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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얼굴을 가진 리뷰

이현주 목사의 꿈 일기

by larinari 2014. 4. 8.

 


에니어그램 강의를 하거나 상담을 하면서 가끔 정말 완고한 자아의 소유자를 만납니다. 자신의 그림자를 보지 않기 위해 주변의 모든 사람을 환자 또는 악마로 만드는 사람들. 그래서 스캇펙 박사가 <거짓의 사람들>을 쓸 수밖에 없었겠구나. 싶기도 합니다. 오랜 세월 상담을 하면서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나보셨겠지요. 바위처럼 완고한 영혼을 만나며 고뇌한 흔적이 책 곳곳에 붇어납니다. 결국, 그 사람들을 '속이는 자(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속이겠지요)'들의 이야기가  <거짓을 사람들>일 것입니다.


이런 유의 사람들이 몹시 불편합니다. 너 자신을 좀 객관적으로 보라고 찔러주고 싶지만 찌른다고 찔리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속을 부글거리며 바라만봅니다 . 그.런. 데. 내 안의 어떤 목소리가 오늘 말해주었습니다. "자아가 강하기로 치면, 완고하기로 치면 너도 만만치 않아. 글과 강의로 그럴듯한 말을 내놓지만 그 뒤에 숨어서는 누구보다 더 교묘하게 완고해. 너가 옳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너의 그림자를 숨기기 위해 다른 사람 찐따로 만들려 애쓰는 걸 보라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꿈'입니다. 그리고 꿈의 목소리는 솔로가 아니고 불협화음 같은 전혀 다른 목소리의 듀엣입니다. 똑같은 꿈이 이렇게 다른 이야기도 들려주니까요. "휘둘리지 않는 중심의 힘이 있네!" 라고요. 이 목소리 역시 받아들이며 감사합니다. 오래도록 기도해왔습니다. 내면의 가벼움에 대해서요. 어제 만난 어떤 분이 헤어지고 난 다음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확고한 신념 속에 유연한 사모님'이라고 불러주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지요. 그렇게 보이고 싶어서 무던히 애를 쓰며 살지요.  기분이 좋았습니다.


같은 꿈이 상반된 두 목소리를 들려줍니다. '완고한 자아/휘둘리지 않는 중심을 가진 자아' 둘 다 나라고 생각합니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서 이렇게 반대색깔을 가진 나와 내가 격돌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토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면은 가장 치열한 전쟁터입니다. 전쟁 중인 내면을 끌어안고 용케도 평온한듯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게 다 은총입니다. 도대체 무슨 꿈이냐고 물으신다면 안 아르켜주~우지. 라고 말하겠습니다. 


이현주 목사님은 우리 부부에게 특별한 분입니다. 얼굴 한 번 뵌 적이 없는 중매쟁이니까요. 아니 어떻게 얼굴도 모르는 사이에 중매를 하느냐고 물으신다면 '안 아르켜주~우지, 궁금하면 <와우결혼> 사 보시든지'라고 말하겠습니다. 여하튼 20대 때 이현주 목사님의 책을 읽고 총 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고 신앙의 새로운 눈이 떠졌었습니다. 그리고 이분의 책이 출간되는 족족 읽었드랬죠. 한동안 뜸했었어요. 아주 오랜만에 다시 만납니다. <이현주 목사의 꿈 일기> 그동안 어디 가셨었나 했더니 제가 이 즈음 이러고 있을 줄 미리 알고, 이런 책을 써놓고 계셨군요. 흥미진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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