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없으면
뭐라도 할 수 있다.
거실에 두 녀석만 없다면
기도하고, 묵상하고, 책 보고
하고싶은 뭐라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늘 꿈꾼다.
그들이 없는
조용하고 깨끗한 거실을.
조용한 자유가 가득한 거실.
그.러.나.
그 자유는
언제 덮칠 지 모르는
그들 때문로 인해
늘상 불안을 포함한다.
10여 년의 세월 동안
나는 그 불안에 익숙해졌고
중독되었나보다.
간만에
두 녀석으로 꽉찬 거실이
내게 살아있음을 일깨워준다.
마구 어질러진 카페트,
파프리카 줘, 엄마.
하나만 더 줘, 엄마.
마요네즈도... 엄마.
엄마, 김현승이....
엄마, 누나가......
음악 소리와 어우러진
쨍그랑 거리는 두 녀석의
목소리에 사람 사는 집 같다.
사람 사는 집에
토끼가 두 마리 엎드려 있다.
파프리카를 우적우적.
하나 먹고, 또 먹고...
사람 사는 집에
잠시 토끼였던 두 마리가
망아지로 변신해
뛰어다니니
훨씬 더 사람 하는 집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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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 2010.01.04 08:21
그럼요,아이들이 있어야 사람 사는 집 같지요.
우리 전에 진도에 갔을 때 동네에 아이들이 없는데 은강이 은택이가 골목길을 뛰어 다니며 떠들고 하는데 너무 보기가 좋더라구요.
그래,옛날에는 집집마다 아이들이 너댓명씩은 있어서 언제나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가득하던 길이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엄마의 시간은 손해를 보는 거 같드라도 아이들의 존재가 정말 귀한 거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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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 2010.01.04 18:40
요 토끼들은 오늘 거실에서 저렇게 누비고 있었을 것 같지는 않구요...
얼른 두 토끼들의 눈장난 얘기도 포스팅 하시죠?~
그나저나 올만에 채윤 포스팅이라 반갑네요.^_~
아, 파프리카는 빨간 속보다 노란색이 생으로 먹기에는 더 맛있더라구요.^^ -
mary 2010.01.04 19:51
자식이 뭐길래..
요즘 이런 식상한 멘트가 다 나오냥?
파프리카의 맛을 아는 어린이, 참 이쁘당.
나같음 비싸도 막 사줄껴. 울집에선 이거 나만 좋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