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윤이는 입학하고 첫 등교하던 날 이후로 혼자서 씩씩하게 학교 잘 다니고 있습니다.

엄마가 마음을 졸이고 기도하며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방과후에 착착 알아서 어린이집으로 발레학원으로,

그리고 다시 어린이집으로 씩씩하게 잘 걸어다녀요.

 

아침에 채윤이를 등교시키고나면 이렇게 마음이 짠할 수가 없습니다.

"엄마! 엄마는 아침에 집에 있는데 왜 날 안 데려다줘? 그리고 집에 있는 날도 있는데 왜 안데리러 와?

다른 친구들은 엄마가 신발 갈아신는데 까지 데려다 줘." 합니다.

며칠은 데려다줄까 생각도 했었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또 꽤 걸어야하는 어린이집까지 이 녀석이 무사히 도착했을까 갑자기 마음이 불안한 적도 있지만 그저 '잘 할거야'

생각하며 일을 합니다.

 

채윤이 태어나서 처음 세상 밖으로 데리고 나가던 날을 기억합니다.

유아세례를 받는다고 생후 한 달이 되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교회에 갔습니다.

얼마나 떨렸는지 모릅니다.

나가서 먹을 우유와 기저귀를 챙기고 자동차 내부를 청소하고, 건조할까봐 물을 뿌려놓고...

그렇게 속싸개 겉싸개에 싸이고 엄마빠의 걱정과 불안에 싸여 채윤이가 처음 외출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채윤이가 한 한 5개월이 되던 4월에 처음 나들이를 나갔습니다.
나들이를 위해서 유모차를 사고, 예쁘게 입히고 모자도 씌워서 나들이 준비를 했죠.
4월 중에도 따뜻한 날을 골라서 처음으로 나들이 간 곳이 올림픽공원.
그 날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음료수를 사는데 유모차에 누워있는 채윤이를 보고 주인 아주머니가
'아기 이쁘다' 고 하시는 말씀에 얼마나 자랑스럽고 가슴이 벅찼는지...
 
 
 
 
이제 채윤이는 아침마다 혼자서 세상 속으로 갑니다.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교실에서 선생님을 만나고 친구들을 만납니다.
공교육의 그 황량한 곳으로 혼자 나갑니다.
누가 따뜻하게 대해주지도 않고, 공부 못하면 2류의 인간이 되는 곳으로 혼자 갑니다.
세상 속에서 채윤이가 더 당당하게 설 수 있기 위해서 엄마가 해줄 수 있는 일은 떠나보내는 일인 것 같습니다.
걱정스럽고 안스럽고 불안하지만 되도록 모든 일에 '혼자 맞서도록' 엄마도 훈련이 필요합니다.

200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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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늘 자라니까 '애들이 정말 빨리 큰다'는 생각은 늘 하게 되는 것 같다.

어쨌든 채윤이가 아주 빠르게 자란다.

채윤이 자라는 속도를 엄마의 정서가 따라가질 못하는 것 같다.

'채윤이' 라는 이름을 마음으로 불러보면 태어나서 처음 만났던 그 작은 입을 앙다물고 자던 모습 내지는

한 십 몇 개월 때 유난히 말하고 노래한 것이 빨라서 오동통한 볼에 노래를 흥얼거리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데 채윤이는 여덟 살.

진정으로 하나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요즘 강하게 든다.


# 1

어제 퇴근해서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 있었다.

'여보! 나 도저히 밥을 못하겠어. 어떡하지? 나가서 사 먹을까?'했더니,

채윤이가 '내가 밥할께' 하는 말을 했던 것 같다. 사실 이 말을 듣지는 못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했던 것 같다.

아무튼 채윤이 밥솥의 솥을 빼들고는 쌀독에 가서는 "엄마! 몇 스푼이야? 몇 스푼 넣는거야?"하고는 쌀을 푸더니

의자를 놓고 올라가서 잡곡까지 제대로 넣어서는 쌀을 씻겠단다.

밥을 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긴 했지만 일단 쌀 씻는 법도 가르치고,

물을 얼만큼 붓는 지 손을 넣어서 재보게 하고,

밥솥 사용법도 가르쳤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식사로 예약취사를 했다.


어렸을 때, 아마 초등학교 1학년 때 쯤이었던 것 같다.

엄마는 아주 조그만 양은 냄비에 매끼니 밥을 새로해서 아버지 상을 봐드렸는데...

엄마가 안 계셨던 어느 날 내가 처음으로 그 양은 냄비에 밥을 하던 날이 있었다.

밥을 잘 했는지 어땠는지는 생각이 안 나지만 그 때 나만큼 채윤이가 자란 것이다.


#2


두 아이 데리고 병원에 가는데 붕어빵을 보더니 채윤이가 먹고 싶단다.

정확하게 붕어빠이 아니라 '은어빵' 이라고 써 있었다.

병원 갔다 나오면서 사기로 했는데 나오는 길에 엄마는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

붕어빵 앞에 서서 돈 천원을 주고는 알아서 사라는 몸짓을 했다.

채윤이가 돈을 내밀며 뭐라뭐라 했는데 아줌마가 붕어빵을 안 주고 옆에 있던 와플을 포장하고 있었다.

통화를 계속 하면서 손짓으로 붕어빵을 달라고 해서 포장된 걸 채윤이가 받았다.

계속 걸으면서 채윤이 표정이 울상이다. '이거 아닌데...옆에 있는 건데...'하면서 징징거린다.

전화를 끊고나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이거 먹고 싶다며!!' 했더니,

채윤이 눈이 똥그래지면서 주위를 막 살핀다.

계속 같은 볼륨으로 채윤이를 다그치려 했더니 채윤이 아주 작은 소리로,

'알았어. 이제 샀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알았어. 알았어' 한다.

그리고 인적이 드문 아파트 사잇길에 와서는

'엄마! 사람들이 많은데 왜 그리 크게 그래. 챙피하게...'한다.


예전에.

엄마랑 같이 버스타면 얼른 올라가서 자리 잡아놓고 '신실아! 신실아!' 하고 큰 소리로 불렀던 엄마가 생각났다.

그 때 디~게 챙피했었는데...

오늘 채윤이한테 엄마가 그랬을까?


채윤이가 정말 많이 자랐다.

이젠 채윤이의 말과 행동을 보면서 내 어린시절과 견줄 수 있을 만큼,

아직 기억이 살아 있어서 떠올릴 수 있는 어린시절의 나만큼 자랐다.


채윤이와 나.

엄마와 나를 묶어서 견줘볼 만큼 자란 것이다.


엄마 생각에 코끝이 찡하기도,

이렇게 자란 채윤이 모습에 마음이 싸하기도,

엄마스러운 엄마가 된 내 모습에 낯설기도,

한....묘한 느낌이다.

2007/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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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은 피곤에 절어서 잠은 오는데 잠이 들지 않았다.

한참이나 몸을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었을까? 김현승 녀석. 자다 일어나서 물 달라, 베개가 없어졌다는 둥

울고 짜고 해서 잠이 또 확 달아나 버렸다.

오지 않는 잠을 청하여 겨우 잠이 들락말락 하는데 배가 뒤틀리기 시작한다. 그 때부터 화장실 왔다 갔다 하기를 수차례.

너무 배가 아파서 거실에 뒹굴기도 하고, 식은 땀에 온 몸이 흠뻑 젖었다.

그렇게 그렇게 고통스러운 밤이 지나고 아침 알람이 울렸다.


'몸도 안 좋은데 다 제껴버려? 그냥 자버릴까?' 했다가.

어젯밤 미리 앉혀 놓은 쌀과 미리 끓여 놓은 미역국이 억울해서 일어나 아침을 차렸다.

아침을 차려놓고 여러 번 깨워도 절대 일어나지 않는 나의 십자가 세 개.

슬슬 예민해지기 시작하는 내 신경줄.


월요일 아침에는 유난히 준비물이 많은 김채윤.

그리고 집에서 나갈 시간은 다가오는데 밥을 먹는 것도, 양치질하고 씻는 것도 느릿느릿.

결국 옷 까지 타박을 하고 나선다. 옷이 맘에 안 든다고 찡찡찡찡.

거기다가 어제 사주기로 했다가 문방구 문을 닫아서 못 산 '액채 괴물'을 아침에 유치원 가는 길에 사잔다.


이미 시간은 늦을대로 늦었다.

월요일마다 수영에 20분은 늦고 사람마다 '지각생' 이러면서 한 마디씩 하는 것도 너무 싫다.

'이따가 유치원 끝나고 사줄께. 아침에 살 시간 없어' 열리기 직전의 뚜껑을 부여잡고 설명을 하건만.

채윤이의 짜증을 끝날 줄 모른다.


결국!

같이 차를 타고 가는 친구까지 와 있는 상태에서 김채윤은 방으로 끌려 들어갔고,

둘이 방에 들어가서는 열린 뚜껑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두꺼운 외투까지 다 입고 있는 터라 엉덩이를 때리는 것도 별로 소용이 없고,

살이 드러나 있는 곳이라고 얼굴과 손 뿐이었다.

손등을 몇 번 때려줬다.

순간 채윤이의 따귀를 한 대 때리면 속이 시원할 것 같다는 충동이 밀려 올라왔다.

물론, 그렇게 까지 막 가지는 않았다.


채윤이를 유치원에 내려주고....

아니, 데리고 유치원까지 가면서 '한 번 웃어주면 어떨까?'  '채윤아! 너무 속상해 하지말고 즐겁게 지내.

이따 엄마가 액체괴물 꼭 사줄께' 하고 들여보내면 어떨까?

문제는 감정의 전이가 그렇게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얼마 전 Holy Moms 모임에서 이런 얘기를 했었다.

자녀들을 향해서, 자녀들이 우리에게 주는 상처에 대해서 순간순간 '용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그렇다. 단순히 엄마가 분노 조절을 하지 못한다고 자책만 할 일이 아니다.

어쨌든 오늘 아침 엄마로서 나는 최선을 다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분노를 폭발시킬 수 밖에 없었다.

단지 채윤이 때문만이 아니었는데 채윤이에게만 화살이 돌아갔다는 것에 대해서는 100% 내 과실을 인정해야겠다.

채윤이가 의도했든 어려서 엄마 마음까지 헤아릴 수 없든간에,

많이 노력하지만 채윤이로 인해서 상처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럴 때 다른 어떤 카드보다 '그러한 채윤이를 용서하기로 결심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엄마들 모임에서 인아는 그랬다. '매일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이 놈들을 용서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빨리, 온전히 용서해야 채윤이의 감정전이 속도를 따라갈 수가 있다.


몸과 마음이 탈진한 상태로 시작한 월요일이다.

부끄러운 내 모습에 좌절스럽고, 어린 채윤이에게 미안하고....

풀어놓기 시작하면 끝도 없을 오늘 아침의 원인과 과정과 결과지만.


채윤이를 용서하고,

더불어 나의 연약함을 고백하고 회개하고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로 오늘을 마치려 한다.

2006/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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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정기적으로 할 수 있다면 참 좋은 시간인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진솔하고 기도제목을 나누는 시간은 얻을 유익이 너무 많다.


아이들 앞에 진솔하게 기도제목을 내놓고 기도의 도움을 구할 때,

모른긴 해도 아이들이 부모에게 존중받는다고 느낄 것이다.

또 가족을 사랑하고 돕는 아주 좋은 방법 중에 하나가 '기도'라는 걸 식구들 모두 알게 된다는 것.


무엇보다 '기도'에 대해서 말이 기도 그 자체로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

말로 '기도해라. 기도하면 된다' 라고 가르치기 전에,

가족의 기도제목을 나누고,

기도하며 기다리는 중에 하나님께서 인도해 가시는 걸 느끼고,

다시 말로 아이들과 그것을 나누고 말이다.

꼭 우리가 기도한대로 다 되는 것이 응답이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기도하는 중에 우리가 어떻게 마음이 바뀌었는지,

우리가 기도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이지만 그것이 분명 하나님 편에서는 응답이라는 것도 나눌 수 있다.


요즘 우리 가족은 이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전세대란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란다.

전세 값이 턱도 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매물 자체가 없다고 한다.

채윤 현승에게 이런 얘기를 하고 함께 기도했다.

우리에게 가장 적절한 집으로 선히 인도하실 것을 확신한다.

때문에 이사와 관련된 모든 것이 아이들에게 '기도'를 가르치는 좋은 기회가 될 역시 확신한다.


한 가지 씩 기도제목 나누고,

채윤이는 아빠를 위해,

아빠는 채윤이를 위해,

엄마는 현승이를 위해,

현승이는 엄마를 위해서

짧게 기도한다.


물론 아이들은 말도 안되는 방식으로 기도를 하기도 한다.

채윤이는 '하나님! 아빠가 천안 가서 열심히 다른 전도사님들보다 더 많이 공부해서 또 1등을 뽑히게 해주세요'하고

했지만 아빠가 내놓은 기도제목은 그 반대였다.^^


현승이 역시 주제파악 못하고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기도를 하기도 하지만...^^



 


아빠의 기도제목을 경청하고 있는 채윤이와 딴 짓 하고 있는 현승이.



 

난닝구 바람으로 기도회를 인도하고 있는 아빠.

ㅋㅋ



 


기도를 마치고 '주의 자비가 내려와' 찬양을 시작하자 바로 일어나 율동하고 있는 채윤이와 덩달이.


200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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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을 마치면서 '이 책을 통해서 뭘 얻었어?'하는 질문에 생각해 보았다.

<그리스도인 가족의 경건훈련>을 통해서 얻은 건,

나로서는 아이들과 함께 기도하기.

아이들과 기도제목을 나누고,

함께 메모하고,

응답되는 기도제목을 다시 나누는 걸 하게 됐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이 모임을 통해서 얻는 유익이 생각이 났다.


매일 예배자로 살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일 주일에 한 번씩 교회 공동체 전체가 예배를 드리는 것처럼,

그래서 그 공동체가 드리는 예배를 지향하면서 예배의 일상을 살아가는 것처럼,


홀리맘스 모임을 지향하면서 기도하는 엄마가 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 모임을 하면서 뭐 특별히 홀리해진 것이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내 성질이 어디 가겠냐고?)

그래도 생각하면서 혼을 내고,

모임에 가서 나눌 것이 있어야 하니까 조금 더 기도하고.

엄마로서의 내 삶이 이 모임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예배가 우리 일상에 주는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하는 엄마 노릇이 아니라 함께 하는 엄마 노릇이라는 연대의식이 힘을 주기도 하고 말이다.


암튼, 어렵게 어렵게 만들어 가는 이 모임이 참으로 요란스럽지 않지만 핵심적인 유익을 내 삶에 끼치고 있다는 얘기다.


다음 주, 꼭 모이자!^^

2006/09/05

음악치료 보강을 가야했던 토요일 아침.

오전 한 시간이라서 얼른 갔다 오려고 했더니 토요일이라 부모님 두 분 모두 약속을 잡으셨다.

막 나가려고 준비를 하는 상황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되어,

나보다 아버님이 더 당황을 하셨다.

"애들 어떡하냐? 지 고모 있는 어린이 집에 갖다 맡기든지.."

하시는데 아버님 걱정하실까봐

"염려하지 마세요. 아버님. 수민네다 잠깐 맡겨도 되고요..."했다.


이 말을 들은 김채윤 흥분해서는 난리다.


준비하다 시간을 보니 수민네 들를 시간이 없어서 "안 되겠다. 시간이 없으니까 엄마 음악치료 하는데 따라가서 놀자" 했다.

바쁘게 준비하고 두 녀석 준비 시키고 주차장에서 차를 빼서 나오는 동안 김채윤 계속해서 "엄마! 제발 제발이예요. 수민네 우리를 맡기고 갔다 와요" 이러면서 징징징징....

여러 번 "채윤아! 엄마가 시간이 없어서 안 돼. 지금은 이미 늦었어" 차분히 설명을 해도 계속 징징징....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라서 브레이크를 확 밟고 차를 세웠다.

"엄마가 안 되는 이유를 여러 번 설명했지? 엄마가 친절하게 말하면 정말 안 된다는 걸 못 믿겠어? 꼭 엄마가 이렇게 화를 내야 정말 안 되는 걸 알겠어?"하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제서야 징징거리기를 그친 김채윤.


실은 치료를 마치고 수민네 놀러 갈 생각이었다. 수민네서 놀다가 성가대 모임에 가면 딱 되겠구나. 하는 계획을 갖고 있는 터였다.


"엄마가 원래 치료 마치고 수민네 놀러 갈려고 했는데 그것도 끝났어. 오늘 니가 엄마가 아무리 친절하게 말해도 안 듣고 결국 엄마가 화를 내야 말을 들었기 때문에 벌이야" 했더니...

김채윤 난리가 났다. "엄마! 죄송해요. 그러니까 이따가 꼭 수민에 가요. 내가 정말정말 잘못 했어요. 엄마가 친절하게 여러 번 말할 때 들었어야 했는데....내가 진짜 앞으로는 엄마가 친절하게 말할 때 들을께요"

"그래. 니가 잘못했으니까 오늘은 수민네 안 가. 니가 잘못해서 벌이야. 앞으로 또 엄마가 친절하게 말할 때 안 듣고 싶으면 오늘을 생각해. 오늘 수민네 못 가서 얼마나 안타까웠는 지를 생각해"했다.


치료를 마치고 오는 길에 김채윤 속 뒤집어지라고 수민네 옆을 지나게 되었다.

"엄마! 제발 수민네 가면 안 돼요?"하는 말에...

"엄마도 수민네 가고 싶어. 엄마도 화경이모랑 노는 거 좋은데 안 되는 건 안 돼. 오늘은 안 가기로 했으니까 엄마도 참고 집으로 갈 거야."하고 김채윤을 벌 주기 위해서 엄마도 같이 벌을 받았다.ㅜㅜ

2006/08/28

토요일 아침,


음악치료 보강이 있어서 마천초등학교에 가야 했었다.

채윤이가 여기 갈 때 한 두 번 따라 간 경험이 있는데다,

토요일에는 엄마랑 같이 있는 날이라 여기기 때문에 "엄마! 혹시 오늘 마천 초등하교 가는 거야?"

하는 채윤이의 말에...

"아니, 광장 초등학교!"했다.


나중에 아버님과 어쩌다가 마천초등학교로 가는 것이 뽀롱나고 말았다.

"엄마! 아까는 아니래매? 내가 물어 봤을 때 마천초등학교 가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


순간 당황이 됐는데...

"채윤아! 미안해. 엄마가 거짓말 했어. 그러면 안 되는데...채윤이가 따라간다고 할까봐 거짓말 한 거야. 그러면 안 되는 거였어" 했더니..

"괜찮아. 엄마. 나도 전에 거짓말 한 적이 있어. 괜찮아"했다.

옆에 있던 현승이.

"그래도 거짓말은 죄야!" 하고 한 마디 거든다.


거짓말을 본을 보이게 되어 너무 부끄럽기도 하지만,

잘못을 회피하는 것까지 가르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순간 용기를 냈다.


그래.

거짓말을 가르치긴 했지만 잘못을 인정하는 것도 함께 가르쳤으니...

그나마 위안을 삼자.ㅜㅜ

200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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