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엄마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일까?

정서적인 유대를 형성하는 것, 흔히 애착형성을 잘 하는 것.

사실 중요한 일이다. 많은 아이들이 이 애착형성이 잘 되지 않아서 자라면서, 아님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도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대부분의 엄마들은 이런 애착형성에 낙제점을 받지는 않는다.

보통의 엄마들은 보통 정도로 애착형성을 한다.


어릴 적에, 아기일 때 할 수 있는 교육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

아기 적에 할 수 있는 교육.

나는 좋은 의식주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잘 먹고, 잘 자고, 건강하게 사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

그래서 적절한 시기의 대소변 훈련도 참 중요한 일 중에 하나다.


나는 애들을 잘 거둬 먹이는 엄마는 못되는 것 같다. 애들이 나랑 있으면 그리 많이 얻어 먹질 못한다. 할머니가 진짜 잘 거둬 먹이신다. 고루고루...

이유식이라고 따로 해먹인 기억도 몇 번 되지 않고 모유도 못 먹였다.ㅜㅜ

아이들이 먹을 걸 먹기 시작하면서 그저 어른이 먹는대로 먹게 하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였다.

아이라고 따로 소파에 앉아서 먹거나 밥 안 먹고 딴 걸로 끼니를 때우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우리는 한 식구니까 같이 앉아서 같이 먹는 게 중요하다고 가르쳤다. 어쩔 수 없이 못 먹는 것인 있긴 하지만(나도 여전히 파를 못 먹으니까.ㅡ.,ㅡ) 가리지 않고 먹는 것을 최대한 칭찬해 주었다.


이런 습관은 평생을 간다고 믿기 때문이다.

글씨를 배우고 영어를 배우고 피아노를 배우는 것은 필요하지만 때를 놓친다고 죽고 사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식습관이 잘못 됐다고 죽지는 않는다. 하지만 먹는 일은 사람이 사는데 아주 중요한 일이다.


요즘 읽는 폴스티븐스의 <내 이름은 야곱입니다>에서 '먹는 걸 보면 '우리의 먹는 모습이 모든 걸 말해준다'라고 했다. 에서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다. 장자권을 먹을 것에 파는 에서, 그리고 먹는 걸 가지고 속임수를 부리는 야곱.


나중에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어서 어쩔 수 없이 아이들과 갈등을 하고 감정을 상하는 일이 있더라도 식탁에서 만큼은 아이들을 훈계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다. 우리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든 가정을 생각하면 행복한, 따뜻한 식탁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말이다.

요즘 아빠가 없어도 꼭 아침식사를 제대로 차려서 아이들과 먹는다. 먹으면서 함께 기도를 한다. 두 녀석 중에 자원하면 대표기도를 시키고 둘 다 원하지 않으면 내가 한다. 같은 내용으로 늘 기도한다.

'주신 식탁이 너무 감사합니다. 잘 먹고, 하루도 잘 살게 해주세요. 오늘도 먹을 것이 없어서 먹지 못하는 아이들을 기억해 주세요. 저들에게 먹을 것을 주시고 언제든지 우리가 나눌 수 있게 해주세요'


이 기도의 내용으로 아이들에게 식탁영성을 가르치고 싶고 보여주고 싶다. 내일부터는 한 가지를 더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가정의 식탁 가운데 늘 한 자리를 차지하고 계시는 성령님. 우리 식구가 먹을 때마다 성령님을 사이에 두고 먹고 사랑을 나누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잘 먹고, 제대로 먹고, 감사히 먹고, 먹을 것에 욕심내지 않고, 즐겁게 먹을 것을 나누는 아이로 자라기를 기도한다.

200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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