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깎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


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


내 언어의 뼈 마디를


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

가을입니다.
언어 가운데서 노래를 고르던 봄이 아니고 가을입니다.
언어의 뼈 마디를 고르는 시간을 갖기에 적절한 날들이죠.
이사를 한 일주일 앞두고 있어서
이런 저런 집안 정리가 필요합니다.
그러면서 얼마간 시인의 말처럼 언어의 뼈 마디를 고르며 보내려고 합니다.
'블로그 좀 쉬어볼께요'
대신
'당분간 언어의 뼈 마디를 고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이러니깐 참 있어보인다. 그죠?
그 얘기가 그 얘깁니다.

'그리고 또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군님! 다녀갑니다  (20) 2009.11.17
신종or재래종or독종 플루  (19) 2009.11.01
대머리 공연 두 편  (20) 2009.09.13
가을을 맞으러  (21) 2009.09.01
황정산 휴양림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20) 2009.08.2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