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채윤이 첫 소풍 도시락을 마지막으로 '김밥'은 안녕.
코딱지 만한 도시락을 위해서 전 날 부터 준비해야하는 일이 너무 많은 김밥은 일하는 엄마한테는 쫌... 아무리 1년에 두 번이라도 말이다.
그 이후로 엄마의 선택을 늘 주먹밥. 보자기 밥이나 가위 밥도 아니고 주먹밥....ㅋㅋㅋ
저 주먹밥 틀은 그래서 우리집 주방에서 제일 유용한 도구. 저기 밥을 넣고 막 흔들어야 하는데 소풍날을 두 녀석 중 한 놈이 꼭 삐지기 일쑤여서 그 놈 풀어주기용으로도 굿이다. 막 흔들면서 개그본능을 다 동원해서 표정연기를 보여주면 바로 빵터져버리는 매직이 걸려있는 도구다.ㅋ
하루도 안 혼나고 지나가는 일 없는 채윤양은 소풍날 아침에도 하라는 준비는 안하고 엄마 옆에서 과일을 1층에 놔라, 과자를 과일 옆에 놔라 되도 않는 잔소리 하다가 한 소리 듣고 씻으러 가심.
누나 가방에 초롱이 넣는 것 보고 '나도 음료수 먹고 싶어' 를 시작으로 소풍 아침 또 하나의 관례인 한 놈 삐지기는 시작! 퉁퉁 불은 저 볼때기를 보시라. 허나 소풍 가는 놈이 바뀌면 정확하게 다른 놈이 입이 나온다는 거.
아무래도 비가 올 것 같다고 베란다를 자꾸 내다보는 채윤이. 비가 오면 어떡하지가 아니라 비가 와도 소풍은 간다는 말에 더 심란한 채윤이. 오늘 동사무소에서 방송댄스 배우는 날인데 그거 빠지기 싫다고 소풍을 안 가면 안되냐고 지난 주 내내 조르셨다는...
넌 진정한 춤꾼이 되려나보다. 춤을 배우겠다고 소풍을 포기하려 하다니...
암튼, 이 꾸물꾸물한 날에 챈은 주먹밥을 싸가지고 소풍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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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m 2009.04.20 10:35
ㅋㅋㅋ방송댄스에 심취한 챈~ 늘씬해서 춤춰도 뭔가 달라보이고~
현승이 삐진 모습 넘 귀엽워요^^
예전엔 그냥 글하고 사진에 빠져서 딴건 생각 못했는데
사진 틀하며..다 예사롭게 보이지가 않습니다 ㅋㅋ
근데 larinari가 무슨뜻 예용?! -
rosemary 2009.04.20 11:48
현승이 볼때기 제법 토실 토실. 콕 찔러주고 싶은데..
엄마 바쁘네. 도시락 싸랴, 개그하랴, 한소리 하랴, 달래랴 ㅋㅋ
오늘 비도 많이 오고 쌀쌀해서 소풍재미 쫌 덜하겠다. 하필..
나두 맨날 주먹밥 쌌어. 덕분에 김밥 마는 솜씨는 꽝이 되버렸다네~ -
챙 2009.04.20 12:13
이거 로그인해서 링크걸어서 왔는데도 이름 써야되요? ㅎㅎ
아..비가 무지 많이 오는데...
정말"늬들이 고생이 많다"네요 ㅋㅋㅋ
어제 넘 웃어서 에너지가 어찌나 충전됐는지..ㅎㅎㅎ -
forest 2009.04.20 14:53
저는 저만 주먹밥 싸서 보내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동지들이 많았군요. 다행^^
고학년되면 주먹밥도 안싸 보낸답니다.
그냥 사먹게 돈달라고 합니다. ㅋㅋㅋ
현승, 넘 귀여븐거 아니니..^^ -
털보 2009.04.20 15:42
소풍가는 날이면 항상 비가 오는 얘기를 다룬 시를 한편읽고 있었어요. 구름의 공회전이라고.
소풍가는 날은 구름이 하늘에서 공회전을 하며 주구장창 서 있다는 군요. 어디 딴데로 좀 가라고 해도 가지도 않고. 오늘 비많이 오네요. -
hs 2009.04.20 22:36
오늘이 소풍 날이었어요?
일주일 전 부터 비 예보가 있었는데 학교에서 날을 바꾸지....ㅠ
채윤이 소풍 가는 날 맛난 거 도시락에만 싸 주고 집에 있는 현승이 한테는 안 주나요?
줘도 그러시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