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로스팅1 커피 볶는밤 아주 오래 전에 '음악이 사람보다 나아' 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음악과 단 둘이 있으면 여느 사람과 있을 때보다 위로가 되고 안식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건 어릴 때의 독백이다. 이젠 어떤 경우에도 그런 식의 표현은 하지 않는다. 그건 음악에 대한 애정이 아니라 사람에게 넌덜머리 난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거라는 걸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은 '음악이 아니라 사람이 누군가 내곁에 좀 있어줘봐바'라는 절절한 외침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되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음악은 사람의 대용물로 내게 이용당하고 있었던 거지. 내가 정신줄만 제대로 챙기고 있다면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고, 음악보다 편안하고, 커피보다 향기롭다. 헌데 오늘은 '커피가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러면서 사람보다 나은 커피.. 2009. 11.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