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06

저녁 내 기분이 별로여서 애들한테 친절하지 못했다.

현승이는 잠들었고 채윤이도 막 잠이 드려는데...

애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채윤이 옆에 누워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채윤아! 엄마 마음에 기쁨이 없어"

"왜애?"

"엄마가 생각해 봤는데...아빠가 집에 없어서 보고 싶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 것 같애.

그리고 채윤이가 유치원 가기 싫어해서 이렇게 유치원도 안 가고 있고...

엄마 마음에 기쁨이 없는데 어떡하면 좋지?"

"음....."하면서 눈을 실실 감는 채윤이(졸려서)

"내가 지금 가만히 생각하고 있는 중이야. 어떻게 엄마 마음에 기분이 좋아질까하고...

엄마도 눈 감고 한 번 생각해봐"

하면서 계속 잘려고 한다.

"채윤아! 다 생각했어? 어떻게 하면 기쁨이 올까?"

(디게 성의 없게)

"응~성령님께 도와달라고 해. 기분이 좋아지게 해달라고 기도해"

란다.

그리고는 바~로 쿨쿨.


너 아니?

'기도해'라는 답을 주는 상담이 얼마나 안 좋은지....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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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6

같이 놀 때는 더 없이 좋은 존재이지만,

채윤이에게 현승이는 '사랑의 박탈감'을 알려준 장본인.


혼자 독차지 하던 사랑을 나눠가져게 했다는 것 때문에 영원히 조금은 미운 존재인 것 같다.


같이 놀기도 잘 하고,

어디 가서 누가 뭘 사 주면 꼭 현승이 꺼 까지 챙기는 미덕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입에서 나오는 노래가 이거다.

'현승이는 미워요. 현승이는 나쁜 애'


이렇게 대놓고 감정표현을 하다가는 엄마한테 걸려서 한 마디 들을 수도 있으니까

채윤이가 현승이에 대한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


이름을 이상하게 부르기.


김현승. 이렇게 제대로 불러주는 건 익살쟁이 채윤이로서는 재미도 없다.

재미와 더불어 미운 감정까지 해소하면서 불러주기.


현망이!

('망'자가 들어가면 '망했다'이런 말이 생각나서 뭔가 나쁜 말을 했다고 생각이 들어 좋은가보다 ㅋ)

면승이!

형팡이!


엄마빠도 따라서 부른다. 야! 김현망! 면승이!

거기다 이런 거 까지.....야! 김빤승!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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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2

채윤이 뱃살이 느껴지는 이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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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집(할아버지댁) 정수기에 가서 물 받아오기.

수퍼에서 우유 사오기.

할머니한테 뭐 갖다 드리기.

등등의 심부름 기능 되고 있는 채윤이.


진짜 하고 싶은 심부름은 음식 쓰레기 버리는 건데,

아직 엄마가 시키질 못하고 있음.


다 컸네. 다 컸어.

200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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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6

국악 뮤지컬 '반쪽이전'을 보러 가서.


아이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부분이 많았다.

특별히 참여를 유도하지 않아도 애들은 주인공 편이 되서는

'저기요! 도깨비 뒤에 있어요!'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대답을 목이 터져라 하거나.... 흔한 풍경이다.


현승이는 아직 어려서 껌껌한 공연장 분위기 자체에 압도되어 쫄아 있는 것이 이해가 된다.

근데 채윤이까지 시종일관 긴장된 표정인 건 좀 의외다.

물론 채윤이가 나이가 들수록 상황에 뛰어들기 보다는 관망하는 모습이 더 많기는 하지만...


아빠도 그렇게 느꼈는지 공연 마치고 나와서.

"채윤아! 너 표정이 많이 긴장돼 있더라. 채윤이 무서웠어? 떨렸어?"

했더니.

"응! 나 떨렸어"

"왜? 왜 떨려?"

하니까.

"내가 나중에 거기 서서 그렇게 노래도 하고 그래야 하잖아. 뮤지컬 배우 되면 말야.

그 생각하니까 내가 너무 떨렸어"한다.


오래 전에 지나가는 말로 노래하고 춤추고 노는 것 좋아하는 채윤이 뮤지컬배우가 딱이네.

이런 말을 흘려한 적이 있는데...

어느 때부턴지 채윤이는 자기 꿈을 뮤지컬배우로 못 박아 놓고 있다.

공연을 보러 가서도 관객이 아니라 배우에게 공감하여 같이 긴장을 하고...


이 녀석이 정말 어떻게 자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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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7

충남 홍성으로 초등부 성경학교를 도우러 가던 차 안.


고속도로가 아무리 막혀도, 가는 길이 멀어도 채윤이는 행복하다.

왜? 휴게소가 있으니까.


휴게소에 내려 엄마랑 현승이랑 각자 먹고 싶은 걸 하나 씩 샀다.

채윤이는 맛밤.

현승이는 맥반석 오징어.

엄마는 비비큐 윙 다섯 조각.


채윤이가 차에 타자마자 '치킨 줘. 엄마' 하길래...

'엄마도 이게 점심이니까 니네 한 조각씩 먹고 엄마가 세 개 먹을께'하고는 하나 씩 나눠줬다.

약간 매운 맛이 났다보다.

현승이는 '매워. 매워. 치킨 매워'한다.

그 말 들은 채윤이 '매워? 매워서 못 먹겠어? 그러면 누나가 먹어줄께'하면서 선심쓰듯....

ㅎㅎㅎ

그렇게 먹.어.줬.나.보.다.


잠시 후...

'현승아! 누나가 너 치킨 먹어줬으니까 누나 오징어 좀 줘'하더니.

현승이 오징어를 둘이 함께 먹고 있었다.

결국, 다른 사람 꺼 다 뺏어 먹고 없어졌을 때.

채윤이는 여유있게 맛밤을 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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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9


차 안에서 현승이가 누나 대신 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의 뉘앙스를 파악하고는

채윤이가 열 받았다.


버럭! "그럼, 너 누나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얘기야? 나를 갖다 버리라는 얘기야?"


하길래,

"채윤이도 여자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잖아. 현승이도 그런 뜻일거야.

그치만 하나님이 채윤이에게, 현승이에게 가장 적절한 가족을 주신거야"

하고는,

누가 묻지도 않는데 한 마디 덧붙였다.

"혹시 또 하나님이 채윤이 현승이에게 동생을 하나 더 주실지도 모르지....ㅎㅎㅎ"

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채윤이가.

"하지만 엄마가 점점 더 늙어가고 있잖아. 그런데 애기를 어떻게 낳아?"


이 말에 엄마 완전 비수를 맞고 쓰러져서 못 일어났다는 후문.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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