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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그리스도의 마음

멀리서 온 손님

larinari 2009. 1. 4. 08:54

 
지난 한 해 우리 집에 들른 귀한 손님들이 참 많았는데,
2008년 마지막 손님이자 새집에서의 첫 손님이 멀리서 오셨다.
남편 대학원 시절에 교환학생으로 왔던 일본 친구 야노와 그의 아내 시스카.
하루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는데 고민고민 끝에 결정한 곳이 '남이섬'이었고,
'남이섬 어떠냐?'는 말에 '굿또 아이디어'라고 했다.
와사비의 매운맛 보다 고추장 고추가루의 매운맛을 더 좋아하는 친구들이라
점심으로 함께한  춘천 닭갈비를 좋아 좋아 하였다.



야노와 남편이 함께 공부하던 시절에 우리 집에 놀러왔을 때,
 야노는 조금은 외로워 보이는 싱글이었고 현승이는 내 뱃속에서 '기쁨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수 년이 지나고 현승이는 저렇게 까불이 일곱 살 아이가 되었고,
야노는 자신만큼이나 맑은 영혼을 가지 아가씨 시스카와 결혼하였고,
그 때의 현승이처럼 저 두 사람도 새 생명의 선물을 가지고 나타났다.



이 사진은 거의 남이섬 초입의 사진.
신혼부부 맞나 싶을 정도로 사진 찍는 포즈가 점잖았다.일본사람들의 성향인지, 아니면 두 사람의 성격인지.
부끄럼이 너무 많았다. 두 사람 사진을 많이 찍어줬는데
처음에는 둘 사이에 현승이가 들어가 서도 될만큼의 공간이 비었다.
찍으면서 '팔짱껴라. 어깨를 감싸라' 잔소리를 한 탓에 나중에는 좀 친한 척을 볼 수도 있었다.
이렇게 말하면 꼭 우리가 일본어로 잔소리를 한 것처럼 보이지만
두 사람이 우리말을 잘 알아듣고 잘해서
의사소통은 히라가나 한 자 몰라도 거저 먹기였다.ㅎㅎㅎ




그나마 남이섬을 좀 돌고 난 다음이라 둘 사이가 거리감이 많이 줄었다.ㅎㅎㅎ




야~악깐, 삼쩜오춘기가 오시는지....
채윤양은 요즘 불필요한 일에 컴플레인이 많아졌다.
남이섬에 들어서자 왜 장갑을 안 챙겨줬냐부터 시작해서 불만이 많으시더니 영 즐기지를 못하셨다.



그러다 따뜻한 코코아 한 잔에 조금 마음이 풀리고,
어느 전시관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박지윤 사진을 발견하고는 채윤이스러움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뮤지컬 클레오파트라를 보고 난 이후에 거의 우상으로 모시고 있는 카수 박지윤이다.




일본사람이라는데 우리말을 잘하는 야노삼츈이 만에 든 현승이는 하루 종일 약간 약 먹은 상태였다.
남이섬 가는 차 안에서 야노삼춘이라 끝말잇기를 하는 게 너무 재밌었나보다.
대단한 야노삼츈 아닌가?  외국어로 끝말잇기 게임을 하다니....
암튼 현승이는 소리 지르면서 얼음 위를 뛰어다니고, 걸으면서 춤추면서 하루종일 오버모드였다.




남이섬 사진에서 숱하게 보아왔던 그 길.
드디어 우리도 그 길에 섰고 사진을 한 장 남겼다.
야노 시스카 부부에게 '사진은 이렇게 찍는거'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사진마다 필요이상으로 밀착한 것 같다.^^



으흐흐흐..... 뽀대나는 사진 하나.
어느 젊은 커플이 한 장 찍어달라는 부탁에 낼름 카메라 받아들고 바로 저 포즈.
카메라에 눈을 바짝 갖다대고 '찰칵!' 하면서 찍는 저거.... 드디어 나도 해봤다.ㅎㅎ
그걸 또 찍어서 남기는 의외의 센스를 발휘하신 진지남님.



일본으로 돌아간 야노에게서 온 메일에서
'남이섬에 갔다온 일본인은 많지만 저희처럼 한국인 가족과 함께 다녀온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라고 했는데 아닌게 아니라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이 참 많았는데
정말 모두 단체손님ㅋ이었다.



두 사람 다 한국음식을 유난히 좋아해서 이번 여행의 목적은 그리운 사람들 만나고 한국음식 먹는 것이라고 했다.
이삿짐 정리도 다 안됐고 하루종일 같이 있다가 집에 와서 저녁식사 하는 게 바쁘게는 했지만
너무 너무 맛있게 먹고 좋아하는 덕에 식사준비한 보람이 두 배였다.



라디오에서 들은 재밌는 얘기 하나.
일본으로 여행가는 딸에게 디카를 사주시던 엄마가 딸에게 이랬단다.
'야! 그런데 한국 디카가 일본가서 터지냐?'
이번에 보니까 일본 디카가 한국에 와서 분명히 터졌다.ㅎㅎㅎ
마지막에 보니 모두 함께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다면서
시스카가 무거운 몸을 하고는 타이머를 해놓고 달려와서 찍은 사진이다.

먼 곳에서 온 친구를 환대하면서 누리는 기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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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Comments
  • 프로필사진 신의피리 2009.01.06 16:01 나같이 맹숭하고 차가운 사람을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잊지 않고 찾아와 주다니... 입술이 터질 정도로 무척 피곤했지만, 친구를 맞이하고 함께 하는 즐거움이 이리 큰 건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
    여보, 우리 10주년 여행을 일본으로 가면 어떨까? 너무 비쌀까? ^^ 걍 질러~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1.07 09:10 나한테 자꾸 묻지 말라니깐.ㅡ.,ㅡ
  • 프로필사진 hayne 2009.01.08 23:51 다녀오슈~
    되돌아보면 남는건 여행의 추억뿐인듯.
    살까 말까 망설여질 땐 사지 말고, 갈까 말까 망설여질 땐 가란 말이 있다던데...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1.09 12:04 10주년의 해가 밝았습니다.


    그동안 피리님께서 말씀으로는 동남아, 일본, 중국, 심지어 몰디브까지 엄청 데리고 다니시더만...
    과연 머리털 나고 한 번도 못 타본 국제선 비행기를 타볼 수나 있을런지요...
  • 프로필사진 은행나무 2009.01.06 20:15 지난번 만났을 때와...엄마랑 딸이랑 헤어스딸이 다 바뀌었네.
    채윤이는 '클레오파트라' 의 영향으로??? ㅎㅎ 귀엽다.^^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1.07 09:11 빙고!
    클레오파트라 필이 안나서 그렇지...
    청년중에 하나가 그러더라.
    '선생님! 편애하시는 거예요. 현승이는 파마해서 완전 귀엽게 만들어놓고 채윤이 이게 뭐예요?'ㅋㅋ
    지가 저렇게 하고 싶다고해서 했어.
    실제로 보면 쫌 웃겨.ㅋ
  • 프로필사진 로뎀나무 2009.01.06 23:01 '아버지가 사다주신 마징가' 이제 버렸구나~~ ㅋㅋ
    저 닭갈비집 우리도 갔었는데.....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1.07 09:11 마징가 내가 봐도 지겨웠지.ㅋ
    이 집이 첫집이라 사람이 많은 것 같애.
    맛은 좀 아니던데...
  • 프로필사진 hs 2009.01.07 07:39 귀한 손님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셨네요. ^^

    참으로 오랫만에 소식을 올리셨어요.
    그동안 음악회에다 이사까지 겹쳐서 정신 없이 지내셨지요?
    전도사님은 입술까지 부르트셨던데....ㅠ ㅜ

    오늘 새벽에 찬양 인도 너무 좋았다고 전해 주세요.

    한영교회에 오셔서 이제껏 많은 증요한 일을 하셨는데 이제 전도사님 사모님 역할에
    전력을 기울이셔야겠어요.
    그것도 쉽지 않은 엄청 중요한 일이죠?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1.07 09:13 사모역할이 어떤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입술 부르트시며 바쁘신 도사님 신경 안 쓰이시게 이삿짐 정리를 거의 혼자 다 했다지요.^^ 도와줄 날 기다리다가는 끝이 없을 것 같애서 무거운 것도 제가 다 옮기고요.
    이 정도면 사모역할 잘 하고 있는거죠?
  • 프로필사진 BlogIcon forest 2009.01.07 10:59 어제 슬쩍 들어와서 보구는 좋은 친구, 좋은 만남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살면서 좋은 친구 만나는 건 복이예요.
    저도 울 딸 덕분에 살짝 끼어서 만나볼 수 있었는데... 아깝네요.
    다음에 기회가 있겠지요?^^

    근데 정말 현뜽이는 요즘 잘 웃고 표정이 재미나요.
    한참 예쁠 때고...
    나는 저 책꽂이 구경하러 가야 하고...
    쓰레빠 신고 가기엔 너무 춥고... ㅋㅋㅋ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1.08 11:37 꼭 문지에게 소개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일본인 중에 모태신앙도 드물텐데 신앙보다 더 끌리는 건 두 사람의 성품이예요.
    문지 얘기를 많이 했지요.^^

    그렇다면 쓰레빠에 발목양말을 신고 오세요.ㅎㅎㅎ
  • 프로필사진 털보 2009.01.08 23:58 한국 디카 일본에서 터지냐? 요거 재밌습니다.
    저도 비슷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프랑스애를 입양했다고 프랑스어 학원에 등록했다는 사람이 있더군요.
    애 크면 한국말을 몰라 얘기가 안될 거라며... ㅋ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1.09 12:01 ㅋㅋㅋㅋ
    전 사실 이렇게 가까이서 외국인과의 만남을 가져본 것이 처음인데 사람이더라구요.^^
    문화가 다르다는 것 때문에 요게 이해될까?(한국 디카가 터질까?나 프랑스어 학원 등록하는 것 하고 비슷한ㅋ)엄청 걱정이 많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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