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느끼는 남편의 최고의 장점이기도, 내게 가장 버거운 성품이기도 한 것이 '치우침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내 꺼니까 더 괜찮고 나와 연관있으니까 더 근사하단 식의 무의식적 치우침이 참 없은 사람이다. 당연히 내 여자라고 무분별하게 편들어주는 일이 없다(라고 말하면, 이제 눈치 많이 생겼다고! 나름 노력 많이 하고 있더고! 항변하고 싶겠지만)


나는 내 새끼라고 무조건 편이 되어주는 사랑을 받아보질 못했다. 내 새끼이기 전에 먼저 목사의 딸이었다 .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혼날 일은 일단 내가 먼저 혼나고 한 개 더 혼났고, 안아줘도 남의 아이들 먼저였고, 뭘 잘해와도 칭찬보다 먼저 '교만하지 마'라는 설교를 먼저 들어야헸다(라고 나는 기억한다)
그래서 지나치게 '편' 또는 '편 들어주기'에 집착한다. 치우침 없는 남편의 성품은 내가 얼마나 편에 매여있는 지를 보여주는 거울이기도 하였고, '아, 저렇게 사는 방식도 있구나'를 가르쳐주는 모델이 되기도 하였다. 덕분에 최근 나는 '편'에 매여서 얼마나 나 자신을 들들 볶으며 살아왔는지를 깊이 성찰 중이다.


발렌타인 화이트 데이, 이런 걸 거의 챙기지 않는다. 연애 때도 그랬던 것 같아. 결혼하고 어느 핸가는 발렌타인데이에 남편에게 '난 왜 쵸콜렛 안주냐! 나도 좀 다른 여자들처럼 쵸콜렛 받고 싶다'고 버럭했고 남편은 막 미안해 했는데... 알고보니 여자가 주는 날이었긔.


암튼, 그러한데....
남편의 새 여자. 요즘 아주 미모에 여성미까지 돋는 여자 김채윤은 현재로선 주변에서 젤 맘에 드는 남자인 아빠에게 사탕을 받아야겠다 싶었나보다. 이미 사전 주문은 되어 있었던 것 같고.
퇴근 길에 아빠가 새여자 챈을 위한 색색이 예쁜 사탕을 포장까지 해왔다. 새여자에 대해 그닥 질투 같은 건 안하는데다 사탕엔 관심도 없는 내게도 깡통에 든 사탕을, 삶이 질투 그 자체인 현승이에겐 그 녀석을 꼭 닮은 곰돌이 빵 하나를 안겼다.


엄마를 질투하며 아빠를 차지하고 싶은 딸, 질투는 안한다지만 은근히 딸을 견제하는 엄마, 그 엄마를 집착적으로 사랑하며 아빠를 갈구는 아들. 각각의 기대에 맞게 선택한 아이템이라 여겨져 별 다섯 개를 준다.







그리고 시큰둥하며 별로 반갑지도 않았었는데 좀 전에 내 몫의 레몬캔디를 까서 하나 먹고 있는데 의외로 맛있네.ㅎㅎㅎ 아주 오랜만에 사탕맛을 느껴보는 듯 하다. 이런 맛....어른이 되고서 처음인가????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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