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채윤이가 징그럽게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말 끝마다 '싫어' 이러면서 짜증을 엄청 내고...
그러면 돌아가는 것은 혼나고 협박 당하고(너 한 번만 더 그러면...이런식으로) 심하면 엉덩이 맞는 것.

어제 퇴근하는 길에 엄마 아빠가 반성을 했습니다. 부모님과 집을 합치면서 우리가 채윤이를 위해서 가지고 있는 양육의 원칙들을 너무 많이 포기했다는 것.
없던 텔레비젼이 생기고, 또 부모님 계시니 예전처럼 난리를 치면서 놀지도 못했고....

예전에는 배가 남산만 해가지고도 채윤이랑 뛰어 놀고, 춤추고, 책을 읽어주고....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서 놀아주었죠. 채윤이랑 놀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저녁은 밖에서 해결하고 들어가고.

그랬던 엄마 아빠가 서서히 빠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엄마 책 읽어줘' 이러면 '응? 이거 백만송이 장미 다 보구...'이러질 않나? 그러고 나서는 현승이 씻겨서 재운다고 또 채윤이 방치하고...
그러니 채윤이가 황당할 밖에요.
엄마 아빠 깊이 반성하고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가서 '처음사랑'을 회복하기로 했습니다(지난 주일 설교 내용이었는데..ㅎㅎ) 어제는 혼신을 다해서 채윤이랑 놀았습니다. 김현승은 나름대로 누나 노는 주변에서 쓰레기통 뒤지고 종이 찢어서 먹고.. 뭐 이렇게 소일을 하고요.

열심히 놀았더니 김채윤 자발적으로 하는 말. '엄마. 이제 우리 치카치카 하고 자자!!' 엄마가 먼저 말했으면 분명히 '싫어' 이랬을 일을 말이죠....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김종필 : 훌륭한 정신실... (03.19 15:20)


2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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