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 냉커피 엄청 마셔댔습니다.
한 동안 커피를 끊으셨던 도사님께서 하루에 몇 번 씩 냉커피를 찾으시네요.

아이들 데리고 배스킨에 갔다가 신메뉴 발견했습니다.
카푸치노 블라스트.
시원하고 맛있는데 또 먹어봤으니 '삶은 요리' 정신으로 집에서 해봐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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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게 들어가면 될 것 같다는 본능적인 필이 왔습니다.
요런 것들을 적당히 넣고 믹서기에 갈아줬죠.
배스킨에서는 커피를 에스프레소를 썼을 거예요.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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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요따구지만...
암튼, 저렇게 완성이 됐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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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 모금을 마신 도사님께서 아주 잠깐 말씀을 못 이으시다가...
"우와~ 진짜 똑같다" 하셨습니다.
사진은 맛있는 거 먹을 때 카메라 들이대면 현승이가 하는 표정과 포즈를 따라해보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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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이가 유년부에서 성경을  읽어 오라는 숙제가 있단다.  아직도 읽기 쓰기가 완전하지 않아서 쉽지 않을텐데 저렇게 혼자서 자.발.적.으.로 성경을 읽고 있다.
더듬더듬이지만 코딱지만한 입으로 종알종알 읽는 것이 어찌나 귀여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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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에 행할 때에든지 누웠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를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찌니라.
(신명기 6:6-9)

채윤이가 이번 주 유년부 예배 때 위의 본문으로 설교를 들은 것이 분명하다.
"강도사님이 그렇게 하라고 하셨어. 집에다 많이 써서 이렇게 붙여 놓으래"하면서 해 놓으신 짓.
012


"부적이냐?" 하고 엄마빠가 낄낄거리자,
"강도사님이 하라고 하셨어" 하면서 노여워 하신다.
아침 나절에 있었던 일이다.

오후가 되어서 현관 밖에 나갔던 남편이 들어오면서.
" 따아~쉬! 현관 앞에도 붙여 놨어"이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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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보니 현관 밖에도 저렇게 해봤네.
우리 집은 1층, 엘리베이터 앞. OTL

노골적으로 떼내기는 그렇고 해서 살~짝 떼서 안에 들여 놨더니 어느 새 나가보면 또 붙어있다.
 "왜 자꾸 띠어? 내가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고 하나님 믿으라고 붙여 놨는데...."
"야! 그거 보고 하나님 믿는 사람은 없을 거야. 전도는 방법이 중요해. 니가 착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은 전도 방법이야" 했더니...
"버럭! 강도사님이 현관 안이랑 밖에 다 붙여야 된다고 했어~ 씩씩...."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찌니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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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저물어가고 있다.
아~~~방학이 저물어가고 있다.
채윤이 방학숙제에 대한 부담이 밀려오고,
다음 주면 또 짐싸서 내려갈 남편과 남겨질 나와 아이들을 생각하면 먹구름이 펼쳐진다.

이번 방학은 왜 이리 바쁘게 느껴지는 걸까?
작년 여름방학에는  '정말 잘 쉰다. 이렇게 쉬면 다시 일할 수 있지'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남편이 바빴던 탓일까? 아마 그게 컸던 것 같다. 이제 며칠 남지 않았는데 차분히 마음을 정리하지 않으면 새학기를 맞기가 더 버거울거라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되 글은 써지질 않는 것이 영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는 탓이었다.

이번 방학에는 '사모님'이라는 옷이 아주 조금 익숙해지고 편안해는 시간들었던 것 같다.

누군가 내게 "사모님" 이러면 마음 깊은 곳에서 뭔가 거부할 수 없는 불편한 어떤 것이 올라왔다 사라진다. 이제는 살짝 올라왔다 없어지는 그 느낌도 잘 인식되지도 않지만 불편한 건 사실이다.
그러면서 아.직...............이라는 단어가 또 올라왔단 사라지는 것 같다.

7월에 청년부 수련회에 남편과 결혼강의를 하고 또 MBTI웍샵을 하고 나서는 몇몇 눈 인사만 했던 청년들과 말을 건네는 사이가 되었다. 청년부에는 예전 주일학교 성가대 지휘를 할 때 가르쳤던 제자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은 나를 내내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선생님이란 호칭이 내게는 친근하고 편안한 호칭이다.
어릴 때부터 보아오던 친구들 외에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있는데 그 친구들이 아무렇지 않게 '사모님!'하고 부를 때가 있다. 이상하다. 그 때 불려지는 '사모님!'은 낯설지가 않고 오히려 친근감까지 느껴지게 한다. 오늘 우리집 가까이에 하는 한 친구가 전화를 해서 '사모님!'하는데 유난스레 늘 올라오던 마음 밑바닥의 불편함이 거의 느껴지지가 않는 것이다. 참 희한한 일일세.

가만 생각해보니,
올 여름 있었던 많은 일들이 내게서 '사모'에 대한 부담을 많이 날려버려 주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가 되는 교역자 수련회가 그랬고,
여러 번 어른 대상 설교를 해야하는 남편을 도우면서 그랬고,
이번에 다녀온 거제도 여행에서 그랬다.
여러 일들 중에도 남편이 보여주는 사역, 특히 설교에 대한 열정과 기쁨이 가장 컸던 것 같기도 하다. 남편과 설교, 목회 이런 얘기를 나누면서 어느 새 나도 살짝 설레는 마음을 가누지 못할 때가 있는 것을 보니 그렇다. 거제도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면서 나누던 많은 얘기들 중에도 유난히 설교 얘기가 많았다.

내 이럴줄 알았다.
결국 내가 이렇게 가랑비에 옷 젖듯 살살 남편의 패이스에 휘말리면서 사모가 되어갈 줄 알았다.
이렇게 가다가는 언젠가 내 입으로 이렇게 말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 나 원래 사모되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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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 중 거의 유일한 둘만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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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이 아줌마랑 똑같이 해보께.
사진 찍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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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 나와봐.
엄마가 지대루 보여주께.
이 정도는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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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진짜 똑같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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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워~언하게 바다를 가르며 외도로 갑니다.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배를 타보는 채윤이와 현승이. 그 첫 느낌은 사뭇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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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을 충분히 못 잔 탓이기도 하고,
처음 해 보는 건 무조건 부담스럽기도 한 현승이라서 배를 타서는 내내 표정이 저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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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채윤이는 처음 해 보는 건 뭐든지 신납니다.
오히려 같은 걸 반복하는 게 참을 수 없이 지겨운 채윤이죠.
배를 타자마자 입이 벌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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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도든 외도든 집이든 밖이든 아이들은 엄마와의 개인면담을 꼭 필요로 합니다.
음료수 마시면서 욕심을 부려서 서로 속상하게 한다든지,
날씨가 덥다며 심하게 짜증을 낸다든지....도가 지나치면 바로 엄마의 개인면담 호출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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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와 보는 새로운 곳이지만 시간만 지나면 이렇게 마음이 편해지기도 합니다.
날씨가 덥지만 엄마가 알아서 음료수도 사주고 아빠가 업어주기도 하니 기분이 확 좋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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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 모두 웃고 있지만 폭염주의보 속에 땡볕을 걷는 일은 죽음이었습니다.
외도가 정말 이뻤지만 그늘에 죽치고 앉아 있다가 빨리 빠져나오고 싶은 마음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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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떻게 어떻게 가족사진 한 장 남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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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에 있는 건물들을 설계하신 강병근 장로님 사진이 있네요.
장로님 덕에 이번 휴가를 잘 보냈죠.
외도 전용 배도 타보고요. 장로님과 현승이가 둘이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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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 안녕!
우리끼리 외도 갔다고 약간 삐지신 부모님 모시고 조만간 다시 와야할 것이다.
선선할 때 다시 와서 맘껏 즐겨주마.
안녕, 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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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가면 두 개의 그림이 나옵니다.
물 속에서만 노는 채윤이 그림, 물 밖에서만 노는 현승이 그림.
모래사장에 앉아서 끝없이 모래놀이를 하는 현승.
가끔은 그 모래사장 위를 다다다다 뛰어 다니기도 하는데 그 때가 참 귀엽죠.
헌데, 거제도의 몽돌 해수욕장은 돌멩이로 된 해수욕장이네요.
별로 물 취향이 아닌 현승이는 다다다다 뛰어다니는 놀이를 하나도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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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좀 속상한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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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이는 몽돌이든 모래든 발이 아프든 말든 바닷속에서 나오질 않죠.
재밌긴 재밌고 혼자 놀기에는 쫌 무섭고....이럴 때 채윤이에게 아빠가 있다는 건, 뭐랄까 참으로 복된 일이죠. 저렇게 바다에만 가면 아빠는 채윤이 옆에서 떠나질 못하고 파도타기 시중을 들어야 해요.

두 아이가 참 달라요.
動적인 채윤이, 靜적인 현승이.
두 어른도 달라요.
동적인 신실이, 정적인 종필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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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차 진주 처가댁에 내려왔다가 잠시 얼굴을 보게된 성호삼츈 덕에 가족사진 한 장 남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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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포로수용소 기념 유적지에 갔습니다.
학기 중에 학교에서 '태극기 휘날리며' 영화를 봤던 채윤이는 전쟁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 영화 얘기를 두고두고 하는 것이 마음에 남은 것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수용소의 여러 곳을 돌아보면서도 더운 날씨에 짜증도 별로 안내고 관심있게 지켜보았습니다.
채윤이의 마음과 생각에 전쟁은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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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승이는 나이 때문인지, 아니면 성향 때문인지 시종일관 '엄마! 어디가 나쁜 놈이야?'
"어디가 우리 편이야?"를 묻습니다.
"여기가 어디야? 남한이야? 그러면 북한이 나쁜 놈이야? 미국은? 미국은 나쁜 나라야?"
하는데...
"응. 젤 나쁜 나라는 미국이야" 하고 싶었지만.....
"원래 나쁜 나라, 원래 착한 나라는 없어. 어떨 때 나쁜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착한 생각을 하기도 하는 거지"
대충 얼버무려 대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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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빠와 아들은 비행기, 탱크, 이런 걸 보니 눈이 빛나더구만요.
이때부터 하늘은 본격적으로 맑아졌습니다.
실내 전시관을 돌아보고 나오니 남아있던 먹구름 모두 걷히고 뭉게뭉게 흰구름이 떠다니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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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의 남도 여행을 추억하며 거제도 여행을 계획했다.
거제도인 이유는 남편의 룸메이트이신 전도사님이 사역하고 계시는 곳이고,
우리 교회 장로님께서 깊이 관여하며 섬기고 계시는 애광원이 있기 때문이었다.
숙소를 애광원으로 한다는 것과 룸메이트 전도사님 가족을 만난다는 것 외에는
아~무 계획이 없었다.
출발하는 날 비는 쏟아지고 날씨는 계속 좋지 않을거라는 예보에 마음이 썩 내키질 않았다.
애광원에 장로님께서 전화를 해놓으신 것만 없으면 취소하고픈 마음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계획과는 아~무 상관없는 그 어떤 분의 계획은 이미 진행되고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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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를 비롯한 몇 가지 불편한 마음으로 도착한 애광원에서 이틀을 머물 숙소에 들어갔다.
불안한 마음을 날려버릴 만큼 멋진 전경이 창 앞으로 펼쳐졌다.
장승포항이 그대로 내려다 뵈는 방이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애광원 부원장님의 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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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탁자 위에 준비된 과일과 간식.
그리고 일정에 대해서 너무나 세심히 정보를 제공하시고, 식사대접까지 하신단다.
생각지도 못했던 분에 넘치는 환대에 애빈 하우스가 아니라 쥐구멍이 있으면 거기서 잠을 자고 싶은 마음 굴뚝이었다.

2박3일 동안 내내 받은 환대는 우리의 것이 아니었다.
장로님께서 그동안 애광원을 어떻게 섬기셨는지를 고스란히 알 수 있었고,
그 공로로 우리는 값 없이 받는 후한 대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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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광원과 거제도를 즐기면서 조용히 이번 여행을 강력하게 이끌어가는 힘을 느끼며,
내 말을 멈추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내 말을 하고 있었다. 애광원에서 맞은 아침에는 조금씩 하늘이 보이는 듯 했다. 먹구름 저 끝에, 저 수평선 위로는 손바닥만한 하늘이 보이는 것 같았다.
아침 식사를 하고 애광원 친구들의 직업재활 시설인 찻집에서 차를 마시고 잠깐의 독서를 했다.

이제 신나게 여행을 시작하는 거야!
하고 애광원을 출발하는 차 안에서 부원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용인즉슨, 내일 아침 직원예배에 남편에게 설교를 하시라는 말씀.
전화 내용을 간파하고 나서 애들에게 그랬다.
"애들아! 아빠는 떠나셨다. 아빠는 몸은 여기 계시지만 마음은 내일 설교로 가셨단다"
다행인 것은 남편은 설교에 그닥 부담을 느끼지 않았고 이미 준비된 설교들이 있었다.^---^
여기까지 와서 갑자기 설교하게 될 줄이야....그러나 이번 여행 안에서 이 대목이 중요한 대목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분명 하나님은 남편을 설교자로 부르셨다. 남편은 설교할 때 행복하고 설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남편은 그 어떤 목사보다 설교를 잘 하는 목사되기를 원한다.
아니, 설교를 제대로 잘 하는 목사와 사랑이 많은 목사는 엄밀한 의미에서 택일의 문항이 될 수 없다. 제.대.로. 설교를 잘 하는 목사가 되는 것은 모든 걸 갖춘 목사가 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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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를 마치고 애광원 원장님을 잠깐 뵙고 시설을 둘러보았다.
120명의 중증 장애아기들이 있는 민들레집에서는 만난 아이들은 치료할 때 만나는 아이들 같았다. 와서 안기고, 장난을 걸고, 손을 잡고 인사를 하면 눈을 빛내고...
다음 번에 꼭 악기 싸들고 내려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머릿 속에 치료계획서가 왔다 갔다 하면서 이 아이들과 치료로 자주 만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였다.

애광원의 건물을 설계하고 짓는 과정에는 우리 교회 장로님이 계셨다.
건물들을 둘러보면서 입이 딱 벌어질 정도였다. 건축에 대해서 문외한인 내 눈에도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어떻게 배려했는지가 느껴졌으니까. 여기서 만나서 식사를 하고 얘기를 나누는 분들 그리고 그 속에서 만나는 장로님은 삶으로 예수님을 보여주는 큰 배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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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광원을 둘러보는 동안 채윤이나 현승이 모두 처음 긴장된 표정이 풀리고,
오빠들과 언니들의 손을 잡기도 하고 손을 흔들어 안녕 인사도 하면서 금방 익숙해졌다.
둘러 앉아서 바느질로 수를 놓으며 작품활동(?)을 하다가 우리를 보고는 달려와서 자랑을 하는 친구가 있었다. 너무도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에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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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광원은 100여명의 성인장애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둥지마을'을 새로 짓는 일로 분주했다.
시설은 최고지만 그것들이 다 돈이 있어서 한 일이 아님이 분명했고 이미 지고 있는 부채도 많다고 한다. '장애인들에게 것두 부모도 없는 장애인들에게 그렇게 좋은 체육관을 지어줘서 뭐하냐? 낭비다' 하는 비난을 들으면서 '어쨌든 처음에 힘에 부치게 최고로 해놓아야 그 다음에 조금이라도 더 나아진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장애아이들은 늘 혜택받지 못하는 채로 살아야 한다' 라 하시며 50여년을 꾸려오신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거제도에 있으면서 방문한 어떤 교회는 180억 건축비에 걸맞게 최신식 시설을 갖춘 교회였다.
본당 음향장비만 3억이란다.

여행 내내, 아니 지금까지도 애광원과 그 교회가 오버랩되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애광원의 원장님은 항상 그렇게 말씀하신단다.
'당신들 건강세 내라. 당신들이 아파야 할지도 모르는 것 우리 아이들이 대신 아파주고 있으니까 건강세 내서 아이들 도와라'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내 것이라 우기는 것 백 번 천 번 틀리지 않은 것일 수 있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가진 것들이 내 노력으로 된 것이 별로 없는 걸 보면 어쩌면 원래부터 내 것이 아닌 었던 건 아닐까?  

애광원과 이번 거제도 여행은 답을 얻어 온 여행이 아니라 숙제를 잔뜩 지고 온 여행이다.
맘 편히 쉬고 놀고 온 여행이 아니라 끊임없이 던져지는 문제들을 받아 적기에 바쁜 여행이기도 했다. 이 문제들이 내 일상에서 하나 씩 하나 씩 풀어지면서 얻게 될 유익은 그 풍성함에 있어서 이 땅의 것이 아닐 거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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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접대용으로 아주 자주 하고 있는 월남쌈임돠.
비슷한 그림이 있어 트랙백이라는 거 연습을 좀 해볼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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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돼지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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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서 네 번째 돼지다.
첫 번째 돼지는 잡아서 카메라를 사고,
두 번째 돼지는 레이저 프린터를 하고,
세 번째는 부부 일일 여행경비로 쓰고,
이번에는 뮤지컬 '라이언 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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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보신 분이 "여름 휴가를 포기하시더라도 애들하고 이걸 보세요"하면서 강추를 했다.
'내일은 뮤지컬 배우 김채윤'을 위해서도 한 번 봤으면 싶었는데 웬만큼 비싸야 언감생심 꿈이라도 꿔보지... 채윤이 여섯 살 때 선물받은 '와이키키 부라더스' 초대권으로 국립극장에 가서 공연을 관람하던 채윤이. 원래 입장도 불가한 거였고, 내용은 이해도 안될테고 시간은 늦은시간이라 피곤할텐데 목을 빼고 뮤지컬에 빠졌었다. '라이언 킹'은 에니메이션도 봤고 음악도 많이 들었는데 채윤이가 보면 딱인데....ㅜㅜ

이러면서 침만 삼키고 있었는데....
갑자가 몇 년 동안 열심히 거둬 멕여서 배가 터질려고 하는 분홍 돼지 생각이 미친 것이다.
뜯어보자!!!!
뜯어봤더니 희한하게도.....네 식구 뮤지컬 보는 돈과 딱 8000원이 더 들어있다.
8000원은 음료수 값!ㅎㅎㅎ
근데 더 기쁜 건, 아빠 여름 사역으로 시간이 나질 않아서 예매를 미루고 미루다보니 막판 할인행사에 또 걸렸네. 그래서 음료수 값에 저녁값까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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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가끔 영화나 봐주면 문화에 그리 고프지도 않는 정도의 삶이다.
뮤지컬은 보면 감동 백배 좋기는 하겠지만 워낙 비싸니까 우리 같은 사람이 누릴 문화생활은
아니라고 제껴두고 산다. 근데 채윤이를 생각하면 1년에 한 번 쯤은 내일의 꿈나무를 위해서 경험을 주면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다.
몇 년 동안 집안에 굴러다니는 동전들 돼지한테 갖다 먹이는 하찮은 일로 이런 좋은 기회를 갖게 되니 거저 얻은 행복처럼 기분이 날아갈듯 하다. 주머니가 넉넉해서 떡하니 네 장의 티켓을 갈등없이 사서 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행복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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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 여자 셋이 모여서 월남쌈과 시원한 열무국수를 맛있게 해치웠다.
접시에 재료가 애매~애 하게 남아 있을 때는 보통 저장용기에 모조리 쓸어 담았었는데...
남을 걸 가지고 저렇게 아예 쌈에 싸서 접시를 깨끗하게 비웠다.
그리고 저녁 때 들어오신 전하께 식사로 드리니....
엄청 좋아하신다.
평소 월남쌈이 맛있긴한데 싸 드시는게 너무 귀찮아서 '비벼먹자' 를 외치지 않으셨던가.

나는 남은 음식 재활용하여 한 끼 때우고,
귀차니스트 그는 편하게 맛있는 월남쌈 드시고....ㅎㅎㅎ
목장모임에서 은정이한테 배운 요리.
애들한테 닭가슴살이 좋다는데 이걸 애들 요리로 맛있게 해서 먹이는 것이 쉽지 않았다.
헌데 은정이가 카레라이스에 하나 씩 얹어 준 저 요리가 아주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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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닭 가슴살을 후라이팬에 굽는 건데...
아마도 이 과정에서 소금간을 했어야 했나보다.
이번 요리 실패는 '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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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구워놓은 고기를 우유에 카레가루를 섞어가지고 들이 붓고는,
후라이팬에 다시 졸이는 것인데....
사실 은정이가 한 것보다 훨씬 맛이 없었다.ㅜㅜ

남편은 아무래도 느끼해할 것 같아서 신김치 넣고 우리메밀 국수로 비빔국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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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있게 먹어주는 사진이 한 장 필요한데.....
맛이 있어야 맛있는 표정이 나오지.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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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전하께서 가장 맘에 들어하시는 일식삼찬의 식탁.
더 적게,
더 낮은 곳,
조금 모자른 듯하게...
를 추구하시는 전하께서는 반찬의 수가 많거나 양이 많은 거 부담스러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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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님!
안면도 해변에서 드디어 득도하셨습니다.
공중부양에 성공하시며 그 기쁨 감출 수 없어 평소 그 진지하신 표정 간데 없습니다.
저 손가락의 '3'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를 뜻하심인지....
세 번째 시도에 성공이시라는 말씀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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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공중부양 성공하시고,
바로 난이도가 있는 가부좌 틀고 부양하기를 시도하셨습니다.
필받아서 바로 또 떠버리시네요.

다 좋은데 표정이 카메라 액정으로 볼 때와는 사뭇 달라서 사진 올려 놓은 것 보시고,
대노하실까 심히 걱정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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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꼬불꼬불 파마를 하고,
면도를 하지 않았는지 수염 몇 가닥이 돋보이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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