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글 모음/그리고 여러 매체10 Jung 쌤과 함께하는 QT MBTI 2024년부터 에 연재합니다. 독자가 청소년인 것도, 주제가 너도 나도 전문가인 MBTI라는 것도 썩 내키지 않았지만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MBTI 과몰입 친구들의 '자기만의 MBTI' 때문에 답답해 죽겠는 딸 아들의 도움을 받아 한 번 써보기로요. MBTI 지표 설명보다는 사용법, 태도에 대해 다루려고요. MBTI의 이론적 배경이 되는 Carl Jung의 심리유형론의 관점을 피력하고자 하는데... 이 깊은 영성심리를 청소년들 눈높이에 맞추는 게 관건이네요. 그래서 이름도 Jung 쌤으로 갑니다. 정 쌤이기도 융 쌤이기도. 첫 번째 글입니다. 너, MBTI가 뭐야? 안녕. 나는 Jung 쌤이라고 해. 앞으로 여기서 MBTI를 좀 가르쳐줄 거야. 아, 그런데 QT와 MBTI가 무슨 상관? 그러니까 말이야... 2023. 12. 22. 닫힌 신앙과 종교중독 * 월간 356호(2020년 7월호) 기고글입니다. 신령한 기도와 산신령 놀이 사이 “기도해보고 결정할게요.” 청년부 시절 한 사람이 가끔 난다. 크고 작은 결정사항 앞에서 늘 이렇게 대답했다. 주보에 실을 수련회 후기를 써달라 부탁한 적이 있었다. “음, 기도해보고 결정할게요.”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이걸 두고 뭐라 할 수도 없는 것이 부모님 계신 고향에 갈 때도 버스를 탈지, 기차를 탈지 기도하고 결정하는 친구였으니. 그저 그의 하나님께서 글을 쓰라는 결재를 내려보내시길 기도(아, 기도!) 할 수밖에. 그의 말에 자주 거부감을 느꼈다. 실은 이 친구가 싫었다. 기도를 많이 하는 집사님이 계셨다. 친절하게 손잡아주고 위로해주시는 따뜻한 분이기도 했다. 가끔 교회 복도에서 마주쳐서 이런 말씀만 하지 .. 2020. 11. 7. 하지 못한 말, 미안해(빛과 소금) * 월간 [빛과 소금] 7월호, '하지 못한 말, 미안해'라는 꼭지에 쓴 글입니다. 대학입학 학력고사를 마치고 맞은 겨울방학이었다. 겨울에 태어난 친구가 집에서 축하모임을 한다고 초대를 해왔다. 교회 동기들이었고 예닐곱 명의 남자아이들과 함께 나는 유일한 여자였다. 시험 결과야 어떻든 자유로움으로 붕붕 뜬 시간을 보내는 중에 한바탕 놀 기회라니. 신나게 달려갔을 것이다. 친구 어머니께서 떡 벌어지게 차려 내놓으셨다. 기분 좋게 떠들며 식사를 하려던 찰나, 상 밑에서였는지 아니면 밖에서였는지 맥주병과 잔이 함께 들어왔다. 나를 제외한 친구들은 이미 주(酒)를 영접할 만반의 준비를 갖춘 것 같았다. 그 순간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 2017. 9. 19. 나의 페북 회심기 ‘엄마, 이것 봐요’ 아이가 자라면서 혼자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기면 하는 말이다. 낙서 같기도 피카소 작품 같기도 한 그림 한 장, 대충 쌓은 것 같은 블록 몇 개, 심지어 어떤 때는 도대체 뭘 보라고 부른 것인지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와우, 잘 만들었는데’ 엄마의 피드백에 의기양양해져 또 다른 작품에 도전하며 자신감을 키우고 몸과 마음이 자랐다. 자아의식이 생기던 그때부터 우리는 ‘바라봐 주는 누군가’를 부르고 찾고 기다린다.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빠르게 보편화된 SNS는 앞 다투어 현시 욕구를 발산하고 충족시키는 광장이 되었다. 이렇게 맛있는 걸 먹고 있다, 난 이런 멋진 직업을 가지고 있다, 여친과 나 멋진 곳에서 데이트 중이다.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띄운다. 그리고는 페친들.. 2014. 10. 12. 청년의 성, 답은 없다. 길은 있다. ** 학복협에서 발간하는 에 기고한 글입니다. 한낮의 연애 고민, 밤중의 성 고민 제가 청년들에게 받는 가장 흔한 질문은 ‘하나님이 예비하신 그 사람인지 어떻게 알아요?’ 입니다. ‘최근에 소개팅한 사람이 이런 사람이고 나는 그 사람에 대해서 이 정도 마음인데 제 짝일까요?’ ‘그다지 설레진 않지만 만나면 편안한 사람이 있어요. 대시를 해왔는데 하나님이 주신 사람인지 어떻게 확신을 가질 수 있나요?’ ‘아직 사람을 제대로 사귀어 본 적도 없지만 내 짝인지 확인하는 방법이 과연 있을까요?’ 상황에 따라서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내 짝을 어떻게 찾을 수 있겠는가’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배우자를 찾는 방법’이라고 표현하며 괜히 더 있어 보이고 왠지 괜찮은 사람이 어딘가에 있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드네요.. 2014. 1. 3. 기도의 길을 찾아서 엄마의 기도, 기도의 여정에서 만난 첫 이정표 학창시절,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은 긴장의 나날이었다. 친구와 선생님을 새로 만나야 한다는 낯섦에 대한 부담에 학년이 올라갈수록 커지는 학업에 대한 부담까지 더해지니 말이다. 학기가 시작하는 3월과 9월, 엄마는 밤마다 철야기도를 했다. 저녁에 아홉 시 쯤 교회에 가시면 밤을 꼬박 새우고 새벽기도를 마친 후 일곱 시나 되어야 집에 돌아오셨다. 그저 엄마의 습관이려니 했었는데 내가 학부모가 되어보니 그 마음의 절절함을 알 듯 하다. 아이가 가진 부담감을 모르지 않지만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같이 학교에 가 줄 수도, 공부를 대신해 줄 수도 없다. 게다가 일찍 남편을 하늘나라에 보내고 어린 남매를 혼자 키워야 하는 엄마로서는 아버지이며 남.. 2013. 11. 30. [브리짓일기]정직한, 책임있는 우리들의 성 돌려서 다른 사람 얘기하듯 말하는데 그게 딱 자신의 얘기인 것을 감으로 알겠는 때가 있다. ‘아니야, 아닐거야. 정말 다른 사람 얘기일거야’라고 애써 믿고 싶었는데 결국 그것이 그 애의 일이라는 것이다. 지난주에 통화할 때 K는 ‘언니 제 학교 친구 얘긴데요...그 애 교회도 나름대로 열심히 다니거든요. 그런데 그 애가 임신을 하고, 수술을 했어요. 죄의식 때문에 교회도 못 나가겠다 하고 너무 힘들어 하는데 어떻게 도와줘야 할 지 모르겠어요. 제가 어떻게 해줘야 하나요?’ 하고 말했다. 어쩌면 핸드폰의 통화품질 때문인가도 했었지만 그 목소리에 뭔지 모를 긴장과 떨림이 베여 있었다. 결국 오늘 만나서 얘기하면서 그 애 자신의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가여울 정도로 불안에 떨고 있었다. 내게는 청년부 후배로 .. 2007. 7. 12. [브리짓일기]부러우면 결혼하셔~ 지난여름에 결혼한 K 선배의 집들이를 갔다 왔다. 서로 시간이 맞질 않아서 미루고 미루다 해를 넘긴 집들이가 되었다. 청년부의 수석 권사님 격인 Y 언니의 결혼인데다가, 그 상대가 농담 삼아서도 연결해 보지 않았던 K 선배라서 두 배로 충격을 주었던 커플이다. Y 언니가 연상이라는 것 역시 두 사람을 연결시켜 그림이 나오지 않았던 하나의 이유가 되기도 했었다. K 선배는 회장, Y 언니는 부회장, 나는 회계로 함께 봉사하던 생각을 해 보면 부부가 되어 저렇게 한 집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낯설기도, 민망하기도, 결국... 부럽기도 하다. 지금이야 포기한 지 오래지만죚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으니 말이다TT 죚 그래도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그리던 모습은 같은 공동체 안에서 만나 교제하고 결혼하는 것이었.. 2007. 7. 7. [브리짓일기]우는 사자와 같이 남친을 찾아다닐까? 오랜만에 엄마랑 한판했다. 며칠 전 “토요일에 엄마 친구 딸내미 쭛쭛 있지? 걔 결혼한다드라. 걔가 나이가 몇이더라…너보다 한참 어리지? 에휴∼” 이러실 때부터 이미 예고된 한.판.이었다. 엄마 나름대로 참고 참으시던 불안이 결혼식만 보고 오시면 폭발하게 되는 것 같다. 결혼식 음식이 어떻더라, 신부 인물이 신랑한테 빠지더라는 둥 하시며 결혼식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리포트하시다 결국 불똥이 튈 곳으로 튀는 것이다. 오늘은 내 기분도 말이 아니었다. 뭐 초반전에는 그럭저럭 한쪽 귀로 듣고 다른 한쪽 귀는 열어서 흘려보내며 듣고 있었다. “니 나이가 몇이냐? 이놈, 저놈 다 싫다고 콧대 높게 굴어봐야 뾰족한 수 있는 줄 아냐? 결혼해서 살면 다 마찬가지다….” 이런 정도의 얘기는 곧장 흘려보낼 수 있다.. 2007. 7. 7. [브리짓일기]외로움, 그까이꺼 맞짱 떠보는거야~ 에 11월호부터 '브리짓 자매의 미혼일기'라는 꼭지의 글을 씁니다. 교회생활에 열심인, 아직 결혼계획도 남친도 없는 브리짓이라는 30세 자매의 입을 빌어서 크리스챤 미혼청년들의 문제를 애기하는 것입니다. 첫번째 글이고, 두 번째 원고를 며칠 전에 넘겼습니다. 실은, 제가 스물일곱 되는 해부터 '싱글일기'를 썼더랬습니다. 대학노트 한 권을 거의 다 채우고 결혼을 했지요. 그 때 솔직하게 써놨던 것들이 이 글을 쓰는데 효자노릇하고 있네요. --------------------------------------------------------------- 이 우울하고 허탈한 감정은 또 뭐지? 주일이다. 몸과 마음의 모든 에너지를 다 써버리고 들어온 듯 하다. 이 시간이면 손 하나 까딱할 힘도 남아 있지 않지만 .. 2007. 7.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