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 청년부 생활이 주는 유익 중 하나는 주체적 참여 태도이다. 시스템화 된 성경공부나 훈련의 기회가 적은 대신 스스로 채워야 할 배움의 시간과 공간이 많기 때문이다. 몇 주 전 예배 설교 시간에 여기저기서 노트 필기 하는 모습이 갑자기 눈에 많이 띄었다. 옆에 앉은 채윤이도 부지런히 적어대고 있었다. 청년부에서 설교 나눔을 하는데 함께 같은 노트를 구입해서 필기하기로 했다는 것. 스스로 뭐라도 하는 모습이 참 예뻐 보였다.  


올해에는 한 달에 한 번 [이우 청년 신학클럽] [이우 청년 북클럽]이란 시간을 갖기로 했다. 신학클럽은 남편이, 북클럽은 내가 이끈다. 목사님 앉혀 놓고 신학과 신앙, 성경......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하는 시간이 신학클럽이다. 북클럽은 말 그대로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고 나누는 것인데 내 목표는 어쨌든 읽게 하는 것이다. 한 달에 한 권을 못 읽어도 된다. 한 줄이라도 읽으면 된다. 오늘 오리엔테이션을 했다. 본회퍼, 손봉호, 이현주, 존 스토트. 우리 부부 썸의 시작, 연애의 시작과 헤어짐엔 이 네 분이 함께 했다. 이분들의 책이 있었다. 언제 들어도 재미있을 남의 연애 이야기, 목사 부부의 연애 이야기로 시작하니 다들 눈이 초롱초롱. 좀 세게 약을 쳤다. 고등학교까지 나왔는데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죄라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죄라고 말했다. 진심 우리 청년들이 읽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스스로 읽는 힘으로 스스로 서는 사람, 신앙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읽고 또 읽으면서 자기 확장의 노력을 쉬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로 지금의 관심 주제 키워드를 포스트잇에 적고 나누었다. 크고 작은 고민들이 이미 선정해놓은 책과 잘 맞아 떨어진다. 한 달 넘게 심사숙고 하여 책을 골랐다. 2019년을 사는 청년들의 고민을 다루되 (어떤 의미로든)치우치지 않을 것, 책은 어렵거나 현학적이지 않을 것, 이런 원칙을 가지고. 올해 청년부가 된 채윤에게 일정 부분 읽혀 보기도 하면서 꼭 읽힐 책을 고르려고 했다. 어쨌든 목표는 읽게 만드는 것다. 모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바로 책을 구입했다며 인증샷이 단톡에 올라왔다. 벌써 보람이고, 기대가 된다. 


이우 청년 북클럽 도서 목록 


[헝거]  록산 게이, 사이행성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  백소영, 뉴스앤조이
[세상의 길 그리스도의 길]  헨리 나우웬, IVP
[신도의 공동생활]  디이트리히 본회퍼, 대한기독교서회
[연애의 태도]  정신실, 두란노
[자기 결정]  페터 비에리, 은행나무
[좋은 사람은 드물다]  플래너리 오코너, 현대문학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이기호, 문학동네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청아출판사
[세계관 수업]  양희송, 복있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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