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많은 것들이 다른데....
일상에서 많이 갈등을 일으킨 것 중 하나가 전화였다.
나는 수시로 아무 일 없이 전화하기 좋아하고 남편은 그렇지 않다.
용건 없이 자꾸만 전화해서
'밥 먹었어? 뭐 먹었어?' 이렇게 하는 건 사랑하는 사람끼리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남편이 전화 받는 태도가 시큰둥하면,
'날 사랑하지 않는게야~' 하면서 삐지곤 했었다.

남편으로서는 아무 일 없는데 전화를 주고 받는 것, 특히 자신이 사람들과 이야기 중이거나 공부를 하고 있는데 그런 전화를 받는 것이 매우 불편한 일이라는 것을 마음으로 인식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머리로는 미리 알았지만......

요즘은 내가 전화를 많이 안 한다. 이렇게 전화를 많이 하지 않는 건 사랑하지 않는 것인줄 알았는데....ㅋㅋㅋ...그게 아니었다.

내게 있어서 사랑이란?
전화하고 싶을 때 한 번 쯤 참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냥' 그가 먼저 전화하는 일이 더 많아진다.

- 습관적으로 전화에 손이 가는 어느 오후에 -

=============================================
강은교님의 <사랑법> 이라는 시다. 정확하게 외우지는 못하는데 대충 이렇다.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고 하고...

그리고 남은 시간은 침묵하라.

하늘에 대해, 꽃에 대해, 무덤에 대해
서두르지 마라.

.............

정확하게 보고 다시 올려야 겠다.
암튼, 그런 내용이다.

2004/02/06

송미경 : 나도 늘 이런 소리를 듣는데..."야, 전화 좀 해라" 혹은 "너 뭐 전화받는 목소리가 그러냐?" 난 채윤이 아빠가 이해가 팍팍 되고 가슴에 화악 와닿는다^^ (02.06 17:15)
김인아 : 전, 제가 남편한테 '뭐냐? 목소리가?'라는 소리 많이 들었는데..이젠 확 뜯어 고쳐부러써요. 그거이..그래요. (02.06 19:41)
함영심 : 전화통 붙들고 밤 샌적도 있었던 저인데...결혼후 7~8년 동안 전화 안하는 것 땜에 싸웠는데... 요즘은 남편이 전화하면 쌀쌀+냉정하게 "왜??" 바쁜 일 할때나 뭔가 하고 있을때 전화벨 울리면 귀찮고 짜증나서 안받기도 하게 되었으니... (02.08 22:47)
김주연 : 정말 그렇게 될수 있을까요..나중에 한번 실험해봐야지~ㅋㅋ (02.10 10:45)

**** 음악치료사 사명서 ****



나는 다른 사람을 살리고 세워주는 일을 하겠습니다.

나는 내가 변화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변화 할 수 있음을 압니다.

나는 음악의 힘을 믿으며 음악적 기술과 역량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는 치료사로서의 내적감수성으로 다른 이들과 공감해 가겠습니다.

나는 음악치료로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열정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멋진 말이죠?





멋진 말이죠?





김종필 : 우와~ 정신실 멋지다~ (02.02 15:13)
정신실 : 여보~오, 이거 내가 쓴 거 아냐. 우리 대학원 사명서야` (02.0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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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전인격에 대해서 최악의 평을 들은 것 같다. 사실은 처음에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의 인격에 대해서 환자취급을 해 버리려는 마음 없지 않았다. 기가 막히고 분노가 올라오기도 하고 말이다.
말도 안 된다고 하면서 그 얘기를 들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내 모습이다. 나는 대부분의 관계에서 최선을 다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긍정적인 평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차분히 생각해보면, 누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지 그것이 나의 전부가 아니다. 또 그렇다고 해서 그런 내가 내가 아닌 것은 아니다. 칭찬받고 존경받는 '나'만을 나로 인정하고 싶지만 그것도 역시 아니다.

며칠이 지나면서 생각하니 결국 최악의 나를 받아들여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일면 맞는 말이다. 내 행동과 나의 인격을 하나도 미화하지 않고 속마음, 숨은 의도를 그대로 드러낸다면 어쩌면 그보다 더한 혹평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성경이 말하는 나의 정체성이 어쩌면 그렇지 않겠나? 후한 점수 주지 않고 빨간펜 들고 조금이라도 죄성이 있는 말과 행동을 찍찍 그어버린다면 빵점이 아니겠는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 아침에 이 찬양으로 기도를 대신한다.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사 내 영혼을 깨끗게 하소서.
나를 주님 앞에서 멀리 하지 마시고, 주의 성령을 거두지 마소서.
그 구원의 기쁨 다시 회복시키시고 내 영혼을 깨끗게 하소서"

2004/01/27

정신실 : 여보! 다시 생각해보니 나 의사소통하는 방식이 독특한 부분이 있는거 맞어. ^ (01.27 10:09)
김종필 : "정신실은 특이하군~" -.- 내 말이 실언인건 내가 인정하고 정~말 미안하지만, 당신이 오버한것도 분명한 것 같아. 우린 모두 제각각 특이하지. 난 그걸 얘기하려고 했던 건데... (01.27 17:10)
정신실 : 이 사람이 글도 안 읽고 답글만 먼저 써? 본 글은 당신의 '특이하군'의 발언과 무관함을 밝힙니다. (01.28 09:04)
김종필 : 다시 보니 그렇군. 난 또 내가 한 말 가지고 그런 줄 알았지... 휴~ 그 새 소화기능 더 악화됨.. ㅜ.ㅜ (02.0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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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어려운 사람을 사랑하려고 노력하기가 힘들다는 걸 배운다.
치열하게 몸으로 부딪히면서 배웠다.

하나님이 사랑하라 명령해서 사랑하는데 그 사랑하는 일이 왜 그리 어려울까? 그 안에서 왜 은.혜.를 누려보지 못할까? 진정 하나님을 바라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일이라면 마음에 참 평안과 안식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그간에 괴로웠던 것은 그런 안식이 없었던 탓이다. 하나님의 방식대로 사랑하려 한다면 아무리 힘이 들고 어려워도 내 안에 마르지 않는 샘이 흘러 고갈되지 않을텐데.....

결국, 돌아보니 그 사랑의 노력이라는 것은 나의'의' '깨끗함'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었다. '나는 하나님 앞에서 무죄하다' 라고 말할 수 있기 위한 노력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랑의 노력들은 저 수면 위에서 살랑 거리는 물결에 불과하고 깊은 곳에서는 죄의 꾸정물이 나를 공포와 외로움으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통찰이 생겼다 해도 썩 자신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죄의 본성을 끊어버릴 자신이 없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는 하나님의 은혜의 방법을 구하는 기도를 드렸다.
더 이상 '사랑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미명하에 죄 짓지 않기를 결단하며....

2004/1/19

권순경 : 오늘 아침에 목싸님 하신 말씀이 생각나네요.. 이세상을 살면서 근심이 없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요.. 근심이 없다면 죽은사람이라고 하네요.. 끈임없는 내안에 나를 버려야 겠지요^^ (01.2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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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부딪혀 오는 통찰들을 기록하지 않고 그저 흘려 보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기록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요즘의 이유는 '기록할 곳' 이 없다는 것입니다.

따로 일기를 써볼까 생각하고 시도를 해보기도 하고, 미니홈에 비공개 다이어리도 써보지만

것두 썩 맘에 드는 방법이 아니구요.

예전처럼 예쁜 스프링 노트에 펜으로 써보는 일기를 써야지 했는데 이미 손가락 근육들이 키보드에 더 많이 친해져서요...


예전처럼 클럽에 글을 쓰면 되는데, 예전에는 내밀한 얘기도 스스럼 없이 잘 쓰곤 했는데 클럽에 더더욱 잘 써지지가 않아요.

정말 '진실하게' 글을 쓰자. 맘 먹으며 걸리는 것이 참 많아지는 것 같아요.

이것이 완전 비밀인 일기장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개하고 공유하자는 것도 아니고...클럽의 글들이 그렇잖아요.


그래도 결국 4년이 넘도록 클럽을 통한 글쓰기로 제가 너무 많은 걸 배우고 성장했으니까 여기가 지금으로서는 젤 적절한 곳이라는 생각에 다시 이런 저런 생각들 흘려 보내지 않고 글로 잘 정리해서 담아두도록 해야겠어요.

날이 갈수록 '진실한 글' 쓰기, '누구 들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글의 속과 겉이 똑같은 글을 쓰는 게 중요하게 느껴져요.

글 뿐이 아니라 말이 그렇고 삶이 그래야 하지만요.


아마 일기장을 따로 만들어 비밀글을 써도 될 것을 이렇게 제한적으로나마 공개된 곳에 내밀한 얘기들을 쓸 때는 마음에

그런 바램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저 같은 '외향형'에 '감정형'의 사람들은 누구보다 따뜻한 피드백에 연연해하는 편이니까 그런 걸 기대하며 이 클럽에 애정을 갖고 있나봐요. 4년이 넘게 하루에도 몇 번씩 글을 써놓고 들락날락 하면서 반응을 살피고 이모티콘 하나에 연연하며 지내면서

역시 많은 걸 배우고 나름 성장도 했죠.

'무엇보다도 관계에서 오는 공감과 격려에 연연하는 '나'이지만 사실 그게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다'

'또 생각보다 사람들은 말과 글로 짧게라도 느낌을 표현하는데 부담을 느낀다'

'가끔은 '훔쳐보기'의 대상이 된다해도 그리 안 좋은 일은 아니다'

'쓰고 정리하는 그것으로 내가 얻는 유익의 90%는 달성이 된 것이니까'

'그러면서 여기에 글을 쓰는 것도 날이 갈수록 더 자유로와졌던 것 같아요'


근데 요즘은 쬐금 불편해졌어요.

남편인 김종필씨 조차도 학기말이라는 이유로 여기 잘 오지도 않고, 댓글 한 줄 안 달아주니 말예요.

그런데 여기는 들어올 시간이 없지만 '스포츠' 사이트와 신문의 정치면은 틈만 나면 들어가 죽치고(라고 표현하면

억울해서 죽을려고 하겠지만) 앉아 있다는 거.


그런데 그러든 말든 다시 키보드 자판을 열나 두드리기로 했어요.

기록을 안 하니까 계속 생각들이 둥지를 틀지 못하고 없어지고 날아가고 그래요.

기록 자체가 준 많은 선물들을 떠올리며!


아~ 이걸 쓸려고 한 게 아닌데....

결국 일하러 나갈 시간이 다 되버렸넹.



 
       
조기옥 왜 이걸 이제야 봤지요~ 오전에 내가 들어왔을 땐 없었던 것 같은데...
저는 이 클럽에 와서 너무 댓글도배하는 것 같아서 주저주저 했었는데...ㅎㅎ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때라도, 단지 몇개의 단어일지라도 기록하다보면 길이 보이는 것 같아요.
처음에 무슨 생각의 단초는 있었을지라도 쓰다보면 저절로 길이 열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거든요.
아무래도 박카스를 또 보내야 할 것 같은데요...^^ (07.06.18 23:55) 댓글삭제
정신실 그런 마음으로 '일단 써보자' 하는 생각으로 막 썼는데...
지금 읽어보니 오타에 문장 앞 뒤는 맞지도 않고 챙피해라.^^;;

다른 얘길 쓰려고 시작했던 글인데 마음에 꿍~ 하고 있던 것이 엉뚱하게 돌출이 된 것 같아요.
위에 달아주신 댓글 보고 다시 한 번 글을 읽으면서 왜 저렇게 촛점 없는 글을 쓰기 됐는지 생각해보고 나름 답도 얻게 되었어요.

김종일 목사님께서 그 분(?)께 하셨다는 말씀이 생각이 나요.
'이미 마음에 천국을 가지고 있는 사람' 이다.라는 말씀요.
저는 요즘 두 분 블로그 넘나들며 글과 사진과 그것을 길어올리는 두 분의 마음에 정말 맑은 샘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진심으로요... 그걸 아마 김종일 목사님께서는 '천국' 이라고 표현하셨을 것 같아요.
제가 요즘 글이 잘 안 써지는 이유 중 하나가 두 분의 글을 자꾸 읽노라면 맑고 투명하지 않은 제 마음의 샘이 그대로 비춰지는 것 같은 느낌이예요. '에~무신 말씀!' 이러시겠지만요.^^
암튼, 두 분을 만나고 이렇게 저렇게 나누게 되어 참 감사하다구요. 쑥스러워랑~


(07.06.19 09:38) 댓글수정삭제
조기옥 '에~ 무신 말씀!' ^_________________^
무신 말씀인줄 알 것도 같은데요... 거기엔 비밀이 하나 있어요.
그게 무어냐 하면은요.... '연륜'이란 거, '시간'이란 거...
그거 쌓이니까 무섭더군요. 사실 전 더더더더더 더~~~욱 뒤죽박죽이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부끄러워요.
그런거 다 뛰어넘고, 안보여주고 만났으니 월매나~ 당행^^인지...ㅋㅋㅋ
그걸 다 뛰어넘고, 뛰어넘는 중에 두 분을 보니 얼마나 이쁜지 모르겠어요.^_~
나눌 수 있어서 참참참 감사하다구요. 저도~^^

오타두 워쩌면 그렇게 저랑 비슷할까요. 저는 오타의 여왕이랍니다^^ (07.06.20 09:55) 댓글삭제
조혜연 ............열심히 기록하시게....^^ 아님 거의 매일 드나들며 때론 위로로 때론 감사로 회개함으로 용서함으로 뉘우침으로 또.....사랑으로 내삶과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 없어질거 아니오....ㅎㅎㅎ(종필 도사님 버젼) (07.07.02 11:51) 댓글삭제
정신실 내가 미친다. 조혜연땀시 미쳐~ 이거 조혜연 왜 이리 진지모드야? 하면서 읽다가 괄호 보고 뒤집어졌네. (07.07.02 18:39) 댓글수정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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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마당에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시간은 그녀가 시간에서 풀려난 시간입니다.
그녀는 종종 시간에 묶여 있습니다.
아침을 준비하고 딸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하는 아침 시간은 그녀를 묶고 있는 시간입니다.
물론 아침 시간은 좀 억울하기도 할 것 같습니다.
그녀를 묶어놓은 적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상하게 아침 시간은 그녀가 그 시간에 묶여있다는 느낌이 납니다.
그 시간이 지나면 시간은 그녀를 슬쩍 풀어놓습니다.
시간이 그녀를 풀어놓자 그녀는 책을 한권 들고는 마당으로 나갑니다.
책과 함께 하는 시간에선 시간에서 풀려난 자유의 느낌이 완연합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그러고 보면 자유의 호흡입니다.   

 

출처: <김동원의 글터> '그녀의 책 읽는 시간' 중에서

========================================================================================



주말에 올라오는 남편이 시간이 나면 (본인이 의식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습관처럼 하는 일이 하나 있다.

침대 옆에, 거실의 탁자에, 주방의 식탁 위에 놓여 있는 내 책들을 스~을쩍 펴 보고 어디까지  읽었는지 검사하기.

그러면서 늘 하는 말 "아직두 안 읽었어?"

또 "부럽다. 나도 내가 읽고 싶은 책 마음대로 읽고 싶다"하면서 방학이 되면 읽을 책들을 나열하기도 한다.


기질과 성향이 삶의 방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구석이 없어서 나는 책 읽기 스타일도 멀티다.

한 번에 네 권 이상의 책을 동시다발적으로 읽는 게 예사.



 

아무리 재밌는 책이 있어도 이 책보다 먼저 읽지는 않으려고 애쓴다.

좀 바쁜 날이라도 가급적 아침에 한 장이라도 읽고 나가려 한다.

그렇다고 의무가 되거나 이걸 안 지키면 뭔가 잘못한 것 같아 찝찝함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듣는 것 같은 마음으로 매일 손에서 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내 삶의 지표가 여기서 나온다고 믿고 오감과 마음을 다 쏟으며 마음으로 읽으려고 하다.



 

저녁에 채윤이 숙제를 봐주면서 읽는 책이다.

홈스쿨의 대모 샬롯 메이슨 처럼 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하루 한 챕터 정도 읽으면서 아이들 양육과 특히 채윤이를

가르치는 것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지침을 얻으려고 한다.

'양육문제'는 엄마가 된 이상, 또 아이들 교육과 관련된 일을 하는 이상 언제나 나에게 현안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분야인 것 같다.



날이 갈수록 책읽기가 너무 편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젊은 날에 읽었던 사회과학이나 인문학 책들은 일상의 현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꾸 제쳐두게 되는데,

의식적으로 편식을 삼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오래만에 리영희 교수의 책을 손에 들고 매일 매일 그 분을 만난다.

미국과 하나님이 거의 동급으로 대우받는 우리들의 교회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하기만한데....


목장 모임에서 식탁 위에 놓여 있는 이 책을 보고 한 감각하는 디자이너 수현이가 그랬다.

" 이 책은 책이 이뻐서 어디 들고 다니면서 읽으면 좋다'구.




 

래리크랩을 만난 건 남편을 만난 다음으로 새 삶에 주어진 축복인듯 하다.

래래크랩의 상담가로서 성숙과 진화의 과정은 그대로 내게 선물로 주어진다. 그래서 은혜(gift)다.

'래리크랩이 기도에 관한 책을?' 하면서 책 광고를 보자마자 사서 읽는데 읽다가 책을 내려놓고 바로 기도할 수 밖에 없다.

자기 전에 읽고, 마음에 메말라서 생명의 샘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바로 펼쳐드는 책이다.



 

그리고 칼융을 만난다.

MBTI와 칼 융 역시 나를 돕고 세워주는 삶과 독서의 한 축이다.

융 심리학의 '그림자' 에 대한 공부는 수 년 전부터 탐구하기 시작한 내 마음의 끝에 다다르는 마지막 공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는 책이다.


부모님과 함께 지내던 한 3년 동안 책을 많이 못 읽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어리기도 했고,

퇴근 후에 책을 읽거나 컴터를 하는 것이 분위기상 적절하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저녁 시간은 부모님과 앉아서 티브이 보고, 애들하고 무성의하게 놀아주며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남편이 학교 간 이후로 더더욱 저녁 시간이 한가로와서 아이들 노는 옆에 앉아서 책을 보는 게 꿀맛 같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로 인해서 감사. 내게 주어진 시간과 여유로 인해서 감사.

김동원님의 말씀처럼 '자유의 호흡'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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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야



<즐겁게 안식할 날> 린 바압, 윤인숙 옮김, IVP


안식일이 안 쉬는 날이 되는 이유


그 옛날 청년시절부터 나의 교회생활은 ‘봉사의 생활’이었다. 봉사라는 의미가 교회에서 사용될 때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우리는 다 안다. 주일학교 교사를 하고, 성가대를 하고, 찬양팀을 하고, 소그룹의 리더를 하고....이런 모든 기능(?)을 한꺼번에 다 하고 있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는 가끔 교회봉사와 신앙생활, 때로는 하나님과의 관계도 바삐 움직이는 그 봉사의 현장 어느 곳에 숨어 있을 거라는 착각을 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 것도 있었다. 주일 이른 아침부터 끼니도 거르면서 밤이 맞도록 동분서주하면서 보내는 주일, 그리고 모든 에너지를 다 소진하고 집에 돌아와 누웠을 때 뭔가 할 도리를 다 한 듯 뿌듯한 자족감.  또 교회봉사를 열심히 하는 것이 돈 되는 일도 아니고 그저 희생뿐인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도 않다. 열심히 봉사를 할 때 교회 어르신들과 동료들로부터 받는 ‘입 마르는 칭찬의 달콤함’ 맛보지 않으면 모르는 은근한 맛이렷다.

때로 힘에 부치는 봉사를 하며 주일을 너무 빡세게 보내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이 두 가지 메리트가 나를 쉬지 못하게 한다. 내가 이래 뵈도 구원을 공짜로 받았는데 하나님께 뭔가 도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그렇게 뼈 빠지게 봉사할 때 나를 어여삐 보아주시는 그 많은 따스한 눈길들.

그렇다. 내게 있어 안식일이 ‘안식일’ 되지 못하고 ‘안 쉬는 날’이 되는 이유는 내 자체로는 하나님도 사람도 만족시킬 수 없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존재만으로는 안 된다. 뭔가 성과를 내줘야 한다. 성과가 있어야 나는 사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 행위 없이 내 존재만으로도 사랑받을 수 있다면 나는 과감히 안식할 수 있다.


쉬어도 쉬는 게 아닌 이유


시간이 나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끊임없이 관계를 찾는다. 누군가와 연결되기를 원한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그렇게 창조하셨다고 한다. 관계의 존재로 말이다. 내 속 얘기를 다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또 내가 털어놓는 만큼 내게도 자신을 드러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좀 더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했던 어떤 사람이 나 아닌 다른 사람과 친밀해지고 단짝이 되어가는 것을 보면 나는 뜬금없는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내가 신뢰하는 어떤 친구가 내가 거북해 하는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는 걸 보는 것도 불편하다. 역시 예상치 못했던 감정, 배신감 같은 것이 고개를 든다. 가끔은 내가 친밀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과시하고 싶기도 하다.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깊은 교제를 하고 있는지 말이다. 그래서 오버하며 친한 척을 해보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들어떻게든 연결되고 걸쳐져야만 안심이 되는 내 본성은 내게 시간이 주어졌을 때조차도 진정한 안식을 누릴 수 없게 만드는 이유이다. 마음과 시간의 모든 공간을 그냥 텅 빈 상태로 두지를 못하고 어떻게든 사람들로 채워보려는 욕구 말이다. 시간이 나면 사람을 만나서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고 전화 통화를 한다. 그 정도의 여유조차도 나지 않는다면 늦은 시간 사이버로 사람들을 찾아다닌다. 미니홈피, 블로그를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시간을 죽이는 일은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은, 그러나 결코 진정으로 연결될 수는 없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묻는다. “엄마! 설거지 다 하고 뭐 할거야? 쉴 거야? 컴퓨터 하면서 쉴거야?” 컴퓨터 앞에 앉은 엄마에게 또 묻는다. “엄마! 지금 일하는 거야 쉬는 거야? 어? 이건 누구 홈피야?” 키보드 자판 두드리는 소리가 쉬지 않고 빠르게 타닥타닥 날 때는 엄마가 일을 하고 있는 것이고, 의자에 약간 기대앉은 상태로 느리게 따닥따닥 클릭하는 소리가 나는 건 쉬고 있는 것이다. ‘아니야! 사실은 엄마는 지금 쉬는 게 아니고 엄마가 혼자가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 싶어서 정처 없이 돌아다니면서 쉼을 찾.아.다.니.고 있는 거야’라고 정직하게 고백을 해야겠다.


모든 것 내려놓고 안식하기


하루 24시간을 온전히 ‘안식함’을 통해 거룩한 삶의 리듬 속에 살고 있는 <즐겁게 안식할 날-Sabbath Keeping>의 저자 린 바압, 그녀의 결단과 그에 따른 열매가 부럽다. 도통 삶에서 여백두기를 못견뎌하는 내게, 여백이 생기면 그 여백을 뭔가로 채우지 못해 안달복달하는 내게 그녀는 조용하지만 따끔한 일깨움을 준다. 일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고 그 무엇도 아닌 하나님으로 채워야할 공간이 있는데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안식일’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이다. 대충대충 일과 사람으로 틀어막아 수습하려했던 공허함은 바로 나를 만드신 분께로 가서 다시 튜닝이 필요하다는 싸인 이라고 말이다. 튜닝 되지 않은 악기는 합주에서 불협화음을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이고, 독주를 할 때도 스스로의 귀를 불편하게 만들고야 만다. 줄이 다 풀어져서 삶의 연주가 엉망진창이 된 후에야 뒤늦은 수습에 나설 것이 아니라, 저자 책에서 보여주는 삶처럼, 아니 하나님께서 보이신 방법대로 여섯째 날에는 정확하게 쉬는 자리로 가는 리듬을 회복해야겠다. 매일 매일 주어지는 나만의 시간을 무엇엔가 걸쳐지는 것으로 얄팍한 위안을 삼을 것이 아니라 비워두고 내려놓고 쉬는 시간이 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 해야겠다.

저자는 우연한 기회에 중동에서 2년 동안의 살게 되었는데 그것이 안식일을 지키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한 사람이 우연히 고국을 떠나 낯선 땅에 살게 되고, 거기서 전혀 새로운 문화경험을 하면서 발견한 보물이 오늘 이 책을 통해서 내게 전해졌다. 그 간에도 나의 하나님은 수도 없이 내 귀에 속삭이셨을 텐데....‘얘야! 일은 그만하고 내게 안겨 그냥 쉬거라. 뭘 그리 다른 쉼과 위안을 찾아다니는 것이냐? 그냥 나를 부르기만 하면 언제든 너와 함께 산책하고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단다. 내게로 와서 쉬거라. 지쳐서 파김치가 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바로 지금 나와 함께 휴가를 떠나자는 말이다. 내가 너를 그렇게 만들었단다. 나를 찾아와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야만 너다워지고 너의 영이 충만해진단다. 내게로 오렴. 내게와 와서 쉬렴’ 그렇게도 안타깝게 속삭이셔도 도통 못 알아듣는, 도대체 ‘참된 쉼’을 모르는 나를 위해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그 분의 딸을 사용하셨다. 가 가장 알아듣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처방이 되는 ‘책’을 써서 내 손에 들려지게 하는 이 방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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