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오마님의 살아있는 표현 하나.
맹숭맹숭 무 같은 맛이 나는 배를 일컬어 '에이~ 니 맛도 내 맛도 아니고...이거 뭐냐?
현승이가 소풍을 갔다가 캐온 고구마 맛이 바로 그 맛.
니 맛도 아니고 내 맛도 아니고...

버려질 고구마 부활시켜서 고구마 라떼로 변신시키기.
며칠 전 어느 카페에서 배워서 지겹도록 해먹오 있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매우 간단.
고구마 삶은 것, 렌지에 따뜻하게 뎁힌 우유, 꿀 조금 넣고 믹서에 드르륵 갈기.
완전 맛있고 속이 따땃해지고 영양이 풍부하고 좋음!

오늘은 고구마 한 솥을 삶아서 현승이 바이올린 선생님, 채윤이 피아노 선생님, 이따가 시어머님까지 한 잔 씩 드릴려고 제대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애들하고 한 컵 씩 쭈~욱 원샷은 이미 했고요.

화경아!
일단 이거 괜찮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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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며느리스러운 요리가 하나씩 출시돼줘야 한다.
벌써 얼마 전부터 생각해뒀던 해파리 오이말이.
'보기 좋고, 상큼한 요리'가 어머니의 주문이다.


그 날이 오기 한 달 전부터 '이번에는 왜 이리 추석이 빠르다니. 이번에는 또 뭘 한다니...'
하시는 어머니의 걱정으로부터 추석은 시작되었다. 40년을 그렇게 살아오신 어머니께 우선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건  걱정에 동참해 드리는 것이다. '그러게요. 어머니 추석 다가오니까 걱정이 많아지시죠?' 하면서.
그리고 40년 세월의 크고 작은 힘든 일들에 대해서 들어드리는 것이다. 여러 번 들어서 알고 있는 일이지만 듣는 척이 아니라, 머리로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들어드리는 것이다. 그 세월 몸과 마음의 힘듦을 보상할 방법도 없고 당장 이번 추석을 치뤄내시는 것에 대한 부담도 크게 덜어드릴 수는 없지만 들어드리는 것은 할 수 있다. 그렇게 들어만 드려도 그 짐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지실 수 있다는 걸 소망하면서 말이다.

어머니만 힘든 명절이 아니다. 내게도 명절은 힘들다. 몸이 힘들고 마음이 힘들다. 다행인 건 예전처럼 송편을 한 말 씩 하는 것도 아니고 일이 분담이 되면서 실제로 그리 어렵지는 않다. 게다가 이번에는 주일이 끼는 바람에 가장 부담되는 일들은 비켜가줘서 감사하다.
토요일에 시댁에 가서 전부치고 집에 와서 내게 할당된 요리를 다시 준비하고, 신선도 유지를 위해서 주일 새벽 6시가 되기 전에 일어나 만들었다. 그걸 시댁에 갖다 드리고는 1부 예배 지휘를 위해서 교회로 갔다. 주일 예배를 마치고는 바로 친정으로 가서 식구들 얼굴을 보고 저녁에 시댁으로 가니 '내가 며느린지 딸인지'가 살짝 헷갈린다. 늘 명절 저녁에는 시누이나 시고모님 등 딸들이 모이기 때문에....ㅎㅎㅎ

어디 몸만 힘들어서 힘든 것일까? 관계가 힘들고 몸이 힘든 것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서 힘들고, 그러다 보니 내 존재가 일이나 하는 하찮은 존재가 되는 것 같아 힘들고..... 우리집만 친척들 끼리 이렇게 갈등이 많은 것 같아 괜히 더 힘들고...  어느 집이나 다 조금씩 그런 이유들로 힘든 것 아닐까?
이렇게 우리 어머님의 40년 명절, 나의 9년 명절이 또 한 번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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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치알을 올리기 전의 모양새다.
해파리에 겨자소스 양념을 해서 돌돌만 것.
맛은 장담 못해도 모양은 책임질 수 있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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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찜은 진화한다.
김치찜은 배워서 수차례 요리를 하다보니 음식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이 먹는 게 아니라 장보는데 경제적 부담이 덜하다면 '등갈비 김치찜'은 좀 있어보이는 축이다.
등갈비, 립, 쪽갈비라고 불리는 이 부위가 우리에게 익숙한 부위가 아니기 때문에 뭔가 럭셔리해 보이는 맛이 있다.

많은 사람이 먹어야 하고, 또 푸짐해야 한다면 기냥 돼지갈비 김치찜이 딱이다. 일단 장보는데 지갑의 부담이 덜 하고 맛의 걸쭉함은 이게 최고니깐.

지난 주 목장모임에서는 도톰한 삼겹살과 함께 김치찜을 했다. 뼈를 발라먹는 김치찜은 맛있기는 하지만 목장식사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들이 있고 또 먹고 치우는 일이 한결 더 복잡해지니까. 그래서 삼겹살로 시도를 했는데 딱딱 짤려 놓고 김치에 싸서 먹으니 손에 묻힐 일이 없고 간편하니 좋다. 거기다 조랭이 떡을 함께 넣었더 골라먹는 맛도 있고...

사는 게 밥이라는 생각이 요리를 할수록 더 많이 든다.
주부로서 의욕을 잃으면 장도 안 보게 되고 매 끼니 어떻게든 배를 채우는 것으로 살아지게 되어있는 듯. 그렇게 애들 영양가 따져 먹이다가도 며칠이고 인스턴트 돈까스 구워서 그거 하나에 밥을 먹일 수도 있다. 요리를 하는 손에 리듬이 있고 의욕이 느껴진다면 나도 우리 가족도 건강하다는 얘기다.

목장의 식구가 불어나서 한 동안 집에서 모임 준비를 하는데 부담이 많았었다. 뭘 맛있게 해서 대접할까가 아니라, 이 많은 인원을 간편하게 때우도록 하는 방법이 뭘까? 로 생각이 기우는 순간 즐거움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가을이 되면서 반으로 나눠서 모이자는 결단을 하고 지난 주 처음 모였는데 식사준비도, 식사도 나눔도 기도도 편안하였다. 확실히 밥 먹는 부분에 손을 보면 관계가 새로워진다. 밥은 아무래도 살기 위해 먹는 게 아니라 관계맺음을 위해 먹는 것 같다. 토요일 저녁 그 황금같은 시간을 내서 모이는 목원들에게 늘 미안한 맘 뿐이었다. 좁은 집에 모여서 서너 시간 모두 그저 정신을 쏙 빼고 좁고 복잡한데 박혀서 밥 먹고 애들 돌보고 하다고 돌아가게 만드는 거 것 같아서 말이다. 人口 가 반으로 줄었다. 아하! 입이 반으로 줄었다는 것이로구나. 먹는 입이 반으로 주니 밥하는 사람 정신이 돌아오고, 말하는 입이 반으로 줄어드니 편하게 내 얘기 다 할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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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목장 막둥이 성희.
'제가 뭐 할 거 없어요?' 하면서 도우려하고, '이거 어떻게 하는 거예요?' 열심히 배우려 하고, 맛있게 먹어주고, 요리하는 마음도 알아주고, 재롱도 잘 떠는 성희가 스스로 모델을 자청하여 이렇게 김치찜 아가씨, 아니 김치찜 새댁으로 선발되었다.

나두 저 나이때 저렇게 싱그럽고 이뻤을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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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븐에 구운 통오징어.
이 단순한 요리에 저리도 델리킷트한 제목이 붙은 이유는 무얼까?
이 장황한 얘기를 들어보시라~~~~

주구장창 일을 할 때는 몰랐는데 쉬면서 수술을 하고 나서는 몸을 달래가며 쓰는 방식에 대해서 감각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른 날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야 하는 주일. 그리고 아침 8시부터 아주 밀도있게 보내고 난 주일 오전은 확실이 에너지 소진이 엄청난 일이다. 그전에는 주일날 마치면 어디라고 가볼까? 놀아볼까? 하는 게 먼저였지만 지금은 아님.
일단 집에가서 쉬어줘야 한다. 목 수술후 배운 가장 큰 것은 '몸을 달래가며 쓰기'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주방봉사까지 겹쳐있는 날이라 오후에 집에 와서 온 식구가 쓰러져 잠에 빠져 오후를 다 보냈다. 예전 같으면 '이 귀한 시간에 잠을 왜 자?' 하던 내가 젤 먼저 넉다운이 되었다.

암튼, 그렇게 늘어지게 자고나니 저녁 6시인데....
저녁을 준비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 아닌가? 외식이나 시켜먹는 걸 슬쩍 제안해 보지만 남편이 '밥 하기 힘들어?' 하면서 우회적으로 반대를 하신다. 이런 날은 웬만하면 '당신 힘드니 시켜먹자'고 하는 분이니까. '밥 하기 힘들어? 나가서 먹으려면.... 당신 돈 있어?' 하는 얘기는
매우 강력하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냉동실에 이마트에서 사다 놓은  실한 오징어 다섯마리가 2350원 딱지를 붙이고 꽁꽁 얼어있다. '짜쉭들......얼기는....' 하고 꺼내서 늘상 하던 오징어 덮밥을 하려했는데 바로 그 때. 요리의 신이 임하신 것이다.
십 수 년 전에 어느 댁에서 먹어본 통오징어 구이다. 바로 오징어 손질해서 대충 양념해서 오븐에 구웠다.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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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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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양념은 좀 재워야 맛이 나는데 너무 속성으로 해서 '맛은 장담 못한다' 며 냈는데...
식구들이 흡족해하며 맛있게 먹어줬다.

어제 목장모임에서 여성들의 삶에 관한 얘기가 주제로 등장했다. 잘 나가던 아니 뭐 꼭 잘 나가진 않았어도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를 위해 집에 있는 자매들. 육아에 매몰되어 같은 날이 반복될 때 자기 정체성을 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똑같이 일을 해도 밖에서 일하는 남자들을 한 달에 한 번 돈으로 보상을 받으니 이 물질적은 세상에서 자연스레 비교되고, 그러다보면 '내 삶은 뭔가' 싶을 밖에....

2350원 어치 오징어 다섯 마리를 가지고 저렇게 있어보이는 요리를 만들었다.
저걸 식당에서 사 먹으면 얼마쯤 할까? 한 마리에 8000원은 하지 않을까?
그렇게 따지면 피곤한 주일 저녁 몸을 약간 움직여서 만든 요리는 (나를 포함함) 이 세대가 모든 가치 척도로 들이대는 돈으로 따지면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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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오붓하게 먹고 싶다는 생각에 '야! 니들 거실에 차려줄 테니까 놀면서 먹어' 했는데 순순히 말을 들을 리 없다. 바로 '자~자, 손님들 배달 갈테니까 음식 주문해 주세요' 하고 식당버젼으로 가니까 김채윤이 아빠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서 '여기요 104동 101혼데요. 오징어 두 마리 배달해 주세요. 네 빨리 갖다 주세요' 한다. 그리고 내내 거실에서 체스를 하면서 먹어줬고, 저런 가식적인 표정으로 촬영에도 응해줬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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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날 수업이 없으신 3학년 2학기.
목요일 수업 마치고 밤에 올라오신다는 반가운 소식.
매우 늦은 시간에 올라오셨는데 뭐라도 대접해야 할 것.
떡볶이를 해드려야 할 것 같은데 냉장고에 남은 건 가래떡 한 개,
오뎅도 없고, 하다못해 라면도 없고...
냉동실에 뒤져보니 오징어 한 마리만 있네.
재료 참 부실하다 싶어서 어쩌나 하다가 퍼뜩 당면이 떠올라서
당면을 주재료로 떡볶이 하니...
11시에 올라오신 서방님 당면 건져 맛있게 드시고.
매운 떡볶이 드시고 주무시니 밤새 배가 부글부글 하셨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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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남편을 아는 모든 분들이 입을 모아서 하시는 말씀은 '벌써 마지막 학기냐? 세월 참 빠르다' 라고 하시지만)
내게는 기나긴 3년의 마지막 학기 개강이다.

내일이면 마지막의 첫날이다.
지난 다섯 번 동안 개강하여 내려가는 첫날은 얼마나 힘겨운 날이었던가.
1학년 2학기때 아파서 일주일 유치원을 못 가던 채윤이가 버스정류장에 서서 손을 흔들던 모습으로 인해 아빠는 얼마나 두고두고 슬퍼했던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식으로 말하기에는 참으로 구구절절한 세월이었다.
그 구구절절함에 내게는 남은 한 학기 조차 3년 처럼 길게 느껴진다.
다만 반복되던 일이라 덤덤해졌을 뿐이다.

주일 저녁이라 피곤하기는 하지만 기숙사로 가는 남편에게 맛있는 집밥을 해주고 싶었다.
오랫만에 등갈비 김치찜을 해서 맛있게 먹었다.

그래도 이젠 좀 덤덤해져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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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언젠가 오징어 깔밥을 시도한 이후로 아주 오랫만에 깔밥을 시도하다.
( * 깔밥 : 덮밥에 대비되는 말로 비벼 먹을 소스류를 밥 위에 덮지 않고 밥 밑에 깐다는 의미로 '깔밥')
비 오는 토요일. 밥 하기 너~무 싫어서 어뜨케 좀 통과하는 방식으로 해볼려다가....
"밥 하기 힘들어?" 하는 나긋나긋하고 친절한 어조의 도사님의 한 마디에 마음이 녹아서 바로 밥 앉히고
김치깔밥을 만들다.

식탁에 차려놓은 접시를 보고 채윤양이 한 마디 하셨다.
"역시 엄마 답구만!"

↓ 이렇게 싹싹 비워서 먹어주니 이뿌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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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잘 먹어서 저녁 생각 없다더니...
집에 들어오자마자 '배고프다. 뭐든지 해 줘' 하시는 큰 간을 가지신 도사님.
'지금 무슨 소리 하냐고? 안 먹는다더니....이제 와서 무슨 밥이냐고? 밥도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일시적 언어장애로 인해서 한 마디도 못하고....ㅜㅜ
그 말씀 떨어지기 무섭게 요리 시작해서 10분 만에 볶음우동 만들다.
아무리 생각해도 요리신이 내린 거 맞는 거 같다.
요리하는데 10분,
블로그에 포스팅 하는데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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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못하니 어디 나가서 장보기도 힘들고 해서 집에서 인터넷 장보기를 해서 닭을 한 마리 샀더니..
오늘이 초복이네요.
비어 치킨이라고 하는 치킨을 굽는데 치키니 몸통에 맥주캔을 무자비하게 쑤셔 넣어서 굽는 것이라죠.
요즘은 인터넷이 다 갈켜주니까 검색을 해가지고 시도를 했습니다.
맛은 좋은데 영 사진 보기가 민망스럽네요.
해서 어쩔 수 없이 후식으로 먹은 모밀국수를 메인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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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은 배 가르지 않을 걸로 사서 우유에 한 시간 이상 담궜습니다.
닭냄새 제거에는 우유가 짱입니다.
물기를 쫙 빼가지고 소금, 후추, 파슬리가루, 올리브유로 닭 몸뚱아리에 맛사지를 했습니다.

그 담이 문젠데 맥주캔의 맥주를 반쯤만 남겨서 고 상태 고대로 닭님의 똥고에 집어넣는 겁니다.
그래서 이름이 비어 치킨이 되는 겁니다.
말하자면 우리 어릴 때 그렇게 유행했던 붕가붕가....ㅋ
전도사님 사모님으로서 어디 가서 맥주 사기도 그렇고, 반은 남기라는데 반을 쫙 들이키기도 그렇고...^^;

암튼 맥주를 반쯤 남기면 오븐에 세울 때 무게중심도 잡아주고 냄새도 잡아주고 여러가지로 좋다네요.
맛은 진짜 있는데....
처음해보는 거라 몇 군데 손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화상 입어도 싸지요. 닭님에게 저렇게 치명적인 짓을 해놨으니 말이죠.

↓ 이건 아무나 열어보지 마세요.
   특히 비위 약하신 분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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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리 근처에 망향 비빔국수라고 있습니다.
지난 봄에 이 집을 알고 나서 일 주일에 세 번을 먹은 적도 있고,
주일 날 목장 식구들 다 끌고 갔다가 '주일휴무'라 헛탕 친 일도 있었습니다.
어떤 날은 일부러 가 포장해 갖구 와서 먹은 적도 있고요...

그래봐야 비빔국순데 사람들이 버글거리고,
줄어 서서 기다리다보니 괜히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또 우리 요리무림에서는 10회 이상 돈 내고 먹어봤다면 손수 제작을 하는 것이 관례니깐요.
오늘 점심에 그가이꺼 대~충 한 번 비벼 봤습니다.
사실 포장 기다리면서 망향식 국수 양념을 유심히 지켜봤었지요.
일단 어~엄청 맵다는 거.
오늘 만든 건 망향보다 더 매워서 먹자마자 팽이팽이 아이스크림 두 개 먹고,
펄펄 뛰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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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요리는 순수하게 김채윤양의 제안으로,
채윤양이 제공한 레시피에 의해서 만든 '토마토 두부 버거' 되겠습니다.
집에 TV도 없는데 언제 어린이 요리프로를 봤는지 뜬금없이 이게 먹고 싶다고 조르고 졸르는 바람에 오늘의 요리는 시작되었습니다.



설명 들으신대로 그렇게 만드는 것입니다.
김현승 군은 두부에 밀가루 바르는 걸 하겠다고 자진해서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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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바른다고 잘라놓은 두부 두 개를 부숴뜨리고 엄마한테 쿠사리 좀 먹고는
얌전하게 조심조심 신중하게.....집중해서...
집중하다 보면 꼭 입이 벌어지고,
입이 벌어지면 예외없이 입술에 이슬 한 방울이 고입니다.

012

파프리가 썰면서 심~각해 가지구
냄새 맡아보고, 들여다 보고...
결국 하고 싶었던 건 먹어보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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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거 밀가루 좀 바르고는 바로 밀가루 놀이 삼매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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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몰래 밀가루를 더 부어서는 놀다 놀다
 '두껍아 두껍아' 까지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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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입을 잠시도 가만히 놔두지 않고 요리에 집중하던 누나까지 합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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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재료는 채윤양께서 챙기셨습니다.
엄마는 토마토 썰어주는 것에만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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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잘 구워진 두부 위에 케챱을 뿌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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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치즈, 파프리카, 양상치 차례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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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맛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다 되도록 현승군은 아직도 밀가루 놀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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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좀 먹어보려는데 이느무 버거라는 것은 다 좋은데
입이 콩알 만한 김씨 집 안 사람들에게는 먹기가 쥐약이라는 거죠.
입을 아무리 벌려도 도통 그 높이가 어떻게 극복이 되여야 말이죠.
결국 좀 추접스러운 필의 저런 방식으로 온 얼굴에 칠을 해가면서 드셨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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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나눔
있는 곳에
하나님께서 계시도다


설레임과 기대를 하나 씩 접시에 담고,
만나고,
함께 먹으며 자연스레 삶을 나누고,
공감하고....
월남쌈의 고운 빛깔 만큼이나 고운 우리의 삶과 믿음의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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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맛있는 쑥개떡.
사 먹으면 절대 맛이 안 나는 쑥개떡.
엄마나 시어머니가 해주시면 얻어먹는 것이 전부인줄 알았으나.....
작년에 처음으로 애들하고 쪄 먹어봤구요.
실은 작년에는 완전 반죽을 다 한 상태로 안겨주신 고마운 분 덕분에 쪄먹는 공정만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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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그 고마운 쑥공장 사장님께서(^^) 쑥을 삶아서 주셨고요.
몇 주 전에 아이들과 미사리 조정경기장엘 갔었는데 두 녀석이 앉아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하지 뭐예요. 맨 손으로 쑥대밭 만들기. 즉, 맨 손으로 쑥을 상당히 뜯은 겁니다. 그거 삶아서 냉장고에 넣어 뒀었는데....이거 저거 합해서 쑥개떡을 처음부터 해보자고 맘 먹었습니다.
엄마한테 전화해서 일단 배우고 쌀을 불리고, 방앗간에 가서 빻야한다는데....방앗간이 어딨는지 알아야죠. 상가수첩 뒤졌더니 옆 동네 한국아파트 상가에 있드라구요. 글루 갈려고 했더니...
우리 오지랖 넓은신 따님께서 '엄마! 우리 상가에도 있어. 내가 떡방앗간 이라고 써있는 거 봤어'
합니다. '그러더니 내가 가서 진짜 있나 보고 올께. 기다려봐' 하고 튀어 나갑니다.
바로 답사 다녀와서 엄마를 끌고 갔죠. 거 신기하게 쑥이랑 쌀가루랑 섞여서 저렇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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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개떡 맛있으려면 무조건 오래 치대야한다는 시엄니 말씀을 기어하며 손목이 시큰거리도록 치대고 또 치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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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도움되 안되는 현승이 조막만한 손으로 치대긴 치대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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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이가 만든 하트 삼각형 등등의 예쁜 모양 쑥개떡.
현승기가 만든 그냥 쑥개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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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살림살이에 푹 빠지셨던 의진군은 요즘 도통 살림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요.
쑥개떡을 같이 만드시는데.....이 녀석 이거 얼마나 좋아할까 싶어서 가슴이 설레였는데...
모 눈도 깜짝 안하고 혼자 자동차 놀이만 합니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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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 솥이 작아서 여러 번 나눠서 쪘는데 다들 먹고 싶어가지고....
한 20여 분 기다리는 것이 어찌나 힘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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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 판 쪄내면 바~로 마파람에 게 눈 감추 듯!
또 올리고 기다리면서 빨리 달라고 졸라대고요.
나오면 또 바로 접시 비워 버리고요.... 이렇게 감질나게 먹는 게 맛있기로는 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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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과정이죠.
참기를 띄운 물에 한 번 건져내기.
꿀이나 물엿 같은 거 쫙 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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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진군 백만불 짜리 미손데...
요 녀석 어찌나 움직여대는지 사진마다 흔들려서 이렇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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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같지 않게 먹을 것에 열정을 보이면서 맛있게 먹는 현승이.
쑥개떡 먹기에 열중하는 한편 굴 청소에 심취해계신 모습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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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또....
이것은....
교회 근처 '봉평 메밀촌'에서 먹어 본 '더덕 불고기'라는 것으로서...
더덕을 두드려 양념한 것과 불고기, 그리고 버섯류의 야채를 전골식으로 끓여서 먹는 요리가
되겠습니다.

헌데 집에 버섯이 없는 관계로 뜬금없는 브로콜리와 배추속을 넣어 다소 언밸런스의 컨셉이 된 것을 인정하는 바입니다.
남편을 아끼시는 교수님께서 울릉도 집회를 다녀 오시면서 가져다 주신 더덕인데....
그걸 주시면서 '사모님이 몸이 안 좋다니 이것을 반드시 갈아 드시도록 하여 속히 회복하도록 하시오~'라고 지엄하게 명하시진 않았고 '그저 갈아서 사모님 드시게 하라' 고 하셨다 합니다.
갈아서 먹는다면 '혹시 마?' 라고 생각했지만 아닌 것 같고....혹시 산삼? 이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것도 아닌 것 같고...해서 시어니님을 몇 쪽 같다 드리고는 이름을 여쭈었더니 '더덕'이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무~슨 더덕을 갈아서 먹냐? 하셨습니다. 아무래도 갈아서 먹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았고.... 양념을 해서 구워먹는 것이 순리인 듯 하였습니다.
헌데 양념한 더덕을 구워서 먹어보긴 했으나 손질은 해 본 적이 없는지라 역시 시어머님께 여쭈어 '일단 까서, 썰어서, 두드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따. 이거 까서 두드리는 일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이게 까다보니 진액이 엄청 나오면서 손과 칼이 온통 돼지표 본드를 바른 듯 하였습니다. 설겆이를 하시던 도사님께서 칼에 붙은 끈끈한 것을 닦으시다가 손톱과 함께 손을 베어 내시는 (아흐~) 옥체를 상하시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하였답니다.

암튼, 많은 사연을 안고 더덕을 손질하여 고추장 양념을 맛있게 했는데 그저 불에 구워 먹는 것으로는 좀 아쉬워서 봉평 메밀촌에서 제일 비싸게 팔고 있는 더덕불고기를 시도하였습니다. 애들은 불고기 먹고, 어른은 더덕이랑 불고기 둘 다 먹고....하니 모두에게 이로운 한 끼 식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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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주일 간은 턱이 아파서 죽 2인분으로 이틀을 때우는 식으로 식사를 하고,
한 며칠은 사골국이 생겨 거기 말아서 후루룩 마시는 것으로 연명하다가,
턱은 나졌지만 몸에 에너지가 없어서 요리의 신이 도통 강림하시질 않아서 용가리 치킨 한 봉지를
거의 매끼마다 먹여서 일주일만에 다 털어 버리는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금요일에 남편이 올라왔습니다. 남편이 이번 주 설교실습이 있어서 피를 말린 것 같고,
개학하고 2키로나 빠졌다는 말에 바로 요리의 신이 오시더만요.

언젠가 트럭에서 튼실한 냉동낙지 한 봉지를 6000원에 팔길래 냉동실에 얼려 놓았었죠.
그걸 꺼내서 철판낙지 볶음 맛있게 해서 금요일 저녁을 먹었습니다.
예정됐던 목장모임이 취소된 토요일 저녁.
저녁 준비하기 힘들어 하는 걸 눈치 챈 도사님이 '기냥 뭐 시켜먹자'고 하는데 나도 먹어야겠고,
애들도 먹여야겠고해서 빗 속을 뚫고 두메촌까지 걸어가 고기를 사다가 보쌈을 했지요.
수퍼에 갔더니 절인 배추까지 팔고 있어서 무채김치 만들고 콩나물 국까지 끓여서 제대로 '배달 온 보쌈' 필을 냈습니다.

금요일도 토요일도 도사님은 일주일의 피로가 몰려오시는 관계로 오후 낮잠을 주무셨는데요.
저녁 식사 준비를 해놓고 '일어나요. 일어나요' 하는 것이 어찌 그리 마음을 상하게 하는지.
또 일어나셔서 정신을 챙기시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시는 분이라 식탁의자에 앉아서 한잠을 정신을 고루고 계셨지요.
음식 만든 저는 비오는데 장보러 나가고 무거운 걸 들고 와서 이것 저것 짧은 시간에 만드는 것에
완전 '희생정신에 자기도취' 되어가지고 엄청난 칭찬과 감동의 도가니탕이 되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지요. 물론 9년을 살아온 사인데 '엄청난 칭찬과 감동의 도가니탕'은 늘 요리를 하면서 상상 속에나 있었던 일이지만요.
아~ 어제 저녁은 주무시고 나오셔서 사력을 다해서 고기 삶고, 무채 무치고, 콩나물국 끓여서 차려놓은 식탁을 보시자마자, 대뜸 하시는 말씀이 '어우~ 왜 이리 많이 했어?' 하십니다. '이야~ 맛있겠다. 이걸 언제 다 했어' 이 정도는 원래 기대를 안하구요.  '그냥 시켜먹자니까 힘든데 뭘 준비했어?' 뭐 요 정도 대사는 쫌 기대를 했지요. '왜 이리 많이했어? 알았어. 많으면 내가 다 먹지 뭐' 하는 심정으로  빈정이 확 상해가지구 애꿎은 보쌈만 잘근잘근 무지막지하게 말도 안하고 씹어 줬네요.

오늘 차분히 생각해 보니, '정신실 그만 할 때도 됐는데' 싶어요. 남편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남편의 마음을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지 식대로 사랑이랍시고, 희생이랍시고 해놓고는 지가 원하는 방식대로 돌려주지 않는다고 삐지고. 아~ 이거 진짜 그만할 때도 됐는데.

생각해보니 이번 두 번의 요리는 가족에 대한 사랑보다 나의 요리와 나의 주부로서의 고귀한 희생정신에 도취되어 '사랑'이라는 조미료가 거의 들어가질 않았네요. 완전 '자아도취, 자아팽창' 거기다가
약간의 '분노'까지 첨가된 독이 든 요리였어요. 어쩐지 보쌈 먹고 났더니 완전 마음에 벌레가 여러 마리가 기어다니고 난리가 났더라.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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