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 밤에는 채윤이한테 화가 많이 났습니다.
요즘 현승이 덕에 찬밥된 채윤이의 사정을 고려하여 화를 참고 참아도....
소리도 지르게 되고 엉덩이도 한 대 때렸습니다.ㅜㅜ
그 다음부터는 거의 반응을 채윤이와 마주치지 않으면서 일을 막 열심히 했습니다.
청소며 애기 옷 손빨래며 일을 다 마치고
(현승이는 이미 자고 있었음)
세 식구가 잘 준비를 마치고 침대 위에 마주 앉았습니다.
주일 저녁에는 가끔 셋이서 손잡고 기도를 하는 날이 있어든요.
이 때 마다 채윤이는 자기 성경책(젬젬구약, 젬젬 신약..이런 것) 가져와서 펼쳐 놓죠.
엄마 아빠 한테 한 권 씩 나눠 주는데 성경이 구약 신약 밖에 없으니 가끔 엄마한테는 '똥이 풍덩'이런 책을 성경대신 주기도 한답니다.

암튼, 어제 그렇게 모여서.
채윤이에게 "채윤아! 엄마 좀 봐. 엄마 눈좀 봐. 엄마가 아까 화를 더 참을 수도 있었는데 참지 못하고 많이 내서 미안해~"하고 진심으로 사과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하나님은 너를 지키시는 자' '포도밭에 포도가 땡글땡글' 이런 찬양을 부르고
기도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시작 전부터 오늘 기도는 채윤이가 한다고 했었습니다.
아빠가 아무 생각없이 기도를 시작하자 "오늘은 내가 한다고 했잖아~"
채윤이가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우리 현승이가~.....................헤헤, 부끄러워서 못하겠어. 어~ 엄마랑 아빠랑 채윤이랑 이렇게 있는데.............어.............현승이가 울지 않고 빨리 자게 해 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 얼마나 감동적인 기도인지...
현승이 한 놈을 재우기 위해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소쩍새는 얼마나 울어야 하는지...
생각해보니 우리 집의 가장 시급한 기도제목이죠. 현승이. 떼쟁이 현승이.
눈물이 나올 뻔 했습니다.
^^

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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