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048

<신앙 사춘기> 출간 펀딩 책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에 연재했던 ‘신앙 사춘기’가 단행본으로 나오......면 좋겠습니다. 책이 나오려면 함께 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글을 좀 더 썼고 매만졌습니다. 텀블벅 펀딩으로 출간하게 됩니다. 텀블벅은 쉽게 말하면 선구매를 통해 출간 비용을 먼저 마련하는 것이고요. 자세한 사연은 맨 아래 링크 따라가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신앙 사춘기 : 신앙의 숲에서 길 잃은 그리스도인들에게 흔히 책과 함께 리워드 굿즈가 따라 붙는데요. 경험상 고심하여 제작해도 굿즈는 그저 받을 때 신선함 뿐인 것 같아 저 자신을 굿즈 삼기로 했습니다. 신앙 사춘기를 통과하는 분들과 소그룹으로, 글쓰기 강의로 얼굴을 마주하는 것으로요. ‘정신실과 함께 하는 디톡스톡’은 다섯 분 모셔서 교회, 신앙, 일상의 .. 2019. 4. 30.
연두를 기다리니 분홍이 옴 눈만 뜨면 베란다 창에 붙어서 봄의 깊이를 재본다. 앞산의 나무에서 봄의 흔적을 찾는 것이다. 앞산을 향하여 목 빼고 기다리는 봄의 흔적이란 연두빛이다. 진하지 연하지도 않은, 명도와 채도가 내 눈맛에 딱 맞는 연두가 있다. 생각보다 더디고 더디고 더디다. 4월8일 아침. 하늘과 맞닿은 쪽만 보느라 아래 편에 무심했다. 화알짝! 진달래의 연분홍이, 활짝 피어 땅을 물들이고 있었다. 어머, 어머, 어머! 맞아, 연두만 봄색이 아니지. 이번 생일에 뭐 사줄게, 뭐 사 줄게, 하는 말에 손꼽아 생일만 기다리고 있는데 서프라이즈 선물을 미리 받은 느낌이다. 선물은 서프라이즈지! 4월14일 아침. 이 빡센 한 주가 지나가기는 할까? 갔다. 주일 아침, 비가 쏟아질 듯 무거운 하늘. 연분홍 서프라이즈 위안 삼아 더.. 2019. 4. 14.
심리학의 끝, 우리의 끝 ​ 교회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과 에니어그램 내적여정 세미나로 함께 했습니다. 꽃망울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토요일, 오후부터 저녁까지 함께 했습니다. 청년이면 그냥 마음이 가는데 교회 문제를 겪고 있는 청년들이라니 지방이지만 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한 청년이 질문을 해왔습니다. 다가와 말을 떼는 표정만 봐도 질문의 무게가 가늠 됩니다. 조금 울 것 같은 긴장감이 바로 느껴졌습니다.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강의 내용에 수긍이 되기도 한답니다. 무의식이나 인간의 심연에 대해 일정 정도 동의 하는데, 자신이 가진 기독교적 인간관과 충돌할 때 힘들다는 것입니다. 내용인즉, 무의식과의 대면입니다. 끝없는 자기분석의 요구입니다. (제 에니어그램 강의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2019. 4. 7.
칫솔 저녁 먹고 양치질을 하려다 덩그러니 꽂힌 그의 칫솔과 눈이 맞았다.헤 벌어진 모양이 그의 늘어진 런닝셔츠 같았다.울컥 뜨거움이 밀려 올라왔다. 칫솔 떨어진 거 체크하고 사다 놓을 줄은 알아도 쉽게 바꿔 쓸 줄은 모르는 사람.사다놓기 무섭게 새 것 좋아하는 두 여인이 바꾸고 또 바꾸는 사이여전히 헤 벌어진 채로 꽂혀 있는 그의 칫솔. 새 칫솔을 하나 뜯어 꽂아 놓았다.새 칫솔도 어쩐지 헤 벌어진 낡은 칫솔처럼 보이니 이건 무슨 조화냐.허세를 모르는 주인을 벌써 닮은 것이냐. 그가 내게 주는 사랑은 날마다 새로운데, 그의 칫솔은 새 것을 꺼내 놓아도 낡아 측은하니 양치질 하는 손이 느려지고 느려진다.그의 오늘이, 그의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길 기도하다 내 이가 다 닳겠네. 아직 쓰지 않은 그의 새 칫솔을 오.. 2019. 4. 4.
아이가 신에 대해 묻는다 #1 엄마 아빠가 모처럼 긴 식탁 수다를 이어가고 있었다. 주제는 '기도'였다.안 듣는 척 옆에 앉았던 현승이가 깜빡이도 안 켜고 끼어들었다. 그런데 뭐 주세요, 뭐 주세요, 이렇게 해주세요, 저렇게 해주세요,이런 기도는 잘못 된 거 아냐? 아, 뭔가 신앙적 성숙미 뿜뿜 풍기는 이 느낌.왜애? 그게 왜 잘못된 기돈데? 아니, 그러면 하나님이 안 들어주시는 거 아냐?막 뭐 주세오, 대놓고 말하지 않고 뭔가 쫌 돌려 말해야 잘 들어주잖아.뭐, 나는 괜찮은데 당신 뜻대로 해주세요, 이런 식으로. 천잰데!모태 바리새인의 아들답구나! #2 현승이 베이스기타에 입문하였다. 방에서 딩딩디딩딩 하다 툭 튀어 나왔다. 엄마, 엄마는 찬송가 말고 CCM 같은 거에서 좋아하는 곡 있어?좋아하는 곡이 워낙 많아서. 음, 지금.. 2019. 4. 3.
글로 써버릴 당신 자칭타칭 일기 쓰다 된 작가이다.성덕, 성공한 덕질이라고도 한다.글쓰기의 시작은 부조리였다.아버지 돌아가시고 맨몸으로 겨울바람을 맞듯 마주한 부조리한 어른들의 세계였다.일기 쓰다 작가가 된 것보다 더 놀라운 일은 일기 쓰다 치유가 되는 일이었다.썼다. 부조리를 느낄 때마다 썼다.목적 없이 썼다.쓰지 않으면 달리 고통을 해소할 방법이 없어서 썼다.달리 할 바가 없어서 선택한 그 일이 바로 고통을 치유하는 명약이 되었다. 다시 시작한 치유 글쓰기 모임이 4회기, 벌써 반이 지나간다. 매력적인 여성을 발견했다.상상 불가의 폭력 속에서 자란 이가 어쩌면 저렇게 빛나고 아름다울 수 있단 말인가.그 어마어마한 폭력 속에서 자기 빛을 잃지 않고, 반짝이는 저 여인은!한 회기 한 회기 지나며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그.. 2019. 4. 3.
Sabbath diary 25: 산 밑으로 ​ 집에 오셨던 오빠가 앞산을 보시며 "상록수가 좀 있어야 겨울에도 푸르른데, 상록수가 하나도 없구나." 하셨었다. 아, 그렇구나. 산의 갈색이 유난하다 싶었더니. 겨울산, 겨울나무를 똑바로 바라볼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 겨울나무를 보면 주문을 걸며 눈을 흐리게 떴다. 어서 봄이 와라. 어서 봄이 와서 푸르러져라. 금방 봄이 올 거야. 봄이 올 거야. 오빠의 말씀을 듣고 보니 내게 상록수가 필요하지 않다.이 쓸쓸하고 슬픈 겨울산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오지 않은 봄을 가불하여 환상으로 도피하지 않고 그대로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더라도 겨울산의 겨울이 참 길구나 싶었다. 작년 12월 17일에 이사 왔는데, 길가에 개나리가 피었는데 산은 아직도 겨울산이다.겨울이 참 길구나! 그래도 산.. 2019. 4. 1.
작고 낮은 것 3월31일, 3월의 마지막 주일은 봄이다!개나리가 피었다.봄이구나! 가볍게 옷을 입고 나갔더니 찬바람이 품을 파고든다.봄이지만 춥구나! 일주일 전인 3월 24일, 3월 셋째 주일에는 확신이 없었다.봄인가? 아닌가?예배를 마치고 나와 채윤이가"봄인데, 날씨가 이런데 집으로 그냥 못 가. 엄마, 어디든 가자."중앙공원으로 갔다. 봄이라는 느낌 없이 집을 나왔던 건데, 봄이었고 따뜻했다! ​ 중앙공원에 온 봄은 미미하고 작았다.들여다 봐야 보이는 봄이었다.노란 산수유만이 파란 하늘 배경 삼아 애쓰지 않아도 보이는 봄이었다."엄마가 좋아하는 꽃이야. 제비꽃. 어렸을 적엔 '앉은뱅이꽃'이라고 불렀는데 이제 그런 말을 안 써.""엄만 어떻게 이렇게 작은 게 보여?""노안이지만 좋아하는 건 다 보여. 엄마가 이 꽃을.. 2019.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