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아버님 10주기네.
6월 7일이면 아버님 10주기다.
지난 5월 9일은 한솔이 10주기라서, 한솔이 생각을 많이 했다.

나의 래리 크랩이 2월 28일에 이 땅의 생을 마감하고 떠나셨다.
4월 18일엔 나의 마르바 던이 세상을 떠나셨다.
래리 크랩과 마르바 던의 소식을 듣고 턱 가슴이 막혔지만,
어떤 추모의 시간도 가지질 못했다.

엄마 돌아가시고 쓴 애도일기를 책으로 엮는 작업 막바지에 있다.
순간순간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건가, 싶다.
어느 때보다 가눌 수 없는 그리움, 보고싶음으로 타나토스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12주기이다.
그림에 빠진 채윤이가 오래 공들여 그린 그림을 어젯밤 완성하여 가족 단톡방에 올렸다.

저녁 먹고 오랜만에 남편의 기타 반주에 맞춰 찬송 몇 곡을 불렀다.
예수가 거느리시니 즐겁고 평안 하구나,
험한 시험 물 속에서 나를 건져주시고,
아버지가 좋아하던 찬송이 자꾸 튀어 나왔다.

어느 수요예배 전에 아버지가 교회 피아노로 불러서 '험한 시험 물 속에서'를 쳐보라고 했었다.
말도 안 되게 쳤는데 아버지는 좋아했던 것 같다.
절대 내색은 안 하던 아버지였지만.
처음으로 예배 반주를 했었다. 이게 왜 갑자기 생각이 나지?

이 세상을 일찍 떠난 사랑하는 성도들 내가 올 줄 기다리고 있겠네.
저희들과 한 소리로 찬송 부르기 전에 먼저 사랑하는 주를 뵈오리.



찬송 부르면서 모든 이들을 떠올렸다.
그 모든 그립고 고마운 분들 만날 날이 있으리.
사랑하는 사람들로 인해 죽음을 사랑하게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 한솔이, 아버님, 래리 크랩, 마르바 던, 엄마, 아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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