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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는 남자야? 돈은 좀 번대?

larinari 2008. 7. 18. 23:27

유브♥갓♥메일 목적이 이끄는 연애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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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에게
혼자서 잘 결정했구나. 소개팅 전도사님과의 만남을 접기로 한 결정 자체보다 결정하기 까지 과정, 무엇보다 그분께 네 마음을 분명하게 전한 것이 잘 한 거다. 사모가 되기에는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자신 없었다고 솔직히 말해줘서 놀랐단다. 다른 고상한 이유를 대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텐데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준 것이 대견하고 고맙다. 넉넉하신 부모님 밑에서 자라난 네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러면서도 그분이 정말 괜찮은 분이라고 하니 은혜가 용기 있는 선택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만….^^ 그 전도사님도 당장 마음은 아프겠지만 네 마음을 진실하게 전했으니 이제는 스스로 잘 추스르시길 기도할밖에.


끌리는 이유를 분명히 알아야 해
'이번 소개팅을 통해서 제가 어떤 사람인지, 남자를 보는데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 지를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본 것 같아요. 저는 아무래도 남자를 볼 때 경제력 부분에 높은 배점을 주는 것 같아요. 자유로워질 수가 없어요. 좀 속물 같기는 하지만 저는 돈을 잘 버는 남자를 만나면 좋겠어요. 저 너무 세속적이죠?'라고 했지.
그러게. 우리 은혜가 보기보다 세속적이네.ㅎㅎㅎ 누군들 돈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니. 알고 보면 '돈 문제'인데 겉으로 다른 문제인 것처럼 남과 자신을 속이는 것보다는 '나 세속적이오.' 커밍아웃 하는 게 오히려 맘에 든다. 물론 남자의 경제력을 우선순위로 두고 선택하는 것에 대해 옳다고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사람을 선택할 때는 뭔가 끌리는 것이 있을 것 아니니? 왜 이 사람을 선택했는지, 그 '끌림'의 내용을 알고 끌려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분명히 다른 지점에 서 있다고 생각해.


선택한 결정에 솔직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결혼한 지 10년이 넘은 친구 부부가 있단다. 결혼할 당시 남편은 사회적으로 유능했고 수입도 빵빵했어. 친구는 그런 유능하고 성실한 남편의 모습에 만족하는 것 같았지. 그런데 결혼 후 신앙생활에 열심인 다른 남편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어. 아내와 대화도 잘하고 함께 말씀을 묵상하고 나누는 모습이 부러워진 거지. 그래서 자신의 남편에게 대화도 하고 묵상도 하자고 했지만 남편은 그런 변화에 쓸 시간이나 에너지도 없어 보였단다. 친구는 도대체 왜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는지 모르겠다는 거야.

차라리 이 친구가 '나는 내 남편의 성실함과 직장에서의 유능함에 끌렸다. 그의 유능함과 성실한 성품은 내 결혼생활에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안정감을 부여해 줄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 이렇게 인정할 수 있다면 자신의 선택에 대한 건강한 책임감으로 남편과의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 같아. 처음부터 자신이 끌린 이유를 명확하게 말할 수 있다면 결혼 생활에서의 불필요한 기대, 채워지지 않아서 생기는 갈증을 원천봉쇄할 수 있을 거야.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진지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선택에 대해 생각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경제력도 중요하지만 최우선은 아니란다
은혜야! 말이 나온 김에 선생님이 좀 어려운 얘기를 해야겠다. 연애와 결혼 그리고 돈과의 함수 사이에서 은혜를 포함한 젊은 친구들이 어디쯤 서 있는지 느껴질 때 마음이 아파. 가끔 네 미니홈에 가서 청년부 모임 후 친구들과 뒤풀이 하는 수준, 명품 액세서리나 성형 이야기 등 소소한 일상을 지켜보며 '이거 유지비가 장난이 아니겠는데' 싶거든. 데이트가 너의 일상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할 때 어쩔 수 없이 남자의 경제력은 아예 기본사양으로 치고 더 말할 필요도 없는 정도가 아닌가 싶어. 네가 지금 다니고 있는 교회 교인들의 경제적 수준이 우리 사회 평균 이상이고, 네 생활도 넉넉한 부모님 덕분에 부유함이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굳이 은혜에게 꼭 집어 얘기해야 할까 하는 고민을 했었다. 썼다 지우기를 여러 번 반복했는데…. 민감하고 불편한 것을 피해가는 것은 아무래도 사랑의 마음이 아닌 것 같아 이렇게 용기를 낸다. 은혜가 저번 메일에서 솔직하게 마음을 드러내준 것처럼 선생님 역시 마음에서 나오는 우려를 내보이기로 했어.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무지 많아. 헌데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이 워낙 많으니까, 돈으로 모.든. 걸 살 수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 얼마 전 교회 후배한테 그런 얘기를 들었다. 막 교제하기 시작한 남자친구가 정말 날 선택한 건지 믿음이 가지 않았었는데 학생 신분에 명품 가방을 생일 선물로 사주는 걸 보고 남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거야. 좀 시니컬하게 봐주자면 명품 가방을 산 돈은 여자 친구 마음에 확신을 사 준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데이트 상대나 결혼 상대자에게 거는 경제력에 대한 기대는 서로를 향한 깊은 헌신과 하나 됨에 치명적인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단다. 돈이 많은 경우보다 돈이 없어서 사는 게 불편하고 어려운 경우가 어떤 면에서는 더 안전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 데이트와 결혼에 있어서도 남자든 여자든 돈이 넉넉한 사람은 돈이 주는 후광효과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일에 발이 미끄덩 할 수도 있다는 거지.

현실적으로 돈도 잘 벌고, 깊이 있는 영적생활에도 전념하고, 가정에서 아내와 자녀들의 깊은 정서적 필요까지 채워주면서 게다가 부부의 하나 됨에도 마음을 쏟을 수 있을 남자는 드물어. 만약 있다면 냉큼 우리 은혜 앞에 잡아다 놓을 텐데 말야. 아니 그런 남자가 하나 더 있으면 선생님도 어떻게 다시 한 번 데이트와 결혼의 기회를 가져보고 싶구먼.ㅎㅎ


은혜가 하는 말이 '남자의 경제력만 본다' 내지는 '경제력을 최우선으로 본다'는 의미가 아님을 잘 알고 있단다. 또 은혜나 은혜 부모님은 누릴 수 있는 것을 줄이고 나눔의 삶을 사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은혜가 이미 누리고 있는 것들을 하지 말라는 것도, 경제력 있는 남자를 무조건 의심하라는 것도 아님을 알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은 대부분 가장 중요한 것에서 비껴가는 것임을 기억하면 좋겠어.
실은 선생님이 얼마 전부터 눈여겨 봐둔 청년이 하나 있단다. 물론 그냥 눈여겨 본 것이 아니라 흑심을 품고 보고 있지. 지성과 열정을 겸비한 매력 있는 청년이야. 지금은 기독교 시민운동 쪽에서 일하고 있어. 기회를 봐서 둘을 한 번 만나게 하려는 꿍꿍이를 갖고 있었는데, 문제는 이 친구가 돈은 많이 못 번다는 거야. 솔직하게 말해서 둘의 소비 수준이 다르다는 것 때문에 망설이고 있었단다. 그러던 차에 마침 은혜가 던진 주제가 딱 맞아 떨어져서 속 시원하게 얘기할 수 있었다. 아이∼ 후련하다. 선생님은 후련한데 여기 쓴 어떤 표현들은 은혜 마음을 아프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어떤 표현이든 은혜에 대한 깊은 애정임을 알 거라 믿는다. 또 연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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