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볕 / 박노해
가을볕이 너무 좋아
고추를 따서 말린다.
흙마당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는
물기를 여의며 투명한 속을 비추고.
높푸른 하늘에 내걸린 흰 빨래가
바람에 몸 흔들며 눈부시다.
가을볕이 너무 좋아
가만히 나를 말린다.
내 슬픔을
상처난 욕망을...
투명하게 드러나는
살아온 날들을 ...
어제 가을볕에 좋은 분들과 하루 종일 산길, 강둑, 들길을 걸었습니다.
오래 묵은 마음의 돌멩이들이 사라진 느낌으로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분들,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진은 위는 김종필님, 아래는 김동원선생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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