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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키우는 엄마

신뢰1_게임욕구를 이기는 힘

larinari 2011. 1. 20. 18:58




현승이가 오매불망 갖고 싶었던 닌텐도를 갖게 되었다.
정말 닌텐도 이야기로 열 개의 포스팅이 가능하지만 간단한 닌텐도 득템의 경위만 풀어놓자면....


'엄마, 내가 엄마랑 많이 얘기했고, 생각도 많이 해봤고 그런데... 내가 닌텐도 게임을 하고 싶어서
갖고 싶은 게 아니야. 친구들은 다 있는데 나만 없는 게 너무 부끄러워
'라는 고백에 엄마 마음 살짝
무너졌고.


그 다음,
아빠의 아이패드 득템이후 온 가족이 함께 '앵그리 벌드' 게임을 즐기면서 이런 어록을 남기셨다.
'엄마, 나는 아빠가 아이패드를 사서 좋아하는 것보다 내가 더더더 좋아. 나는 우리집에 닌텐도가
없어서 가난한 줄 알았는데 아이패드가 있으니까 부자가 된 것 같애. 내가 너무너무 좋아'
라면서 닌텐도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치유되는 듯 하였다.


현승이 고모와 대화를 하다가 이 얘기를 전해주면서 깔깔거렸는데 극진한 조카사랑의 고모는 그 자리에서
바로 현승이에게 전화걸더니 '현승아, 너 닌텐도 갖고 싶어? 고모가 사줄께. 알았지' 해버렸다.
당황한 내게.
'야, 어린이집 다니는 애들도 닌텐도 없는 애들 없어. 그냥 내가 사줄거다. 암말 말어' 하면서.


일사천리로 닌텐도 구입이 이루어졌고, 현승이는 믿어지지 않게 닌텐도를 거머쥐게 되었다.
엄마 아빠의 우려를 아는 현승이가 닌텐도를 가져와서는 '엄마, 이거 숨겨 둬. 어서 숨겨 둬' 하기에
한참을 그냥 나뒀더니 지가 방에 들어가서 닌텐도를 숨기고 나온다. 이건 뭥미?
누구를 위하여 닌텐도는 숨겨졌나?! ㅋㅋㅋㅋ
그러고도 엄마가 닌텐도 숨기는 일에 신경을 안쓰니 장식장 높은 곳에 의자에 올라가 얹어 놓았다.
이제 현승이는 닌텐도 게임을 하고 싶은 마음보다 도대체 닌텐도를 숨기지 않는 엄마 때문에 좌불안석.


'현승아! 엄마는 닌텐도 숨기지 않을거야. 니가 약속한 시간에만 게임할거고, 너는 약속을 잘 지키는 아인데
엄마가 왜 닌텐도를 숨겨? 엄마가 현승이를 믿는데 숨길 필요가 뭐 있어?'
했더니 실리보다 명분으로 사는 이 아들 콱 감동 받아가지고 초연한 마음이 되었다.
이렇게 말을 내뱉어 놓고, 내가 뱉어놓은 말이 부메랑이 되어 내 맘으로 다시 들어왔다.
그리고 그 말이 통찰을 가져다 주었다.
믿는 만큼 자유로와지는 아이들,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이제 얄팍한 칭찬으로 아이들을 통제할 시기가 지났다.
얄팍한 칭찬꺼리를 찾아 내 칭찬에 아이를 춤추게 할 때가 아니라 더 많이 믿어줘야 할 때다.
믿는 만큼 아이들은 자라고,
내가 엄마로서 자라는 만큼 아이들을 믿어줄 수 있다.


문제는 신뢰다!
내가 아이들보다 항상 옳다는 교만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아이들을 믿어줄 수 있는 거다.
그래, 결심했어! 이제는 신뢰양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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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 프로필사진 mary 2011.01.20 23:00 정말 현승이땜에 내가 웃다 뒤로 넘어가기겠다 ㅍㅎㅎㅎ
    자기보다 엄마맘을 너무나 고려하고 배려하는 초딩이라니..
    엄마는 글을 또 얼마나 실감나게 쓰는지...
  • 프로필사진 larianri 2011.01.21 20:57 그니깐요. 너~어무 엄마 생각하다가 자기가 엄만지 엄마가 자긴지... ㅋㅋㅋ 이 쯤 되면 제가 현승이한테 닌텐도 어디 숨겼냐고, 나 한 판만 시켜달라고 졸라야 하는건지.ㅋㅋㅋ
  • 프로필사진 forest 2011.01.21 00:34 이 어머님 참 괘안찮은 엄마네. ^___^

    이 집 고모도 울 집 고모들 못지 않군요.
    엄청난 자제력을 가진 현승은 믿어주기만 하면 될 듯.
    닌텐도는 어느 누구도 그 앞에서는 자제력을 발휘하기 힘든 물건이예요.
    그러니 아이패드를 더 가까이 하게 해주세요. ㅎㅎㅎ
  • 프로필사진 larianri 2011.01.21 20:59 아직까진 닌텐도가 있으나마나 하고,
    만화책 말고 글책 읽으면 하는 보상으로 가비얍게 쓰고 있는데 끊임없는 대화로 자제력 기르기에 도전을 해봐야겠죠?
  • 프로필사진 forest 2011.01.21 22:31 닌텐도 앞에서는 끊임없는 자제력 기르기는 포기하시는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그냥 그건 미치게 재미난 물건이니까 그것 하는 동안은
    거의 미치는 현승이를 바라보는 것이 더 어머님 마음이 편하답니다.
    다만 그거 하는 그 시간만큼은 엄마 눈치보지 않게 하는 것, 이것이 핵심이랍니다.
    엄마 눈치보지 않고 정해진 시간안에 실컷 하고
    대신 그걸 하지 않는 동안에는 철저히 잊어버리게 다른 몸.개.그.를 열심히 하셔야 합니다.
    엄마 눈치보면서 하게 되면 어머님 안계시는 집안이 닌텐도로 인하여 갑자기 천국이 됩니다. ㅋㅋㅋ

    또다른 방법은 닌텐도를 같이 즐기셔야 합니다.
    가족의 오락도구로.
    대화의 소통 도구로서 말이지요.

    아놔, 닌텐도 땜에 여럿 상담했더니 이젠 닌텐도가 밉다 미워~
    하여간 게임은 늦게 입문할수록 좋은 것입니다. 에효 쿨럭~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1.01.22 07:46 신고 같이 즐기는 건 저희 집 전공이잖아요.
    닌텐도 안에 너구리, 갤라그, 버블버블...이런 고전 게임 들어 있어서 제가 완전 흥분하면서 좋아라 했지요. 애들이 자기 게임 시간을 저한테 내주면서 '엄마, 너구리 한 판 할래?' 이래요.ㅋㅋㅋㅋ

    언제 갤라그 한 판 하실래요?ㅎ
  • 프로필사진 iami 2011.01.21 09:36 닌텐도 득템 이야기가 신뢰양육 다짐으로 살짝 방향전환을 했네요.^^
    하튼, 좌충우돌 완급조절 쓰리쿠션 스토리메이킹/텔링의 고수다우십니다.
    현승이에겐 축하와 용기를, 라리님껜 격려와 성원을!
  • 프로필사진 larianri 2011.01.21 21:02 격려와 성원을 팍팍 받아서 다음 달 원고 열필하겠습니다.
    ㅎㅎㅎㅎ
    20대 때 지모 도사님께서 제 글에 해주시던 격려 때문에 글빨에 자신감이 붙던 생각이 나요. iami님 댓글도 지금 제게 그러하시다는...^^
  • 프로필사진 선수맘 2011.01.21 18:54 저 위에 다소곳이 숨겨진 닌텐도가 정말 현승이 스럽다^^* ㅎㅎ
    암튼~~연구대상이야 ^^
    현승이에겐 고모가 짱이겠구나!! 아니면 닌텐도....꿈 꾸기만 하는 거지ㅋㅋ
    이 시점에서 자꾸 요런 멘트가 스물스물 나온당~~
    '머~~닌텐도~니인텐도~~?으데 건방지게 목회자 아들이 닌텐도로 게임을 할려구 해..
    우리때 목회자 아들이 할 수 있는 놀이는
    딱지나 치고 누나 머리나 빗기면서 놀았쥐...
    목회자 아들이 닌텐도 게임이나 하면 기도는 누가 드리라고....'
  • 프로필사진 larianri 2011.01.21 21:04 대~~~애박!
    으ㅓ기ㅏㅘㅐㅐ셔ㅘㅗ;ㅛㅐ흘;;;'ㅇㅗ,ㄹㅐㅑㄱㅋㅋㅋㅋ
    사랑해! 쪼옥!ㅋㅋㅋㅋ
    개그대학교 총장님, 오랫만에 전공 보여주시네요.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의 고정 게스트가 되어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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