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족에 붙이는 사족)

 

블로그 고갱님 중에 페친이시며 동시에 연구소 페이지 '상처 입은 치유자들' 팔로우어이신 분, 게다가 연구소 카페 회원이기까지 하신 분은 넌덜머리 나시겠지만 이게 찐입니다. 연구소 후원자들께 보낸 편지 공유 포스팅 말입니다. (아, 여기에 후원자이신 분들은 정말 지겨우시겠네요! 편지 받고 충분히 감동했는데 시간 차 공격으로 계속 널어놓으니!) 이번이 마지막이고 찐입니다. 후원자 요청이 자칫 '인맥에 호소하여 거절 못하게 하는 보험 가입'의 폭력이 될까 하여 조심스러웠습니다. 후원이든 상담이든, 잠깐 만나서 커피 마시고 노는 것조차도 '자발성'이 제일 중요하다 생각하거든요. 마음을 다해서 연구소 꾸리고 있습니다. 상담 지원이든 세미나 지원이든 혜택 받는 분들과 후원자들, 중재하는 저 자신 모두 동등한 위치에 놓으려 하고요. 후원을 통해 상담 받는 사람이나, 후원하는 사람이나, 상담하는 사람이나 '연결'이 필요한 존재이니까요. 후원금은 연결을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블로그 고갱님께서도 마음이 움직이시면 연결되어 주세요. 후원자가 수혜자 되고, 수혜자가 후원자 되는 후원의 영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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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붙인 사족)


편지, 사적인 글로 생각하기 때문에 늘 조금 은밀하게 간직하고 보내곤 했습니다. 비록 삼십여 명에게 동시에 같은 내용을 발송하지만, 일대일의 관계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후원금의 영성을 생각해봅니다. 구걸하거나 빼앗는 태도로 후원금 요청을 하게 되면 남는 것은 분노와 질투, 교만뿐이겠구나! 언젠가 헨리 나우웬 신부님의 글을 읽으며 깨달았습니다. 후원금, ‘돈’이라는 물질을 ‘치유와 성장의 에너지’로 바꾸어 영적인 일을 도모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 번씩 후원자 명단을 들여다보며 한 분 한 분의 얼굴로 마주합니다. 그러다 쓰는 후원 감사편지는 조금 설레고, 조금 사적으로 느껴집니다. 사적으로 쓴 공적 편지를 용기 내어 공유하며 또 다른 연결을 기다려봅니다.

 


후원자님께.

“나는 은혜는 기억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언젠가 후배의 글에서 본 문장인데 유난히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제 안에도 같은 뜻이 있었나 봅니다. 저도 은혜를 기억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매달 연구소로 후원금을 보내주시는 후원자님은 제가 늘 기억하고 있는 ‘이름’입니다. 그래서 한 번 책갈피에 새겨 보았더니, 참 아름답네요.

상처 입은 치유자들의 후원자로 연결되어 주심에 새삼스레 감사드립니다. COVID-19로 일상의 많은 것들이 멈추었지만 마음은 오히려 더 복잡하고 시끄러워진 듯합니다. 거리 두고, 격리되는 고립의 시간을 지나며 ‘진정한 연결’에의 갈망이 절실해지네요. 후원자님의 마음은 지금 어떠실까요? 후원자님의 일상에 호흡처럼 현존하시는 그분을 향유하실 수 있길 기도드립니다.

재물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후원자님의 통장에서 매달 성실하게 이체되는 후원금에 담긴 마음을 감사히 받고 있습니다. 개인 상담부터, 여러 집단 여정, 지도자과정까지 마음은 원이로되 ‘돈’이 걸림돌이 되어 주저하는 분에게 최대한 지원해드리고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받곤 하는데, 그 인사는 후원자님의 몫임을 잊지 않습니다.

작년 하반기에는 한 교회에서 ‘이 시대 정신적 빈곤층’인 청년들을 위해 써달라며 적지 않은 금액의 후원을 해오셨습니다. 덕분에 여러 청년, 특히 한 기독교 기관의 활동가들에게 개인 상담과 집단 상담 지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 십일조 모은 것을 후원금으로 전해오신 집사님이 계셨는데. 마음이 묵직해졌습니다. 정해진 교회 없이 방황 중이신데 ‘십일조’를 따로 모으신 마음이 아프고도 거룩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렇듯 그저 흘려 보내주시는 돈을 치유와 성장의 에너지로 바꾸어 유통하는 것이 저희의 소명임을 알고 거룩한 부담감으로 일하겠습니다.

‘수선이 필요한 손상된 자아’가 아니라 ‘하나님과 또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을 통해 생명을 찾을 수 있는 소외된 영혼’인 우리임을 늘 기억합니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습니다. 연결되었음을 잊지 않고 또한 은혜를 잊지 않으며 나음터의 길을 가겠습니다. 후원자님 일상의 평화를 위해 기도드리겠습니다.

2021년 3월 25일 정신실마음성장연구소 드림

후원 신청 https://bit.ly/2KKFog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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