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슨.
이삿짐 센터 직원님들도 아니고,
우리 채윤이 어렸을 때 즐겨보던 에니메이션, 쌍둥이 형제가 공사도 하고 요리도 함께 하면서 말없이 대형사고를 쳐대는 <팻과맷>의 한 장면도 아니고,
그저 처남과 매형이 아이들 이층침대 구조 바꾸는 일에 힘을 합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언젠가 매형은 시민단체 운동가로 일하고 있었고,
처남은 아버지의 대를 이은, 그 이름도 자랑스러운 2대 목회자로 교회의 녹을 먹고 있었다.
어느 새 두 사람은 자리가 바뀌어 매형은 늦깎이 목회자로,
처남은 늙은 나이에 시민단체 바닥 간사로 들어가더니 타고난 싸움꾼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교회개혁 운동의 최전선에 서 있있기도 했다.
처남 매형은 서로 얼굴을 마주하면 신뢰와 존중 속에 살짝 어려워 하는 사이.
그러나 서로 안 보이는 곳에서는 놀리며 낄낄거리는 사이로 돈독하고 돈독하다.


결혼 전부터 누나를 삥뜯어 사는 게 일상이었던 처남이 자기 손으로 처음 제대로 된 옷을 한 벌 사더니만 완전 맘에 들어 감격에 감격을 마지 않았다. '이렇게 좋은 옷을 이렇게 싼 가격에 사다니....' 하면서 몇 주를 좋아서 펄쩍펄쩍 뛰더니똑같은 티셔츠 똑같은 청바지를 사다 매형에게 안겼다.

 

 



우리 남매가 서로 서로 맘 놓고 삥뜯는 사이, 서로 서로 맘 놓고 뜯겨주는 사이다.
더불어서 처남과 매형도, 올케와 시누이도 아낌없이 주고 나누는 사이라서 햄볶는다.
만날 때마다 서로 뭔가를 더 챙겨주지 못해 안달이고,
또 뭔가를 뺏어가려고 안달인 이율배반적인 관계. 좋다. 차~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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