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정기적으로 할 수 있다면 참 좋은 시간인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진솔하고 기도제목을 나누는 시간은 얻을 유익이 너무 많다.


아이들 앞에 진솔하게 기도제목을 내놓고 기도의 도움을 구할 때,

모른긴 해도 아이들이 부모에게 존중받는다고 느낄 것이다.

또 가족을 사랑하고 돕는 아주 좋은 방법 중에 하나가 '기도'라는 걸 식구들 모두 알게 된다는 것.


무엇보다 '기도'에 대해서 말이 기도 그 자체로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

말로 '기도해라. 기도하면 된다' 라고 가르치기 전에,

가족의 기도제목을 나누고,

기도하며 기다리는 중에 하나님께서 인도해 가시는 걸 느끼고,

다시 말로 아이들과 그것을 나누고 말이다.

꼭 우리가 기도한대로 다 되는 것이 응답이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기도하는 중에 우리가 어떻게 마음이 바뀌었는지,

우리가 기도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이지만 그것이 분명 하나님 편에서는 응답이라는 것도 나눌 수 있다.


요즘 우리 가족은 이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전세대란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란다.

전세 값이 턱도 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매물 자체가 없다고 한다.

채윤 현승에게 이런 얘기를 하고 함께 기도했다.

우리에게 가장 적절한 집으로 선히 인도하실 것을 확신한다.

때문에 이사와 관련된 모든 것이 아이들에게 '기도'를 가르치는 좋은 기회가 될 역시 확신한다.


한 가지 씩 기도제목 나누고,

채윤이는 아빠를 위해,

아빠는 채윤이를 위해,

엄마는 현승이를 위해,

현승이는 엄마를 위해서

짧게 기도한다.


물론 아이들은 말도 안되는 방식으로 기도를 하기도 한다.

채윤이는 '하나님! 아빠가 천안 가서 열심히 다른 전도사님들보다 더 많이 공부해서 또 1등을 뽑히게 해주세요'하고

했지만 아빠가 내놓은 기도제목은 그 반대였다.^^


현승이 역시 주제파악 못하고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기도를 하기도 하지만...^^



 


아빠의 기도제목을 경청하고 있는 채윤이와 딴 짓 하고 있는 현승이.



 

난닝구 바람으로 기도회를 인도하고 있는 아빠.

ㅋㅋ



 


기도를 마치고 '주의 자비가 내려와' 찬양을 시작하자 바로 일어나 율동하고 있는 채윤이와 덩달이.


200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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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을 마치면서 '이 책을 통해서 뭘 얻었어?'하는 질문에 생각해 보았다.

<그리스도인 가족의 경건훈련>을 통해서 얻은 건,

나로서는 아이들과 함께 기도하기.

아이들과 기도제목을 나누고,

함께 메모하고,

응답되는 기도제목을 다시 나누는 걸 하게 됐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이 모임을 통해서 얻는 유익이 생각이 났다.


매일 예배자로 살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일 주일에 한 번씩 교회 공동체 전체가 예배를 드리는 것처럼,

그래서 그 공동체가 드리는 예배를 지향하면서 예배의 일상을 살아가는 것처럼,


홀리맘스 모임을 지향하면서 기도하는 엄마가 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 모임을 하면서 뭐 특별히 홀리해진 것이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내 성질이 어디 가겠냐고?)

그래도 생각하면서 혼을 내고,

모임에 가서 나눌 것이 있어야 하니까 조금 더 기도하고.

엄마로서의 내 삶이 이 모임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예배가 우리 일상에 주는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하는 엄마 노릇이 아니라 함께 하는 엄마 노릇이라는 연대의식이 힘을 주기도 하고 말이다.


암튼, 어렵게 어렵게 만들어 가는 이 모임이 참으로 요란스럽지 않지만 핵심적인 유익을 내 삶에 끼치고 있다는 얘기다.


다음 주, 꼭 모이자!^^

2006/09/05

음악치료 보강을 가야했던 토요일 아침.

오전 한 시간이라서 얼른 갔다 오려고 했더니 토요일이라 부모님 두 분 모두 약속을 잡으셨다.

막 나가려고 준비를 하는 상황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되어,

나보다 아버님이 더 당황을 하셨다.

"애들 어떡하냐? 지 고모 있는 어린이 집에 갖다 맡기든지.."

하시는데 아버님 걱정하실까봐

"염려하지 마세요. 아버님. 수민네다 잠깐 맡겨도 되고요..."했다.


이 말을 들은 김채윤 흥분해서는 난리다.


준비하다 시간을 보니 수민네 들를 시간이 없어서 "안 되겠다. 시간이 없으니까 엄마 음악치료 하는데 따라가서 놀자" 했다.

바쁘게 준비하고 두 녀석 준비 시키고 주차장에서 차를 빼서 나오는 동안 김채윤 계속해서 "엄마! 제발 제발이예요. 수민네 우리를 맡기고 갔다 와요" 이러면서 징징징징....

여러 번 "채윤아! 엄마가 시간이 없어서 안 돼. 지금은 이미 늦었어" 차분히 설명을 해도 계속 징징징....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라서 브레이크를 확 밟고 차를 세웠다.

"엄마가 안 되는 이유를 여러 번 설명했지? 엄마가 친절하게 말하면 정말 안 된다는 걸 못 믿겠어? 꼭 엄마가 이렇게 화를 내야 정말 안 되는 걸 알겠어?"하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제서야 징징거리기를 그친 김채윤.


실은 치료를 마치고 수민네 놀러 갈 생각이었다. 수민네서 놀다가 성가대 모임에 가면 딱 되겠구나. 하는 계획을 갖고 있는 터였다.


"엄마가 원래 치료 마치고 수민네 놀러 갈려고 했는데 그것도 끝났어. 오늘 니가 엄마가 아무리 친절하게 말해도 안 듣고 결국 엄마가 화를 내야 말을 들었기 때문에 벌이야" 했더니...

김채윤 난리가 났다. "엄마! 죄송해요. 그러니까 이따가 꼭 수민에 가요. 내가 정말정말 잘못 했어요. 엄마가 친절하게 여러 번 말할 때 들었어야 했는데....내가 진짜 앞으로는 엄마가 친절하게 말할 때 들을께요"

"그래. 니가 잘못했으니까 오늘은 수민네 안 가. 니가 잘못해서 벌이야. 앞으로 또 엄마가 친절하게 말할 때 안 듣고 싶으면 오늘을 생각해. 오늘 수민네 못 가서 얼마나 안타까웠는 지를 생각해"했다.


치료를 마치고 오는 길에 김채윤 속 뒤집어지라고 수민네 옆을 지나게 되었다.

"엄마! 제발 수민네 가면 안 돼요?"하는 말에...

"엄마도 수민네 가고 싶어. 엄마도 화경이모랑 노는 거 좋은데 안 되는 건 안 돼. 오늘은 안 가기로 했으니까 엄마도 참고 집으로 갈 거야."하고 김채윤을 벌 주기 위해서 엄마도 같이 벌을 받았다.ㅜㅜ

2006/08/28

토요일 아침,


음악치료 보강이 있어서 마천초등학교에 가야 했었다.

채윤이가 여기 갈 때 한 두 번 따라 간 경험이 있는데다,

토요일에는 엄마랑 같이 있는 날이라 여기기 때문에 "엄마! 혹시 오늘 마천 초등하교 가는 거야?"

하는 채윤이의 말에...

"아니, 광장 초등학교!"했다.


나중에 아버님과 어쩌다가 마천초등학교로 가는 것이 뽀롱나고 말았다.

"엄마! 아까는 아니래매? 내가 물어 봤을 때 마천초등학교 가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


순간 당황이 됐는데...

"채윤아! 미안해. 엄마가 거짓말 했어. 그러면 안 되는데...채윤이가 따라간다고 할까봐 거짓말 한 거야. 그러면 안 되는 거였어" 했더니..

"괜찮아. 엄마. 나도 전에 거짓말 한 적이 있어. 괜찮아"했다.

옆에 있던 현승이.

"그래도 거짓말은 죄야!" 하고 한 마디 거든다.


거짓말을 본을 보이게 되어 너무 부끄럽기도 하지만,

잘못을 회피하는 것까지 가르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순간 용기를 냈다.


그래.

거짓말을 가르치긴 했지만 잘못을 인정하는 것도 함께 가르쳤으니...

그나마 위안을 삼자.ㅜㅜ

2006/08/28

엄마들 기도모임에서.


모이면 예외없이 지난 한 주(이번엔 한 주가 아니었지) 어떻게 짐승같이 애들에게 포효했는지를 서로 고해성사 하는 시간이다.

서로들 '설마 저 엄마가 저런 얼굴로 애들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싶기도 하지만 우리는 안다.

애들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짐승이 되는지...


늘 결심하지만 애들은 끊임없이 엄마 말을 듣지 않고,

참고 참지만 어느 새 우리는 아이들을 향해 소리 지르고, 협박하고, 빗자루를 거꾸로 들고 내 정신이 아닌 우리를 발견한다.


서로 어떤 상황인지 알기 때문에 그런 우리 모습을 돌아보며 자지러지게 웃기도 하지만....


회개할 부분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의 아이들을 향한 분노가 과연 온전히 아이들 때문이었던가?

아이들이 힘이 없고 약하다는 이유로 우리는 다른 데서 받은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풀지는 않았던가?

우리가 하나님 앞에 제대로 서지 못해서 마음에 기쁨이 없었던 것을,

단지 아이들 때문에 힘든 것이라 하면서 아이들을 윽박지르지는 않았는가?


함께 회개의 기도를 했다.

기도를 마치고 모두 크리넥스를 하나 씩 뽑아 들어야 했다.


이렇게 기도하고 돌아서서 다시 우리 감정으로 아이들을 혼내고 분노할지언정,

끊임없이 우리를 돌아보고 회개하고 새롭게 되기를 결심하는 일은 홀리 맘이 되는 중요한 축이라 생각이 되었다.

기도하지 않으면서 좋은 엄마 되겠다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죄를 고백하고,

다시 새롭게 되고,

또 다시 죄를 고백하고,

새롭게 되고...


그러면서 우리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하나님을 닮은 엄마가 되어갈 것이다.

2006/08/28

엊그제 아침에 식사준비를 하고 있는데 자고 일어난 채윤이.

뜬금없이 '참치전'이 먹고 싶다고 만들어 낸란다.


이미 국이며 모든 다른 반찬도 다 만들어져서 거의 상을 차리기 직전인지라 '말도 안 되는'주문으로 치고 "다음에 해 줄께"했다.

헌데 이 녀석 포기를 하지 않는 것이다. 참치전을 해 내란다. 아무리 다른 맛있는 반찬을 했다해도 소용이 없다. 그냥 참치전이 먹고 싶단다. 자다가 꿈을 꿨나? 눈을 뜨자마자 참치전 타령이람? 옆에 있던 아빠도 기가막혀 한다.


뜬금없이 참치전을 찾는 것이 황당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침에 시간이 많은 날이라서 휘리릭 참치전을 해서 먹였다.


요즘 짜투리 시간에 읽고 있는 <내려놓음>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상의 작은 사건 하나하나 까지 기도로 응답을 받는 저자의 신앙생활을 보면서 '나는 왜 이러지 못할까? 나는 왜 이러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내가 필요한 걸 구하기만 하는 하나님이라면 요술램프의 지니 요정과 뭣이 다른다? 내 기도가 단지 그렇게만 드려져서는 안 된다. 하는 강박관념 때문인지...

단지 내가 가지고 싶어서 구하는 기도는 웬지 자신이 없고 믿음의 수준이 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내 맘 구석에 있었다.

목원들이나 다른 사람을 위해서는 어떤 기도든 자신있게 할 수 있는데, 내 일이 잘 풀리게 해달라는 기도는 웬지 잘 드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매사 기도로, 기도의 응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작아지기도 하고, 아니면 너무 기복적인 신앙이라고 판단해 버리기도 하면서 좌충우돌 했던것 같다.


채윤이 참치전을 해주면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생각했다.

채윤이가 참치전을 해달라고 조르는 것이 나쁜 의도도 없고, 그저 단지 먹고 싶다는 것이다.

채윤이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엄마로서 나는 먹어서 몸에 해가 되지 않는 이상 허허 웃으면서 그 뜬금없는 요구를 들어주기도 한다.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하는 것이 아닌 이상,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드리는 기도에는 응답하실 준비를 항상 하고 계실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생각해 보았다.


그렇다.

문제는 그거다.

어떤 내용의 기도, 무엇을 구하는 기도인가 아닌가 보다 항상 더 우선이 되는 것은 불순한 의도가 없는 마음이다.


눈을 뜨자마자 참치전을 요구하며 굽히지 않는 채윤이 처럼,

그런 태도의 기도를 더 배워가야 하지 않을까....

200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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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컴터를 하면 모두 컴터 방으로!

침대에 누워 있으면 모두 침대로!

거실에서 책을 보면 모두 거실로!

주방에서 일을 하면 모두 식탁으로!


얘네들 놀이의 수칙 중 하나다.

엄마 따라다니면서 놀기.

그렇다고 놀이에 엄마를 참여시키는 것도 아니다.

그저 엄마가 있는 장소에서 지들끼리 노는 것이다.


'제발 좀 절루 가서 놀아. 엄마두 혼자좀 있어보자'

하고 구박하는 날들이 많았는데...


오늘 오전에 거실에 앉아 책을 읽는데 어느 새 이 녀석들 엄마 옆에 와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엄마라구 그렇게 좋아해주고, 따라 다녀주고, 사랑좀 받아 볼려고 치대고...

그러는 아이들에게 새삼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채윤이 한 살 두 살 때의 재롱이 벌써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운데,

그 시절 그리운 건 알면서도 지금 이 순간 행복을 모르는 어리석은 엄마다.

불과 몇 년 후면,

"저 오늘 목장모임 안 가면 안 돼요? 엄마빠 끼리 다녀 오세요"

"저는 오늘 친구들 만나기로 했어요"

하면서 자신의 길을 갈 것을 말이다.


지난 주에 남편이랑 저녁에 "얘들아! 엄마 아빠 올만에 데이트좀 하고 올께. 엄마가 마음이 우울하대. 그러니 엄마빠가 나가서 맛있는 커피 한 잔 마시고 올께. 할아버지 할머니하고 있어"

했다가 김채윤 "제발요....엄마빠 데이트 하는데 조용히 힘들게 안할께 우리 데려 가세요"

하는 통에 어찌나 애를 구박해댔든지.


일곱 살 채윤이,

네 살 현승이.

오늘의 모습에 감사할 것을 다시 생각해본다.


오늘,

이 순간.

이것은 참으로 소중한,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인데...

200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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