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은 놈
거실에 엎드려서 궁댕이를 하늘 쪽으로 하고는
기탄(기초탄탄 수학 문제)을 풀고 있던 초딩 1학년 아들 놈의 중얼거림.
'아, 선수교체 하고 싶다. 엄마랑 선수교체 하고 싶다. 엄마는 기탄 풀고 난 컴퓨터 하고...'
야이, 작은 놈아.
싫거든. 나도 어른되는 거 공짜고 된 거 아니거든.
내가 미쳤다고 앞으로 10년을 넘게 학교 다니고 시험볼 선수하고 교체를 하냐?
싫.다.고.
#2 큰 놈
'엄마, 나 사실 엄마가 너무 싫어서 가출하고 싶었던 적 있었다'
'진짜? 나도! 나도 니네 키우는 게 너무 힘들어서 가출하고 싶은 적 있는데....'
야이, 큰 놈아.
엄마 노릇은 쉬운 줄 아냐?
만나는 엄마들 마다 영어는 뭐해요? 수학은 어느 학원 다녀요?
방학 때 4학년 수학 한 번 훑었어요? 우리 애는 두 번요.
이번 담임 선생님은 뭘 좋아한대요? 이러면서 불안을 조장하는 시대의 엄마들 사이에서.
학원도 안 보내고 집에서 학교 공부 다 시키고, 독서지도에 큐티지도 까지 하면서
나는 뭐 살만 한 줄 아냐?
콱, 가출해 버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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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 2010.03.06 11:20
울 딸도 초등 2학년 때 가출해보고는 가출 절대 하는 거 아니라는 걸 알았다고 하더군요. ㅋ
울 딸의 가출은 마당이 전부였답니다.
아, 저도 중딩 때 가출했다가 6번 순환번스 타고 해지는 서울역을 한번 보고는
다시 집까지 데려다주는 버스 땜에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답니다.
그 버스가 저 먼 곳으로 데려다줬으면 어떻게 되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ㅋ
근데 요 집 꼬맹이들은 가출하고 싶지 않구먼요. 어머님.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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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 2010.03.06 18:12
ㅎㅎㅎ 어제 여중생 둘이 가면서 얼릉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아이들때는 거의 그런 착각을 하고 살죠?
뭐 아이들 뿐이 아니고 사람은 누구나 자기 처지에는 불만스럽고 나와 다른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사니까....
오늘은 아이들보다 엄마의 반응이 더 많이 재미있었습니다. ^*^ -
초딩 4학년의 가출희망 고백 신선해요 ㅋㅋㅋ
저도 가끔은 저도 애니님이랑 선수교체 하고플 때가 있는데...ㅋㅋㅋ
언젠가 저를 감동시켰던 애니님의 말.
"엄만 다시 태어나면 뭐하고 싶어??"
"음...글쎄...꼭 굳이 다시 태어나야할까??"
약간 비슷한 맥락인가요?ㅎㅎㅎ -
윗 사람 엉아 2010.03.08 07:04
ㅋㅋㅋㅋ 가출이 왠말이야~~
챈이 진짜~ 매력 쏠쏠해요~
언니! 힙합 기왕 시작하실꺼면 챈이를 두고 랩함 하시죠~ 예아~ -
호호맘 2010.03.11 00:00
아...정말 엄마해먹기 진짜루 힘드네여...
이 말안듣고 뺀질거리고 반앙하는 7살 어떻게 해야할지...
요녀석과 같이 있다보면 내가 뛰쳐나가고 싶네여...
이제부터 시작인데...
"다른 방법이 없다. 엄마가 인내하고 기도하는 수 밖에 없다.
하나님이 다 해결해 주실거다."라고 아는 사모님이 위로를 해주시더라구여.
흠... 이 아이를 정말 내려놓아야 하는데...내려 놓을수가 없네요.
흐흐... 뭐 그런책 없을까여? 화를 참는법, 뭐 그런책~~ ㅋㅋ
둘째는 너무 이뻐서 쪽쪽 빨고댕기는데
그리 이뻤던 큰녀석은 볼때마다 싸우고 싶네요~~
이래서 정말 엄마노릇 할수 있을지 걱정이네여~~
ps. 여기 가입만 해놓구 꾸며야 하는데 흐흐... 오래간만에 블로그를 해보려니
어렵구 힘드네요. 빨라 오픈해서 초대할께요~~ ^*^ -
mary 2010.03.12 14:01
설마 엄마님이 가출한겨? 하두 조용해서 말이지.
새내기 선수는 학교생활 재밌어서 선수교체 그런 말은 쏙 들어갔겠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