 색으로 맑게 우러난 적이 없었다.
게다가 설탕은 아주 조금만 넣고 올리고당과 꿀을 넣어 건강까지 백배 챙겼다는 자부심 충천하다. 착한밥상 윤혜신 나와보라구해! ㅎㅎ






그 때 그 때 다 먹어치우기 전에 굳어버리는 인절미를 냉동고에 얼렸다가 기름에 구우면 찐득찐득하니 맛있는 찰떡이 지대로 된다.
어렸을 적에 엄마가 많이 해주시던건데....
찐득찐득 기름에 구운 찰떡과 모과차 한 잔으로 오후 간식을 섭취하신 아이들은 싸우면서 수영장엘 가셨다.



기쁨이 사라졌다.
기쁨이 사라졌는지, 기쁘게 보이려고 애쓰던 기쁨의 거품이 사라졌는지는 모를 일이다.
약간 멍 때리면서 하루를 보냈으나 반으로 꺾였던 허리만 좀 아플 뿐.
이럴 때도 있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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